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이 사무실에서 서류를 처리할 때, 주용화는 보통 탁자와 의자밖에 없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쉬었다.하지율은 그런 그를 위해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주었는데 그 안에는 컴퓨터와 텔레비전, 게임기뿐만 아니라 침대와 욕실까지 갖춰져 있었다.주용화는 할 일이 없을 때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었고, 필요하면 잠도 잘 수 있었다.이날, 프로젝트팀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저녁에 중요한 계약을 체결해야 하니 회사 책임자인 하지율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소식을 전해 들은 그녀는 주용화에게 전화해 함께 미팅에 참석하도록 준비시키려던 참이었는데 문득 최근 들어 주용화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고, 말수도 부쩍 줄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바쁜 일정 탓에 최근 화야 씨 상황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지.’생각을 마친 하지율은 직접 주용화를 찾아가, 최근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물어보기로 했다.탕비실을 지나던 그녀는 우연히 두 직원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그냥 포기해... 그 경호원 여자한테 관심 하나도 없어 보여. 너만 고생할 뿐이지... 얼마 전에 비서실에 있던 엄청 예쁘게 생긴 언니가 일주일 내내 도시락 싸줬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다잖아. 지난번에는 나타샤가 일부러 넘어지면서 그 사람한테 안기려고 했는데 바로 밀쳐져서 이가 부러졌었고... 뱉는 말은 또 얼마나 독한지, 전에 그 경호원한테 고백했던 어린 직원이 울면서 도망치는 거 본 사람도 수두룩 빽빽이야. 네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도 그 남자랑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성격이 좀 지랄맞거든.”다른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방금 내가 화야 씨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내 향수 냄새가 너무 역겹다고, 내가 못생겼다고 하면서 그냥 쫓아냈어... 그 사람 말 너무 심한 거 아니니? 허엉...”남녀 사이에 있는 흔한 해프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하지율은 주용화의 이름을 듣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저들이 묘사하는 화야 씨가... 정말 내가 아는 화야 씨가 맞을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