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이 말대로야. 밥 한 끼일 뿐인데, 굳이 이런 졸부 같은 인간들 때문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송승예가 먼저 거들었고, 고환일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못 먹을 데가 어디 있다고. 그냥 다른 데 가서 먹으면 되지.”만약 윤제 일가가 굳이 찾아와 시비를 걸지 않았다면, 자리를 옮기는 게 크게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처럼 판이 이렇게 커져 버린 상황에서 그냥 물러난다는 건 곧 윤제 가족의 기세에 눌려 굴복했다는 뜻이었다.민혁은 원래 작은 일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예외였다.‘오늘은 반드시 끝을 봐야 해.’그는 고환일과 송승예를 부드럽게 부축해 다시 자리에 앉혔다.“아버님, 어머님. 그냥 편하게 앉아서 구경만 하세요. 오늘 이 한 끼, 제가 반드시 두 분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예진은 그제야 민혁의 뜻을 눈치챘다.‘결국 물러날 생각이 없구나.’“그만해요, 그냥 우리가...”예진이 나서려는 순간, 민혁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고 비서, 잘 봐 둬요. 오늘은 제가 대표로서 직접 가르쳐 주는 날이에요. 개똥 같은 미덕을 발휘해서 ‘참아라’, ‘한 발 물러서라’는 말들이 통할 때도 있지만, 어떤 인간들은 그걸 약점으로 착각해 더 날뛰기도 해요.”민혁은 곧바로 유강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래서, 매니저님.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유강은 진땀을 뻘뻘 흘리며 우물쭈물했다.“그... 그러시다면, 제가 윗층 최고급 룸으로 따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부 대표님 일행과는 층이 달라 서로 마주칠 일도 없을 겁니다.”민혁은 손가락을 천천히 흔들며 단호히 잘랐다.“분명히 다시 말합니다. 저 사람들 때문에 밥맛이 떨어졌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이 자리에서 당장 퇴장시키는 겁니다.”“그, 그건...”유강은 식은땀을 닦으며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바로 그때, 도순희가 비웃음을 터뜨렸다.“어머, 그쪽은 뭐 때문에 이렇게 매니저님을 곤란하게 만들어? 우리 아들 윤제의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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