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 약을 주사하는 건 딱히 힘든 일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예전에도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다만 이곳은 외국이라 위치만 달라진 셈이었다.안소현은 허종혁의 얼굴에서 어렴풋이 당황한 기색을 읽어냈다.그녀 역시 쉽지 않은 일이고 들키면 창피할 거라는 것도 알았다.안소현은 허종혁이 긴장을 풀도록 바로 그를 호텔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자, 이제 당신이 할 일은 편하게 쉬는 거예요. 저녁이 되면 나와 같이 병원에 가요.”허종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걱정하지 마, 내가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안소현은 지금 그에게 당근을 주고 있었다.허종혁이 조금이라도 기운 빠지는 모습을 보이면 그녀는 적극적으로 그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허종혁은 여전히 긴장했다.왠지 모르게 낮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밤이 되자 긴장이 밀려왔다.특히 상대방에게 들킬까 봐서 걱정이었다.‘그러면 어떡하지?’게다가 안소현의 모습은 꼭 확신에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허종혁은 자신이 없는 듯 물었다.“정말 이 일이 완벽하게 성공할 거라고 확신해?”“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사람 불러서 윤해준을 유인하면 그때 들어가서 빨리 끝내요.”“알았어, 네가 최대한 시간을 좀 더 끌어봐. 난 주사를 잘 못 놔.”안소현은 허종혁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조금 짜증이 났다.“네, 알겠어요. 걱정 말아요. 내가 잘 지켜볼게요.”안소현은 이미 생각을 굳혔다. 어차피 윤해준을 유인만 하면 되니 때가 되어 김미진에게 연락해 윤해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키면 그만이었다.하루 종일 지켜보니 윤해준은 안다혜를 정말 신경 쓰는 것 같았다.비록 안다혜가 의식불명 상태여도 무슨 일이 생기면 윤해준이 가장 먼저 달려와 그녀를 걱정했다.그러니 김미진이 전화를 걸어온다면 윤해준이 밖으로 나와서 전화받을 확률이 높았다.“일단 병원으로 가요. 내가 기회를 봐서 엄마한테 연락할게요.”허종혁은 이해가 안 됐다. ‘지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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