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은 지도를 집어 들다가 그대로 멈췄다.“이렇게 늦은 시간이면 아마 쉬고 있을 거예요.”함우민은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지율 씨, 윤택이가 화야 씨 때문에 납치됐는데 잠이 온대요?”고지후는 이미 주용화와 고윤택을 바꿔치기하려는 마음을 접고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냥 내버려둬.”함우민은 고지후의 태도가 달라진 걸 알아채고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하지율과 고지후는 더 이상 주용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도를 펼쳐 놓고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모든 계획이 정리됐을 때 창밖은 이미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고지후는 피곤이 잔뜩 묻은 하지율 얼굴을 보고 말했다.“지율아, 너는 먼저 가서 좀 자. 이따가 점심에 출발하자.”지금 당장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인원도 부족했고 장비도 더 챙겨야 했다.하지율도, 고지후도 속이 타들어 갔지만, 아무 준비 없이 달려들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걸 둘 다 알고 있었다.하지율은 거절하지 않았다. 이럴 때일수록 기운을 차려야 노엘과 맞서 싸울 수 있다.“알았어.”두 사람이 돌아간 뒤에도, 하지율은 바로 눕지 못했다.왜인지 갑자기 주용화가 떠올라 주용화를 보러 가고 싶었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새벽 다섯 시였다.주용화가 깼을지 아니면 잠들었을지 알 수 없었다.주용화는 불면증이 있었다. 게다가 고윤택이 납치된 상황이니 제대로 잠들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하지율은 잠깐 망설이다가 주용화 방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화야 씨, 일어나셨어요?”대답이 없자 하지율은 다시 문을 두드렸다.“화야 씨?”이번에도 아무 소리가 없었다.경계심이 강한 주용화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깨지 않는 건 이상했다.하지율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던 순간, 저녁 근무를 마치고 내려오던 하인이 하지율을 보고 말을 걸었다.“하 대표님, 화야 씨는 방에 안 계실 수도 있어요. 어젯밤 밖에 나가신 뒤로 아직 안 들어오신 것 같더라고요.”그 말에 하지율이 고개를 확 들었다.“뭐요? 화야 씨가 나갔다고요? 언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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