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981 - Chapter 990

1058 Chapters

제981화

유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상사가 이렇게 투지를 불태우는데 자신도 뒤처질 수 없었다.반드시 안다혜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야지,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되긴 싫었다.유이현의 목표는 항상 매우 명확했다.안다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 이후로 안다혜가 퇴사하지 않는 한 계속 그녀의 곁에 있겠다고 다짐했다.유이현은 빠르게 일을 마무리하고 서림 그룹의 최근 프로젝트 자료들을 모두 가져왔다.안다혜는 손을 저으며 유이현에게 물러나도 좋다는 뜻을 내비쳤다.하지만 사실 유이현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안다혜의 진지한 모습에 그냥 물어보기로 했다.지금 묻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니 곧장 질문을 던졌다.“대표님, 이 자료들은 무슨 용도로 쓰시려는 건가요?”단순한 식사 약속에 왜 상대방의 모든 프로젝트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는 건지 유이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게다가 저녁 식사 자리는 두 대표의 만남이라 그가 따라갈 수도 없었다.안다혜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비록 전 남자 친구긴 하지만 지금 와서 제 회사를 상대하려 드니 당연히 조심해야죠. 그 남자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처하겠어요?”일리가 있는 말에 유이현은 자신이 단순하게 생각했음을 깨달았다.서로에 대해 잘 아는 사이니까 굳이 만나기 직전 상대측 프로젝트 자료를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네, 대표님. 전 이만 일 하러 가볼게요. 저녁 식사 자리에 정말 제가 동행하지 않아도 될까요?”안다혜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으니까 가서 할 일 해요. 저녁에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요.”안다혜는 무언가 떠올린 듯 눈빛에 위험한 빛이 번뜩였다.“무엇보다 난 이미 두 번이나 그 사람을 감옥에 보냈어요. 그 남자라면 무서울 게 없어요.”유이현은 안다혜의 미소를 보며 진심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여자와 소인배는 조심해야 한다니까.’“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이현도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안다혜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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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어차피 상대는 안다혜의 경쟁자일 뿐, 직속 상사도 아니니 특별히 존중할 필요도 없다.게다가 저런 사람은 존중받을 자격조차 없었다.상대가 아픈 틈을 타서 목숨을 노리는 얄팍한 수를 쓰다니.분명 대부분의 프로젝트 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한 상황에서 서림 그룹이 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안다혜는 여유롭게 화장을 고치고 차를 몰아 추성각으로 향했다.이곳은 조용한 한식당이라 많은 사람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논의할 때 이곳을 선택했다.안다혜가 예약한 룸으로 들어서자 서진우가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문은 문양을 새긴 불투명 유리였지만 어렴풋이 안이 보였다.안다혜는 망설임 없이 하이힐을 신은 채 당당한 기세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서진우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심서아의 답장을 기다리던 중 문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여자는 몸에 딱 맞는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라인을 드러냈다.긴 머리는 비녀로 틀어 올려 고정했는데 비녀의 장식물이 안다혜의 걸음에 따라 흔들리니 마치 고전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온 인물 같았다.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그런 안다혜를 보며 서진우는 미인을 형용하는 온갖 옛말이 다 떠올랐다.어떤 말로도 그녀를 묘사하기엔 부족한 것 같았다.안다혜는 아름다움의 요건을 전부 갖추고 있었다.그런데도 자신의 이런 차림새가 남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전혀 모르는 듯 무심하게 서진우 맞은편에 앉았다.입술을 살짝 비틀며 미소 지은 뒤 서진우를 향해 살짝 고개를 까딱했다.서진우는 아직도 조금 전 등장할 때의 화려한 미모에 빠져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시선은 계속 안다혜에게 고정한 채.화려하고 매혹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안다혜를 보자 서진우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이 넘어가며 목젖이 꿈틀거렸다.그 모습을 본 안다혜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정신 차려. 중요한 얘기 하러 온 거니까.”서진우는 그 말에 목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도 시선을 돌리며 더 이상 안다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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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네 손에서 쓸모없이 썩어가는 것보단 낫잖아.”서진우의 말을 듣고 안다혜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무슨 뜻이지? 언제부터 내가 하는 일에 평가할 자격이 있었다고, 재밌네.’안다혜는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웃음을 터뜨렸다.“넌 내가 두 번이나 감옥에 보냈는데도 바깥세상에 대해 잘 아네? 내 일거수일투족을 어떻게 다 아는 거야?”‘감옥’이라는 말을 듣자 서진우는 다시금 지난 일을 떠올렸다.그도 처음엔 진심으로 안다혜와 만나고 싶었다.그런데 망할 여자가 주제 파악도 못 할 줄이야.서진우가 뭐라고 말하든 상대는 굳건했다.그렇다면 더 무슨 말을 하겠나.“뻔뻔하게 내 앞에서 감옥 얘기를 꺼내?”안다혜는 오히려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왜, 말 못 할 것도 없지. 민망해야 할 사람은 너니까. 난 정의 구현을 한 거야.”서진우는 화가 나서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렸다.그의 한결같은 진심이 안다혜의 눈에는 대체 뭐로 보였던 건지.‘내가 그렇게 빌어먹을 놈이야?’서진우는 안다혜의 입가에 스치는 묘한 미소를 보며 또다시 심서아를 떠올렸다.오직 그녀만이 끝까지 자신의 곁을 지켜줄 것이다.서진우는 심서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태안 그룹의 프로젝트를 따내길 바랐던 건 단지 그가 억울하게 감옥에 가는 걸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이 모든 건 안다혜가 서진우를 감옥에 보낸 것에 대한 복수였다.‘역시, 내 생각을 해주는 건 서아밖에 없네.’그리고 눈앞의 이 여자는 꼬리를 드러낸 독사나 다름없었다.서진우는 살짝 몸을 뒤로 기대며 예전의 무심한 바람둥이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다.심지어 여유롭게 시가를 피워대며 입술 사이에 시가를 물었다.안다혜를 향해 연기까지 내뿜었다. 적나라한 도발이었다.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안다혜는 미간을 찌푸리며 내심 서진우가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안다혜도 지금 눈앞의 서진우가 예전과 조금 달라진 걸 깨달았다.전보다 훨씬 더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이곳에 와서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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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원하는 게 뭐야?”안다혜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난 분명하게 얘기하려고 온 거야. 나한테 복수하려고 여러 프로젝트에 개입한 거라면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나고 회사는 회사야. 공과 사는 확실하게 구분하길 바라. 이런 행동은 정말 유치해.”“유치하다고?”서진우는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안다혜의 담담한 표정을 보며 그녀를 지옥으로 끌어내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상대가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자신은 마치 숨을 곳 없는 광대 같았다.서진우는 그런 게 싫었다.“내가 유치해? 난 적어도 내가 뭘 하는지 알고 있어.”서진우는 일어나 한 걸음 한 걸음 안다혜 곁으로 다가갔다. 눈빛에 잔혹함이 스쳤다.“하지만 너는? 위선적이고 가식적이고 남을 잘 속이지. 그래도 난 한때 네가 사랑했던 사람이고 3년 동안 날 극진히 챙겼잖아.”말할수록 서진우는 더 분노했다.살면서 자신이 감옥에 갇히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게다가 이 모든 게 자신을 가장 사랑했던 여자에게 당한 일이라니.안다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고개를 돌렸다.“그건 다 네가 자초한 일이지, 내 탓이 아니야. 전에도 분명히 말했잖아. 회사로 찾아와 귀찮게 굴지 말라고. 네가 말을 안 들으니까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지.”안다혜는 서진우가 다가오는데도 두려워하지 않고 똑바로 노려보았다.입에서 나온 말은 또렷하고 분명했다.그녀는 자신이 아무 잘못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애초에 전부 서진우의 잘못이었다.단지 회사에 일하러 출근했을 뿐인데 남자가 멋대로 그런 일을 벌였고, 여러 번 경고해도 소용없자 조처할 수밖에 없었다.서진우는 그 말에 자극받은 듯 안다혜의 턱을 꽉 움켜쥐었다. 힘이 엄청났다.“내가 그만큼 널 사랑했으니까!”서진우는 천천히 안다혜의 얼굴로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남자는 상대방 몸에서 풍기는 향기를 더 강하게 맡을 수 있었다.여전히 중독될 것 같은 좋은 향기였다.다만 여자는 너무도 잔인했다. 독사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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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생각지도 못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상대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심지어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태도가 서진우를 더 화나게 했다.그는 손을 들어 안다혜를 제대로 혼낼 생각이었다.안다혜는 눈을 크게 떴다.‘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대?’“서진우, 경고하는데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서림 그룹은 무사하지 못해.”서진우는 잠시 망설였지만 그것도 찰나의 순간이었다.심서아를 떠올리자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그녀 역시 안다혜에게 괴롭힘을 당했지만 안다혜를 상대하는 일에 있어서는 항상 서진우를 먼저 생각했고 그 외에는 바라는 게 없었다.심지어 심서아 본인조차 챙기지 않았다.머릿속에는 온통 안다혜 때문에 감옥에 갇힌 서진우 생각뿐이라고 했다.그러한 생각이 들자 서진우는 더더욱 안다혜가 눈에 거슬렸다.“감히 나를 협박해?”서진우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다소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이 순간 안다혜는 비로소 두려움을 느꼈다.역시 그녀가 성급했던 것 같았다. 이렇게 무모하게 굴어서는 안 됐다.조금 더 신중하게 움직이거나 오만하게 굴지 말고 유이현이라도 데려와야 했다.그러면 적어도 양측이 겨루어볼 만한 실력은 갖췄을 텐데 서진우가 이렇게까지 미쳐 날뛸 줄은 몰랐다.안다혜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타이밍을 노려 손을 뻗으려는 순간 서진우에게 속내를 간파당했다.안다혜는 예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왜 서진우가 내 속셈을 꿰뚫어 보는 것 같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기억 속 서진우는 늘 생각 없이 멍청한 남자였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서진우도 참지 못하고 비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래, 아직도 내가 예전의 서진우로 보여? 난 이제 달라졌어. 그러니까 얕잡아보지 말라고.”몸부림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그저 오만하게 웃는 서진우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그런데 서진우는 안다혜에게 손을 대는 대신 일그러진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봐, 이렇게 꽃처럼 예쁜 얼굴에 내가 어떻게 손을 대겠어.”그가 막 만지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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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아직 힘이 남아도는 걸 보니 내가 너무 약하게 했나 봐.”그렇게 말하며 안다혜는 다시 서진우를 발로 걷어찼는데 문 쪽에 서 있던 오정우가 결국 보다못해 한마디 했다.“곧 기절할 것 같은데요...”바닥에 쓰러져 눈이 뒤집힌 남자의 모습을 보니 오정우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였다.이렇게 맞고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니, 남자로 살기도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상태를 보니 이제는 말을 못 하는 것 같았다.오정우는 옆에 서 있는 윤해준을 힐끗 봤다. 지금 윤해준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보고 있었고 심지어 안다혜의 방식에 대해 감탄하는 듯했다.손버릇이 나쁜 남자는 저렇게 혼쭐을 내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더 뻔뻔해지고 더 선 넘는 행동을 하게 된다.웃음기 어린 윤해준의 얼굴을 본 안다혜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오빠... 오빠가 왜 여기 있어요?”그 순간 안다혜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딱 한 마디밖에 없었다.‘망했다.’자신이 서진우를 때리는 모습을 하필 이 타이밍에 윤해준이 봐 버리다니,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완전히 끝장나게 된다.안다혜는 급히 발을 떼고는 어색하게 윤해준 앞으로 달려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그런데 윤해준은 그런 안다혜의 마음을 아는 듯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때리느라 힘들었지?”옆에 있던 오정우와 바닥에 누워 있는 서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두 사람은 윤해준이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저런 말을 이렇게나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게 정말 어이가 없었다. 안다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그, 그게... 해준 오빠, 내가 설명할게요. 여기는 일 때문에 온 거예요. 근데 서진우가...”안다혜는 뒤의 말을 차마 잇지 못했다. 서진우가 손버릇이 더러워서 자기가 이렇게 혼내 준 거라고 제 입으로 말하기가 어려웠다.윤해준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괜찮아. 난 너 믿어. 설명 안 해도 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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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사소한 일로 괜히 상대를 의심하고 넘겨짚는 일은 없었다.안다혜는 불만을 말하기 시작했다.“원래는 서진우랑 얘기 좀 하려고 했어요. 대체 이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려고요. 근데 좋게 말해도 안 들으니 나도 더 봐줄 필요 없어졌죠.”서진우의 이름을 들은 오정우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맞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저 사람이 서진우라고?’석 달 치 월급을 날리게 만든 그 원수가 바로 눈앞에 있자 오정우는 손뼉을 치고 싶은 마음이었다.‘아주 쌤통이다!’저런 식으로 남의 약점을 노리는 인간은 제대로 혼나야 하고 절대 봐줄 필요가 없다.윤해준은 안다혜의 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으며 웃었다.“괜찮아. 하고 싶은 대로 해. 뒤는 내가 책임질게. 그리고 방금 네가 말한 걸 들어보면 명백한 상대의 잘못이잖아.”안다혜는 아주 부드럽게 웃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어차피 난 잘못이 없어요.”윤해준은 그 말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오정우는 속으로 경악했다.‘저 두 사람은 악마야? 어떻게 저런 무서운 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할 수 있지?’오정우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역시 끼리끼리 만난다고,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했다.“도련님, 그럼 서진우는 어떻게 처리할까요?”오정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밖에서는 윤해준을 대표님이라 부르지 않고 도련님이라고 불렀다.그리고 안다혜도 도련님이라는 호칭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윤해준의 가문이 꽤 괜찮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사업을 하는지를 대충만 알고 있을 뿐,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어찌 됐든 편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으면 안다혜는 그걸로 충분했다. 가끔 분수를 모르는 것들이 굳이 자기 앞에서 날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어쩔 수 없이 손봐줘야 했다.“병원에 보내서 숨은 붙어 있게 해.”윤해준은 기절한 서진우를 내려다보며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직도 헛된 마음을 못 버리다니, 서림 그룹이 요즘 너무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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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생각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윤해준은 웃음을 터뜨리며 안다혜를 와락 끌어안고는 그녀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다혜야, 그렇게 생각하지 마. 나한테 넌 그냥 최고야. 나는 네가 나한테 보여주는 모습뿐만 아니라 너의 전부를 좋아해. 완벽한 너의 모습도, 부족한 너의 모습도 다 좋아해. 너라는 사람 자체가 나는 좋아.”안다혜는 그 말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스스로 조심스러워 신경 쓰던 부분을 누군가는 이렇게 사랑스럽게 봐줄 수도 있다는 걸 몰랐다.자신의 작은 감정까지도 알아주고 전부 감싸고 이해해 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안다혜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그대로 윤해준의 품에 안겼다. 그의 가슴팍에 기대자 마음이 꽉 차고 든든해졌다.안다혜가 조용히 말했다.“고마워요, 해준 오빠. 날 이해해 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줘서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도 계속 오빠 곁에 있을게요. 오빠가 떠나지 않는다면 나도 절대 떠나지 않을게요.”안다혜는 지금 자신이 얻은 모든 것을 무척 소중하게 여겼고 하늘이 자신을 저버리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빙빙 돌아왔지만 결국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이었다.아무도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이 순간, 안다혜는 자신의 인생이 참 만족스럽다고 느꼈다.그러나 더 노력해야 했다. 그래야만 이 모든 걸 지켜낼 수 있으니까.그렇게 하지 못한 가장 적절한 예가 서진우였다. 회사 하나도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수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는가.윤해준은 턱을 안다혜의 머리 위에 살짝 얹었고 두 사람은 꼭 끌어안은 채 서 있었다.이 순간이 두 사람은 더없이 행복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토록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유는 다 그들이 저지른 일을 직접 발로 뛰며 수습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오정우는 서진우를 병원으로 옮겨야 했고 식당의 CCTV 처리도 해야 했다. 게다가 룸의 시설을 파손한 것에 대해 합의하는 업무까지 남아있었다.윤해준이 하는 사업은 여러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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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밥 먹다가 혼자 넘어져서 뇌진탕이 왔는데, 누구를 탓하겠어요.”간호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녀는 서진우 같은 사람은 굳이 도와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환자인데도 말을 안 듣고 자기 몸을 전혀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 너무 화가 났다.의사나 간호사로서 제일 싫은 건 아무래도 환자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였다. 게다가 치료해 줬는데도 정작 본인은 전혀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더 답답했다.서진우는 간호사의 말을 들었지만 빠르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그는 손을 들어 자신의 상처를 만지며 중얼거렸다.“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제가 혼자 넘어져서 이렇게 됐다는 겁니까?”막 나가려던 간호사는 서진우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돌아서서 말했다.“맞아요. 본인이 넘어져서 그렇게 된 거예요. 병원에 데려온 사람도 그렇게 말했고 상처를 봐도 그래 보여요.”서진우는 그대로 침대에 힘없이 주저앉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거칠게 쉬었다.도대체 왜 이런 건지 알 수가 없었다.자기가 밥을 먹고 있었다는 게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었고 그다음은 무슨 상황이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기억해내려 하자 머리가 갑자기 심하게 욱신거리기 시작했다.간호사는 어이가 없다는 듯 다시 돌아와 진지하게 타일렀다.“본인이 넘어져서 그런 거라고 했잖아요. 왜 못 믿으세요? 가벼운 뇌진탕이긴 하지만 무시해도 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려고 하지 말고 조심하셔야 해요.”서진우는 간호사의 당부를 들으면서도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됐다.“근데 저는 식사를 하고 있었단 말이에요...”간호사는 속으로 정말 별사람 다 있다고 어이없어했다.서진우의 멍한 얼굴을 잠깐 보니 잘생기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머리가 좀 모자란 것 같았다.“됐고요. 다시 수액 연결해 드릴 테니까 바늘 건드리지 마세요. 그리고 천천히 기억이 돌아올 거예요.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아까까지만 해도 거칠고 삐죽하던 서진우의 머리카락이 힘없이 이마에 축 늘어져 있었다.간호사는 멍한 표정의 서진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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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게다가 지금 중요한 건 태안 그룹을 계속 공략하는 일이었다.안다혜가 돌아온 이상, 지금 기회를 잡지 못하면 이후에는 더더욱 가능성이 없었다.그걸 알기 때문에 서진우는 절대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서진우는 심서아에게 메시지를 보내 지금 자신의 상태를 알렸다. 심서아가 빨리 와서 자신을 돌봐 주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으니 그 이유 때문이었다.그러나 심서아는 작업실 일로 한창 바빴다. 심서아는 이미 한문수와 함께 해외로 나가 살기로 결심했고 국내에 계속 있을 생각이 없었다.해외라면 더 큰 무대가 있고 지금처럼 좁은 곳에 머물 필요도 없다고 여겼다.심서아도 민성에 있는 한, 결국 한계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대학 전공도 의상 디자인이었고 지금은 꿈을 어느 정도 이루고 있었기에 심서아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서진우의 메시지를 본 심서아는 사실 마음이 조금 흔들렸지만, 작업실을 둘러보니 옮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도저히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그때 한문수가 다가와 다정하게 심서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서아야, 왜 그래? 많이 긴장한 표정인데.”심서아는 한문수 앞에서 더는 숨기지 않았다.그녀는 휴대폰을 보여 주며 말했다.“이거 때문에 고민 중이에요. 내가 무슨 수로 병원에 가서 그 사람을 돌봐요. 지금 작업실 일도 바빠서 손이 모자라는데 말이에요.”자신이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그러니 서진우에게 시간을 쓰면 작업실에 신경 쓸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이제 떠나기로 했으면 결단을 내려야 했고 더는 망설이면 안 됐다. 이렇게 질질 끌게 되면 모두에게 좋지 않았다.한문수는 메시지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그냥 못 간다고 해.”“태안 그룹 건은 괜히 잔머리 굴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태안 그룹의 뒷배경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한문수도 지금 윤해준의 관심은 온통 안다혜에게 쏠려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안다혜가 깨어났으니 그 뒤에 윤해준의 세력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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