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수는 그렇게 움츠러들어 있는 안소현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쨌든 그녀도 안씨 가문의 사람이었다.진이수는 안소현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 제가 여러분을 지켜 드리겠습니다.”그 말에 안소현은 감사하다는 듯 미소로 답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이 사람들이 설마 내가 진짜로 무서워하는 줄 아나?’이건 전부 김미진에게 보여 주기 위한 연기일 뿐이었다. 그래야 김미진이 자신에게 더 잘해 줄 것이다.안다혜가 다시 회사로 돌아온 이상, 그 늙은이들은 분명 안다혜를 더 좋아할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는 이제 별다른 카드가 없었다.결국 지금은 스스로 다른 길을 찾아야 했고 그 길이 바로 김미진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것이었다.역시 김미진은 안소현이 얌전한 모습을 할수록 눈가가 더 빨개졌다.김미진은 안소현의 손등을 토닥이며 달래듯 말했다.“소현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꼭 네 억울함을 풀어 줄게. 절대 그냥은 못 넘어가.”“고마워요, 엄마.”안소현은 김미진의 팔을 꼭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모녀 같았다.집 안으로 들어간 일행의 눈에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허종혁의 어머니가 보였다.허종혁의 어머니는 소리가 나자 가정부가 장을 보고 돌아온 줄로 알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아주머니, 점심에 가지볶음 좀 해 줘요. 갑자기 그게 먹고 싶네요.”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그제야 그녀는 이상함을 느꼈다.고개를 드니 허승호 일행의 분노로 가득한 얼굴이 보였고 그사이에는 자기 아들까지 서 있었다.허승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그녀를 가리키며 욕설부터 퍼부었다.“이 망할 여편네, 너는 아들 걱정은 안 하는 거야? 전에는 종혁이 구해 오라며 그렇게 난리 치더니 지금은 뭐 하고 있는 거야?”이는 일부러 김미진이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허씨 가문에서 허종혁을 버릴 생각이었던 게 아니라, 상황이 안 돼서 못 찾았을 뿐이라는 걸 보여 주려는 것이다.하지만 허종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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