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순희는 겨우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고 두 사람을 따라 유치원으로 향했다.반 시간쯤 지나, 네 사람은 강가 전망이 훌륭한 고급 식당 ‘은빛강’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메뉴판을 본 이안의 눈이 반짝였다.“이거! 감자튀김이랑 햄버거 먹을래!”평소엔 예진이 철저히 막아왔던 음식이었다. 윤제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지만, 일부러라도 이안에게 그런 음식은 피하게 했다.이안은 원래 몸이 약해, 사소한 것에도 쉽게 탈이 났기 때문이다.윤제는 단호히 제지했다.“안 돼. 그런 건 건강에 안 좋아. 다른 거 시켜.”이안은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을 본 아린이 윤제의 팔을 살짝 당겼다.“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잖아. 이안이 먹고 싶다는데 그냥 먹게 해. 한 번쯤은 괜찮잖아.”도순희도 곧장 거들었다.“그래, 오늘만 먹이고 다음부터 안 주면 되지.”윤제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하지만 정작 모르는 건, 이안이 요즘 이런 음식들을 꽤 자주 먹어왔다는 사실이었다.예진이 손을 놓은 뒤로, 유치원 행사며 휴일 나들이까지 아린이 이안을 데리고 다녔다.예전에도 아린은 이안과 같은 집에 살았지만, 이렇게 직접 챙긴 적은 거의 없었다.그런데 막상 돌봐 보니, 이안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밤에는 동화를 읽어줘야 겨우 잠들고, 낮에는 반찬을 맞춰야 겨우 밥을 먹었다.아린은 번번이 지쳐 결국 간단히 과자, 초콜릿, 치킨 같은 걸 사다 먹였다. 예진이 늘 금지하던 것들.‘이렇게 해야 얘가 말을 듣네...’그 결과, 이안은 점점 그런 음식들에 입맛이 길들여졌다.어차피 이미 여러 번 먹은 터라,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음식을 주문하고 난 뒤, 아린이 도순희와 이안을 차례로 바라보았다.“어머니, 저랑 윤제 오빠는 하루라도 빨리 날짜를 정하고 싶어요. 결혼식은 간단히 치르려 하는데, 어머니 생각은 어떠세요? 그리고 우리 이안이는?”도순희는 그제야 얼굴에 활기가 돌았다.“좋지, 좋지!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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