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직업윤리 때문에 제이슨은 안소현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이런 느낌을 받는 건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함께 온 경찰 역시 안소현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마음속이 괜히 불편해졌다.그녀는 마치 두꺼운 가면으로 진실된 표정을 가리고 있는 사람 같았다.“다만...”제이슨이 한마디를 덧붙였다.“그래도 마음의 준비는 해 두세요. 지금 같이 와 있는 저 남자분은 감옥살이를 피하긴 힘들 겁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제이슨은 자리를 뜨려 했지만, 안소현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섰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물었다.“뭐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허종혁은 그런 안소현을 보면서 이 여자가 정말 연기 하나는 끝내준다고 느꼈다. 모든 걸 다 알면서도 여기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연기를 하고 있었다.정말 지독하게 위선적인 인간이었다. 자기가 이런 꼴이 된 건, 전부 다 이 여자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구보다도 애틋한 척 연기를 하고 있으니 이런 모습을 보고는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못할 것이다.허종혁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참 연기도 잘해. 그게 다 너한테 돌아갈까 봐 걱정되지도 않아?”안소현은 그 말을 듣고도 마음속으로는 비웃었으나 겉으로는 전혀 흔들림 없었다. 어찌 됐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만드는 것이었다.안소현은 의아한 듯 웃으며 말했다.“종혁 씨,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난 분명히 계속 당신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요. 아까 의사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 머릿속이 완전히 새하얘졌어요.”말을 이어 가는 동안, 그녀의 눈가에는 금세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난 정말 당신이 이런 짓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진짜 너무 충격이에요.”이 광경을 보고 있자니 허종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은 감옥에 가더라도 좋으니까 안소현도 편하게 지내지는 못하게 하리라 다짐했다.결국 다 같이 끝장을 보는 결과로 치닫게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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