심서아는 닭살이 돋아 팔을 마구 문질렀다.‘역시 서진우는 좋은 말을 많이 해주면 안 된다니까.’이러다간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었다. 그냥 지금처럼 서진우의 부모님을 핑계로 대면 더 들러붙을 일도 없을 것 같았다.아마 서진우의 어머니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지금의 서진우는 그렇게 반대하던 심서아의 눈에도 그저 유치하고 별 볼 일 없는 남자라는 걸, 보물처럼 아끼던 아들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저 볼품없는 남자라는 걸 말이다.심서아는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는 스튜디오를 보며 마음이 차분해졌다. 비서가 그런 심서아를 보며 장난치듯 말했다.“언니, 저 남자는 왜 날마다 찾아오는 거래요? 혹시 언니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아니야. 그냥 떼어내고 싶은 쓰레기야.”심서아는 마치 여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아한 자태였다. 그녀는 이제 더는 남자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꽃이 아니었다. 지금은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지 서진우를 둘러싸고 돌 때가 아니었다. 생각을 정리한 심서아는 웃음이 더 짙어졌다.이 말을 들은 비서는 살짝 의외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서는 이 스튜디오가 개업했을 때부터 합류해 스튜디오의 성장을 지켜본 사람이었다. 가끔은 비서도 심서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런 배경도 없이 시작한 스튜디오를 심서아가 투자자들과 식사하고 술을 마시면서 투자를 얻어낸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협업하고 있는 사람들도 심서아가 출중한 입담으로 데려온 사람들이었다. 스튜디오가 지금까지 운영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심서아 혼자만의 성과였다.그러니 처음부터 함께한 비서라 해도 심서아의 선택을 함부로 왈가왈부할 수는 없었다. 이 남자와 만나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도 그 일은 비서가 상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사람마다 각자 살아가는 스타일이 있었다.이렇게 생각한 비서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역시 우리 언니, 매력이 하늘을 찌른다니까요. 저 남자도 지금은 누추해 보이지만 본판은 괜찮은 것 같던데요?”이 말에 심서아는 3년 전의 서진우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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