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991 - Chapter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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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심서아는 한문수가 본인까지 가담해도 윤해준을 상대할 수 없다고 말하자 정말 충격을 받았다.윤해준이 대단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압도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러니까 자신은 그동안 줄곧 목숨을 건 도발을 해왔다. 지금껏 윤해준을 제대로 건드리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만약 진짜로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면 지금쯤 쥐도 새도 모르게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지금 한 말 모두 진심이에요?”심서아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문수의 입에서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그녀는 안다혜라는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운이 좋은 건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마치 세상 모든 좋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반해 사족을 못 쓰는 것 같았다.안다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그녀를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그걸 생각하면 할수록 심서아는 심기가 뒤틀렸다.한문수는 심서아의 표정만 보고 불만을 느끼고 있는 그녀의 감정을 읽어냈다.함께 지내는 동안 한문수는 심서아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도 잘 알게 됐다.전에는 자아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지만, 지금의 심서아는 완전히 달라졌고 자신에게 필요한 게 뭔지 너무나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리고 자신의 길을 막는 일이 생기면 그녀는 절대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방해가 되는 건 전부 불필요한 것이었다.한문수가 확신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점 때문이었다.심서아는 결코 민성에 남아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하여 그는 그녀에게 해외로 나가서 새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그리고 예상대로 심서아는 하루 정도 고민하는 척하고는 바로 함께 가겠다고 했다.따로 설득할 필요도 없었다. 심서아 역시 해외와 국내는 애초에 판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데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곳에서 시간을 소모할 이유가 없었다.“그럼 서진우 쪽은 일단 거절할게요.”심서아는 피식 웃으며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서진우는 그냥 포기하자.’태안 그룹이고 뭐고 자신이 강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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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야근할 때면 늘 자신이 심서아의 곁을 지켰고 그녀를 대하는 태도도 진심이었다.심서아는 그 사람을 바라봤다. 보고가 다 끝났는데도 좀처럼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자 심서아는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보현 씨, 왜 아직도 그러고 있어요? 보고 끝났잖아요.”심서아는 영문을 몰랐지만 요즘 들어 이보현이 어딘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이보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곧 화제를 돌렸다.“대표님, 정말 제가 함께 해외로 가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대표님 혼자 가시는 건 솔직히 너무 걱정됩니다.”그 말을 들은 심서아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이보현이 나쁜 의도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다 준비해 뒀으니 보현 씨는 남아서 여기를 잘 지켜 주면 됩니다.”이보현은 뭔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심서아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그를 저지했다.“오늘은 이만합시다. 급한 일이 없으니 그만 나가봐요.”두 번씩이나 하려던 말이 막히니 이보현도 포기하고 얌전해졌다.그는 심서아가 자신을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직원일 뿐이고 심서아는 사장이었다.즉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이보현은 어쩔 수 없이 분을 삼키며 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심서아는 짧게 대답하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한테는 말을 많이 해 봐야 좋을 게 없었다.괜히 말이 길어지면 예민한 사람은 비꼬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심서아도 이보현이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솔직히 일 처리 능력이 꽤 괜찮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곁에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문수는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말했다.“보아하니 네 직원이 나한테 꽤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심서아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왜요, 그게 그렇게 신경 쓰여요?”한문수는 심서아가 말을 하면서도 계속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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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요즘 너무 피곤해서 그래요. 빨리 끝내 버리면 해외로 갈 수 있고, 당신이랑 둘만의 시간도 더 빨리 보낼 수 있잖아요. 내 말 맞죠?”심서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문수의 팔을 살짝 흔들었는데 그 요염한 모습이 사람을 홀렸다.한문수는 표정이 그제야 조금 누그러졌다.솔직히 심서아의 얼굴이 딱 그의 취향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런 여자에게는 도저히 저항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깊이 알아가면서 심서아가 철저한 이기주의자라는 걸 알게 되자 오히려 이 여자를 정복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커졌다.이런 여자를 완전히 길들여 자기에게 온전히 굴복하게 만든다면 그 자체로 꽤 재미있을 것 같았다.한문수는 심서아의 허리를 감싸 안고 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그러니까 너도 나 좋아하는 거지?”심서아는 눈빛을 반짝이며 손을 들어 한문수의 가슴팍을 천천히 쓸었다.“당연하죠.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요? 우리 어른이잖아요. 이런 건 말로 하는 것보다 느껴야 하는 거죠.”심서아는 말하면서 마지막에 억양을 살짝 올렸고 장난스러운 도발적인 표정을 지었다.정말 사람을 홀리는 요물 같았다.아직 한문수가 필요했고 이 시점에서 그를 화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심서아는 잘 알고 있었다.애초에 그럴 필요도 없었다.한문수는 그제야 만족한 듯 입꼬리를 올리더니 그녀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심서아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고 있었고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서진우 때문에 요즘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으니, 한문수가 온 김에 기분 전환이나 하자는 마음도 있었다.그렇게 심서아는 자연스럽게 한문수의 행동을 받아들였고 모든 게 물 흐르듯 이어졌다.한문수는 그대로 심서아를 안고 휴게실로 들어갔고 두 사람은 깊은 몸의 대화를 시작했다.그때, 문을 밀고 들어가려던 이보현은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또 시작이구나.’휴게실은 방음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고 문에 가까이 붙으면 안쪽 소리가 어느 정도는 들렸다.이보현은 지금 자신이 느끼는 게 무슨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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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이건 곧 그들이 좋은 사장을 잘 믿고 따라왔다는 의미였다.그런데 뭐가 그렇게 고민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나아가는 방향대로 사장을 잘 따라가면 돈도 벌게 해 줄 테니 오히려 더 기뻐해야 하는 게 맞았다.또한 심서아는 평소에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도 괜찮았고 특히 그녀는 이보현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만 하면 늘 인정해 줬다.그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그래서 다들 심서아의 밑에서 일하길 원했고 기꺼이 그녀를 따랐다.그리고 심서아의 사무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건 직원들이 입에 올릴 일이 아니었다.그건 어디까지나 심서아의 사적인 일이니, 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출근해서 월급만 제때 주면 직원들에게는 좋은 사장이다.그들은 심서아를 믿고 따를 마음이 충분했다.이번에도 심서아는 오래 함께한 직원이 가장 믿음직하니까 자기와 함께 해외로 갈 직원들은 반드시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그리고 이보현을 국내에 남겨 두는 건 일부러 버리거나 내치는 게 아니었고 그의 능력이 뛰어나니 국내에 관리자로 남겨 두려는 생각이었다.즉 국내 작업실은 이보현이 전부 맡아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그에게 더 큰 도전이자 기회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그의 능력이야 다들 알고 있었으니 딱히 할 말도 없었다.이런 기회를 줬다는 건 심서아가 이보현을 인정하고 신뢰한다는 의미였고 당연히 급여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컸다.그런데도 이보현이 지금처럼 세상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 직원들은 정말 이해가 안 됐다.‘도대체 뭐가 그렇게까지 불만인 건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사무실에서 나온 한문수는 기분이 한결 좋아 보였다.그는 마지막까지도 진지한 얼굴로 심서아에게 당부했다.“그러니까 태안 그룹 쪽은 절대 얼씬도 하지 마. 괜히 건드리면 안 돼. 너 진짜로 감당 못 해.”한문수가 이렇게까지 거듭 당부하자 심서아도 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답했다.“알겠어요. 나 진짜 이해했어요. 걱정하지 마요. 어차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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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이보현은 심서아의 얼굴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봄바람이라도 맞은 듯한 화사한 표정, 누가 봐도 조금 전 정사를 치른 사람의 모습이었다.다들 성인이니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굳이 까놓고 말하면 오히려 더 유난스럽고 듣는 사람이 피곤해진다.그런데도 이보현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다.자신은 어디까지나 심서아의 부하 직원일 뿐이지만 심서아가 저 남자랑 해외로 나가 버리는 걸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보고만 있기에는 너무 억울했다.심서아는 이보현이 문 앞에 서서 우물쭈물하는 걸 보자 조금 전까지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이보현을 좋게 보던 마음도 다 사라지기 직전이었다.“할 말 있어요?”심서아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없으면 나가보세요. 저 할 일 많습니다.”이보현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번쩍 들었다.심서아가 이렇게까지 차갑게 굴 줄은 몰랐다. 예전에는 그래도 대화했었는데 이제는 아예 쳐다보기도 싫다는 건가 싶었다.“대표님, 저 할 말 있습니다.”이보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음먹은 듯 입을 열었다. 그는 심서아가 이렇게 스스로 망가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이건 심서아답지 않다고 생각했다.애초에 자기가 심서아를 따라온 것도 그녀의 패기 때문이었다. 똑똑한 편은 아닐지 몰라도 뭐든 부딪치고 뚫고 나가려는 힘이 있었고 그게 곧 심서아에게 밝은 미래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그런데 지금의 심서아는 종일 남자의 품에만 기대는 것 같았다. 이보현은 심서아가 요물 같은 남자한테 홀려 버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이보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고 표정은 무척 침울했다.그 모습을 본 심서아는 기분이 완전히 나빠져서 손을 휘휘 저었다.“보아하니 별로 중요한 말이 아닌 것 같네요. 그냥 나가요. 저 피곤하니까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안 됩니다!”심서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보현이 격하게 반박했다.그의 눈빛에는 억울함이 잔뜩 서렸고 피로 충혈돼 붉어진 눈동자는 심서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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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이런 사람하고는 실랑이해 봐야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고 저 사람의 머릿속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심서아는 최대한 이보현을 진정시키려는 듯 말했다.“그래요. 지금 보현 씨가 흥분하지 않았다는 걸 잘 알겠어요. 그럼 우리 다른 얘기 좀 해볼까요?”하지만 이보현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는 심서아의 책상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 거리는 더 좁히지도, 더 멀어지지도 않았다.그 애매한 거리가 오히려 심서아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자신의 어떤 행동에 이보현이 오해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착각을 심어준 건지 알 수 없었다.이보현은 심서아의 두려운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말만 이어 갔다.“서아 씨, 난 서아 씨가 사무실에서 악착같이 버티면서 거래처랑 협의하고 원단을 고르고 디자인 스케치 그릴 때의 그 진지한 모습들을 다 봤어요. 그 모든 게 저를 끌어당겼어요. 우리가 같이 겪어온 게 얼마나 많은데 서아 씨는 얼굴만 번지르르한 그놈만 생각하고 있어요. 서아 씨한테 저는 대체 뭐예요?”이보현은 마음속으로 자신과 심서아가 끝까지 함께 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평생 민성에서 이렇게 의상 디자인 회사를 차리고 살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심서아가 원하는 건 고작 이 정도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너무 잘 알았고 그래서 여기에서 이렇게 안주할 생각이 없었다.심서아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했다. 오늘 이 사무실에서 무사히 빠져나가기만 하면 앞으로는 이보현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심서아는 온화하게 웃으며 최대한 인내심을 끌어내어 이보현을 달랬다.“보현 씨가 저랑 오래 함께한 건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동안 같이 고생했고 우리 사이의 호흡이나 정은 다른 사람이 비교할 수 없죠.”심서아는 지나온 일들을 회상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그때의 날들은 저에게 지금껏 소중한 기억이에요.”그러자 이보현도 그 시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 시절이야말로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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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언제요?”심서아는 이보현의 말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내선 전화를 누르려던 거 제가 진짜 모를 거로 생각했어요?”이보현은 곧장 앞으로 다가와 심서아의 손목을 움켜잡았고 눈빛에는 노골적인 소유욕이 가득했다.“서아 씨, 그냥 받아들이면 안 돼요? 저 진짜 서아 씨 사랑해요. 걱정하지 말아요. 서아 씨가 원한다면 저도 함께 이 작업실 운영할게요.”이보현은 손바닥을 펴 보이며 맹세까지 했다.“약속할게요. 이 작업실을 망하게 할 일은 절대 없어요. 우리 두 사람이 부부가 되면 더 강해질 수 있는 거예요.”심서아는 이보현의 얼굴에 난 여드름을 보는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말도 안 되는 소리였고 혼자만의 망상이었다.서진우 같은 도련님도 그녀는 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서진우는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이보현과 비교하면 훨씬 잘생겼다.그러니 심서아가 절대 이보현에게 넘어갈 리 없었다.더욱이 심서아는 곧 해외로 떠날 예정이었고 국내 업무는 기존 고객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남겨두려는 것이었다.그게 아니라면 아예 국내 사업을 정리할 생각도 있었다.이보현은 심서아가 한참을 말이 없자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는 심서아에게 더 다가갔고 억지로라도 원하는 걸 얻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서아 씨, 저한테 와요. 우리 서로를 위해서라도, 네?”심서아는 전화기 선까지 뽑혀 버린 걸 보고 이제 정말 방법이 없다고 느꼈다.문까지도 거리가 꽤 있어 쉽게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지금 상황은 이보현에게 제압당한 채 이 방 안에 갇힌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심서아는 어떻게든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아무리 해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이보현은 지금 남의 말을 들을 상태가 아니었다. 그를 달래서 붙잡아 두지 못한다면 오늘 여기서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온라인에서 본 사례들이 머릿속을 스쳤다.이보현은 순식간에 심서아를 끌어안고는 더는 반항하지 못하게 했다.“이제 그만 버티고 저한테 오면 안 돼요? 제가 서아 씨를 아끼고 사랑할 거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이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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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이보현은 심서아가 해외로 간다면 분명 한문수와 함께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보현에게 그건 외도나 다름없었다.이때 심서아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알겠어요. 보현 씨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저도 눈치 없이 굴진 않을게요. 그러니까 이제 저 좀 놔줘요. 지금 할 일이 있거든요.”이보현은 심서아의 반응이 어리둥절해서 얼떨떨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왜 서아 씨를 놔줘야 해요?”“저 안 갈 거니까요.”심서아는 눈치껏 알아들으라는 듯 이보현을 흘겨보았다.“보현 씨가 가지 말라면서요?”이보현은 심서아를 한 번 보고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뭔가 이상했다. 어디가 찜찜한데 딱 집어 말하긴 어려웠다.“그저 말로만 안 간다고 하는 거예요?”심서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말로만 하는 약속이야 누가 못 하겠어요. 지금 당장 그 사람한테 메시지 보내서 해외로 안 간다고 할게요.”이보현은 여전히 의심스러웠지만, 심서아의 손목을 놓았다.그는 그녀의 말을 완전히 믿지 않았다.“그 말 진심이에요?”“당연하죠. 제가 보현 씨한테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 그럴 이유도 없고요.”심서아의 속마음은 달랐다. 빨리 휴대폰을 손에 쥐고 한문수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이보현은 지금 너무 미쳐 있었다.심서아는 도저히 그를 통제할 수 없었다.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기에 혼자 여기서 버티는 건 위험하다는 사실을 그녀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이보현은 여전히 심서아를 완전히 믿진 못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기에 믿는 수밖에 없었다. 믿지 않는다면 다른 선택지는 심서아가 해외로 나가 버리는 것이었다,만약 자신이 억지로 심서아를 가둬서 곁에 둔다면 작업실은 엉망이 되고 이 여자는 돈을 못 벌게 된다.이보현은 자신이 원하는 건 다 손에 넣고 싶어 하는 타입이면서도 약간의 계산은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심서아는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집어 들었고 역시나 이보현은 엄청 예민하게 반응했다.심서아는 우선 재빨리 한문수에게 SOS라고 문자를 보낸 뒤, 곧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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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이보현은 휴대폰을 그 자리에 내려두고 심서아를 끌어안으며 다정한 말을 하려 했지만, 심서아는 힘을 빼고 교묘하게 화제를 돌렸다.“해외를 안 가게 됐으니 정리할 게 너무 많아요. 아직 할 일이 가득하거든요.”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고 해야 할 일들은 계속해야 했다.이보현도 그 말이 맞는다는 걸 깨닫고 더 들이대지 않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심서아의 반응이 굉장히 격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차분했다. 마치 곧 누가 와서 자기를 구해 줄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 같았다.이보현은 찜찜하긴 했지만 왜 그런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지금 심서아는 정말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해외 일정도 정말 취소하려는 듯 보여 장난치는 것 같지 않았다.이보현은 심서아의 곁을 지키며 그녀의 모든 행동을 바짝 감시했다....한편, 서진우는 화면에 뜬 메시지를 보자마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휴대폰을 침대 위로 집어 던졌고 분해서 가슴이 들썩거렸다.‘아주 제멋대로네, 심서아.’자기가 아픈데도 심서아는 병문안 한 번 오지 않았다.이렇게까지 분명하게 말했는데도 모른 척하며 간병인을 붙여 준다는 소리나 하고 있다.‘웃기고 있네.’간병인이 필요한 거라면 애초에 심서아에게 메시지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번 부상도 태안 그룹 쪽을 건드리다 생긴 것이었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는 말 따위 서진우는 애초에 믿지 않았다.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자기가 제일 잘 안다. 밖에서 술을 마시다 이 꼴이 될 정도로 망가지는 일은 절대 있을 수가 없었다.서진우는 병상에 누워 새하얀 천장을 바라봤다.그때 머릿속에서 조각조각 난 기억들이 갑자기 번쩍거리는 것 같았다.기절하기 전, 그는 안다혜와 밥을 먹고 있었다. 둘이 무언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던 것까진 기억나는데 그 뒤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조금만 더 파고들어 보려 하면 머리가 곧바로 아팠다.서진우가 머리를 감싸 쥐고 있을 때, 간병인 한 명이 들어왔다.나이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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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하지만 그렇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서진우는 어느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옆에 서 있는 간병인은 어쩐지 어색해 보였다.“제가 뭐라도 도와드릴까요?”심서아에게 받은 돈이 적지 않은데 이렇게 그냥 서 있기만 하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간병인은 성실한 사람이어서 마음이 편하기 위해 뭐라도 할 일을 찾아야 했다.서진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는 간병인의 소박하고 평범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물 한 잔 따라 줘요.”그녀가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이라는 것도 눈치챘다.‘됐다, 어쩔 수 없지. 받아들이자.’몸이 회복되고 난 후에 그 인간들에게 복수하면 된다.한편, 안다혜는 서진우를 때린 것에 대해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윤해준이 알아서 뒤처리해 줄 거라는 걸 알았고 증거도 남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윤해준의 처리 능력을 안다혜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안다혜가 태안 그룹에 출근하자마자 김미진은 사람을 보내 그녀를 회장실로 불렀다.그 말에 멈칫한 안다혜는 의자에 앉은 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가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김미진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저번에 별장에서 헤어진 이후로 안다혜는 모녀가 함께 가족애를 과시하는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렸다.‘정작 가장 큰 피해자는 나잖아? 누가 한 번이라도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었어?’그 장면을 떠올리면 안다혜는 마음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아니나 다를까, 김미진이 또 회장실로 불렀고 안다혜는 당연히 안소현도 거기에 있으리라 생각했다.모녀가 다정한 장면을 연출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안다혜는 말을 전한 직원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회장님께 지금은 못 간다고 전해 주세요. 제가 지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일을 마무리하고 나면 제가 따로 회장님을 찾아뵐게요.”김미진의 말을 전달하러 온 직원의 표정이 난처해졌다. 그는 뒤통수를 긁적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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