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제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안다혜는 윤해준이 바로 그때 그 남자아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예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지만 여전한 다정함과 안다혜를 향한 보호 본능, 이 두 가지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안다혜는 그런 모습을 고스란히 눈에 담으면서 마음속 깊이 새겨 두고 있었다.이런 남자는 정말로 드물었다.그래서일까, 안다혜는 이렇게 다시 이어진 인연을 더없이 소중하게 여겼다. 모든 것들이 완벽한 방식으로 짜인 운명처럼 느껴졌다.윤해준이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윤해준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이 시간에 올 만한 사람이라면 아마 그 두 사람뿐일 것이다.‘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딱 맞춰 오는 걸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두 사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금세 찾아오다니.’이 정도 속도라면 사촌 여동생이 혹시 안다혜의 몸에 뭔가라도 달아놓은 건 아닌지 윤해준은 점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안다혜는 노크 소리를 듣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문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누가 온 거예요?”그녀가 일어나려는 걸 본 윤해준은 잽싸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내가 나가볼게. 너는 그냥 푹 쉬어. 건강 잘 챙겨야지.”윤해준이 이렇게 말하자 안다혜도 굳이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지금은 무엇보다 몸을 잘 챙겨야만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건강을 잃는다면 모든 건 아무 소용이 없었다.그래서 안다혜에게 건강은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 스스로 생명을 갉아먹어서는 안 됐다.이를 안다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몸을 아꼈다.윤해준이 문을 열러 나갔을 때, 예상대로 얼굴에 웃음을 띤 민초연과 무심하고 냉담한 표정을 한 이모건이 서 있었다.이모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윤해준은 무의식적으로 주먹부터 날리고 싶었으나 곧바로 민초연에게 가로막혔다.“오빠, 미리 말해두는데 지금 모건 씨는 내 손님이에요. 이렇게 대하는 건 진짜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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