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291 - Chapter 1300

1437 Chapters

제1291화

하지율은 지도를 집어 들다가 그대로 멈췄다.“이렇게 늦은 시간이면 아마 쉬고 있을 거예요.”함우민은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지율 씨, 윤택이가 화야 씨 때문에 납치됐는데 잠이 온대요?”고지후는 이미 주용화와 고윤택을 바꿔치기하려는 마음을 접고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냥 내버려둬.”함우민은 고지후의 태도가 달라진 걸 알아채고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하지율과 고지후는 더 이상 주용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도를 펼쳐 놓고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모든 계획이 정리됐을 때 창밖은 이미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고지후는 피곤이 잔뜩 묻은 하지율 얼굴을 보고 말했다.“지율아, 너는 먼저 가서 좀 자. 이따가 점심에 출발하자.”지금 당장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인원도 부족했고 장비도 더 챙겨야 했다.하지율도, 고지후도 속이 타들어 갔지만, 아무 준비 없이 달려들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걸 둘 다 알고 있었다.하지율은 거절하지 않았다. 이럴 때일수록 기운을 차려야 노엘과 맞서 싸울 수 있다.“알았어.”두 사람이 돌아간 뒤에도, 하지율은 바로 눕지 못했다.왜인지 갑자기 주용화가 떠올라 주용화를 보러 가고 싶었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새벽 다섯 시였다.주용화가 깼을지 아니면 잠들었을지 알 수 없었다.주용화는 불면증이 있었다. 게다가 고윤택이 납치된 상황이니 제대로 잠들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하지율은 잠깐 망설이다가 주용화 방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화야 씨, 일어나셨어요?”대답이 없자 하지율은 다시 문을 두드렸다.“화야 씨?”이번에도 아무 소리가 없었다.경계심이 강한 주용화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깨지 않는 건 이상했다.하지율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던 순간, 저녁 근무를 마치고 내려오던 하인이 하지율을 보고 말을 걸었다.“하 대표님, 화야 씨는 방에 안 계실 수도 있어요. 어젯밤 밖에 나가신 뒤로 아직 안 들어오신 것 같더라고요.”그 말에 하지율이 고개를 확 들었다.“뭐요? 화야 씨가 나갔다고요? 언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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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그 말을 들은 하지율이 함우민을 돌아봤다.그 시선에 함우민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율은 한 번도 함우민을 이런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그건 차갑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감정 한 톨 없는 눈빛이었다.함우민은 이어서 하려던 말을 목구멍에서 삼키고 그대로 입을 닫았다.하지율은 함우민에게서 시선을 거둔 뒤 고지후를 보며 얘기했다.“지후 씨가 어렵다면 나 혼자서도 준비할 수 있어.”하지율은 고지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고지후가 재빨리 하지율 손목을 붙잡아 세운 뒤 고개를 숙인 채 하지율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아니야. 나도 같이 갈게.”“고마워.”하지율은 더 말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 준비하러 갔다.하지율의 뒷모습이 서서히 멀어지자 함우민은 결국 참아왔던 감정을 터뜨렸다.“지후야, 주용화가 대체 지율 씨한테 무슨 약을 먹였길래 주용화를 저렇게 믿는 거야? 주용화가 몰래 빠져나간 게 그냥 죄책감에 도망친 걸 수도 있잖아. 지율 씨는 왜 주용화가 윤택이를 구하러 갔다고 왜 확신하는 거야? 주용화를 너무 좋게 보는 거 아니야? 주용화가 진짜 그럴 배짱이 있었으면, 윤택이가 주용화 때문에 납치됐다는 거 알았을 때 남자답게 앞으로 나섰어야지. 지율 씨 뒤에 숨어서 입 꾹 다물고 있는 게 아니라.”고지후는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우민아, 지율이가 주용화를 믿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기세등등하던 함우민은 고지후의 말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후야, 너까지 그 뻔뻔한 자식을 믿는 거야?”고지후는 깊은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윤택이가 주용화를 좋아해. 나는 윤택이의 선택을 믿어.”함우민이 즉시 받아쳤다.“어린애가 뭘 알아. 윤택이는 예전에 임채아도 좋아했잖아. 임채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었어?”고지후가 고개를 돌려 함우민을 쳐다봤다.“우민아, 너 오늘 좀 흥분한 것 같아.”함우민은 숨이 턱 막혔다가, 그제야 정신을 되찾은 듯 표정을 추슬렀다.“미안해, 지후야. 그냥 윤택이가 너무 걱정돼서 그래.”함우민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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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노엘의 날카로운 시선이 주용화의 얼굴에 꽂혔다.주용화는 털끝도 다치지 않아서 멀쩡했고 옷도 말끔했고 조금도 구겨지지 않았다.밖에 깔아 둔 함정들이 전부 웃음거리가 된 셈이었다.주용화는 방 안 상황을 훑어봤다.고윤택은 의자에 묶인 채 입에는 테이프가 붙어있었고, 방 안에는 노엘과 고윤택 외에도 체격이 건장한 외국인 남자 다섯이 더 있었다.그들의 자세와 행동만 봐도 다섯 명 전부 실력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주용화를 발견한 고윤택이 눈을 반짝였다.온종일 얌전히 앉아 있던 아이가 순식간에 흥분해서 몸을 들썩였다.고윤택은 몸을 미친 듯이 비틀며 뭐라 말하려 했다.주용화가 고윤택에게 가볍게 웃어 보였다.“윤택아, 무서워하지 마. 삼촌이 꼭 윤택이 데리고 나갈 테니까.”고윤택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주용화는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노엘을 바라봤다.“자, 내가 왔으니 이제 조건부터 말해.”노엘은 곧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고 비웃듯 냉소했다.“조건? 좋아. 먼저 무릎부터 꿇어. 그러면 얘기해 주지. 안 그러면...”노엘이 옆의 경호원에게 가볍게 눈짓했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칼끝을 고윤택의 손가락에 갖다 댔다.주용화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그게 다야?”노엘이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경고하는데 잔꾀 부릴 생각은 하지 마. 이 애가 나중에 장애인이 될지 말지는 너한테 달렸어. 헛된 희망은 품지 마. 네가 애를 구해 내도 소용없어. 평생 어중간한 장애인으로 사는 건 죽는 것보다 못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주용화가 낮게 말했다.“나쁜 짓을 안 저질러 본 티를 이렇게 내네. 사람 괴롭히는 법도 모르고. 무릎 꿇게 하는 건 심리적 굴욕일 뿐이야. 뻔뻔한 놈한테는 전혀 타격이 없어. 그냥 한 번 꿇는 거지, 죽는 것도 아니잖아. 꿇게 하고 그다음은 어쩔 건데?”노엘이 족장이 된 건, 피비린내 나는 판을 수없이 겪어서가 아니었다.아버지에게 자식이 노엘 하나뿐이었으니 싸울 일도, 뺏길 일도 없었다.물론 노엘도 더러운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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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용화가 재빨리 칼을 들어 자기 손바닥을 그대로 꿰뚫었다.피가 순식간에 책상 위로 쏟아졌고 가까이 있던 노엘의 얼굴은 피로 뒤덮여버렸다.이 순간, 고윤택은 물론이고 노엘조차 완전히 얼어붙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속도가 너무 빨랐다.하지만 주용화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노엘, 이렇게 하는 게 방금 네 협박보다 더 효과 좋지 않아?”노엘의 동공이 약간 떨렸다.구름 한 점 없는 얼굴로 웃고 있는 남자를 보며 노엘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뱉었다.“너... 이런 미친놈!”주용화는 칼을 뽑아 들더니 그걸 노엘 쪽으로 내밀었다.“해 볼래? 원수를 본인 손으로 베는 맛을 한 번 느껴 봐.”주용화가 여기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노엘은 주용화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그런데 주용화는 바깥에 깔아 둔 장치와 함정을 죄다 뚫고 들어왔고, 뜬금없이 노엘의 눈앞에서 자해까지 했다.아프다고 소리치지도 않고 오히려 웃기까지 하며 노엘에게 2차 가해를 권하고 있다.마치 맛있는 음식을 권하듯 자연스럽게 말이다.상식대로 움직이지 않는 주용화는 이미 노엘의 예상 범위를 통째로 벗어났다.노엘은 연달아 터진 말도 안 되는 행동에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해졌다.묶여 있던 고윤택도 저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너무 놀라서 방금까지 흐르던 눈물마저 뚝 멎었다.많은 것을 겪어온 노엘은 얼른 정신을 차렸다. 그는 주용화가 다른 수작질을 할까 봐 건넨 칼을 바로 받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그렇게 자신 있으면 다음 칼은 심장에 꽂아.”주용화가 이해 못 하겠다는 얼굴로 물었다.“노엘, 내가 여기 죽으러 왔겠냐? 내가 그렇게 죽고 싶었으면 집에서 죽었겠지, 여기까지 와서 죽겠냐고.”노엘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용화를 노려봤다.주용화가 혼자 들어왔다는 건 분명 뒷배가 있다는 뜻이었다.이 미친 짓도 진짜 목적을 숨기려는 연막일 수 있다.그 생각에 노엘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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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노엘슨은...”아들을 떠올린 노엘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정신병자 놈 손에 죽었으니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노엘은 몸에 폭약을 잔뜩 두르고 있었다. 여차하면 주용화와 함께 죽을 생각도 품고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복수도 하고 목숨도 건질 수 있다면, 굳이 죽으러 달려들 이유는 없었다.주용화를 여기서 죽이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노엘이 나간 뒤 주용화는 고윤택의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찢어냈다.“윤택아, 괜찮아?”“삼촌, 저는 괜찮아요.”고윤택은 피가 멈추지 않는 주용화의 손을 보면서 눈시울이 빨개졌다.“근데 손이...”주용화는 고윤택의 겉옷을 들춰 올렸다.예상대로 몸에 폭탄이 묶여 있었다.게다가 카운트다운은 5분이 아니라 3분이었다.지금은 2분 30초밖에 남지 않았다.주용화는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 물었다.“주변 폭탄은 어디까지 처리했어?”김경환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주변에 폭탄이 너무 많습니다. 최소 30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게다가 숨어 있는 저격수 때문에 진행이 계속 막혀서 아마...”주용화가 말을 끊었다.“윤택이 몸에 타이머 폭탄이 있어. 남은 시간은 2분이야. 일단 핵심 구역부터 처리해. 뗄 수 있는 건 하나라도 더 떼고.”주용화는 더 말하지 않고 고윤택 몸에 달린 폭탄을 주시했다. 폭탄 구조가 꽤 복잡해서 타이머를 멈추려면 선을 두 가닥 정도 잘라야 할 것 같았다.그때 고윤택이 갑자기 말했다.“삼촌, 무슨 냄새 안 나요?”주용화가 시선을 돌리자 구석에서 이미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주용화의 입꼬리가 비틀렸다.노엘은 준비가 정말 철저했다. 주용화를 여기서 죽이려고, 온갖 수를 다 깔아 둔 셈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밀폐된 공간이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다.고윤택이 기침을 참지 못하고 연달아 콜록거렸다.주용화는 셔츠를 찢어 천 두 조각을 만들어 하나는 본인이 쓰고 하나는 고윤택에게 줘서 각각 입과 코를 막게 했다.창고에서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다.연기는 눈을 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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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노엘은 머리가 좋아서 방 하나만 태우는 짓은 하지 않았다.방 하나만 불태우면 거기에 사람이 있다는 걸 대놓고 알려 주는 꼴이니까 말이다.그래서 발화 지점이 여러 군데였다.노엘이 빌린 창고는 꽤 컸고 전체가 세 줄로 나뉘어 있었다.하지율, 고지후, 함우민은 한 사람이 한 줄씩 맡아 수색하기로 했다.그때 어딘가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섞여 들려왔다.고지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저쪽에서 소리 났어. 주용화랑 윤택이가 거기 있을 확률이 높아.”고지후는 고개를 돌려 하지율과 함우민에게 말했다.“두 사람은 나머지 두 줄을 계속 수색해. 난 저쪽으로 간다.”고지후와 주용화가 합류하면 고윤택을 구출할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에 하지율은 고집부리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함우민도 짧게 대답했다....방 안. 남은 시간은 30초.타이머 폭탄 경보가 끊임없이 울렸다.주용화는 노엘이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거라는 걸 안다.목적은 하나다. 심리적인 압박을 줘서 조급해진 틈에 실수하게 만들기 위함이다.하지만 주용화는 끝까지 침착했다.주용화는 선 하나를 확인하자마자 재빨리 단검으로 그 선을 끊었다.그 사이 불길은 더 커졌다.노엘은 주용화와 고윤택을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방 안에는 이미 각종 인화물질이 깔려 있었다.1분도 되지 않았을 때 방 안은 이미 진득한 연기로 뒤덮였고 열기는 모든 걸 녹일 듯 달아올랐다.고윤택은 매캐한 연기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화야 삼촌...”고윤택이 갑자기 낮은 소리로 주용화를 불렀다.주용화는 손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어디 아파? 조금만 더 버텨. 금방 데리고 나갈게.”고윤택은 울면서도 억지로 버티는 척했다.“화야 삼촌, 저는 여기 두고 그냥 삼촌이라도 먼저 가요. 저 때문에 삼촌까지...”주용화가 고윤택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윤택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네가 날 끌어들인 거 아니야. 내가 너를 끌어들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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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주용화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붕대를 감을 틈조차 없었다.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이렇게 많은 가스를 들이마신 상황에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너무 빨랐다. 지금 못 나가면 진짜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문까지 5미터쯤 남았을 때였다.높이가 2미터는 되어 보이는 선반이 불에 타 무너지더니 그대로 두 사람 위로 묵직하게 떨어져 내렸다.주용화는 고윤택을 품에 감싸안고 그 충격을 그대로 버텨 냈다.선반은 무거웠고 불에 달아올라 뜨겁기까지 했다.공기 속에 타는 냄새가 진하게 퍼졌다.주용화의 입가에서 피가 흘렀지만 주용화는 화끈하게 타들어 가는 통증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선반을 밀어냈다.주용화가 거의 문턱에 닿았을 즈음, 위험한 기운을 느낀 주용화가 미간을 찌푸렸다.본능적으로 고개를 틀자 총알이 주용화의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주용화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노엘이 저격수를 두고 총을 쏘게 한 게 분명하다. 하지만 상대가 이미 총을 한 번 쐈으니 위치가 드러난 것과 같다.이제부터는 급소만 피하면 된다. 나머지는 김경환과 유민재가 처리할 거다.주용화는 그렇게 판단하고 고윤택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그때 길쭉한 그림자 하나가 문안으로 들어오더니 낮은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화야 씨는 천하제일이라면서요. 그런데도 이렇게 꼴사나운 순간이 있네요? 아니면 이번에도 일부러 이렇게 망가져서 지율 씨 동정심이나 사려는 건가요?”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함우민이었다.고지후는 총성이 난 쪽에 주용화와 고윤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쪽으로 지원하러 갔다.그 사이 함우민과 하지율은 다른 두 줄을 나눠 뒤지고 있었다.하지만 운 좋게도 함우민이 주용화와 고윤택을 찾아버렸다.고윤택은 이미 정신을 잃고 완전히 기절해 있었다.함우민 얼굴에는 평소의 온화함이 사라지고 냉정하고 차가운 기색만 남았다.“놈들 목표는 당신이니까 윤택이는 나한테 넘겨요.”주용화는 침묵하다가 고윤택을 건넸다.이 방은 불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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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탕.주용화가 몸을 틀어 피했지만 총알은 결국 주용화의 다리에 박혔다.함우민의 검은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고윤택을 안고 있어서 움직임이 불편해서 평소처럼 정확하게 겨누기 어려웠다.함우민이 추가로 한 발 더 쏘려는 순간 품 안의 고윤택의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당장이라도 눈을 뜰 것만 같았다.“화야 삼촌...”함우민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 더는 총을 쏠 수 없었다.함우민은 방 안의 불길을 한 번 확인하더니 입꼬리를 서늘하게 올렸다.주용화를 직접 죽이는 건 위험이 너무 컸다.고윤택에게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들통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게다가 노엘이 붙잡히기라도 하면 더 골치 아팠다.노엘이 전부 자백해 버려서 자기는 주용화를 죽이지 않았다고 얘기하면 그때는 함우민이 의심받을 것이다.차라리 이 불바다 속에서 죽게 만드는 편이 낫다.그렇게 생각한 함우민은 열려 있던 문을 재빨리 닫았다.문에 자물쇠는 없었지만 지금 주용화 상태로는 문을 열고 탈출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거다.주용화는 곧 죽을 것이고 함우민은 고윤택을 안전하게 데리고 나간다.그 생각만으로도 함우민은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하지율이 뒤진 창고는 전부 텅 비어 있었다.이쪽도 불은 나 있었지만 다 눈속임일 뿐이었다.수색을 끝낸 하지율은 잠깐 멈춰 섰다.함우민 쪽으로 가서 합류할지 고지후 쪽으로 갈지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바빴다.지금 위치로는 함우민이 수색하던 방향이 더 가까웠다.하지율은 잠깐 고민하다가 먼저 함우민 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함우민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정면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상대가 함우민이라는 것, 그리고 그 품에 안긴 고윤택을 본 순간, 하지율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하지율이 빠르게 달려가 함우민 곁으로 붙었다.“윤택아!”함우민이 말했다.“연기를 좀 마셔서, 잠깐 기절한 거예요. 고지후한테 빨리 빠지라고 전해요. 윤택이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하지율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고지후에게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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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그때 함우민이 다급하게 말했다.“지율 씨, 윤택의 상태가 시급해요. 지율 씨는 윤택부터 병원으로 데려가요. 지후랑 제가 여기 남아서 기다릴게요.”하지만 하지율은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우민 씨도 다쳤잖아요. 우민 씨가 윤택이를 데리고 먼저 병원 가요.”하지율은 원래라면 자신이 여기 남아 고지후를 기다리려 했다. 하지만 부상자 둘을 병원에 보내는 것도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하지율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정을 바꿨다.“됐어요. 그러면 저도 같이 갈게요.”함우민의 입꼬리가 아주 옅게 올라갔다.“그래요. 그러면 먼저 가요.”몇 걸음 걷다가, 하지율이 문득 멈춰 섰다.“우민 씨, 화야 씨는요?”함우민의 발걸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잠깐 굳었다.“저는... 화야 씨를 못 봤어요.”함우민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일부러 의아한 척 덧붙였다. “지율 씨, 화야 씨가 진짜 여기 온 거 맞아요? 다른 데로 간 거 아닐까요?”그 말속에는 주용화는 아예 구하러 오지도 않았고 혼자 도망친 걸지도 모른다는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하지율은 즉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화야 씨는 절대 도망 안 갈 거예요. 무조건 여기 있어요.”그 한마디에 함우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런 상황에서도 하지율은 주용화를 믿었다.“근데 저는 진짜 못 봤어요.”함우민이 다시 말했다.하지율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윤택이는 어디서 찾았어요?”함우민은 겉으로는 침착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주용화에 대한 질투와 분노가 더 짙어졌다. 그래도 대답은 여전히 매끄러웠다.“맨 안쪽 창고 제일 깊숙한 곳에서요.”“어떻게 구해냈는데요?”“제가 들어갔을 땐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윤택이는 의자에 묶인 채로 기절해 있었고요.”함우민은 숨도 고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주변에 불이 너무 컸어요. 거의 윤택이까지 번질 뻔했거든요. 그놈들이... 윤택을 산 채로 태워 죽이려 한 것 같아요. 왜 지키는 사람이 없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하지율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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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고지후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 자리에 서 있는 건 함우민이 고윤택을 안고 있는 모습뿐이었다. 하지율은 보이지 않았다.고지후가 성큼 다가갔다.“우민아, 구해냈다며? 지율이는 어디 갔어?”함우민이 못마땅한 듯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말했다.“지율 씨가... 주용와가 여기 있다고 하면서 기어코 찾으러 갔어.”고지후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주용화가... 여기에 있다고?”그 말에 함우민은 잠깐 이상함을 느꼈지만 질투와 분노에 머리가 달아올라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지율 씨는 주용화가 윤택이를 구하러 왔다고 끝까지 믿었어. 근데 우리가 이렇게 뒤졌는데도 주용화의 그림자도 못 봤어. 여길 왔는지조차 확실치 않아.”함우민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노엘 가문 보복이 무서워서... 벌써 도망쳤을 수도 있겠지.”그때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차갑게 끼어들었다.“도망친다고요?”유민재가 함우민을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함우민 씨, 평소에도 주 대표님을 그렇게 모함하십니까?”함우민이 고개를 돌렸다. 젊고 날렵한 인상의 남자가 싸늘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함우민이 미간을 찌푸렸다.“누구십니까?”유민재가 콧방귀를 뀌었다.“주 대표님의 친구입니다.”유민재는 한 걸음 다가서며 덧붙였다.“대표님이 도망쳤다면... 제가 왜 여기 있겠습니까?”함우민의 표정이 아주 잠깐 굳었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되돌아갔다.“저는 현장에서 주용화 씨를 못 봤습니다. 그러니 정말 이곳에 왔는지 누가 압니까?”유민재가 입을 열려던 순간, 옆에 있던 김경환이 갑자기 한쪽을 확 돌아봤다.“대표님!”하지율이 누군가를 업은 채 이를 악물고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하지율의 등에 축 늘어져 있는 사람은 주용화였다.함우민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하지율이 등에 업고 있는 게, 다름 아닌 주용화였다.주용화는 마른 체형이라 해도 키가 큰 성인 남자였다. 하지율처럼 가냘픈 몸으로 그 무게를 어떻게 끌고 나왔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김경환이 달려들려 하자 하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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