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621 - Chapter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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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기사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이 일은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바로 따라잡을게요.”그 말을 듣자 안소현은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허종혁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안소현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거짓말이 입에서 술술 나왔다.이런 상황에서도 허종혁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그가 안소현을 향해 확신에 찬 눈빛을 보내자 상대는 눈썹만 살짝 치켜올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게 일종 허종혁에게 보내는 대답이기도 했다.언젠가 허종혁이 쓸모가 있을지도 모를 거란 생각만 아니면 안소현은 절대 이 남자를 데리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중요한 순간에는 여자인 자신보다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하지만 뒤에 있을 위험한 일들은 허종혁에게 맡기기로 안소현은 이미 마음속으로 계획해 두었다.이후 안소현과 허종혁 두 사람은 무사히 이모건과 민초연 두 사람을 따라잡았다.기사는 구체적인 사정을 알게 된 후 말 그대로 차를 미친 듯이 몰았으며 이전처럼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그의 마음속에는 불길에 뛰어든 소녀가 길을 잃지 않도록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그에게도 딸이 있었기에 여자가 쓰레기 같은 남자에게 속아 넘어가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었다.오늘 납치당한 게 저 여자라면 언젠가 자기 딸도 위험에 처할지 모르니까.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안소현은 민초연과 이모건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았다.두 사람은 안다혜를 빨리 만나고 싶어 호텔에 들르지도 않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이 또한 안소현이 바라던 바와 딱 들어맞았다.민초연과 이모건은 물론이고 그녀 역시 안다혜를 빨리 만나고 싶었다.‘부디 그 여자가 예전처럼 깨어나지 않기를.’그렇게 되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그러면 안소현도 쓸데없이 궁리하며 어떻게 하면 안다혜가 계속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약을 한번 주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게다가 직접 주사해야 하니 위험도 더 컸다.이번에는 약효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기에 안소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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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하지만 기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의 행동은 그리 친밀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계속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게다가 어느 누가 사랑의 도피를 하는데 병원으로 오겠나.운전사가 더 묻기도 전에 안소현과 허종혁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어쩔 수 없이 운전사는 돈을 챙긴 다음 차를 몰고 이 소란스러운 곳을 떠났다.‘됐어. 나는 한낱 운전기사로 오는 길에 잡담을 나눈 것뿐인데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있겠어?’그렇게 생각하니 운전사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 올 때처럼 긴장되거나 스릴 넘치는 기분은 전혀 없었다.한편 안소현과 허종혁은 계속 긴장한 채 뒤에서 민초연을 바짝 따라다니며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두 사람이 사라질까 봐 조심스러웠다.데스크 직원은 이상한 네 사람을 보며 의구심이 들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특히 뒤에 있는 두 사람은 계속해서 앞쪽 둘을 슬쩍슬쩍 따라다니고 있었다.‘네 사람이 아는 사이인가?’안소현은 계속해서 허종혁이 길을 잃을까 봐 그의 팔을 끌고 다녔다.그렇지 않고 혹시라도 일이 벌어지면 그녀 혼자서 처리해야 하니까.안소현은 틈을 타 허종혁의 어깨를 톡톡 치며 눈짓으로 약을 가져왔는지 물었다.허종혁은 안소현의 뜻을 순식간에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져왔어.”안소현은 그제야 안심했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안다혜가 윤해준의 손에 이끌려 해외로 간 후로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졌기에 많은 일들에 대해 정말 두렵고 걱정스러웠다.아마 대부분 상황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났기 때문인지도 몰랐다.그 생각을 하자 안소현은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윤해준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말 한마디에 정말로 안다혜를 다른 병원으로 옮긴 건지, 정말로 안다혜가 영영 깨어나지 못할까 봐 두렵지도 않은 걸까.하지만 안소현은 윤해준이 안다혜가 깨어나지 못하는 것보다 그녀를 잃는 고통을 더 두려워한다는 걸 몰랐다.윤해준은 안다혜의 오만한 자존심을 잘 알았기에 이런 일을 벌였다.안다혜에겐 침대에 누워 있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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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제이슨 일행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 약과 전혀 연관 지어 생각하지 못하니까. 애초에 금지된 약물이라 시중에 유통될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지.엄청난 원한이 아니면 제이슨은 도저히 상상조차 못 할 것이었다.그래서 그와 그의 팀원은 약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결과 모두의 연구 진도와 방향은 계속해서 빗나갔고 진전도 거의 없었다.윤해준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며 제이슨도 매우 괴로워했다.심지어 요즘 식사할 때면 윤해준 근처에 가지도 못했다. 괜히 분노의 불똥이 그에게도 튈까 봐.눈도 마주치지 못했지만 해야 할 일과 업무는 하나도 빠짐없이 해냈다. 하루 종일 안다혜의 데이터를 연구하고 분석했다.그러니 윤해준은 화를 내고 싶어도 공격할 대상을 찾지 못했고 제이슨의 부담은 온전히 윤해준의 기세와 눈빛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며칠 동안 제이슨은 머리카락이 얼마나 빠졌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연구 결과에 전혀 진전이 없어 그 역시 조바심이 났다.‘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는 걸까.’제이슨은 윤해준을 시켜 사람을 해외로 데려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미 말을 뱉은 이상 회수하는 건 불가능했고 자신이 원인을 제공했으니 결과도 그가 감당해야 했다.윤해준이 안다혜의 침대 곁을 지키고 있을 때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맞죠?”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그쪽이 모르면 난 더 모르죠.”윤해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 자식이 감히 여기까지 따라와?’참 대담한 놈이었다. 전에 했던 경고는 귓등으로 들은 게 분명했다.그 생각을 하자 윤해준은 마음속에서 짜증이 밀려왔고 며칠간 쌓인 분노가 드디어 분출할 곳을 찾은 듯했다.민초연도 밖에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말도 맞네요. 내가 모른다면 그쪽은 더더욱 모르겠죠.”이모건은 민초연의 어리숙한 모습에 어이없어하며 무슨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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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어린 민초연은 겁에 질려 밥 한 그릇을 더 먹기도 했다.어른들은 그 모습을 보고 윤해준을 더 좋아했다.민초연을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업 성적과 모든 면에서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었다.이런 건 차치하고서라도 매우 잘생겨서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어른들의 눈에 윤해준은 누가 봐도 뛰어난 아이라 신처럼 떠받들며 칭찬하곤 했다.특히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윤해준에 대한 민초연의 트라우마는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그래서 절친 안다혜가 정말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과 결혼할 뿐만 아니라 그를 완전히 사로잡았으니까.가끔은 민초연도 절친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을 정도였다.윤해준은 사나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민초연이 인사를 건네도 그저 짧게 대꾸할 뿐이었다.한눈에 그는 이모건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꿰뚫어 보았다.머리가 빈 민초연을 따라 함께 온 것이 분명했다.윤해준이 거침없이 쏘아붙였다.“이 사람은 왜 데려왔어?”할 말이 없었던 민초연은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너무 무서운 사촌오빠의 말투에 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이모건이 곧장 나섰다. “제가 민초연 씨에게 데려다 달라고 한 거니까 괴롭히지 마세요.”윤해준은 이모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동생과 얘기 중인데 그쪽이 왜 끼어들죠?”윤해준이 악랄한 태도를 보이자 민초연도 드물게 호전적으로 나섰다. 어디선가 치밀어오른 감정이 이성을 집어삼켰다.“오빠, 여긴 내 친구고 같이 다혜 보러 왔어요. 나와 다혜는 절친이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민초연이 이모건의 앞을 막으며 눈에 띄게 그의 편을 들자 그 모습을 본 윤해준은 더 웃음이 나왔다.“뭐야, 며칠 사이에 벌써 팔이 밖으로 굽기 시작한 거야?”민초연은 윤해준의 말에 얼굴이 새빨개졌다.그녀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윤해준이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친구라는 이 사람 계속 데리고 다닐 생각이라면.”윤해준은 특별히 뒷말을 강조하며 또박또박 말했다.민초연의 눈가에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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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작은 자존심과 체면이라도 윤해준은 조심스럽게 지키려 했다.다른 사람이 안다혜를 해치지 못하도록.윤해준에게 단호히 거절당하자 민초연의 마음도 매우 불편했다.먼 길을 왔는데 가장 친한 친구의 모습조차 볼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숙인 민초연의 눈동자에 눈물이 핑 고였다.이모건은 그런 민초연을 보며 속이 쓰렸다.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 착한 민초연을 윤해준은 어떻게 그렇게 무자비하게 대할 수 있는지.먼 길을 온 민초연이 왜 윤해준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그렇게 생각하니 이모건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그가 민초연의 뒤에 있다가 앞으로 나서자 민초연은 깜짝 놀라더니 이모건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녀는 윤해준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다.하지만 이모건은 윤해준이 거만하게 굴며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 매우 거슬렸다.안다혜가 걱정되어 온 그들이 이런 처참한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었다.“윤해준 씨, 대체 무슨 뜻이죠?”윤해준은 이모건이 감히 나서서 말까지 하는 걸 보고 더욱 사나운 기색을 띠었다.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벌한 기운이 상대를 압도했다.“전에 맞은 것으로는 부족합니까?”윤해준은 이모건의 체면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민초연 앞에서 바로 그 일을 언급했다.그 말을 듣고 민초연은 이모건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왜 아까 올 때는 그런 말을 안 했지?’그랬으면 이모건을 데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어쩐지 오빠가 사나운 모습을 보이더라니. 이미 전에 한번 싸웠구나.’그 생각에 민초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왜 모든 일이 우연처럼 다 나에게 몰려오는 거야.’가끔은 몸과 마음이 지쳐서 정말 엮이고 싶지 않았다.분명 좋은 마음으로 안다혜를 보러 왔는데 윤해준의 눈에 그들은 방해꾼이나 다름없었다.이 생각을 하자 이모건은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윤해준의 그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도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이모건의 목소리도 낮아졌다. 아무리 성격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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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민초연은 윤해준이 안쓰럽고 불쌍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오빠, 이러는 걸 보니 다혜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거예요?”그 말을 듣자 윤해준은 더욱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해외에서 지내는 동안 매일 스스로 안다혜가 곧 깨어날 거라고, 금방 나을 테니 걱정하지 말자고 다짐해 왔다.사실은 스스로를 속이는 거나 다름없었다.그런데 민초연이 찾아와서는 곧바로 윤해준의 가슴에 칼을 꽂는 듯한 말을 건넸다. 정확히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말이었다.윤해준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지며 민초연과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이모건이 옆에서 말했다.“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우리가 멀리서 왔는데 들여보내지도 않는 거예요?”이런 일들을 생각할수록 이모건은 점점 더 화를 참을 수 없었다.생각해 보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윤해준이란 사람은 조금도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었다.이모건도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다혜를 잘 챙기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금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이모건은 윤해준의 냉담한 얼굴을 볼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서 지금 무슨 뜻이냐고요. 이 지경이 됐는데도 반성하는 기미가 하나도 없네요?”이 말에 윤해준은 완전히 분노했다.“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윤해준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이모건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태도를 보며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 다시 화살을 민초연에게 돌렸다.“말했지. 쓸데없는 사람 데려오지 말라고. 이게 대체 뭐 하는 거야? 그렇게 기억력이 안 좋아?”그 뒤로 윤해준이 언성을 높이자 병실 밖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이런 일이 흔치 않았고 이모건과 윤해준 둘 다 잘생긴 탓에 모두 호기심이 동했다.‘두 잘생긴 청년이 대체 무슨 일로 싸우는 거지?’다들 그 생각에 호기심이 동해서 병실 밖을 겹겹이 에워쌌다.밖으로 나온 제이슨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방금까지 화장실에 가고 싶었던 생각도 싹 사라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나는 안에서 데이터 연구 중이었는데.’밖으로 나오니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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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윤해준이 어떤 성격인지 잘 알고 있는 데다 지금 이렇게 많은 일을 겪고 나니 더욱 당황스러웠다.“다들 여기서 길 막고 뭐 하는 거예요? 빨리 각자 할 일 하러 가세요. 이건 우리 집안일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귀여운 외모를 지닌 민초연의 목소리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말투도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워서 순한 토끼처럼 아무런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다들 건장한 두 남성이 어린 여자 하나를 앞세워서 사람들을 물러가게 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그들에게 아무런 힘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게 아니면 이렇게 사진까지 찍고 있으니 진작 쫓겨날 법도 한데 지금 아무 일도 없지 않나.세상은 약육강식의 세계였고 특히나 일련의 사건을 지켜본 뒤로 다들 더욱 그들을 만만하게 보았다.윤해준은 점점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우습기만 했다.보아하니 그동안 병원에서 지나치게 착한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았다.‘이것들이 감히 내 머리 꼭대기에 기어올라?’윤해준은 곧장 병원장에게 전화해 유창한 외국어로 지시를 내린 후 전화를 끊었다.사람 중 누구는 알아듣고 누구는 그렇지 못했다.“엇, 저 사람이 병원장에게 연락해서 우리를 처리하라고 했어. 병원장에게 5분 안에 도착하라네.”누군가 알아듣고는 바로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보아하니 윤해준의 능력을 전혀 믿지 않는 모양이었고 심지어 단지 허세를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다.어차피 이곳에서 그는 외국인인데 설마 그의 한마디에 병원장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다들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윤해준을 향한 비웃음 소리가 더 커졌다.윤해준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차분한 모습이었다.민초연은 곧 벌어질 상황이 보고 싶지 않은 듯 눈을 질끈 감았다.자신이 직접 나서서 이들을 말리려 했다.그러면 윤해준이 나설 필요도 없고 그들도 처참한 꼴을 당하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상대가 멋모르고 날뛰며 그녀가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윤해준이 나섰다.이제 이 사람들 중 아무도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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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민초연은 십중팔구 일부러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이를 알아차린 뒤 이모건을 바라보는 민초연의 눈빛이 미묘하게 달라졌다.이모건은 그저 장난스럽게 웃으며 윤해준에게 몇 마디 쏘아붙였다. 업무 능력은 대단해도 감성 지수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낮았다.이럴 땐 설령 모르더라도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됐다.사실이 밝혀지면 모두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없으니까.민초연은 이모건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여긴 해외 병원인데 그렇게 말해서 좋을 게 뭐가 있어요?”민초연도 더 이상 이모건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뭐가 됐든 그와 윤해준 사이에선 사촌 오빠인 윤해준 편이었다.모두의 비웃음 소리는 윤해준에게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윤해준은 그저 가만히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사람들과 굳이 쓸데없는 말다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았다.괜히 말을 섞었다가 그들처럼 멍청해질 것 같아 윤해준은 상대하기도 싫었다.모두가 수군대고 있을 때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멀지 않은 곳에서 급히 달려왔다.그들 가운데에는 백발의 노인이 둘러싸여 있었다.노인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지만 그를 알아본 사람들은 흥분과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세상에, 저분이 정말 이 병원 원장님이야?”“당연하지. 원장님 손목에 찬 시계와 팔찌는 올해 금방 출시된 거야.”그 말을 듣고 모두 키가 작은 노인네의 손을 바라보았다.게다가 상대방의 기품까지 더해지니 다들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설마 방금 저 남자가 거짓말한 게 아니라 정말로 원장에게 전화해 일러바친 건가?’모두들 순간 입을 다물었다.여긴 병원이고 그들의 가족도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인데 만약 병원장에게 밉보이면 향후 가족들이 치료받기가 어려워진다.모두들 당황하기 시작했다.잡히기라도 하면 그런 망신이 없었다.어떤 이들은 바로 돌아서서 떠나려 했지만 윤해준이 부른 사람들에게 막혀서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오늘 이 자리에서 안다혜를 모욕한 사람이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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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다행히 우리가 빨리 도망쳐서 원장님께 잡히지 않았어. 안 그럼 결과가 처참했을 거야.”“그래, 소문에는 저 원장이 웃는 얼굴로 칼 꽂는 성격이래.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그 말을 듣고 모두 무의식적으로 소름이 끼치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우리 이러다가 나중에 보복당하는 건 아니겠지?”누군가 겁에 질린 채 묻자 다른 이들이 위로했다.“괜찮을 거야. 저 남자는 그냥 원장 지인인 것 같아. 그게 아니면 우리가 지금 여기서 멀쩡히 수다를 떨고 있지도 않겠지.”그 말을 듣고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무사히 지내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넘겼다.그렇다면 방금 많은 사람 앞에서 원장이 보여준 행동은 그저 겉치레였을 뿐이라는 의미였다.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진짜 시련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그들이 안도하기도 전에 뒤이어 가족들의 전화가 걸려 왔고 서로 눈빛을 주고받던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에 왠지 모르게 전화받기 두려웠다.누가 먼저 전화를 받기 시작해서야 하나둘씩 전화받았다.곧바로 하나같이 표정이 일그러지며 검게 탄 냄비보다 더 시커멓게 뒤바뀌었다.“그게 정말이야?”“그래, 알았어. 걱정하지 마. 지금 당장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볼게.”“뭐? 그 사람들이 엄마한테 손대지 않게 말려. 지금 당장 갈게.”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목소리가 하나둘 들려왔다.예외 없이 전부 집안에 일이 생긴 것이다.전화를 끊은 그들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누군가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또 누군가 허둥지둥 이렇게 말했다.“어떡해, 병원에서 우리 엄마를 내보내겠대. 치료 못 한다면서 당장 병원을 떠나래.”“우리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이럴 때 대체 어느 병원으로 옮기라는 거야.”“혹시 우리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린 건 아닐까...”누군가 뒤늦게 깨달은 듯 말을 꺼내자 현장은 침묵에 휩싸였다.처음에는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하지만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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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이들 하층민은 그저 따를 수밖에 없었다.간호사와 의사들의 단호한 모습에 사람들은 얼굴이 잿빛으로 변해갔다.이번 일에 대해 정말로 조금도 되돌릴 여지가 없는 걸까.‘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처음엔 단순히 구경만 했을 뿐인데.’게다가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지나친 것 같았다....아무도 이들의 불평에 신경 쓰지 않았고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모두 각자 처리해야 할 일로 바빴으니까.게다가 윤해준이 분노를 터뜨리니 모두가 다 함께 피해를 봤다.눈 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안다혜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는데 굳이 멍청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달려들었다.그게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고 뭐겠나.그들이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으니 윤해준도 굳이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었다.세상에 머리가 빈 사람들이 참 많고도 많았다.윤해준은 눈에 보이는 이들만 처리해 버렸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해를 끼치지 않도록.한편 병원장은 윤해준의 곁에 서서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해준 씨, 저런 사람들 때문에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은 저희가 제대로 혼쭐을 내겠다고 보장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윤해준은 별다른 감정 기복이 없었다.그들은 윤해준 앞에서 단지 한낱 우스꽝스러운 광대일 뿐이라 나중에 어떻게 되든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윤해준은 짧게 대꾸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내 아내 문제나 빨리 연구해 내세요.”그러고는 병실로 들어갔다.“네, 제이슨에게 빨리하라고 재촉할게요.”원장은 여전히 뒤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아부하며 한 걸음도 떠나지 못했다.다른 권위 있는 의사들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놀랐지만 이럴 때는 모르는 척하는 게 상책이라는 걸 알기에 함부로 묻거나 말하지 않았다.괜히 입을 열었다가 피해만 보기 마련이니까.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었다.수년간 병원장 곁을 따르며 그들도 병원장의 성격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웃는 가면 뒤에 칼을 숨긴 호랑이로 평소엔 남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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