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럴 리 없어요...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김미진은 방 안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해서 그 말을 중얼거렸다.누가 봐도 정신이 위태로워 보였다.그녀는 두 손을 꽉 힘주어 맞잡고 그 안에서라도 어떻게든 안전함을 찾으려 애썼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겨 봐도 마음속에서 원하는 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이 집사도 덩달아 조바심이 나기 시작해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사모님, 그럼 사위 분께 전화를 한번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그 말을 들은 김미진의 발걸음이 딱 멈춰 섰다. 그리고는 서둘러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격하게 동조했다.“그래요. 왜 이제껏 그 생각을 못 했죠? 당장 전화해봐야겠어요. 도대체 내 딸을 어떻게 만들어 놨는지 제가 직접 물어볼 거예요!”김미진은 속으로 안다혜의 상태가 어떨지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나뿐인 딸인데 지금까지 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는 상황이었다.그런데도 정작 가장 기본적인 상태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니 이런 상황에서 눈을 붙이고 잘 수가 없었다.이 집사는 기대 어린 눈길로 김미진을 바라보며 응원했다.“좋습니다, 사모님. 어서 걸어 보시지요.”김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윤해준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다는 안내만 들려왔다.그 찰나에 김미진은 마치 하늘이 무너져 내린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어쩌다가 일이 이렇게까지 된 걸까.’김미진의 손아귀에서 휴대폰이 천천히 미끄러져 떨어졌고 표정은 점점 굳었다.이 집사는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사모님, 왜 그러십니까?”김미진은 좌절하고 있었다. 그녀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이 집사님, 윤해준 휴대폰이 꺼져 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왜 하필 지금...”그 말을 들은 이 집사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겪어 온 모든 일들이 너무나도 기묘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맞춰 놓은 각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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