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apítulo 1231 - Capítulo 1240

1442 Capítulos

제1231화

하지율과 주용화는 함께 아침을 먹었다.점심에는 하지율이 병원을 비운 사이 유민재가 잠깐 와서 주용화 곁을 지켰다. 하지만 주용화는 밥을 얼마 먹지 않았다. 유민재가 주용화의 친구로서 주용화의 점심을 사 오는 것만 해도 감사했기에, 하지율은 유민재에게 주용화의 끼니를 꼭 챙겨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화야 씨.”하지율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최근 들어 조금 바빠져서 병원에 자주 올 수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없을 때는 유민재 씨를 부를게요. 괜찮나요? 걱정하지 마요. 유민재 씨의 월급은 세 배로 드릴 테니까요.”주용화는 눈썹을 약간 올리고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걸었다.분명 웃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차가움이 느껴졌다.“정기석 씨가 도와달라고 하던가요?”하지율은 주용화의 촉에 깜짝 놀라면서 솔직하게 대답했다.“네. 정기석 씨 할머님이 위독하신데 기석 씨의 혼사 때문에 걱정하고 계신대요. 시온이를 데리고 선도 몇 번 봤는데 마음이 맞는 사람이 없었대요. 하지만 또 아무 사람이나 데려와서 연기하기는 싫다고 저한테 약혼자 역할을 부탁하시네요.”주용화의 시선은 하지율의 손목 위 예쁘장한 팔찌에 닿았다.“그래서 도와주겠다고 했어요?”“네. 기석 씨는 전에 정말 저를 많이 도와줬는데 저는 보답을 못 했으니까요.”주용화는 하지율을 보면서 물었다.“그럼 만약 결혼해야 한다고 하면요? 허락할 거예요?”“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하지율이 단호한 표정과 말투로 고개를 저었다.그건 정기석을 향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사실 주용화는 이 질문이 쓸데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정기석이 도움을 요청했으니 하지율이 거절할 리가 없었다.애초에 하지율에게 이끌렸던 이유도 하지율의 이런 의리 때문이었으니까 말이다.사람은 가끔 정해진 답을 알면서도 질문을 던져 사실 확인을 통해 본인을 괴롭힌다.주용화가 또 물었다.“만약에요, 만약에. 결혼할 사람이 필요해서 지율 씨를 찾아온 거라면 허락할 거예요?”하지율이 눈을 반짝이면서 고민하더니 이윽고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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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하지율이 대답했다. “그냥 친구로서 좋아하는 거예요.”주용화는 그 말을 듣고서야 표정이 조금 풀렸다.아무리 특별해도 하지율에게는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없었다.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사실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았다.그래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정기석이 마음을 접게 된다면 그 편이 낫다.그 생각에 주용화의 눈빛이 잠깐 어두워졌다....이튿날, 하지율은 회사로 회의를 하러 갔고 유민재는 병원으로 와서 주용화를 돌봤다. 유민재는 어제 주용화가 조사하라고 했던 일을 사소한 것 하나 빠짐없이 보고했다.“정씨 가문 어르신께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길어도 반년을 넘기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정기석 씨에게 맞선을 연달아 잡아주셨습니다.”사람 됨됨이만 놓고 보면 정기석은 확실히 하지율의 믿음을 살만했다.적어도 목적을 이루려고 하지율을 속이는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다.다른 여자를 찾을 수도 있는데 왜 굳이 하지율에게 도움을 청한 것인지는... 아는 사람들 눈에는 뻔히 보이는 이유였다.이런 일에 사심이 없을 리 없다. 이 기회로 하지율과 한 발 더 가까워지고, 감정을 키워보려는 생각이라면 충분히 그럴 법했다.유민재가 이어서 말했다.“다행히 정기석 씨는 함우민처럼 음흉하지 않습니다. 함우민이었다면 하지율 씨에게 결혼하자고 끝까지 몰아붙였을 겁니다.”주용화가 담담히 말했다.“정기석이 그런 사람이었으면 지율 씨가 정기석을 그렇게 믿지도 않았을 거야. 함우민 쪽은 걱정할 필요도 없겠군.”유민재가 물었다.“이번 작전이 새어 나갔으니, 하지율 씨가 함우민을 의심하고 있지 않을까요?”주용화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을 알아챌 기회가 있었던 건 표서준과 함우민뿐이야. 하지만 지율 씨는 증거도 없이 먼저 따져 묻는 사람이 아니지. 그래도 의심은 했을 거야. 다만 말로 꺼내지 않았을 뿐이지.”유민재가 한숨을 내쉬었다.“함우민은 정말 교활합니다. 일 처리도 빈틈이 없고. 예전에도 하지율 씨 앞에서 비슷한 수단을 많이 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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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지율아, 네 수단은 정말 대단해. 그런데 말이야, 그 사람은 어떻게 찾아낸 거야?”하지율이 말했다.“그 사람은 손여준 씨가 보내준 자료에 한 번 등장했던 사람이에요.”강병주는 잠깐 멍해졌다.그 자료는 강병주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강병주는 그 인물이 누구였는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강병주는 원래 기억력이 꽤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떠올리지 못했다는 건 그 사람이 나와 봤자 얼마 언급이 없었다는 뜻이다.손여준이 보낸 그 자료를 하지율은 대체 몇 번이나 들여다본 걸까.저렇게 눈에 띄지도 않는 인물을 끌어내서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써먹다니 말이다....손씨 가문.밤은 깊었고 방 안에는 불빛도 없었다.창문으로 스며든 옅은 달빛만이 남자의 눈가에 내려앉아 맑게 반짝였다.손여준은 휠체어에 앉아 비서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손여준이 옅게 웃었다.“의외네요. 하지율이 꽤 유능하군요. 결국 그 사람을 찾아냈다니... 손형원은 꿈에도 생각 못 했겠죠. 언젠가 저런 하찮은 사람 때문에 망해버릴 거라고 말이에요.”비서가 물었다.“도련님, 그럼 지금은 어떻게 할까요? 계속 때를 기다릴까요?”손여준이 말했다.“하지율은 이미 실력과 능력을 보여줬어요. 여기서 더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성의가 없는 거죠.”손여준이 옅게 웃었다.“하지율에게 불을 더 붙여줘요.”비서가 알겠다고 대답하려던 순간 문 쪽을 확 돌아보며 차갑게 말했다.“누구야!”문밖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저 이해인이에요... 야식 가져왔습니다.”손여준이 비서에게 말했다.“먼저 들어가요.”“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뒤 빠르게 자리를 떴다.유소린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캄캄한 내부를 보면서 유소린은 무심코 벽 스위치를 눌렀다.그리고 손에 야식을 든 채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도련님,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약선이에요. 드셔 보세요. 제일 친한 친구한테 배워가면서 만들었어요!”공기 속에서 묘한 냄새와 함께 탄내가 섞여 들었다.그 냄새를 맡은 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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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하지율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실종이요? 무슨 일이에요?”유민재가 다급하게 말했다.“점심에 주용화 씨 점심을 사다 드리고 저도 밖에 나가서 밥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돌아와 보니까 주용화 씨가 사라졌어요!”하지율이 급히 물었다.“전화는 해 봤어요?”“했는데 전화를 안 받습니다.”하지율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병원 CCTV는요? 확인해 봤어요?”“방금 확인했는데 주용화 씨가 스스로 나간 거였어요. 누가 납치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납치가 아니라는 말에 하지율은 아주 조금 한숨을 돌렸다.손형원과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원한이 있는데 만약 주용화가 손형원에게 끌려간 거라면 그건 정말 골치 아픈 일이었다.하지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물었다.“유민재 씨, 주용화 씨 핸드폰 위치는 못 잡았어요? 마지막으로 잡히는 곳이 어디예요?”유민재가 잠깐 멈칫했다.자기도 모르게 잊고 있었다. 유민재에게는 해커 J라는 또 다른 신분이 있다는 걸.유민재가 약간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너무 급해서 그걸 잊었습니다. 하지율 씨, 지금 바로 핸드폰 위치부터 잡아 보겠습니다.”“그럼 부탁드릴게요.”유민재가 물었다.“하지율 씨, 지금 병원으로 오실 건가요?”“바로 갈게요. 그런데 여기서 병원까지 거리가 좀 멀어서요. 가는 동안 뭐라도 나오면 바로 전화 주세요.”유민재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네.”...하지율이 다시 경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정기석이 긴장한 하지율의 얼굴을 보고 물었다.“지율 씨, 무슨 일 있어요?”하지율이 말했다.“기석 씨, 죄송해요. 저 먼저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주용화 씨가 실종됐대요. 손형원이거나 단보현 쪽 사람이 데려간 건 아닌지 걱정돼서요. 그래서 지금 바로 가 봐야 해요.”정기석의 표정도 바로 굳어졌다.하지율과 손형원, 단보현 사이에 무슨 악연이 있는지 정기석은 잘 알고 있었다.특히 최근 들어 손씨 가문에 그런 일이 생겼으니...정기석이 말했다.“저도 같이 찾아볼게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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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하지율이 조용히 물었다.“나오실 거면, 유민재 씨한테 말이라도 하셨어야죠.”주용화가 대답했다.“낮잠 자고 일어났는데 유민재 씨가 없어서 그냥 간 줄 알았어요.”하지율이 다시 물었다.“그럼 왜 전화는 계속 안 받으셨어요?”주용화가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했다.“배터리가 나갔네요.”하지율은 잠깐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내 조용히 말했다.“화야 씨, 밤의 바닷가는 바람이 세고 차가워요. 몸도 아직 다 회복 안 됐는데 여기서 바람 쐬면 안 돼요. 일단 돌아가요. 바다를 보고 싶으면 나중에 시간 날 때 낮에 같이 와요.”말을 마치자마자 하지율이 재채기를 했다.“에취.”경매장에 간 하지율은 얇게 입고 있었다.하지만 주용화가 실종됐다는 말을 듣자 옷을 갈아입을 겨를도 없이 그대로 달려온 것이었다.바닷바람은 차갑고 매서워서 잠깐 서 있었을 뿐인데도 하지율의 어깨가 작게 떨려왔다.주용화가 바위 위에서 내려와 외투를 벗어 하지율의 어깨에 덮어줬다.“죄송해요. 걱정하게 해서요.”가라앉은 목소리가 낮게 이어졌다.“얼른 돌아가요.”주용화가 이렇게까지 배려하자 오히려 하지율의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병원에 오래 갇혀 있으면 답답할 수 있다. 바람 쐬러 나온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무엇보다 주용화가 다친 건 하지율 때문이었다.하지율이 말했다.“퇴원하면 며칠 휴가를 드릴게요. 가고 싶은 데 있으면 어디든 다녀오세요.”주용화가 말했다.“혼자 다니면 재미없어요. 괜찮아요.”차 안에서 정기석은 멀리서 하지율과 주용화가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을 봤다.하지율의 어깨에는 주용화의 외투가 걸쳐져 있었다.그걸 발견한 정기석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두 사람은 곧 차 옆에 도착했고 주용화가 뒷좌석 문을 열었다.하지율이 먼저 들어가 앉았고 잠시 뒤 주용화도 하지율 옆에 앉았다.올 때는 하지율이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차에 탄 주용화가 말했다.“기석 씨, 지율 씨를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정기석이 답했다.“괜찮아요. 제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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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주용화가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한 번 번거롭게 만들었으니 두 번은 절대 없을 겁니다.”주용화는 말을 멈추고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 씨, 앞으로는 어디 가든 지율 씨한테 꼭 말씀드릴게요. 지율 씨랑 기석 씨가 함께하는 일정에 영향 주는 일은 절대 없게 할게요.”하지율은 말문이 막혔다.“...”주용화의 말은 어딘가 이상했다.그런데 정기석은 불편한 기색도 없이 오히려 웃으며 받아쳤다.“그럼 제가 감사해야겠네요.”주용화가 말했다.“아직이에요. 좋을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하지율은 두 사람의 대화가 묘하게 느껴졌다.그때 하지율의 핸드폰이 가볍게 울렸다.확인해 보니 유소린이 보낸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었다.[지율아, 나 요즘은 일단 안전해.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유소린이 손여준에게 들켰다는 건, 하지율이 강병주와도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었다.하지율은 이 사실을 유소린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했다.그때 강병주는 이렇게 말했다.“괜히 일 더 만들지 말고 일단은 말하지 마. 유소린은 비밀 못 지켜. 손여준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 유소린이 아무것도 모르는 게 오히려 제일 안전해.”강병주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하지만 친구로서 하지율은 유소린에게 한마디쯤은 경고해 주고 싶었다.괜히 이용당하고도 모르는 꼴이 될까 봐 그게 더 마음에 걸렸다.하지율은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소린아, 지금 잠깐 얘기할 수 있어?]유소린이 바로 대답했다.[완전 가능! 지율아, 계획 성공한 거 축하해! 축하가 조금 늦었네.]그때 차 안에서 정기석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어떤 수법은 한두 번은 괜찮지만, 자주 쓰면 오히려 보기 싫어져요. 화야 씨, 임채아 기억하시죠? 임채아는 늘 핑계를 대서 고지후 씨를 불러냈지만 고지후 씨는 임채아의 그런 유별난 행동에 진작 질려 있었어요. 그러니까 진실을 알게 된 뒤에도 조금도 봐주지 않았던 거고요.”주용화가 가볍게 웃었다.“저도 기석 씨 말에 동의해요. 어떤 수법은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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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주용화가 임채아처럼 어리석었다면 오히려 겁낼 것도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오늘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하지율이 정기석의 할머니와 그림 감상을 마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정기석은 잠깐 괜한 걱정을 한 건가 싶었다.정기석이 하지율을 데려다주려고 할 때, 문밖에 차 한 대가 서 있는 게 보였다.하지율은 문 앞에 세워진 차를 보자마자 바로 알아채고 다가가 창문을 가볍게 두드렸다.“화야 씨, 여긴 무슨 일이에요?”차창이 천천히 내려가자 남자의 반듯한 얼굴이 드러났다.“지율 씨, 데리러 왔어요.”주용화가 이어 말했다.“여긴 병원에서 멀잖아요. 계속 정기석 씨한테 부탁드려서 지율 씨를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것도 죄송하고요. 원래 이건 제가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틀린 말은 아니고 말투에도 배려심이 묻어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래도 상처가...”주용화가 환하게 웃었다.“이제 몸은 괜찮아요. 운전 정도는 할 수 있죠. 지율 씨가 월급도 많이 주시는데, 제가 계속 놀기만 하면 일자리 잃는 거 아닐까요?”하지율이 물었다.“화야 씨, 얼마나 기다리셨어요?”“오래 안 기다렸어요.”그때 문을 지키던 경비가 말했다.“이분은요, 하지율 씨가 오신 뒤 한 30분쯤 지나서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어요.”하지율은 시간을 확인했다.그 말대로면 주용화는 최소 두 시간은 기다린 셈이었다.하지율은 무심코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동안 부재중 전화도, 문자도 하나 없었다.급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 하지율은 어르신과 그림을 본 뒤 차도 마시며 조금 더 시간을 보냈다.주용화가 밖에서 기다리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오래 있지 않았을 것이다.하지율이 말했다.“왜 전화나 메시지를 안 남기셨어요? 한 마디라도 했으면...”주용화가 시선을 살짝 내리며 말했다.“큰일도 아니고, 지율 씨랑 기석 씨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어요.”하지율은 저녁을 정씨 가문 저택에서 먹었다. 주용화가 여기서 두 시간을 기다렸다면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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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며칠 뒤 정기석이 하지율을 따로 만나자고 했을 때였다.정기석은 하지율이 전보다 수시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자주 메시지를 보낸다는 걸 눈치챘다.결국 정기석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지율 씨, 요즘 많이 바빠요?”하지율은 답장을 마저 보낸 뒤에야 고개를 들었다.“그냥 그럭저럭이에요.”정기석의 시선이 핸드폰에 머무르자 하지율이 설명했다.“화야 씨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밥도 자주 까먹어요. 그래서 제가 메시지로 좀 챙겨 주는 거예요.”정기석이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 씨, 화야 씨를 많이 신경 쓰시는 것 같아요.”하지율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화야 씨가 제 경호원인 것은 맞지만 경호 이외의 일도 많이 해줘요. 그래서 사실 저는 화야 씨를 친구라고 생각해요.”정기석은 하지율의 표정을 잠깐 바라보다가 불쑥 물었다.“지율 씨는 다시 연애를 시작할 생각은 없으세요?”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솔직히 말하면 지난 연애에서 열정을 거의 다 써버렸어요. 당분간은 감정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없고요. 연애를 시작하는 것보다 사업부터 제대로 자리 잡는 게 더 중요해요. 모든 게 정리되고 나면, 그때는 생각해 볼 수도 있겠죠.”하지율이 연애 한 번 실패했다고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한 번 크게 다치면 같은 상처를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법이었다.게다가 지금 하지율에게는 마음 쏟을 여유도 없었다.주변이 온통 적투성이였다. 한 번만 방심해도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지도 모른다.이런 위험한 상황에 연애부터 하는 건 너무 무모한 일이었다.정기석은 그 말에 속으로 납득했다.그리고 더 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지금 누가 하지율에게 고백을 하든 돌아오는 건 거절뿐일 게 뻔했다.정기석은 결국 그 시간을 이용해 조금씩 하지율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정기석은 또 다른 생각을 떠올리곤 하지율에게 말했다.“지율 씨에게 마음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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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친척도 아닌데 누가 그런 큰 이익을 포기하고 아무 꿍꿍이도 없이 싼 가격에 물건을 넘겨주겠는가.하지율이 말했다.“좋아요. 바로 선배한테 연락할게요.”다음 계획은 하지율과 주용화가 이미 오래전에 준비해 둔 것이었다.지난번에 정보가 새는 일이 있었던 만큼 하지율은 이번에는 계획을 미리 얘기하지 않았다.누구에게도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에만, 강병주에게 바로 알렸다.그리고 그 계획은 단 하나였다.손형원이 다쳐서 입원했다는 사실을 밖으로 퍼뜨리는 것.손형원이 숨기고 싶어 하는 걸 더 크게 드러낼 생각이었다.주용화가 말했다.“손형원의 상처는 가볍지 않아요. 한동안 요양해야 할 겁니다. 그사이에 편하게 두면 안 돼요. 이 소식을 손형원 원수들 귀에 흘리면 손형원도 정신 못 차릴 거예요.”손형원의 원수는 가문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 손씨 가문 안에도 있었다.예전에 가주 자리를 위해 손형원이 손에 묻힌 피가 얼마나 많은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외부의 적은 막을 수 있어도 내부의 적은 막기 까다롭다.손형원이 다쳤다는 건 가장 가까운 사람들 말고는 거의 몰랐다. 손씨 가문 안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그런 소식이 한번 퍼지는 순간 손형원에게 평화는 사라진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가볍게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뜻밖에도 함우민이었다.주용화가 다친 뒤 함우민은 몇 번이나 하지율에게 만나자고 했지만 전부 거절당했다.하지율은 주용화를 챙겨야 했고, 회사 일도 해야 했고, 정기석의 약혼녀 역할까지 하고 있었기에 너무 바빠서 함우민을 따로 볼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함우민은 하지율 핸드폰에서 정보를 빼내 요즘 하지율이 뭘 하는지 알아내고 싶어 했다.하지만 하지율은 업무 관련으로 필요할 때만 메시지를 보내는 편이라 별로 건질 게 없었다.얼마 전 들었던 소식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하지율이 정기석과 사귄다는 얘기였다.함우민은 정기석을 오래 못 봐서 정기석의 존재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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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주용화를 본 함우민 얼굴의 미소가 한층 옅어졌다.함우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지율 씨가 오르골을 좋아하잖아요. 그러니까 좋아할 만한 걸 선물한 거죠.”주용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정말 지율 씨가 좋아해서일까요. 아니면 함우민 씨가 좋아해서일까요. 혹은...”주용화의 시선이 함우민 손에 들린 오르골에 내려앉았다.“이 오르골들이 특별한 점이라도 있는 걸까요?”함우민의 표정이 아주 약간 굳었다.“특별한 건 없어요. 다만 하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전부 그 조각 장인의 작품이라는 거죠.”주용화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렸다. “조각 장인이라면, 누구요?”주용화가 덧붙였다.“저도 이 오르골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요. 어디서 이런 걸 구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하나 사고 싶어요.”함우민이 무심하게 말했다.“루이스라는 사람이에요.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영감을 찾으러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 어디에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죠.”하지만 주용화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그런데 함우민 씨는 오르골을 여러 번 선물하셨잖아요. 그 말은 매번 정확히 그 사람을 찾아냈다는 뜻인데요. 설마 저한테는 알려 주기 싫으신 건가요?”이 오르골은 전부 함우민이 직접 조각한 것이다. 애초에 조각 장인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주용화가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 함우민 속에서 짜증이 슬쩍 올라왔다.함우민이 건성으로 말했다.“제가 그 사람 행방을 알게 되면 알려 드릴게요.”주용화는 더는 캐묻지 않고 대신 하지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지율 씨, 함우민 씨가 준 오르골을 제가 한번 봐도 될까요?”주용화가 이 오르골에 큰 관심을 보이자 하지율은 그대로 주용화에게 건네주었다.“네.”주용화는 오르골을 받아 들고 천천히 살폈다.그러자 함우민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함우민은 하마터면 충동적으로 오르골을 빼앗을 뻔했다.그건 함우민이 수없이 공을 들여 하지율을 위해 직접 깎아 만든 오르골이었다.그런데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그 오르골을 들고 있다니.함우민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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