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 같은 남자가, 아린처럼 ‘달콤한 함정’을 버텨낼 리가 없었다.예상대로, 그는 단숨에 낚였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서, 손끝으로 부드럽게 아린의 얼굴을 쓸어내렸다.“아린아, 사실 나... 오래전부터 네 뒤에 있었어. 언제든 네가 돌아만 보면, 거기 내가 있었을 텐데.”‘하... 웃기지도 않아.’아린은 속으로 냉소를 삼켰다.‘역시 남자는 다 아랫도리로 생각하는 생물이야.’“문호야, 나 요즘 진짜 너무 힘들어. 하루하루 버티는 게 기적이야. 근데 네가 있어서... 그래도 내가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너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내 곁에 있을 거잖아.”말끝마다 묘하게 흔들리는 목소리.문호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마치 세상을 다 얻은 사람처럼 들뜬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린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아린의 어깨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린, 걱정하지 마. 너 혼자 두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네가 무슨 일을 했든, 이유가 있을 거라 믿어.”“넌 언제나 너다운 사람이지. 그러니까... 네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 그리고, 고마워. 나 받아줘서.”‘역겹다. 진짜 역겹다.’속은 구역질이 날 만큼 뒤틀렸지만, 아린의 얼굴엔 그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그녀는 오히려 눈가를 촉촉이 적시면서, 감동한 듯 고개를 숙였다.‘그래, 더 착각하게 만들어야지.’문호는 그 모습에 완전히 무너졌다.마치 손끝에 닿으면 부서질까?숨결에 녹아내릴까 두려운 듯이...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았다.그때, 아린이 살짝 고개를 들자, 문호의 뺨에 스치듯 입술이 닿았다.순간, 문호의 가슴이 세게 뛰었다.‘이건 완전한 키스보다 더 위험하지.’아린은 그걸 알고 있었다.그녀의 계산은 정확했다.‘남자를 흔들려면, 강렬함이 아니라 아쉬움을 남겨야 해.’짧고 가벼운 그 스침에, 문호는 완전히 아린의 손바닥 위에 놓이게 되었다.예상대로였다.다음 순간, 문호는 더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아린의 입술을 덮쳤다.문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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