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351 - Chapter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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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1화

무엇보다도 하지율의 그림을 좋아해 주고 알아봐 준다는 건 두 사람의 취향이 통한다는 뜻이기도 했다.하지율은 곧장 메일에 답장을 보냈다.[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돈이 급하지 않아요. 진심으로 제 그림을 좋아하신다면, 나중에 시간이 날 때 그림을 그려서 소장용으로 보내드릴게요.]상대도 컴퓨터 앞에 있었는지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답장은 아주 짧았다.[감사합니다.]하지율은 피식 웃고 더는 답장하지 않았다.그리고 이어서 손형원의 번호를 눌렀다.한참 울리던 전화가 마침내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로 손형원의 냉소가 흘러나왔다.“전 하지율 씨가 희광 얘기에 대해 싹 잊어버린 줄 알았어요.”하지율은 더는 말을 섞기 싫다는 듯 바로 본론부터 던졌다.“손형원 씨, 언제 시간 돼요?”손형원은 summer가 그린 노을을 바라보며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언제든지요.”하지율은 스케줄을 간단하게 확인했다.“이틀 뒤 오전 열 시. 자동차 부품상가 입구에서 만나요. 시간 되나요?”손형원이 뜬금없이 물었다.“주용화도 옵니까?”주용화의 이름이 나오자 하지율이 경계심을 세우면서 되물었다.“왜요?”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하지율의 목소리에 손형원이 묘한 웃음을 흘렸다.“그렇게 긴장하는 거 보니, 내가 주용화한테 해코지라도 할까 봐 무서운가 봐요?”하지율이 차갑게 대답했다.“손형원 씨, 지금 본인 처지가 어떤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잖아요. 화야 씨를 또 건드린다면 그 후과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비참해질 거예요.”손형원은 별별 협박을 다 들어본 사람이기에 하지율의 경고 따위는 간지럽지도 않았다.손형원이 비꼬면서 대답했다.“사람 한 번 제대로 죽여본 적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 궁금하네요.”하지율은 손형원의 말을 더 듣는 것이 귀를 더럽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손형원은 끊긴 전화를 한 번 내려다보고 픽 하고 코웃음 쳤다.그리고 곧바로 연정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정미야, 모레 시간 있어?”...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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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 꼴도 말이 아니게 되었으니, 아무리 마음이 넓고 부드러운 연정미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연정미가 차갑게 쏘아붙였다.“장난이요? 이건 장난이 아니라 살인 미수잖아요!”주용화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우린 살려고 총을 쐈어요. 그게 살인 미수라면, 방금 손형원 씨가 차로 그대로 돌진한 건 뭐라고 불러야 하죠?”연정미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손형원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로 하지율과 주용화에게 달려들 때 연정미도 옆에서 말렸었다.하지만 손형원은 겁만 주고 다치지 않게 할 거라고 얘기했다.그리고 직전에 속도를 줄이긴 했었다.아마 그대로 속도를 줄였다면 하지율과 주용화를 박지는 않았을 것이다.다행히 손형원이 미리 감속해 둔 덕에 차는 생각보다 덜 처참하게 박살 났다.그래도 연정미의 팔에 가벼운 찰과상을 남기고 말았다.하지만 이번 일은 분명 손형원이 먼저 시비를 건 것이었다.연정미는 이를 악물고 화를 눌러 삼킨 뒤 손형원에게 말했다.“오빠,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흐트러진 모습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연정미는 단정하지 못한 모습으로 남들 앞에 서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손형원은 대답하지 않고 주용화를 노려보고 있었다.손형원의 눈에 비친 주용화는 예전과는 사뭇 달랐다.그 특유의 칙칙한 어두운 기운이 옅어졌고 얼굴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최근 주용화의 기분이 꽤 좋다는 뜻이었다.그때 손형원 시선이 주용화의 열쇠에 달린 새 키링에 꽂혔다.손형원은 주용화가 받았던 선물 중에 키링이 하나 있었다는 걸 떠올렸다.당시의 손형원은 하지율이 사람들한테 보여주기 부끄러울 싸구려 장난감을 선물한다고 비웃었다.그런데 주용화처럼 돈이 넘쳐나는 사람이 정말로 보잘것없는 키링을 달고 다녔다.손형원의 시선을 느낀 듯 주용화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손형원 씨, 내 키링에 관심 있어요?”손형원이 대답하기도 전에 주용화가 말을 이었다.“하지만 이건 지율 씨가 준 선물이라 자세히 보여드리긴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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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주용화는 확실히 하지율을 돕고 있었지만 모든 걸 대신 내주는 방식은 아니었다.그저 하지율이 필요할 때, 혹은 하지율이 혼자 해결하지 못할 때만 등을 한 번 밀어주는 정도였다.애초에 주씨 가문의 도움이라면 하지율이 직접 협력 계약을 따낼 이유가 없었다.주용화가 뒤에서 사람만 풀면 계약은 전부 성사시킬 수 있다.그런데 연정미는 단보현과 손형원의 도움을 받아도 하지율에게 밀리고 있었다.연정미의 시선이 천천히 주용화 얼굴을 스쳤다.주용화는 하지율을 위해 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하지율은 화장실에서 돌아온 연정미를 힐끗 확인하고 주용화에게 말했다.“연정미 씨도 돌아왔으니, 희광부터 보러 가요.”손형원은 그저 희광 얘기로 연정미를 불러냈기에 연정미는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하지율과 주용화가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그래서 두 사람을 발견하고, 또 손형원이 두 사람을 차로 들이받으려고 하자 연정미는 손형원의 주용화와 하지율에게 복수하려고 온 것인 줄 알았다.주용화가 희광을 망가뜨렸고, 그 희광을 손수 조립한 건 손형원이었으니까 말이다.연정미는 겨우 감정을 가라앉힌 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하지율은 희광 조립을 위해 따로 조립 작업장을 빌려뒀다.작업장 안으로 들어간 연정미는 벌써 조립이 어느 정도 된 희광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연정미는 하지율이 희광을 배상해 주겠다고 한 건 그저 체면을 지키려고 내뱉은 무리수라고 생각했다.하지율이 정말 똑같은 차를 배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물론 연정미는 연상진처럼 억지스럽게 굴 생각이 없었다.하지율이 배상하지 못한다고 해도 하지율을 괴롭힐 생각은 없었다.그저 하지율에게 세상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 똑똑히 가르쳐주고 싶었다.그런데 작업장에 세워진 희광을 보자 연정미는 몇 초 동안 놀랐다.하지만 이내 곧바로 마음을 정리했다.희광처럼 고성능인 차량은 조립에서의 정밀도가 생명이다. 아주 작은 오차가 퀄리티를 좌지우지하니까 말이다.외형만 갖춘 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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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하지율이 주용화 곁으로 다가가 엔진 쪽 한 군데를 가리켰다.“여기요. 이 부분이요.”두 사람은 희광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며 바로 머리를 맞댔다.옆에 손형원과 연정미가 있는 건 완전히 잊은 듯했다.희광의 내부 구조는 확실히 복잡했다.아무리 조립을 진지하게 배워본 하지율이라도 희광의 구조를 머릿속으로만 그리기는 어려웠다.하지율은 노트 한 권을 꺼내 주용화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바로바로 설계도를 그려 내려갔다.연정미는 하지율이 바이올린을 켤 줄 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하지율이 레이싱카에 대해 안다는 건 상상조차 못 했다.그것도 그냥 아는 정도가 아니라 레이싱카 조립까지 연구해 본 사람처럼 보였다.주용화가 몇 마디만 짚어주면 하지율은 바로 핵심을 알아듣고 따라갈 수 있었다.주용화가 또 다른 부분을 가리키며 뭔가 말하자 하지율은 잠깐 생각하더니 노트 위에 간단하게 구조도를 그려 넣었다.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하지율은 전혀 초보가 아니었다.연정미는 또 지금 주용화의 태도가 연정미를 대할 때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연정미 앞에서의 주용화는 괴팍하고 오만하며 세상 다 가진 듯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하지율 앞에서 주용화는 그저 햇살 가득한 옆집 오빠 느낌이었다.소문으로만 듣던 정신상태가 불안정하다는 모습도 전혀 없었다.주용화의 얼굴에서 진지함과 진중함이 묻어났다.연정미가 알고 있던 주용화와는 거의 다른 사람 같았다.그 순간, 연정미는 갑자기 알 수 있었다.손형서가 왜 주용화에게 그렇게 빠졌는지 말이다.손형원과 연정미는 말없이 그 장면을 지켜봤다.한 시간쯤 지나서야 하지율과 주용화가 대화를 멈췄다.하지율의 노트에는 희광의 내부 구조도가 거의 완성돼 있었다.손형원은 노트를 슬쩍 훑어보고 순간 미세하게 굳어버렸다.예전에 손형원이 요구한 조건으로 희광을 설계할 때, 전문 디자이너만 7~8명이 붙어서 꼬박 일주일 동안 설계를 진행했다.그런데 하지율과 주용화는 고작 한 시간 만에 내부 구조를 거의 다 그려냈다.하지율이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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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주용화는 아마도 그런 타입일 거다.완벽한 천재라서 마음만 먹고 배우면 뭐든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자기 걸로 만드는 사람.하지율이 본인을 믿고 본인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자 주용화는 기분 좋아 보였다. 그래도 주용화는 기쁜 마음을 감추고 담담히 말했다.“남자들은 원래 차를 좋아하잖아요. 예전에 조금 만져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너무 바빠서 한동안 손을 놨고 지금은 다시 그 기억을 되살리는 것뿐이라 배우는 게 좀 빠른 거예요.”두 사람은 옆에 손형원과 연정미가 있다는 것도 잊은 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일부러 무시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그저 두 사람이 사이가 너무 좋아서 별다른 말 없이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이 같았다.결국 손형원이 두 사람의 대화에 차갑게 끼어들었다.“운 좋게 설계도를 그렸다고 해도, 희광을 완전히 되살리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을 거야.”대화가 끊기자 하지율과 주용화가 동시에 손형원을 바라봤다.두 사람은 똑같은 눈빛으로 손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손형원이 불청객이라도 된다는 듯한 표정에 손형원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손형원은 하지율이 이혼당한 가정주부 주제에 연정미와 대결하는, 헛꿈을 꾸는 멍청이라고 생각하면서 깔봤었다.하지만 하지율은 정말 연씨 가문에 돌아왔고, 실제로 연정미를 압승했다.그래도 손형원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 남자 덕분이라고 여겼다.예전엔 고지후 덕, 이혼 뒤엔 정기석 덕.지금은 주용화 덕.하지만 최근에야 손형원은 깨달았다.자기가 무시하던 하지율이 생각만큼 허수아비는 아니라는 걸.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율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말이다.요리만 하는 게 아니었다.주용화가 가장 약해진 시기에, 하지율은 철통같이 주용화를 지키며 누구에게도 틈을 주지 않았다.게다가 연상진 건까지 터뜨려 연씨 가문이 다른 데 신경 쓸 틈이 없게 만들었다.주용화 쪽으로 화살이 돌아오지 않게 말이다.심지어 주용화가 희광을 부숴버린 일까지 하지율이 책임지겠다고 나섰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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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주용화는 손형원이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손형원의 점심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손형원의 차는 이미 망가진 상태라, 손형원과 연정미는 하지율의 차에 함께 타 식당으로 이동하게 됐다.하지율은 조수석에 앉아 백미러로 뒤쪽을 힐끗 봤다.원수 같은 인간들과 한 차를 타고 밥 먹으러 간다니,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괴함이 몰려왔다.연정미와 손형원은 둘 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동하는 내내 가끔 두어 마디 주고받을 뿐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하지율도 불편해서 입을 열지 않았다.식당은 연정미가 예약한 절벽 레스토랑이었다. 분위기는 조용했고 격조 있었으며, 도시 전체가 한 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손형원, 연정미와 함께 먹는 밥이라니. 맛이나 취향을 따질 때가 아니었기에 하지율과 주용화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절벽 레스토랑으로 향해 갔다.그런데 레스토랑으로 가는 도중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절벽 레스토랑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썩 좋지 않았다. 차가 계속 흔들릴 만큼 울퉁불퉁했다.얼마나 달렸을까.차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더니 그대로 시동이 꺼졌다.하지율이 주용화를 쳐다봤다.“무슨 일이에요?”주용화가 대답했다.“타이어가 뭔가에 찔려 터진 것 같아요.”비는 너무 거셌고 산속이라 공기마저 서늘했기에 찬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주용화는 겉옷을 벗어 하지율의 어깨에 덮어줬다.“지율 씨는 차 안에 있어요. 내가 내려서 볼게요.”하지율이 말했다.“비가 너무 많이 와요. 사람 불러서 오게 하죠.”주용화가 고개를 저었다.“여긴 너무 외지고 비도 세게 오고 있어서 사람이 언제 올지 몰라요. 타이어 가는 건 10분이면 끝나요.”주용화는 하지율의 얇은 옷차림을 한 번 보고 덧붙였다.“차 안에서 기다려요. 감기 걸리면 안 돼요.”네 사람 중 경호원 역할은 주용화뿐이었다. 그러니 이런 궂은일은 결국 주용화 몫이었다.주용화는 수납함에서 접이식 우산을 꺼내 펼치고 그대로 차에서 내렸다.뒷좌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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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곧 하지율과 주용화는 이야기가 끝난 듯, 같이 움직였다.하지율은 우산을 들고 주용화와 함께 트렁크에서 타이어를 꺼내러 갔다.주용화의 동작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었다.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데 5분도 안 돼서 타이어 교체를 끝냈다.하지율이 우산을 들어줬지만 주용화는 결국 온몸이 흠뻑 젖었다.차에 올라탄 뒤, 하지율은 깨끗한 수건 두 장을 찾아 한 장을 주용화에게 건넸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익숙한 듯 물기를 닦아냈다.주용화가 에어컨을 조금 더 세게 틀고 말했다.“일단 식당으로 가요.”네 사람은 아무 대화도 하지 않고 식당에 도착했다.다행히 하지율과 주용화는 여벌 옷이 있어서 각자 뜨거운 물로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두 사람이 씻고 나오는 동안 손형원은 창밖 빗줄기를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연정미는 오늘 손형원이 유난히 말이 없다는 걸 알아챘다.평소에도 말 많은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더 심했다.연정미가 조심스럽게 손형원을 불렀다.“오빠, 오늘 기분 안 좋아요?”손형원이 정신을 차리고 연정미를 봤다.“아니.”손형원은 요즘 너무 이상했다. 연정미는 손형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하지율과 주용화가 돌아오기 전이라 연정미가 낮게 물었다.“그런데 오빠, 왜 갑자기 희광 부품이랑 재료를 전부 하지율한테 준 거예요? 지난번에는 하지율이 쉽게 못 구하게 하겠다고 했잖아요.”손형원이 담담히 말했다.“희광은 너한테 의미가 크잖아. 잠깐 기분 상했다고 희광을 이 세상에서 아예 사라지게 할 필요는 없지. 게다가 다음 달 레이스도 있잖아. 희광으로 출전하고 싶지 않아?”연정미는 손형원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부품도, 재료도, 손형원이 갖고 있었다면, 손형원이 직접 다시 조립해 주면 되는 일이다.그런데 왜 굳이 하지율의 손을 빌린 것일까?설마 희광 조립을 이유로 나중에 트집을 잡으려는 건가?그 생각에 잠겨있는데 손형원이 갑자기 물었다.“정미야, 하지율이 차를 다룰 줄 안다는 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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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생일을 다시 챙길 거면, 선물도 다시 채워야지.”손형원이 연정미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왜? 어려운 부탁이야?”손형원은 올해 스물아홉이다.그렇다면 선물 스물아홉 개를 준비하라는 소리다.물론 연정미도 몇 해 전부터는 손형원의 생일을 같이 챙겼고, 그때마다 선물도 줬다.하지만 중간 몇 해를 빼먹고 선물을 준비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선물 하나 정도는 별것 아니다.그런데 빠진 해까지 전부 채우는 건 얘기가 달랐다.연정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이내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해마다 손형원에게 맞는 선물 고르는 것 자체도 이미 머리가 아픈 일이었다.손형원은 손씨 가문 가주다.그러니 손형원을 위한 선물을 고를 때는 따질 게 많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조심해야 한다.가주 체면에 맞아야 하고, 너무 초라하면 안 되고, 실용성도 있어야 한다.그래서 예전엔 시계, 라이터, 넥타이, 향수, 지갑 같은 걸 골라 줬다.손형원은 받은 선물을 항상 지니고 다녔다.그런데 이제 처음부터 다시 챙기라니.그 생각에 연정미는 선택 장애가 생길 것만 같았다.연정미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오빠, 그럼 더 의미 있는 선물 하나를...”연정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형원의 목소리가 먼저 끼어들었다.“소아린의 행방을 찾았어.”연정미의 목소리가 그대로 멈췄다.연상진은 일단 약혼을 발표해 시간을 벌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다.폭풍이 가라앉으면 결국 소아린을 찾아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었다.어쨌든 먼저 소아린을 찾아야 한다.최대한 아무도 다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소아린이 협조해 외부에 얼굴을 비춰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지다.하지만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결국은 수단을 써야 할 것이다.연씨 가문에서 소아린에게 직접 손대는 건 어렵다.그래서 손형원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 원래부터 악명이 높고 사람을 처리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으니까.연정미는 사실 연상진 일에 더 이상 깊게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연상진은 늘 충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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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메뉴판을 쥔 손형원의 손이 아주 미세하게 멈췄다.손형원은 연정미가 뭘 좋아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다.하지만 연정미도 손형원이 좋아하는 걸 알고 있을까?손형원은 문득 예전 일이 떠올랐다.연정미와 같이 식당에서 주문할 때, 손형원이 갑자기 전화받으러 나가야 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연정미는 늘 손형원이 통화를 끝내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문했다.손형원이 자기 것도 먼저 시켜달라고 말해도 연정미는 오랫동안 손형원을 기다릴 뿐 대신 주문해 주지 않았다.그때 손형원은 연정미가 자기를 존중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그건 존중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손형원 취향을 기억하지 못했던 걸까.손형원이 생각에 잠긴 사이, 하지율은 직원에게 주용화가 못 먹는 것들을 말해뒀다.20분 뒤 음식이 나왔다.주용화가 못 먹는 걸 뺀 메뉴가 주용화 앞에 놓였다.주용화와 하지율은 그걸 티 내지 않고 그저 아무 말도 없이 넘어갔다.마치 평소에도 이렇게 지낸다는 듯이 말이다.주용화가 한 입 먹어보더니 하지율에게 말했다.“맛은 괜찮지만 지율 씨가 해준 게 더 맛있어요.”손형원이 코웃음을 쳤다.“5성급 셰프가 만든 게 가정주부 손맛만도 못해? 주용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실력이 점점 늘었네?”주용화가 어두운 눈빛으로 손형원을 바라봤다.하지율은 최근 들어 손형원이 이상하다고 얘기한 적 있었다. 겉으론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히 뭔가가 이상했다.다만 같이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에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주용화가 낮게 웃었다.“아쉽네요. 손형원 씨, 손씨 가문 가주면서도 직책은 날아갔고, 요즘은 하루가 심심해서 죽겠죠? 손형원 씨가 무시하던 가정주부는 지금 연경 그룹에서 점점 입지를 다지고 있는데, 기분 어때요? 꽤 짜증 나죠?”손형원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차갑게 쏘아붙이려는 순간, 연정미가 타이밍 좋게 끼어들었다.“다들 얼른 식사하세요. 식으면 맛없어요.”연정미는 고개를 들어 웃으며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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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주용화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단진서요?”하지율은 주용화가 단진서를 잊은 줄 알고 덧붙였다.“차연지 씨 전 남자 친구요. 화야 씨도 본 적 있잖아요.”본 적이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그때 주용화는 칼로 단진서의 손을 꿰뚫어버렸었다.주용화도 단진서를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단진서가 아직도 감히 기어 나올 줄은 몰랐다.주용화가 말했다.“가요.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보죠.”하지율과 주용화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 했다.몇 걸음 옮기다 문득 멈춰 선 하지율은 뭔가 떠올린 듯 남은 두 사람을 돌아봤다.“손형원 씨, 연정미 씨. 저희는 급한 일을 처리하러 가야 해서요. 두 분은 따로 돌아가셔야 할 것 같아요.”손형원이랑 연정미 정도면 집에 돌아가는 건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하다.연정미는 끝까지 상냥하고 우아했다.“네. 급한 일이면 먼저 다녀오세요.”손형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율이 인사한 건 어디까지나 예의를 차리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손형원의 대답은 중요하지 않았다.폭우는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또 순식간에 사라진다. 두 사람이 식당을 나섰을 때 빗줄기는 이미 멎었고 하늘도 개어 있었다.하지율은 전화를 걸어 사람을 시켜 단진서의 행방을 캐게 했다. 동시에 구출 계획까지 빠르게 짰다.주용화는 그런 하지율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연지의 위치가 잡혔다.하지율이 말했다.“화야 씨, 가요.”“네.”하지율이 단진서를 찾아낸 그 시각, 단진서는 차연지의 팔을 거칠게 잡아 별장 안으로 끌고 가려 하고 있었다.차연지는 있는 힘껏 버티며 혐오 가득한 표정으로 단진서를 향해 외쳤다.“단진서, 이거 놔!”그런 차연지의 얼굴에 단진서는 짜증이 치밀었다.단진서는 차연지 턱을 거칠게 잡아 올리며 비웃었다.“너도 날 혐오해? 차연지, 예전에 내 옆에 딱 붙어서 떨어지기 싫어하던 것도 잊었어?”차연지가 차갑게 쏘아붙였다.“그때 눈이 멀었던 건 너였지만, 진짜 눈이 멀었던 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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