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341 - Chapter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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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그러자 하지율이 웃으며 말했다.“병원에는 간병인도 있었고 화야 씨의 친구들도 많이 도와줘서 생각보다 안 힘들었어. 오히려 시간이 남더라. 그림도 그릴 정도였으니까.”하지율의 그림은 오늘 심다희 쪽 사람이 막 가져갔다.입원해 있는 동안 하지율은 작품 두 점을 완성했고 그보다 앞서 주용화가 다치기 전에 집에서 틈틈이 그려 둔 한 점까지 더해 총 세 점을 상대에게 건넸다.하지율의 생일날, 유소린과 강병주뿐만 아니라 한동안 얼굴을 못 봤던 정기석도 정시온을 데리고 찾아왔다.정기석의 눈썹 사이에는 먹구름 같은 그늘이 얹혀 있었다. 최근 꽤 골치 아픈 일을 겪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하지율을 보자 정기석은 곧 입꼬리를 올렸다.정기석이 선물을 내밀었다.“지율 씨, 생일 축하해요.”옆에서 정시온도 선물을 건넸다.“이모, 생일 축하해요!”하지율이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고마워요.”정기석의 표정이 어두운 걸 눈치챈 하지율이 조용히 물었다.“기석 씨, 무슨 일 있었어요? 혹시 할머니 상태가 더 안 좋아지신 거예요? 지금 단 선생님께서 M국에 계시긴 한데... 필요하면 한 번 봐달라고 할까요?”하지만 정기석은 고개를 내저었다.“아니에요. 할머니는 아직 안정적이에요.”그럼 정기석의 할머니가 아니라... 만설아 쪽 문제일 가능성이 컸다.하지율은 전에 정기석을 도와 조사를 해주고 있었지만 주용화가 다친 뒤로는 온 신경이 주용화에게 쏠려 그 일을 잠시 미뤄 둔 상태였다.하지율이 말을 더 잇기도 전에 고지후가 고윤택을 데리고 들어왔다.고지후와 고윤택은 각각 선물을 건넸다.“지율아, 생일 축하해.”“엄마, 생일 축하해요.”정시온이 옆에 있는 걸 보자 고윤택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는 않았다.잠시 뒤, 차연지와 심다희도 도착했다.남하연과 문지아는 오늘 공연이 있어서 선물은 심다희가 대신 챙겨 왔다.오늘의 주인공인 하지율은 유소린, 차연지, 심다희에게 둘러싸여 한참 수다를 떨었다.고지후와 정기석은 예전에 약간의 앙금이 있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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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주용화를 떠올리자 정기석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옅어졌다.확실히 함우민보다 주용화 쪽이 더 골치 아픈 존재였다.정기석은 지난번에 자신이 누군가에게 제대로 당했던 일에도, 주용화의 손이 닿아 있었던 게 아닐까 의심할 정도였다.정기석이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머리 위 조명이 스르르 어두워졌다.이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작은 빛들이 하나둘 은은하게 피어올랐다.따뜻한 노란 촛불이 남자의 조각 같은 윤곽을 부드럽게 감싸며 어둠 위로 온기를 얹어 주었다.촛불이 남자의 눈앞에서 흔들릴 때마다 길고 짙은 속눈썹이 잘게 부서진 그림자를 드리웠고, 그런 모습은 마치 깊은 연못에 떨어진 별빛 같았다.남자는 명암이 교차하는 사이에서 하지율을 향해 살짝 웃었다.그런 미소 하나에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진 것만 같았다.“지율 씨, 생일 축하해요.”하지율의 눈동자에 남자의 눈부신 얼굴이 고스란히 비쳤다.하지율은 이유도 모른 채 잠시 멍해졌고, 심장 박동까지 그 순간 엇박자로 흐트러지는 듯했다.그때였다.머리 위 조명이 확 켜졌다.“펑! 펑!”파티 폭죽이 연달아 터지며 오색영롱한 색종이가 우수수 쏟아졌다.어느새 하지율의 곁에 정시온과 고윤택이 서 있었다. 두 아이는 각각 폭죽을 한 개씩 들고 마치 작은 화동처럼 방긋 웃고 있었다.누가 봐도 주용화가 둘에게 맡긴 임무였다.아들이 자기편은커녕, 분위기 만드는 데 앞장서서 엄마의 경쟁자를 돕고 있었다.고지후와 정기석의 심경이 복잡해지는 것도 당연했다.유소린은 그 미묘한 기류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씩씩하게 웃으며 주용화에게 말했다.“화야 씨, 꽤 멋진데요? 지율이한테 서프라이즈도 해 주다니요. 지율이가 평소에 화야 씨한테 잘하는 보람이 있네요.”그러고는 일부러 눈을 흘기며 장난스럽게 덧붙였다.“화야 씨, 저 질투 나는데요? 이러다가 지율이를 빼앗기겠어요.”그러자 하지율이 웃으며 말렸다.“소린아, 그만해. 화야 씨를 놀리지 마.”유소린은 두 사람을 번갈아 가리키며 더 신나게 놀렸다.“아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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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게다가 이번에 주용화는 하지율과 고윤택까지 구해냈다.주용화는 사람들의 선물을 웃으며 받아 들고 하나하나 정중히 인사했다.유소린이 주용화 곁으로 다가가 눈을 찡긋했다. 얼굴에는 비밀스러운 미소가 가득했다.“자, 화야 씨, 어서 지율이가 화야 씨한테 준 선물 보러 가요. 이번에는 진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대요.”그러자 주용화는 하지율을 바라봤다.하지율은 그저 평소처럼 웃고 있었다.고지후와 정기석은 서로 눈빛을 한 번 주고받았다.‘하지율이 도대체 어떤 선물을 준비했다는 거야?’유소린의 발걸음이 한 방 앞에서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주용화를 봤다.“화야 씨, 직접 문 열어봐요.”주용화는 말없이 앞으로 나아가 문을 열었다.방 안에는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은은하게 번지고 있었다. 아늑하고 로맨틱하게 꾸며진 공간이었다.하지만 그보다 더 시선을 잡아끄는 건... 바닥에 가득 놓인 촛불이었다.촛불 옆으로는 선물 상자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었고 그 개수가 무려 스무 개를 훌쩍 넘었다.각 상자 위에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1부터 27까지였다.주용화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서 멈췄다.유소린은 옆에서 설명하듯 말했다.“화야 씨, 지율이가 예전에는 화야 씨의 생일을 제대로 못 챙겼다는 거 알잖아요. 그래서... 화야 씨가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못 받은 생일선물을 전부 다 한꺼번에 채워 준 거예요. 비싼 건 아닐 수도 있는데, 전부 지율이가 직접 만든 거예요.”그 순간, 주용화뿐만 아니라 따라온 사람들까지도 방 안을 가득 메운 선물에 압도됐다.하지율은 정말 주용화에게 진심이었다.고지후와 정기석은 말없이 그 광경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표정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반대로 고윤택과 정시온은 눈을 반짝이며 주용화를 재촉했다. 애들은 선물 뜯는 걸 제일 좋아하는 나이였다.방 안은 불을 켜지 않았다. 환한 조명 대신 바닥의 촛불이 일렁이며 어렴풋한 빛을 흩뿌렸다.주용화는 빛이 닿지 않는 그늘에 서 있었다. 긴 속눈썹이 내려오며 얼굴을 가려서 주용화의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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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손형원은 문득 자신의 생일이 떠올랐다.예년 같았으면 손형원은 늘 연정미, 손형서와 함께 생일을 보냈다. 그런데 올해는 병원에 실려 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던 사이, 생일이 조용히 지나가 버렸다.예전이라면 손형원이 설령 출장이나 일 때문에 생일 당일에 함께하지 못했더라도 연정미나 손형서가 뒤늦게라도 생일 챙겨주겠다고 따로 자리를 마련해 줬었다.연정미는 손형원에게 진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올해는 달랐다.연정미도, 손형서도, 그 누구도 생일을 나중에 함께 보내자는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손형원도 모르는 척할 만큼 눈치가 없는 건 아니었다.연정미와 주용화 때문에, 손형서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손형서는 친여동생이었다. 그동안 손형원은 손형서에게 진 빚이 많았다. 그러니 손형서가 더는 손형원의 생일을 챙겨주지 않겠다고 해도, 그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런데 연정미는 아니었다.손형원은 다시 떠올리고 말았다.손형원이 간신히 숨만 붙인 채 수술실로 실려 들어가던 그때, 연정미는 주용화와 데이트하고 있었다.손형원의 원수와 함께 식탁에 앉아 웃으며 밥을 먹었으니, 그건 사실상 손형원을 버리겠다는 뜻이었다.가치가 없어지면 버리면 됐다.손형원이 더는 쓸모가 없게 되자 연정미는 가차 없이 손형원을 버렸다.손형원은 마음속에 설명하기 힘든 감정으로 북받쳤다. 마치 뜨거운 불덩이가 심장을 지져 대는 느낌이 들었고 숨을 들이쉴수록 마음이 더 쓰라렸다.손형원과 연정미는 같은 종류의 인간이었다.연정미가 손형원을 버릴 거라는 건, 사실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일이기도 했다.아니, 연정미를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아무렇지 않았다. 정말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왜 목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걸까.게다가 고작 생일만 아니었다.원래도 손형원은 그런 유치한 날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 아니었다.‘난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쓸모없는 일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거지?’손형원은 망원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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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주용화는 하지율의 앞으로 걸어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하지율을 와락 힘껏 끌어안았다.하지율은 순간 멈칫했다.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그 짧은 찰나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하지율의 귀 옆으로, 평소보다 훨씬 낮고 매력적인 주용화의 목소리가 스며들었다.“지율 씨.... 고마워요.”주용화의 팔은 제어가 풀린 듯 더 조여 왔다. 마치 하지율을 자기 몸 안에라도 밀어 넣을 기세로 아주 아주 꽉 조였다.주용화의 어지럽게 흐트러진 심장 박동, 가쁜 숨결,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몸...하지율은 느낄 수 있었다.사람들은 주용화의 표정을 보지 못했지만 감동과 충격이 얼마나 큰지 모를 수가 없었다.주용화의 행동은 분명 선을 살짝 넘은 느낌이 있었다.그런데도 이상하게 이 순간만큼은 누구도 그걸 썸이나 애정 행세로 보지 않았다.누구라도 이런 선물을 받으면 그렇게 될 터였다.아니, 주용화보다 더 심하게 무너질 수도 있었다.오늘은 분명 하지율의 생일인데 정작 가장 눈에 띄는 건 주용화였다.하지율은 자기 생일을 핑계로 주용화의 생일을 대신 챙겨 준 거나 다름없었다.그런 정성은 정말 질투가 날 만큼 대단했다.고지후와 정기석은 말없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그리고 멀리서 망원경으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손형원 역시 이유 모르게 거슬렸다.손형원은 무의식적으로 망원경을 꽉 쥐었다.“끼익... 끼익.”손아귀에서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가 났고 렌즈 어딘가가 금이 갈 것 같았다.손형원은 연정미에게도 주용화만큼 아니, 그보다 못하지 않게 마음을 쏟아부었다.‘그런데 왜... 주용화가 갖는걸, 나는 갖지 못하는 걸까.’그런 생각이 불쑥 치밀어 오른 순간, 손형원은 연정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정미야, 나... 생일 다시 쇠고 싶어.”...생일 파티가 끝나자 사람들은 각자 집으로 흩어졌다.하지율과 주용화는 함께 저택으로 돌아갔고 강병주는 유소린을 데려다주기로 했다.깜깜한 밤길.도로 양옆 풍경이 빠르게 뒤로 흐르고,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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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강병주가 유소린을 힐끗 보며 말했다.“아니면 뭔데? 돈이 부족한 사람도 아닌데 굳이 지율이 곁에 남아 있는 이유가 있잖아. 이번에는 윤택이랑 지율이를 구하려다 노엘 손에 죽을 뻔했고, 예전에는 지율이 대신 복수해 준다고 손형원한테 계속 시비 걸었지. 손형원의 손이 잘린 것도... 주용화가 한 거고.”강병주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이 정도면 그냥 직장 상하관계나 친한 친구라고 보기 힘들지 않아?”유소린이 작게 중얼거렸다.“화야 씨가 지율이를 위해 많이 한 건 맞지만... 지율이도 만만치 않아요. 지율이가 누구를 그렇게까지 챙기는 거 봤어요? 생일 선물도 태어난 날부터 전부 다 채워 주고, 그것도 다 손수 만든 거였잖아요. 고지후 씨도 그런 대접은 못 받았을걸요? 지율이가 워낙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으니까... 화야 씨가 지율이를 좋아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겠죠.”그러다 유소린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유소린 자신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얼굴이었다.‘화야 씨가 지율이를 좋아하는 건 이해가 돼. 그런데... 지율이가 화야 씨를 대하는 태도도 너무 유난스러웠잖아? 예전에 지율이가 함우민을 돌봐줄 때도 오히려 나까지 붙잡아 두고 함께 있게 했어. 혼자 함우민이랑 둘이 있는 게 어색하다고 했어. 그런데 이번에 화야 씨가 납치당했을 땐... 나에게 아예 말도 하지 않았어. 차이가 너무 크잖아!’유소린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설마... 지율이도?”강병주가 고개를 저었다.“연씨 가문의 일이 정리되기 전까진 지율이가 감정에 다시 뛰어들진 않을 거야. 게다가 한 번 크게 다쳤잖아. 쉽게 마음 줄 사람 아니지.”하지만 차창에 비친 강병주의 얼굴에는 옅은 걱정이 스쳤다.감정이란 건 마음먹는다고 딱 잘라 멈춰지는 게 아니었다.특히 더디게 마음을 여는 사람일수록 한 번 흔들리면 더 깊게 빠져들기도 했다.하지율은 연애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사랑’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 본인도 모르는 채로 시작해 버릴지도 몰랐다....연씨 가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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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하지율은 문득 표정이 굳었다.“화야 씨, 이 옥패는... 설마 화야 씨네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옥패 같은 거 아니에요?”그러자 주용화가 담담하게 말했다.“아니에요. 대대로 내려오는 옥패는 따로 있어요. 아직도 제 손에 있어요.”그렇다고 해도 이토록 고풍스럽고 정교한 옥패가 값싼 물건일 리 없었다.하지율은 문득 주용화가 자신을 위해 10조를 움직였던 일을 떠올렸다. 예전에 돈으로 주용화를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지금 와서는 우스울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그에게는 모욕이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하지율은 잠깐 고민했지만 끝내 거절하지 않았다.“화야 씨, 고마워요.”그 말에 주용화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율이 선물을 밀어내지 않자, 그제야 안도한 듯한 웃음이었다.주용화가 낮게 덧붙였다.“요즘은 옥패를 허리에 달고 다니면 애매하잖아요. 그래서... 목걸이처럼 바로 걸 수 있게 조금 손봤어요.”주용화가 한 걸음 다가오면서 말했다.“제가 걸어 줄까요?”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응.”주용화는 옥패를 조심스럽게 꺼내 하지율의 목에 걸어 줬다.잠시 주용화의 손끝이 멈췄다. 무슨 말을 하려다가 삼킨 듯, 주용화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가 다시 가라앉았다.하지율은 주용화가 미처 말하지 못 한 마디를 알아챘다. 그래서 먼저 말했다.“저 이 옥패 진짜 마음에 들어요. 앞으로도 매일 하고 다닐게요.”그러자 주용화의 눈빛이 깊은 물결처럼 부드럽게 일렁였다. 맑고 아득한 연못 같은 눈빛이었다.주용화가 조용히 말했다.“지율 씨가 준 선물도... 저는 다 좋아요.”그리고 조금 더 낮게 진심을 꾹 눌러 담아 고백했다.“오늘이 제가 살면서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 누구도 저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 준 적 없어요.”하지율이 미소를 지었다.“앞으로 매일이 오늘처럼 행복할 거예요.”주용화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수많은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가 결국 한 문장으로만 흘러나왔다.“지율씨... 제가 한 번만 더 안아봐도 돼요?”하지율은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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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주용화가 떠난 뒤, 하지율은 방에서 차근차근 선물을 뜯기 시작했다.고윤택, 정시온, 그리고 유소린이 준비한 건 전부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이었다.서이청과 초한이 고른 건 장신구였는데, 흔한 기성품과는 결이 달랐다. 눈에 띄게 취향을 담아 고른 물건들이었다.나머지 세 남자가 준 선물은 비교적 실용적이었다.강병주와 정기석은 하지율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선물했다.고지후의 선물을 열어 본 하지율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2,000억짜리 수표였다.그 사람, 아직도 그때 그 2,000억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하지율은 잠깐 생각하다가 결국 그 수표를 조심히 다시 넣어 두었다.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었다.가능하다면 고지후와도 더는 날을 세우지 않고, 평온하게 지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하지율은 모든 선물을 다 정리했다.그때 봉투 맨 아래쪽에서 하지율은 낯선 선물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그 순간, 하지율의 손이 잠깐 멈췄다.생일 파티에서 저런 상자를 본 기억이 없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하지율은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웠다.하지율은 결국 그 선물까지 뜯었다.뚜껑이 열리자 안에는 반짝이는 크리스털 오르골이 들어 있었다.오르골 위에는 누가 봐도 하지율인 얼굴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너무도 생생해서 한순간 시선이 붙들렸다.복잡한 감정이 가슴 어딘가에 뭉근히 차올랐다.선물 포장은 유소린이 한꺼번에 해 줬다.‘그렇다면 이 오르골도 유소린이 넣어 둔 걸까.’그때 마치 답을 맞춘 듯 유소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지율아, 선물 다 뜯었어? 함우민의 선물은... 내가 넣어 둔 거야. 미안해. 생일 전에 함우민이 나한테 연락했거든. 오늘은 참석 못 할 것 같으니 대신 선물을 좀 전해 달라고 부탁했어. 그때는... 그 사람이 화야 씨를 그렇게 만들 줄 몰랐잖아. 내가 멋대로 판단했어. 미안해.”유소린은 얼마 전 강병주가 데려다주는 길에야 함우민이 저지른 일들을 제대로 들었다.하지만 이미 선물은 전달된 뒤였으니, 하지율이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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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연태훈은 선물 봉투 몇 개를 든 채 문 앞에 서 있었다.하지율이 문을 열자, 그는 온화하게 웃으며 물었다.“지율아, 친구들이랑 생일 보내고 이제 온 거야?”하지율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연태훈을 안으로 들였다.“네. 아버지, 들어오세요.”방 안으로 들어선 연태훈은 책상 위에 놓인 선물 봉투들을 힐끗 보더니 웃었다.“오늘 네 생일이잖니. 아빠가 생일 파티라도 열어 주려고 했는데, 윤택이가 말하기를 넌 친구들이랑 보내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괜히 번잡하게 굴지 않았어.”연태훈은 들고 온 봉투들을 하지율에게 건넸다.“이건 아빠랑 네 오빠들, 그리고 연정미가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하지율은 봉투를 받아 들고 예의 있게 말했다.“감사해요.”연태훈은 뭔가 더 말하려다가 시선이 책상 한쪽에 놓인 주용화가 건넨 나무 상자에 멈췄다.그러자 연태훈의 눈빛이 잠시 멎었다.“지율아, 이 상자는... 네 친구가 준 선물이야?”“네.”“아빠가 잠깐 봐도 될까?”하지율이 상자를 건네자 연태훈은 조심스럽게 상자의 결을 따라 손끝으로 만져 보며 한참 들여다봤다. 그러다 감탄 섞인 미소를 지었다.“몇 년 전에 경매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마지막에 나온 물건이 천 년 넘은 금사남목이었어. 경매 시작 가격이 200억이었지.”연태훈은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나도 관심이 있어서 붙어 보려고 했는데... 내가 가격을 부르기도 전에 누가 최고가격을 올려 버리더라. 그래서 나는 결국 손을 뗄 수밖에 없었지.”연태훈은 다시 상자를 바라봤다.“이렇게 귀한 금사남목을 물건 담는 상자로 만들어 보낼 줄이야. 네게 이런 걸 선물한 사람도 참... 마음을 썼구나.”연태훈은 이 상자 자체가 하지율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하지만 실상은 선물을 담아 둔 상자일 뿐이었다.하지율은 문득 옷깃 아래에 가려진 목걸이의 옥패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해, 괜히 목덜미가 간질거렸다.연태훈은 하지율과 몇 마디 더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뒤 방을 나갔다....다음 날.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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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그럼에도 손형원은 끝내 자신이 대체 어디에서 저런 풍경을 본 적이 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손형원은 그림을 조심스럽게 정리해 넣은 뒤,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summer의 행방은 찾았어?”비서는 조심스럽게 답했다.“아직입니다. 심다희 씨가 그림을 받아 갈 때도 워낙 조심스러웠고, 일부러 동선을 숨기는 느낌이었습니다.”잠시 망설이던 비서가 덧붙였다.“그럼... 심다희 씨가 최근에 누구를 만났는지 쪽으로 조사해 볼까요?”손형원은 단호하게 잘랐다.“그럴 필요 없어. 심다희는 심씨 가문의 아가씨야. 건드리면 바로 눈치챌 거고, 무엇보다 summer가 그림을 보내 준 것도 심다희의 체면을 봐서일 가능성이 커. 괜히 summer가 꺼릴 짓은 하지 마.”“네.”비서가 대답하며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손형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심다희 쪽에 연락해. 혹시 summer의 연락처를 줄 수 있는지 물어봐. summer가 새 작품을 내면 중간 과정 없이 나한테 바로 팔아도 된다고 전해줘. 가격은 그쪽이 원하는 대로 맞춰 주겠다고 해.”비서는 곧바로 알겠다고 대답했다....다음 날, 하지율은 심다희한테서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지율아, 그림은 잘 받았어. 그런데... 상대가 네 연락처를 원하더라.”하지율은 차분히 되물었다.“그거 말고 다른 요구는 없었어?”“일단은 없어.”하지율은 잠깐 생각하더니 자신의 개인 메일 주소를 심다희에게 알려 줬다.그러자 심다희는 살짝 망설였다.“상대가 또 다른 걸 요구하면 어떡해?”하지율은 담담히 말했다.“내가 메일을 준 걸 보면 그쪽도 알아들을 거야.”연락 수단에는 단계가 있다.가장 가까운 건 전화번호, 그다음이 카카오톡, 그리고 가장 멀고 안전한 게 메일이었다.하지율이 메일을 준 건, 선을 넘지 않고 담담하게 거리를 지키겠다는 뜻이었다.“알겠어.”심다희가 전화를 끊었다....하지율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주용화와 함께 회사로 향했다.차 안에서 주용화는 희광 조립에 대한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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