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061 - Chapter 1070

1457 Chapters

제1061화

연상진은 얼굴에 분노를 가득 담고 소리쳤다.“연상준, 너는 저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더 해? 저 사람은 하지율 옆에 붙어 있는 개나 마찬가지야, 저놈이 뭘 안다고...”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상준이 연상진의 팔을 붙잡았다.“연상진, 일단 들어보자.”연상준은 주용화를 똑바로 보며 물었다.“방금 하신 말 무슨 뜻입니까?”주용화는 서류봉투를 들고 천천히 그들 앞으로 걸어왔다. “말 그대로입니다. 당신들이 그분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그분 역시 당신들을 본 적이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아마 여러 번 숨어서 찾아왔을 수도 있고, 혹은 매년 생일 선물을 보냈을지도 모르죠. 그저 당신들이 알아보지 못했을 뿐. 여러분도 얘기했죠. 어머님이 곁에서 함께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했을 거라고. 그런데 어머님은 결국 어머님이 가진 모든 것을 지율 씨에게 넘겼어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연상진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뭡니까.”“당신들한테 실망하셨기 때문입니다. 아주 깊이요.”주용화의 눈빛은 냉정하게 가라앉았다.“지율 씨 어머님께서 하지율 씨를 연씨 가문으로 돌려보낸 이유는 단 하나예요. 본인이 떠난 뒤 친오빠인 당신이 지율 씨를 지켜줄 거라고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당신들은 남의 딸을 친동생처럼 챙기면서, 정작 친동생에게는 칼을 들이대고 있잖아요. 친아들 셋이 이렇게 못 미더우니 어머님이 딸을 위해 대비를 해둬야죠.”주용화가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어 보였다. 하지만 눈빛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당신들처럼 친여동생을 괴롭히고 질투하는 분들을 믿으라고요? 그게 말이 됩니까.”그 순간 평소 온화하기만 했던 주용화의 얼굴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살기가 스며 나왔다.연정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연상진은 주용화의 말에 바로 이성을 잃어버렸다.“뭐라고? 내가 보기에는 당신이야말로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신세 같은데?”연상진은 그대로 총을 꺼내 주용화의 머리에 들이밀었다.“오늘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줘야겠네.”연상준과 연정미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버렸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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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연상진은 너무 아파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지만 여전히 반성할 생각이 없었다.“정미는 아무 죄도 없어! 어머니가 그렇게 생각했을 리 없어. 이거 다 하지율이 너한테 알려준 거지?”주용화는 연상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정말 답이 없네요. 자기 잘못은 생각도 안 해보다니. 이런 머저리들과 얘기를 해볼 생각을 한 내가 잘못이지. 시간 낭비만 했으니.”말을 마친 주용화는 그들을 피해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다.그런데 연상준이 주용화의 앞을 가로막고 물었다.“아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못 들은 것 같은데요.”주용화는 연상준을 흘깃 보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아까 제가 얘기하지 않았나요? 당신들은 어머님과 생각이 다르니 방법이 없죠. 어머님도 그걸 아니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거죠.”그 말에 연상준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사람처럼 멍해졌다.연상준이 정신을 차렸을 때, 주용화는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계단을 올라간 주용화는 코너를 돌아 하지율의 방문을 두드리려고 했다.하지만 코너에 서 있는 하지율을 쳐다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하지율이 언제부터 이곳에 서 있었던 것인지는 몰랐다.“지율 씨?”“자료는 챙겼어요?”“네.”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고 본인의 방으로 갔다.주용화가 가져온 서류를 받지 않았다는 건 같이 안으로 들어가자는 뜻이다.아마도 주용화에게 따로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하지율의 방에 들어가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기에 주용화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가장 눈에 띄는 곳에는 여름밤의 별이 놓여 있었다.시선을 돌리니 소파 위에 흐트러진 서류들이 보였다.아마 아까까지도 자료를 연구 중이었던 모양이다.하지율은 주용화의 손에서 서류를 받아 들고 확인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고개를 쳐들고 물었다.“어머니가 오빠들을 보러 오고 해마다 선물을 보낸 건 어떻게 안 거예요?”“그냥 추측한 겁니다.”주용화가 대답했다.“그래요?”“어머님이 지율 씨를 챙겨주는 모습만 봐도 얼마나 본인의 아이를 아끼는지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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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아무리 세 형제에게 실망했어도 그래도 배 아파 낳은 아들이다.하이현은 세 아들이 시험을 통과하고 연경 그룹에 들어가 사람들의 호감을 살 수 있게 자금을 대주었다.하이현은 예전에 회사를 직접 경영해 본 사람이라, 능력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이현은 세 아들이 연경 그룹 안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그 뒤는 훨씬 수월해질 거라고 믿었다.하이현이 하지율을 위해 남긴 유산은 결코 적지 않았지만, 세 아들을 돕는 데 들어간 돈도 만만치 않았다.그래서 하지율 앞으로 남겨 둔 돈은 하지율의 생활에 부족함 없어 보였지만, 그때 유소린이 급하게 돈 쓸 일이 있어 빌려준 뒤에는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었다.주용화가 말했다.“지율 씨도 지율 씨 어머님처럼 좋은 엄마예요. 아마 어머님이 예전에 지율 씨에게 그렇게 많은 사랑을 쏟으셨기 때문에 지율 씨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거겠죠.”하지율이 주용화를 바라봤다.“그럼 화야 씨는요?”“네?”“화야 씨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어요?”주용화가 담담하게 말했다.“아마 제가 죽기만을 바랐을 거예요.”하지율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하지율은 멈칫했다가 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는 없다고 얘기하려고 했다.하지만 또 그 말이 너무 절대적인 것 같아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도 실제로도 많다. 하지율이 모든 엄마를 대신해 말해 줄 자격은 없었다.주용화가 이어서 말했다.“저는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어요. 태어난 순간부터 어머니 눈에는 제가 불길하게 느껴졌을 거예요. 내가 태어나던 날, 형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긴급 수혈이 필요했어요. 형의 혈액형이 워낙 희귀해서 어머니만이 수혈해 줄 수 있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너무 흥분했었고 또 제가 곧 태어날 상황이라 어머니는 수혈해 줄 수 없었어요. 결국 제가 태어났을 때, 형은 이미 과다 출혈로 세상을 떠난 뒤였어요. 제가 태어난 지 두 해가 지났을 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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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하지만 하지율이 가야 할 길은 연정미에 비해 훨씬 더 험했다.도와주는 사람은커녕 온갖 수를 써서 하지율을 방해할 사람만 가득했다.손에 중요한 지분을 쥐고 있다고는 해도 회사를 완전히 장악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다.하이현이 하지율에게 남겨 둔 초기 지분은 어쩌면 정말 어쩔 수 없어서 마련해 둔 마지막 대비책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선택만 할 수 있다면, 하이현은 아마 하지율이 자기 꿈을 좇아 마음에 맞는 일을 하며 살기를 바랐을 것이다.하이현은 예전에 연경 그룹에 몸담았던 적이 있기에 그 안이 얼마나 어지럽고 숨 막히는 곳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심지어 실권을 쥔 사람이라고 해도 여러모로 타협을 강요받는 곳이니까 말이다.주용화, 손형원, 고지후 같은 사람들조차 회사를 넘겨받아 실질적인 권력을 잡기까지 수많은 세월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수단을 써야 했는지 모른다.그리고 그건 그 자리에 오른 뒤에도 마찬가지다.그 자리를 지키고 싶다면 여전히 적잖은 수단을 동원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문제 하나만 터져도 호시탐탐 노리던 자들이 바로 튀어나와 기다렸다는 듯이 등을 떠밀어 절벽 아래로 떨어뜨릴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전에도 주용화가 그렇게 다급하게 집안 문제를 수습하러 돌아갈 일도 없었을 테고 손형원 역시 하지율의 라이브 방송 하나에 그렇게까지 진땀을 빼지 않았을 것이다.하지율이 냉정하고 독하게 움직이지 못한다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결국엔 가진 권력도 껍데기만 남고 실권은 온통 다른 이들 손에 넘어가 버릴지도 모른다.반면 연정미는 연씨 가문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자기 세력을 빠르게 구축해 나갈 수 있다.한쪽에서는 연정미를 떠받들어 올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하지율의 발목을 잡아 끌어내리려 한다.그래서 하지율이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도 한없이 멀었다.주용화가 옆에 놓인 서류 더미를 힐긋 바라보며 물었다.“어느 회사를 선택할지 생각했어요?”하지율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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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하지율이 메일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정기석이 보내온 파일이 도착해 있었다.정기석은 하지율이 골라 둔 세 회사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분석을 해주었고 하지율이 선택하지 않은 회사에 대해서도 장단점을 아주 세세하게 정리해 놓았다.내용은 어렵지 않고 쉽게 쓰여 있었다. 아마 하지율이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초보라는 걸 감안해 일부러 전문 용어를 많이 쓰지 않으려 한 것 같았다.한눈에 봐도 정말 공들여 작성했다는 게 느껴졌다.정기석에게 도움을 청하고 시간이 많이 지난 건 아니었다.전화를 받자마자 모든 일을 내버려두고 하지율의 일부터 처리한 것이 분명했다.하지율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정기석 씨, 정말 너무 감사해요.”전화기 너머로 낮고 부드러운 정기석의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았다.“지율 씨, 우리 안 지가 벌써 얼마나 됐죠? 이제는 꽤 친한 친구라고 해도 되잖아요?우민 씨는 그냥 우민 씨라고 부르고, 화야 씨도 또 화야라고 부르면서, 왜 저는 성을 붙여서 부르는 거예요. 지율 씨, 우리 사이가 그렇게까지 서먹한가요?”하지율이 말했다.“습관이라 그래요. 계속 그렇게 불러와서 아직 잘 안 바뀌는 것뿐이에요.”하지율은 잠시 망설이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럼... 앞으로는 기석 씨라고 부를까요?”정기석이 낮게 웃었다.“좋아요. 그럼 이제 앞으로는 성 떼고 불러주세요.”하지율도 따라서 웃었다.“알겠어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기석 씨.”둘 다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통화는 금방 끝이 났다.언제부터인지 몰랐지만 주용화는 서류를 넘기다가 멈춰버렸다.그리고 눈을 한 번도 떼지 않은 채 하지율을 바라보고 있었다.새카만 눈동자는 깊은 우물처럼 어둡고 고요해서 설명하기 힘든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하지율 입가에 남아 있던 웃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하지율의 시선이 주용화의 시선과 딱 마주쳤다.그 순간 하지율은 굳어버린 채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사로잡혔다.“화야 씨, 왜 그래요?”주용화는 긴 속눈썹을 살짝 내리깔며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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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하지율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연정미를... 밟자는 뜻인 거죠?”그에 주용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냈다.“연정미 씨는 하지율 씨와 출발선 자체가 다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인맥과 든든한 기반까지... 연씨 가문 삼 형제는 오래전부터 연경 그룹에서 일했고 그녀는 그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에 있죠. 애초부터 연정미 씨에게 유리한 게임이었습니다. 하지율 씨의 능력이 출중한 건 물론 알고 있지만 그것으로 정면 승부를 벌인다면... 승산은 없을 겁니다. 반드시 다른 길을 찾아야 해요.”하지율은 주용화의 말을 되새기며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럼... 저는 뭘 할 수 있죠?”상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던 주용화는 가감 없이 자신의 의견을 내뱉었다.“상업은 곧 전쟁입니다. 병법은 상업이라는 무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죠. 굳이 옳은 방법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저 높이에 앉아 있는 사람 중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거든요.”그는 이 이야기의 예시를 들며 다시금 냉정한 현실을 펼쳐 보였다.“하지율 씨와 연정미 씨가 동시에 대규모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지율 씨의 제안이 유리한 조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연씨 가문 삼 형제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요?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정미 씨가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낙찰받게 하려 할 것입니다.”“...”그 점은 주용화보다 하지율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연씨 가문의 수법은 너무도 뻔하고 익숙했으니까.연씨 가문의 삼 형제는 분명 발주처에 압력을 넣으며 회유와 협박을 반복할 것이고 매수로 통하지 않는다면 강압적인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다.그 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해도 그들의 뒤에는 손형원과 단성훈이라는 거대한 벽이 버티고 있었다.“...”하지율은 그제야 주용화가 숨겨온 진짜 의도를 깨달았다.‘내가 연씨 가문으로 돌아온 이상 연정미와 평화롭게 지낼 방법은 없다는 뜻이겠지. 그렇다면 연정미를 이용하지 못할 이유도 없어. 얻을 수 있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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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하지율이 다른 곳에 정신 팔고 있는 것을 눈치챈 주용화가 잠시 멈칫했다.그는 이내 시선을 내리깔아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남자의 고요한, 호수같이 맑고도 깊은 헤이즐 색 눈동자에 하지율의 모습이 비쳤다. 그 눈빛에는 언제나처럼 흔들림 없는 평온함만이 가득했다.“!”하지율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화야 씨가 내게 불순한 의도를 품었다면 굳이 지금까지 기다렸을 리가 없지.’그녀는 순간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푹 숙였다.‘날 믿고 도와주는 사람에게 이게 무슨...’하지율이 주용화를 남자로 보지 않은 것처럼, 그 또한 그녀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아무것도 아니에요.”하지율은 남자의 시선을 피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던졌다.“근데... 화야 씨는 어떻게 이런 부분까지 꿰고 있는 거예요?”하지율은 이번에도 주용화가 ‘그냥 어쩌다가 알게 된 것뿐이에요’ 라 답할 거라 예상했다.그러나 그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예전에 회사에서 일했거든요. 그래서 이쪽으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하지율은 놀랐지만 이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이렇게 명석하고 유능한 사람이 꼭 경호원 일만 했을 리는 없지.’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어 주용화를 바라보던 중, 그의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귓가에 이어졌다.“그러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제게 물어보십시오. 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건 정기석 씨에게 물어보면 되니까요.”주용화의 말에 하지율은 대답 대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뱉은 거지?’남자는 그녀의 눈길을 피하지 않고 담담히 설명을 덧붙였다.“정기석 씨는 바쁘시니까요. 괜히 사소한 일로 업무를 방해한다면 그 손해는 최소 억 단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하지율 씨의 직원이니 당신이 저의 능력을 써먹는 건 당연한 일이죠. 정기석 씨와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결국 남인데 자꾸 귀찮게 하는 것은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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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연씨 가문으로 돌아오기 전, 하지율은 먼저 하이현 쪽의 집안 상황을 철저히 조사했었다.그러나 하씨 가문이 워낙 검소하게 지내고 있에 하씨 가문 구성원 외에는 제대로 된 정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율은 그제야 하이현이 생전에 친정 이야기를 거의 입에 담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그녀는 지금 외가 쪽 사정에 대해 거의 무지한 상태였다.반면, 연씨 가문 쪽은 상대적으로 훨씬 단순했다.하지율의 조부모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었다.자신을 위아래로 훑는 하태웅의 눈길을 마주한 하지율은 그제야 하이현이 왜 친정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겉으로는 무척 인자하고 온화해 보였으나 그 눈빛은... 아무리 봐도 가족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물건을 가늠하는 듯한 시선에 가까웠다.겉으로는 친절하고 부드러웠지만 하태웅의 눈빛 깊은 곳에는 분명한 경멸의 빛이 번들거리고 있었다.하지율은 애초에 연씨 가문에 애정이 없었고 오늘 처음 얼굴을 마주한 하태웅과 하성윤에게는 더더욱 감정이 없었다.그녀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지만 그 속에는 차가운 거리감이 뚜렷하게 담겨 있었고 친척을 만났다는 반가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 반응에 서로 미묘한 눈빛을 주고받은 하태웅과 하성윤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연태훈은 장내의 분위기를 정리하듯 입을 열었다.“지율이와 정미, 너희 둘은 네 오빠들과 마찬가지로 1년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너희가 선택한 회사를 모두에게 발표하도록 하거라.”두 사람의 선택은 원래라면 주주나 임원들이 신경 쓸 만한 일이 아니었다.그러나 하지율의 신분만큼은 예외였다.그녀는 하이현의 친딸이며 초기 지분 10%를 쥐고 있었으니까.비율만 보면 하림 그룹의 주주들이 가진 것과 동일했지만 하지율의 10%는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그 10%의 초기 지분에는 연경 그룹이 지배하는 최첨단 기술 회사들의 경영권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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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이 작은 회사들은 모두 연경 그룹이 사업 확장을 하던 시절 곁다리로 투자했던 소형 프로젝트들이었다.연경 그룹은 한동안 벤처 투자로 엄청난 이익을 보았고 이후로도 넓게 그물을 치듯 여러 곳에 손을 댔다.물론 성공 사례도 있었으나 과거 하이현이 기록했던 전설적인 투자 수익률과 비교하면 그 모든 성과가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하이현이 남긴 기록들은 모두의 기준을 극도로 높여 놓았고 연경 그룹의 주주들은 이미 그에 못 미치는 프로젝트를 들여다볼 노력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벤처 투자에 흥미를 잃어있었다.정해진 기간 안에 성장을 입증하지 못한 투자처는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났다. 바쁜 이사회 구성원들에게는 애초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회사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이유가 없었으니.모두가 비즈니스 전선에서 오래 구른 베테랑들이었기에, 연정미가 선택한 회사와 그녀의 분석이 적어도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다는 것은 몇 줄만 훑어도 즉시 알 수 있었다.그녀의 발표가 끝나는 순간 칭찬이 마구 쏟아졌다.“역시 연 대표 딸입니다. 문제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냈어요.”“음, 분석은 물론 표현력까지 흠잡을 데 하나 없군요.”“하하, 나는 저 나이 때 기획서도 쓸 줄 몰라서 부장한테 엄청 깨졌는데.”“연 대표, 자네 자식들은 왜 다 이리 명석한 건가! 부러워서 배가 아플 지경이야.”여러 목소리가 연정미를 추켜세웠다.그럼에도 그녀는 우쭐한 기색 하나 없이, 시종일관 단정한 미소만을 유지할 뿐이었다.그 모습은 다시금 사람들의 칭찬을 끌어냈다.반면, 주주들은 조금씩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연정미의 기획안은 너무나 완벽했다. 흠을 잡고 싶어도 잡을 곳이 없을 정도였다.억지로 트집을 잡자니 체면이 걸렸고, 하지율은 결국 비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이 자리의 모두가 후계자 수업을 받지 못한 하지율이 연정미를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자녀들에 대한 뜨거운 칭찬을 들은 연태훈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하하하, 과찬이십니다.”칭찬이 잦아들자 그가 하지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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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그 빛나던 하 대표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 아니겠어요?”한 사람이 나직이 읊조리자 회의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바뀌었다.“하 대표도 비슷했죠. 회사가 위험할 때 갑자기 중책을 맡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겼는데요. 사람들이 호시탐탐 하 대표가 실수하기만을 바랐을 때 그녀는 결국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워버렸어요. 정작 그녀는 최고의 벤처 투자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고요. 회사를 운영하는 건 그 분야에 능한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일이니 하 대표는 오직 연경 그룹을 일으키고 안정시키는 데에만 신경을 쏟았어요.”그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이 하지율에게 쏠렸다.지금 연경 그룹은 크게 세 파벌로 나뉘어 있었다.연태훈파, 하이현파, 그리고 중립파.연태훈파와 하이현파는 하이현이 회사를 떠난 시점부터 대립이 끊기지 않았다.중립파는 어느 쪽과도 확실히 선을 긋지 않으며 오직 회사를 위해 더 이로운 쪽에 표를 던지는 실리적인 입장이었다. 이전 표결에서도 연정미가 가져온 실질적인 이익 때문에 그녀의 편에 섰던 것이고, 그 덕분에 연정미가 연씨 가문에 정식으로 발을 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중립파의 마음이 하지율에게 급속도로 기울기 시작했다.방금 하지율이 보여준 실력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하이현을 떠올린 것이었다.그들은 이미 과거 하이현의 투자를 의심했다가 몇십 배 회수라는 다시는 없을 기회를 놓친 일을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었다.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하태웅과 하성윤도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똑 닮은 그들의 눈은 계산과 욕심의 빛으로 번뜩였다.반면, 연상진과 연상준은 하지율이 단 몇 분 만에 얻어낸 폭발적인 관심과 호감에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연상진이 소리쳤다.“난 못 믿어! 후계자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네가 이런 완벽한 기획안을 만들어 냈다고? 부정행위를 한 게 아니고서야 이런 걸 만들 수가 없지! 이건 절대 네가 혼자 만든 게 아니야!”그 말에 회의실의 분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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