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이 고개를 돌리자 강병주가 단종건을 모시고 들어오는 게 보였다.지금 단종건의 곁에는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몇 명이나 바짝 붙어 있었고 그들은 단종건에게 주용화의 상태를 빠르게 설명하고 있었다.단종건을 보는 순간, 하지율은 눈가가 저절로 젖었다. 가슴 한가운데 매달려 있던 불안도 조금은 내려앉았다.꼭 혈육을 만난 것처럼, 그 한 장면만으로 하지율은 숨통이 트였다.하지율이 다급히 다가갔다.“어르신, 안녕하세요.”오는 길에 이미 경과를 들은 단종건은 하지율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지율아, 걱정하지 마라. 용화 그 녀석이 숨만 붙어 있으면, 내가 염라대왕 손아귀에서라도 뺏어 올 테니. 수술은 내게 맡기고 넌 시름 놓고 기다려.”그 말에 하지율의 눈물이 뚝 떨어졌다.“어르신, 감사합니다.”병원으로 오는 길, 하지율은 단종건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들은 단종건은 망설임도 없이 바로 오겠다고 했다. 하지율은 강병주에게 단종건을 모셔 달라고 부탁했고, 그 덕에 단종건의 안전도 확보하면서 마음까지 놓을 수 있었다.유민재와 김경환도 단종건을 보자 굳어 있던 표정이 눈에 띄게 풀렸다.단종건은 은퇴한 지 오래였다. 은퇴 후엔 수술실에 발을 들이지 않았고, 평소에는 한의원처럼 작은 진료소를 열어 약 처방만 해 주는 정도였다. 일반인이 수술 좀 해 달라고 부탁해서는 모시기 어려운 인물이었다.그럼에도 단종건의 실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유민재와 김경환조차 단종건보다 더 믿을 만한 의사를 떠올릴 수 없었다.단종건이 수술실로 들어가는 걸 바라보던 김경환이 고개를 떨군 채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 얼굴 위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스쳤다.그걸 눈치챈 유민재가 낮게 물었다.“왜 그러세요?”김경환이 마른침을 삼켰다.“저...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습니다.”유민재가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김경환은 휴대폰 메시지 화면을 내밀었다. 유민재는 처음엔 영문을 몰랐지만 이름을 보는 순간, 시선이 미세하게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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