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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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안다혜도 윤해준의 말을 새겨들었다.그는 회사에 지난 한 달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아무도 회사를 노리지 않길 바랐다.안다혜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혼수상태에 빠지기 전까지 그녀는 회사에 최선을 다해 헌신해 왔다.한 달간 의식을 잃고 난 지금, 안다혜 역시 회사가 예전과 같기를 바랐다.아무런 변화가 없는 게 모두에겐 좋은 일이었다.게다가 김미진의 건강도 예전만 못해 회사에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제일 먼저 무너질 사람은 그녀일 테다.이 점을 깨달은 안다혜는 바로 내선 전화를 걸어 유이현을 불러왔다.비서 유이현은 회사 프로젝트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안다혜가 회사에 나오지 않은 이후로 그 역시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졌다.많은 일들을 남에게 맡기기가 불안해 거의 다 직접 처리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정말 힘들었고 이래저래 생각해야 할 부분도 많은 데다 안다혜의 몸이 언제쯤 회복될지도 걱정했다.가끔은 분신이라도 있어서 동시에 두 명이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최근 들어 김미진이 회사로 돌아와 권력을 틀어쥐고 직원 한 명을 해고해 본보기로 삼은 덕분에 직원들도 조금씩 복종하기 시작했다.그들도 각자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기에 관리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하지만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안다혜가 돌아오지 않으니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바로 그런 이유로 유이현은 리더십을 포함한 많은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했다.그래야 더 많은 사람이 그를 인정할 테니까.지금 오랜만에 울려 퍼진 내선 전화를 보며 유이현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전화벨 소리를 들으며 머릿속에서 무언가 ‘쾅' 터져버린 것만 같았다.유이현은 떨리는 손을 내밀어 전화받으려 했다.이 모든 게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한 달 동안 울리지 않았던 전화기 소리에 환청이라도 들린 건 아닌지 의심했다.‘대표님이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돌아왔을리가...’믿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유이현은 결국 전화받았다.“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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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게다가 전 거의 다 나아서 큰 문제는 없어요.”유이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대표님, 제가 직접 찾아뵐게요. 지금 어디 계세요?”안다혜는 손에 든 내선 전화를 바라보며 상대방의 말을 듣고도 의구심이 들었다.‘내 곁에 있던 부하직원이 맞나? 왜 이렇게 멍청하게 구는 거지?’“저기...”안다혜는 말을 꺼내려다 멈췄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윤해준은 옆에서 안다혜와 상대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덩달아 다소 조바심이 났다.‘말 몇 마디 주고받는 게 참 힘드네.’안다혜는 윤해준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다소 머쓱했다.그녀도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지금 사무실에 있으니까 내선 전화로 연락했죠.”그 말을 듣고 유이현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그래, 내가 대체 뭘 물어본 거지? 지능이 떨어지기라도 한 건가?’“죄송합니다, 대표님.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안다혜가 다시 한번 반복했다.“한 달 동안의 중요한 프로젝트 자료들을 모두 가져오세요.”“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져가겠습니다.”유이현의 목소리엔 감출 수 없는 들뜬 기색이 묻어났다.한 달 동안 그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매일 피로와 그리움에 찌든 채 손가락을 꼽으며 마음속으로 안다혜가 언제 돌아올지만 생각했다.가끔은 이런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다.하지만 지금 안다혜가 돌아오자 유이현은 비로소 이 모든 게 의미가 있었다고 느꼈다.노력의 대가가 찾아온 것이다.전화를 끊고 난 유이현은 기쁨에 겨워 자기 팔을 꼬집으며 이게 정말 현실인지 확인해 보기도 했다.아픔이 느껴지자 비로소 안다혜가 정말 돌아왔다는 걸 깨달았다.유이현은 급히 한 달 가까이 쌓인 자료를 정리해서 챙겨 들고 안다혜의 사무실로 향했다.마주치는 사람마다 유이현의 기분이 아주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인사할 때면 유이현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흘러넘칠 듯했다.“유 비서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으세요?”유이현은 안다혜가 자신에게도 돌아온 걸 알리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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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그들도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시간이 답을 알려줄 테니까.한편 유이현은 안다혜의 사무실 앞에 도착해 꽉 닫힌 문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망설이기 시작했다.이 순간, 유이현은 안다혜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안다혜를 만나면 대체 무슨 말을 할까.’지난 한 달 동안 그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그래도 많은 일들을 스스로 잘 해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하물며 이 모든 것을 안다혜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건 더더욱 부담스러웠다.유이현은 밖에서 이리저리 오가며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밀려왔다.어떻게 안다혜에게 지난 한 달간의 일을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하지만 이 상황에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했다.유이현은 마침내 깊게 숨을 들이쉬고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안다혜는 소리를 듣고 밖을 향해 말했다.“들어오세요.”그 말에 유이현의 가슴이 흠칫 떨렸다.한 달 만에 듣는 익숙한 목소리였다.얼마나 그리워했는지 하늘만이 알 것이다.게다가 한 달 동안 외부로부터 많은 압박을 견뎌냈는데 이제 안다혜가 돌아왔으니 조금은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이러면 직원들 앞에서도 할 말이 있었다.유이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연 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안다혜의 익숙한 얼굴과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 유이현의 눈시울이 순간 촉촉해졌다.그는 급히 몸을 돌려 안다혜가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했다.드디어 만나서 기쁜 날에 재수가 없게 눈물을 보이는 건 좋지 않았다.안다혜는 그 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유이현 씨, 왜 그래요? 왜 뒤돌아서요?”윤해준도 슬쩍 상대를 돌아보고는 곧바로 상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아니에요, 대표님. 너무 감격스러워서요.”유이현은 안다혜에게 등을 돌린 채 손을 들어 얼굴을 훔치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금방 진정하겠습니다.”유이현 본인도 자신이 감정이 격해졌다는 걸 잘 알았다.특히 안다혜를 마주할 때면 더욱 그랬다.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안다혜를 마주하니 차오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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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익숙한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듯했다.윤해준은 공감할 수 있었지만 내심 불만이 솟구쳤다.‘부하직원이라기엔 조금 과한 것 같은데?’안다혜는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다.유이현은 곁에서 오랫동안 일한 직원이자 늘 든든한 오른팔이 되어주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울고 있는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그만해요. 한 달 만에 만났는데 계속 울기만 할 거예요?”안다혜가 웃으며 꾸짖었다. “남자답게 행동할 수는 없어요?”그러고는 격려 삼아 유이현의 어깨를 툭툭 쳤다.그 행동에 유이현은 울면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익숙한 느낌이 돌아왔다.“아닙니다.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했습니다.”유이현은 재빨리 눈물을 닦고 눈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안다혜를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께서 돌아오셔서 정말 기뻐요. 그동안 회사 직원들과 저 모두 대표님을 많이 그리워했어요.”안다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바쁜 일 끝나면 다들 모여서 회식이나 하자고요.”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직원 중에는 진심으로 그녀를 따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게다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모두 여전히 안다혜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이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겼다.대표가 아무리 죽기 살기로 일해도 훌륭한 직원들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군대를 이끌고 싸우는 것처럼 장군이라면 뛰어나고 협력할 줄 아는 병사들이 필요했다.그래서 안다혜 또한 직원들을 소중하게 여겼다.유이현은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이 얘기를 들으면 정말 기뻐할 거예요.”안다혜는 입술을 달싹이며 미소를 지은 채 대화를 더 이어가지 않았다.앞으로 시간이 많을 테고 지금은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가 아니었다.“됐어요.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안다혜가 손을 내밀었다. “내가 가져오라고 한 서류는요?”“다 여기 있습니다.”유이현은 공손히 손에 든 서류를 들어 보였다.“한 달 동안 회사 여러 프로젝트를 제가 직접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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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안다혜도 참지 못하고 말을 하려는 순간 유이현이 한꺼번에 전부 털어놓았다.“사실 서림 그룹에서 최근 계속 우리 프로젝트를 빼앗으려 하고 있어요.”그 말을 듣자 안다혜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다른 사람이 회사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오랜 지인이었다.“서진우가 맞다고 확신해요? 사람 잘못 본 게 아니고?”안다혜는 서진우를 잘 알고 있었다. 그처럼 소심한 성격인 사람이 어떻게 태안 그룹에 손을 댈 수 있겠나.능력이 되는지 그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런 배짱이 있을 리가 없었다.그래서 안다혜는 다소 경악하며 내심 비서가 잘못 말한 건 아닌지 생각했다.일단 얽히면 두 회사와 모두 관련이 있기에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윤해준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태안 그룹에 문제가 생겼다면 왜 그의 비서가 미리 알려주지 않았을까.떠나기 전 분명 오정우에게 태안 그룹을 잘 지켜보라고 당부했었다.‘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윤해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나중에 꼭 오정우를 찾아가 제대로 따져봐야겠다.자신이 없는 동안 상대방은 전혀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던 모양이었다.게다가 그 행위는 점점 선을 넘고 있었다.‘오정우, 태안 그룹에 큰 문제나 심각한 손해가 없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그렇지 않으면 오정우 같은 사람 열 명이 모여도 뒷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윤해준은 이 일을 제대로 조사해 보고 정말로 오정우의 업무 태만과 관련이 있다면 그를 복주에 보내버리겠다고 남몰래 다짐했다.장소도 이미 골라놨다.안다혜 쪽은 여전히 그 상대가 서진우라는 것에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서진우가 어떤 인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비서가 이름을 말했을 때 진심으로 놀랐다.유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난처해하면서도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히 말했다.“대표님, 제가 말씀드린 건 모두 사실입니다. 전 거짓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료는 전부 여기에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세요.”그 말을 듣고 안다혜는 서류를 열어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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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한 달이 넘도록 만약 안다혜가 제때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면 태안 그룹이 서림 그룹에 삼켜졌을지도 몰랐다.‘풍산 그룹 프로젝트에도 손을 대려 했어? 어림도 없지!’“다혜야, 서두르지 말고 이건 천천히 진행해야 해.”윤해준은 안다혜의 어깨를 잡으며 그녀가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했다.만약 섣불리 행동한다면 그것은 서진우의 계략에 걸려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이 점은 너무나도 명백했다.안다혜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도 윤해준의 뜻을 이해했다.그래서 윤해준의 손등을 토닥이는 걸로 알겠다는 대답을 대신했다.그녀도 바보가 아니었다.이런 상황에서도 서진우의 속셈을 못 알아챈다면 태안 그룹이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유이현은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고 있어 두 사람의 행동을 보지 못했다.안다혜가 별로 야위지 않은 걸 보아 남편이라는 사람이 잘 챙겨주는 것 같았다.그러면 직원들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었다.처음에 안다혜와 윤해준 두 사람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단지 외모로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저렇게 잘생긴 남자가 안다혜에게 잘해줄지 의문이었는데 지금 보니 그 의구심에 대한 답을 알아낸 것 같았다.평소 저 남자가 뿜어내는 분위기가 모든 걸 설명해 주고 있었다.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는 남자는 잘나간다던데 인성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한 달 동안 안다혜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 어떤 것보다 명확한 증거였다.이러한 생각을 하며 유이현은 안다혜를 존중했기에 윤해준에게도 예의 바르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안다혜는 윤해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서진우의 뜻대로 흘러가게 둘 수는 없었다.겨우 그깟 남자의 속세 따위는 충분히 꿰뚫어 볼 수 있었다.다만... 일을 하나하나 처리해야 했다.지금 외부에 안다혜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야말로 다른 이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안다혜가 유이현을 바라보며 말했다.“할 얘기는 끝났으니까 이만 가보세요.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들은 내가 하나하나 검토할게요.”유이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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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안다혜 쪽에서는 윤해준과 몇 마디를 나누기도 전에 누군가 문을 다시 두드렸다.안다혜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들어오세요.”유이현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보았다.“저 대표님,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회장님께서 대표님 돌아오신 걸 알고 지금 바로 사무실로 오라고 하십니다.”그 말을 듣자 안다혜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알고는 있었다. 돌아왔는데도 가장 먼저 어머니를 찾아뵙지 않은 것이 옳지 않다는걸.하지만 안소현이라는 사람의 태도와 그녀가 저지른 일들 때문에 지금 당장 어머니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사무실로 가면 엄마가 무슨 말을 할지도 짐작이 되었다.윤해준은 안다혜가 말하지 않자 그녀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차리고 고개를 들어 그녀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괜찮아. 걱정하지 마.”윤해준은 아주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어려움이 생기면 해결하면 되지. 무엇보다 엄마잖아.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해.”고개를 든 안다혜는 윤해준의 부드러운 눈빛과 마주했다.상대방 눈빛에 담긴 다정한 애정이 그녀를 집어삼킬 듯했다.조금만 방심해도 상대가 짜놓은 부드러운 사랑의 그물에 빠져들 것 같았다.안다혜의 눈빛이 살짝 움직이며 급히 시선을 돌렸고 귀밑에 옅은 홍조가 번졌다.“네, 엄마한테 가봐야 하니 여기에 더 오래 머물 순 없어요.”안다혜는 급히 일어나 회장 사무실로 향했다.윤해준도 덩달아 밖으로 걸어 나오자 안다혜는 어리둥절했다.“뭐 하는 거예요? 엄마는 나만 불렀잖아요. 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요. 엄마랑 만나는 게 뭐가 무섭겠어요? 그러니 같이 가줄 필요는 없어요.”윤해준은 코를 만지며 안다혜가 가려던 곳과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저 다혜야, 사실 나는 이만 돌아가려고...”그 말을 듣자 안다혜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성큼성큼 회장 사무실로 향했다.그러다 심지어 잔달음으로 뛰기까지 했다.윤해준은 처음엔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뒤이어 걱정스러운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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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그래야 회사를 더 높은 단계로 이끌 수 있었다.이 점에 있어서는 두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니까.유이현은 자연스럽게 문을 닫은 뒤 얼굴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가득 띠었다.진작 이렇게 모녀 둘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줄 걸 그랬다.대부분 상황에선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서로 마음을 터놓는 것이 가장 좋았다.계속 마음에 담아둬봤자 서로에게 좋을 게 없었다.바로 이 점을 고려해 유이현은 안다혜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려 했다.안으로 떠밀리듯 들어간 안다혜는 처음엔 당황한 기색이었다.정신을 차린 뒤 그녀는 재빨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자 김미진이 책상 뒤 가죽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서 고개를 숙인 채 얼굴에 체인이 달린 안경을 쓴 모습이 보였다.김미진은 눈썹을 찌푸린 채 앞에 놓인 서류를 보고 있었다.안다혜는 까다로운 일이 생긴 거라고 추측했다.이런 엄마의 모습에 그녀도 내심 마음이 아팠다.이제 막 큰 병을 이겨냈는데 억지로 버티며 회사에 나와 일을 하고 계셨다.이 모든 게 다 자신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남의 계략에 걸리지 않았을 테고 엄마도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하지만 세상엔 ‘만약'이란 없다.시선을 바닥으로 떨군 안다혜의 작고 정교한 얼굴에 눈에 띄는 상실감이 스쳤다.마음속에도 슬픔이 밀려왔다. 이런 김미진을 마주하니 죄책감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안다혜는 조금씩 김미진의 책상 앞으로 다가가 참지 못하고 그녀를 불렀다.“엄마...”익숙한 목소리를 듣자 김미진은 고개를 들기도 전에 눈가에 붉은 기운이 돌고 눈동자가 촉촉해졌다.시선을 들어 안다혜의 익숙한 얼굴을 보자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그리워하고 걱정하던 사람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니 눈물이 둑이 무너진 듯 쏟아져 내렸다.김미진은 책상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책상을 지나쳐 눈앞의 안다혜가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다혜야?”김미진이 앞으로 걸어가자 눈가에 맺힌 눈물이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안다혜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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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그렇게 말없이 있지 말아요. 제가 불효녀예요. 제일 먼저 엄마를 보러 오지 못했어요.”김미진은 정신을 차리고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다혜야, 그렇게 말하지 마.”그녀는 안다혜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넌 엄마의 소중한 딸이야. 엄마는 네 결정이 뭐든 다 존중해. 기억해, 넌 오직 널 위해서만 살아가야 해. 아무도 네 결정을 막을 수 없어.”안다혜는 김미진의 말에 감동했다.전에 모녀 사이에 말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는데 지금 두 사람은 마주 앉아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오해도 풀린 셈이었다.안다혜는 지금의 김미진을 바라보며 자신이 그녀를 오해했음을 깨달았다.심지어 내심 유이현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그가 방금 밀어주지 않았다면 아마 이렇게 빨리 김미진과 화해하지 못했을 테니까.안다혜는 김미진을 끌어당겨 소파에 앉은 뒤에도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김미진도 안다혜가 자신에게 의지하는 걸 느끼고 마침내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정말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언젠가 아이와 이렇게 마주 앉아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고는.안다혜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딸과의 재회를 수없이 상상해 왔다.그런데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황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너는 모를 거야. 네가 혼수상태에 빠진 뒤로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어.”김미진은 한숨을 내쉬며 여전히 안다혜의 손등 위에 손을 얹은 채 살며시 쓰다듬었다.잃었다가 되찾은 느낌에 김미진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꼈다.안다혜도 성숙한 말을 꺼냈다.“엄마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하세요.”사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김미진이 말을 꺼내기 전까진 입을 열지 않기로 했다.모든 일에 순서가 있는 법이기에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다만 김미진의 속내를 직접적으로 들출 수는 없었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그렇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꼴이 될 거다.사업과 인간관계에선 항상 물러설 여지를 남겨두어야 했다.이런 이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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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뭐가 됐든 안다혜에게 미안한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지금 안다혜에게 안소현의 상황을 물어봐야 했다.딸이 죽는 걸 눈 뜨고 지켜볼 수는 없으니까.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자식이고 오랜 세월 쌓인 정이 있었기에 김미진은 결코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김미진은 마음속 차오르는 생각을 억누른 채 입을 열었다.“다혜야, 엄마도 네 언니가 잘못한 거 알아. 하지만 엄마는 너희 자매가 지금처럼 지내는 걸 원하지 않아. 네 언니가 죽어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도 없어.”그 말을 듣고 안다혜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당연히 엄마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오랜 세월 그녀는 그저 두 자매가 잘 지내길 바랐을 거다.‘하지만 그게 내가 원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잖아.’게다가 이번만큼은 안소현이 명백하게 선을 넘었다.안다혜가 침대에 누워 지낸 한 달 동안 아마도 가장 기뻐했던 게 안소현이었을 거다.그러면 회사에서도 자연스럽게 자기가 자리를 대신하고 한층 더 위로 도약할 수 있으니까.그리고 안다혜 본인도 계속 누워만 있다 보면 본래 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이러한 이치를 안다혜가 어찌 모르겠나.상대의 얘기를 듣고 있던 그녀가 예쁜 눈을 질끈 감았다.김미진의 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안다혜에겐 목숨이 달린 문제였고 정작 속마음과는 다른 말을 뱉어야 했기에 편치 않았다.결국 안다혜는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엄마, 저도 언니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언니 상황이 어떤지도 잘 몰라요.”그렇게 말한 안다혜는 얼굴을 돌리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김미진도 그걸 눈치챘지만 지금은 많은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작 둘밖에 없는 아이들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둘이 어떻게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겠나.그 생각을 하자 김미진의 가슴이 칼에 베인 듯 아팠다.그녀는 가슴을 움켜쥐고 숨이 막히는 듯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안다혜는 김미진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철렁했다.“엄마, 왜 그래요?”안다혜가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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