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361 - Chapter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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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단보현은 단진서에게 지난번 라이브로 망신당한 일이 전부 하지율이 한 짓이라고 얘기했다.그 일 이후 단진서는 모두의 웃음거리가 됐고, 결국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잠깐 숨어 지내는 동안에도 단진서의 라이벌이 매일같이 단진서의 민망한 사진과 영상을 퍼뜨렸다.그래서 단진서는 하지율을 뼛속까지 증오하게 됐다.단진서가 하지율을 살기 가득한 눈으로 빤히 노려보니 하지율도 어이가 없었다.하지율은 단진서한테 아무 짓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단진서는 마치 원수라도 만난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설마 내가 단종건 어르신이랑 가까워져서 단진서가 손해를 본 게 있나? 그래서 그 핑계로 나를 죽이고 싶은 건가?’그때 주용화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단진서의 시선을 가로막았다.“단진서 씨, 정말 머리가 나쁘네요. 언제야 정신 차릴 건가요?”단진서는 주용화의 정체를 몰랐다. 그저 실력 좋은 경호원쯤으로만 알고 있었다.주용화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단진서는 주용화를 그저 힐끗 보고는 다시 하지율을 바라봤다.단진서가 무표정하게 말했다.“하지율, 이제 선택해. 네 손을 망가뜨려서 차연지를 살리든가, 아니면 차연지를 나한테 넘기든가.”하지율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이미 자리 잡은 저격수들을 한 번 훑어보고 오히려 웃었다.“단진서 씨, 당신은 나랑 조건 타협을 할 자격이 없어요.”단진서가 뭐라 하려는 순간 차연지가 갑자기 단진서를 있는 힘껏 깨물었다.단진서는 반사적으로 차연지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쳤다.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다시 차연지를 잡으려 했다.차연지의 눈에 날 선 빛이 스쳤다. 차연지는 몸을 틀어 단진서의 손을 피하며 차갑게 말했다.“할 수 있으면 쏴 봐. 어디 한 번 나 죽여 보라고.”단진서가 잠깐 멍해진 그 순간.탕!총성이 터졌다. 권총을 쥔 단진서의 팔이 덜덜 떨리더니 이내 손에서 권총이 떨어졌다.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주용화의 총구 끝에서는 하얀 연기가 가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차연지는 이미 단진서 손아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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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단진서는 오만하고 막 나가긴 하지만 진짜 멍청한 건 아니었다.주용화의 말 속에 숨은 뜻을 알아듣자마자, 단진서는 주용화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지난번 그 일... 네가 시킨 거였어?”주용화가 단진서를 힐끗 쳐다봤다.“말했잖아요. 복수할 거면 나한테 하라고요. 정작 자기를 건드린 사람한테는 안 덤비고, 왜 자꾸 지율 씨한테 손대요? 여자를 괴롭히고 나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주용화가 담담하게 인정하자 단진서는 순간 멍해졌다.하지만 곧 냉소가 터져 나왔다.“너한테 복수하는 거랑 하지율한테 복수하는 게 뭐가 달라? 하지율이 직접 손을 더럽히지 않았을 뿐이지. 어차피 전부 하지율 때문에 시작된 일이야.”단진서는 괴팍하게 웃었다.“그리고 너도 결국 하지율 때문에 나를 건드린 거잖아. 그러니까 내가 틀리게 짚은 것도 아니지. 그리고...”단진서는 주용화의 눈을 똑바로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너는 하지율이 다칠까 봐 하지율의 모든 원한을 자기한테 향하게 하더라? 그러니까 하지율에게 복수하는 것이 너한테 복수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지.”주용화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자 단진서의 입꼬리가 비틀렸다.“하지율한테 복수하지 말라며? 네가 하지 말라는 건 꼭 해야겠어. 내가 살아있는 한, 난 평생 하지율을 못 살게 굴 거고, 너희는 평생 공포 속에 살게 될 거야.”주용화는 오히려 가볍게 웃었다.“단진서, 본인을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에요? 누가 공포 속에서 살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나를 협박하기 전에, 그럴 기회가 남아 있는지부터 봐야죠.”그제야 단진서는 주용화의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닫고 주변을 둘러봤다.여긴 진료실처럼 꾸며진 방이었다. 방안에는 각종 의료 장비가 놓여 있어, 겉보기엔 평범한 진료실과 다를 게 없었다.바로 그때였다.밖에서 기괴한 비명이 터졌다.“아아악!”곧이어 다급한 발소리가 복도를 휩쓸었다.“환자가 저쪽으로 뛰었어! 빨리 잡아!”“끈 가져와서 묶어!”“저항이 너무 심해서 제압이 안 돼! 바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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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주용화가 의사들을 바라봤다.“단진서 씨는 정신착란으로 헛소리를 하고 있어요. 우선 간단한 치료부터 하죠.”의사들이 극도로 공손하게 답했다.“네, 주 대표님.”그중 두 명이 침대 곁으로 다가가, 결박 벨트로 단진서를 묶기 시작했다.단진서의 표정이 그제야 확 바뀌었다.“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의사가 부드럽게 말했다.“단진서 씨를 위한 치료를 진행하는 겁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생명에는 지장 없도록 하겠습니다.”단진서가 뭐라고 더 말하려는 순간 전류가 머리에서 시작해 온몸으로 퍼졌다.단진서의 몸은 제멋대로 경련을 일으켰고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다른 두 의사가 전기치료 기구를 들고 단진서 머리 쪽에 대기 시작했다.단진서는 그대로 기절할 뻔했다.하지만 의사들은 놀라울 만큼 정교하게 시간을 조절했다.단진서가 기절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즉시 멈췄다.30분이 지나자, 단진서는 눈이 뒤집은 채 거품을 물었다. 바지에는 소변과 대변까지 흘렸다.단진서는 예전에 전 세계에 생중계로 망신을 당해 큰 사건이 터진 적이 있다.하지만 지금이 더욱 수치스러웠다. 게다가 육체적인 고통까지 버텨야 했으니...땀이 단진서의 온몸을 흠뻑 적셨다. 흐릿해진 시야 너머로 단진서는 의미심장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주용화를 봤다.주용화가 느릿하게 말했다.“단진서 씨, 하지율 씨는 단진서 씨를 해친 적이 없는데도 단진서 씨는 계속 하지율 씨가 자기를 해치려 한다고 믿었죠. 피해망상이 너무 심해요. 앞으로는 안심하고 치료받아요. 여기를 단진서 씨의 집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의사들이 가족처럼 대해줄 겁니다.”주용화는 단진서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몇 초 뒤, 다시 치지직거리는 전류 소리가 들렸다.방 안에서 단진서의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김경환은 방 밖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다가 주용화가 나오자 즉시 다가갔다.“주 대표님, 추가로 지시하실 게 있으십니까?”주용화는 무표정했다.“사람 풀어서 여기 잘 지켜. 단진서가 절대 못 도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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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게다가 그 환자는 소리를 지르며 그들이 세운 탈출 계획을 모조리 큰소리로 떠벌렸다.결국 단진서는 모든 것을 들키고 말았다.의사들은 단진서의 피해망상이 더 심해졌다고 판단했을 뿐 아니라 인격 분열까지 있다고 진단해 버렸다.전에는 전기치료만 받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치료가 더 늘어났다.의사들은 단진서를 특수 의자에 묶어 단진서가 토하고 기절할 때까지 고속으로 회전시켰다.의사들은 단진서 뇌에 원인 불명의 액체가 있다고 믿었고 회전을 통해 그 액체를 밖으로 빼낼 수 있다고 말했다.단진서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지옥이었다.그래서 다른 환자들과 손잡고 병원의 실체를 까발리고 싶었다.단진서는 이 병원에 갇힌 사람들이 전부 자기처럼 억울한 정상인일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단진서가 미처 몰랐던 게 있었다.이 병원에서 단진서만 빼고, 다들 정상인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단진서의 계획은 또다시 들켰고 이번엔 수치료까지 당했다.정신병원의 수치료는 미용실 스파 같은 게 아니다.의사들은 단진서를 진정시키고 싶을 때 얼음이 둥둥 뜬 찬물 속에 단진서를 오랫동안 담가두었다.젖은 차가운 천으로 단진서의 몸을 꽁꽁 감아 머리만 밖으로 내놓고 긴 시간 냉수에 담가두는 식이었다.그들은 계속해서 단진서가 상상도 못 할 방법으로 치료를 이어갔다.이런 고문 같은 치료 속에서, 단진서의 의지는 조금씩 무너져 갔다.절망과 붕괴에 빠져 익숙해진 어느 순간, 의사들이 단씨 가문의 숨겨진 비밀을 단진서에게 알려줬다.알고 보니 단씨 가문에 사생아가 없었던 게 아니었다.단진서에겐 한때 한 삼촌이 있었는데, 그 삼촌은 계약 결혼을 피해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돌아갔고 여태껏 단씨 가문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그 사실이 단진서 정신을 더 흔들었다.그런데 의사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마치 세뇌하듯 하루 종일 단진서 귀에 그 이야기를 되풀이했다.단씨 가문 사람들이 단진서를 찾아낸 건, 몇 년이 지난 뒤였다.그때의 단진서는 이미 진짜 정신병자가 되어 있었다.단씨 가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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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연상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너랑 손형원이 몇 년을 알았는데. 주용화가 나타난 지가 얼마나 됐다고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해? 게다가 주용화는 손형원의 원수잖아. 손형원이 그런 수상한 인간 때문에 너랑 사이가 벌어진다고?”연정미가 말했다.“그래도 주용화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어.”연정미는 평소 감정을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하지만 지금은 정말 지쳐 있었다.연정미가 낮게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주용화랑 가까워지지 말 걸 그랬어.”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주용화라는 사람은 지금의 연정미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연상진이 물었다.“손형원이 또 이상한 요구라도 했어?”연정미가 피곤한 듯 미간을 꾹 눌렀다.“생일을 다시 챙기자는 건 괜찮은데, 오빠가 나한테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생일 선물을 전부 채워 달라더라고 했어. 모두 스물아홉 개야. 선물만 고르다가 시간 다 지날 것 같아...”연상진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팔 하나 잃더니 정신도 같이 잃어버린 거야? 무슨 그런 황당한 요구를 해?”손형원이 연정미를 난감하게 만들었다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그 정도로 심각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게 연정미의 일을 나서서 처리해 주지 않았다. 요즘 손형원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굳이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면 또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요구들을 얘기한다.연상진도 대체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소아린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마음이 급해서 그쪽에 신경 쓸 수가 없었다.“정미야, 그저 선물이잖아. 내가 같이 생각해 줄게. 어차피 나 요즘 한가하니까 내가 맡아서 준비할게.”연정미는 손형원과 더 멀어지고 싶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상진 오빠, 형원 오빠는 summer 그림을 좋아하니까 사람 시켜서 알아봐 줘. 시중에 summer 그림 더 있나 말이야.”연상진이 툭 던졌다.“summer 그림이 아무리 좋아도, 네 그림만큼 의미 있겠어? 정미야, 며칠만 시간 좀 내서 손형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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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리자, 바로 뒤에 손형원이 서 있었다.연정미가 웃으며 말했다.“형서랑 저는... 오빠의 그림이... 좀 낯익더라고요.”손형원이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너희도 낯익어?”연정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오빠도 그렇게 느꼈어요? 그럼... 우리 셋이 예전에 같이 어딘가 갔다가, 이런 풍경을 본 적이 있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summer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뜻일 수도 있잖아요.”그때 손형서가 문득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맞아. 그 summer라는 사람이... 예전에 정미 언니 뒷모습을 그린 적 있지 않았어?”손형서의 말에 연정미와 손형원의 시선이 동시에 흔들렸다.손형원은 한때 그 뒷모습을 그린 그림을 연정미에게 선물로 준 적이 있었다.손형원이 연정미를 바라봤다.“설마... 너랑 아는 사이인가?”연정미는 고개를 저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연정미는 인맥도 넓고 아는 사람도 많았다. 누가 summer인지 추리하기가 쉽지 않았다.손형서가 로맨스 소설을 떠올리듯 덧붙였다.“summer가 남자일 확률이 높지 않아? 정미 언니 뒷모습을 그릴 정도면... 몰래 좋아했을 수도 있잖아. 근데 언니 같은 사람은 신분이 너무 높으니까,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숨긴 채 멀리서 보기만 했다든가...”손형서 특유의 사랑 판타지가 또 시작되었다.연정미는 가볍게 웃었지만 딱히 부정하진 않았다. 어릴 때부터 연정미를 좋아한 사람은 셀 수 없이 많았고, 그중엔 말 못 하고 마음만 품는 사람도 많았다.사실 손형원이 summer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면 연정미는 summer라는 사람 자체를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연정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오빠가 summer를 찾고 싶다면, 제가 사람을 써서 한번 알아볼까요?”그러자 손형원이 담담하게 말을 잘랐다.“그럴 필요 없어. 이미 summer 연락처는 확보했어.”연정미는 그 말에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럽게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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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선물 상자들은 보기 좋게 피라미드 모양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맨 꼭대기 상자부터 하나씩, 천천히 내려오며 뜯을 수 있게끔 준비했다.다만 연정미가 준비한 방식은, 하지율이 ‘1’부터 시작해 숫자를 매겨 채워 준 선물과는 완전히 달랐다.이쪽은 어떤 상자에도 번호가 적혀 있지 않았다. 마치 정말 그냥 그동안 못 챙긴 선물을 한꺼번에 보충해 준 것 같았다.손형원이 선물 산 앞에 서서도 별다른 기색이 없자, 연정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오빠, 선물... 열어 보지 않을래요?”손형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첫 번째 상자를 뜯었다.첫 번째 선물은 고급 만년필이었다. 보기만 해도 값이 꽤 나가는 물건이었다.손형원은 그것을 옆에 내려두고 두 번째 상자를 열었다.두 번째는 벨트, 세 번째는 넥타이핀, 네 번째는 머플러였다.그 뒤로도 상자들이 하나씩 열렸고, 값비싼 술 한 병까지 나왔다.손형원이 선물을 하나하나 뜯는 동안, 연정미가 고른 물건들은 대부분 실용적이었다. 겉만 번지르르한 게 아니라 나름 신경 쓴 티가 났다.그런데도 손형원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오히려 옆에서 지켜보던 손형서는 묘하게 랜덤 박스를 뜯는 느낌이 들어 신기해졌다.스물아홉 개나 되는 선물을 전부 고르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마지막 상자는 두루마리였다.두루마리를 펼치자, 남자의 초상화 한 장이 눈앞에 나타났다.손형원이 잠깐 멈칫했다.연정미가 손형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빠, 이건 제가 직접 그린 거예요. 어때요?”손형원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리더니 그제야 얼굴이 조금 누그러졌다.“정성 들였네.”스물아홉 개 선물 중, 연정미가 직접 손수 만든 건 이 초상화가 유일했다.지금의 손형원은 돈이 모자란 사람이 아니었다. 아무리 비싼 선물을 받아도 마음이 크게 움직일 리 없었다.연정미는 그제야 옅게 웃었다.“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에요.”손형서는 연정미를 의외라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언니가 왜 갑자기 이렇게까지 하지?’연정미는 손형원을 위해 함께 못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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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손형서가 고개를 들고 손형원을 바라봤다.“그 꽃들은... 연씨 가문 뒷정원에 있는 꽃 같아. 품종이 엄청 희귀해서, 아무 데서나 보기 힘든 종류거든.”그러다 뭔가 떠오른 듯 손형서가 휴대폰을 꺼냈다.“나 예전에 연씨 가문 뒷정원 자주 돌아다녔잖아. 꽃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많이 찍어 놨어.”손형서는 예전에 찍어 둔 사진들을 찾아 손형원에게 내밀었다.“오빠, 이것 좀 봐. 그 그림 풍경이랑... 되게 비슷하지 않아?”꽃이야 비슷할 수도 있고 우연이라고 둘러댈 여지도 있었다.하지만 주변 풍경까지 거의 같다면 그건 우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손형원은 손형서 휴대폰의 사진을 보았다.정말 손형서 말대로였다. 꽃의 형태도, 배치도, 뒤로 이어지는 풍경도 그림과 놀라울 만큼 닮았었다. 단지 각도만 조금 달랐다.그러자 손형원의 어두운 시선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그가 받은 그 꽃 그림의 배경은 분명 연씨 가문의 뒤 정원이었다.손형서가 물었다.“오빠, 그럼 summer가 연씨 가문 사람들이랑 아는 사이일까? 아니면... 혹시 연씨 가문 사람일 수도 있겠지?”이상하게도 손형원의 머릿속에는 창가에서 그림을 그리던 하지율의 옆모습이 스쳤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그 생각을 잘라 냈다.하지율이 그림을 그릴 줄 안다 해도, summer 같은 수준은 불가능했다. 연정미조차 닿지 못하는 경지인데, 손형원이 마음속으로 늘 깔보던 하지율 같은 사람의 실력이 어떻게 거기까지 갈 수 있겠는가.손형원은 차갑게 말했다.“연씨 가문 사람의 친구겠지.”손형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오빠가 summer를 찾고 싶으면, 연씨 가문 쪽부터 파 보면 되겠어.”손형원이 낮게 답했다.“응, 알아. 근데 그 사람은... 누가 자신을 건드리는 걸 싫어하는 것 같아. 당분간은 직접 찾진 않을 거야.”손형서는 그저 참고로 한 마디 던졌을 뿐이었다. 그 정도로 대화를 마무리한 뒤 곧 자리를 떠났다....그 뒤로 하지율은 주용화를 데리고 단종건에게 몇 차례 더 검진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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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먼 곳의 구름과 안개 톤을 지금보다 색을 조금만 더 짙게, 그리고 더 부드럽게 눌러 주면 전체가 훨씬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거예요.]손형원은 순간 멈칫했다.이 그림은 손형원이 가주가 되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그날 손형원은 산 위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앉아 있었고, 결국 붓을 내려놓고 가주 자리를 두고 싸우기로 결심했다. 좋아하던 삶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그림을 그린 거였다.그런데 완성하고 나서도 어딘가 덜 완벽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손형원은 예전에 연정미와 이 그림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고, 연정미는 마음가짐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했다. 손형원도 끝내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정말 자신의 심경이 변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 왔다.며칠 전, 손형원은 연정미가 준 선물을 창고에 옮기다가 우연히 이 그림을 다시 발견했다. 그 순간 손형원의 머릿속에 summer가 떠올랐다. summer라면 이 그림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지금, summer는 손형원에게 정확히 그 지점을 짚어 줬다.손형원은 손이 불편해 직접 다시 칠하긴 어려웠지만, 요즘은 기술이 좋아 원화를 여러 장으로 떠내고 보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손형원은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 사람을 붙여 작업을 진행했다.두 시간 뒤, 새로 톤을 잡아 다시 칠해진 그림을 받아 든 손형원은 한참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summer는... 역시 summer네. 확실히 보통 화가랑은 달라.”손형원은 수정된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summer에게 보냈다.[조언 감사합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하지율은 그 사진을 확인하자, 저도 모르게 옅게 웃었다. 확실히 처음보다 훨씬 조화로웠다. 하지율은 답장을 보냈다.[별말씀을요. 도움이 됐다니 저도 기뻐요.]컴퓨터 앞에서 답장을 받은 손형원은 이상하게 멍해졌다.‘내게 도움이 됐다고, summer가 기뻐한다고?’손형원은 계산과 거래, 차가운 이해관계 속에서 너무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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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하지율은 남자 파트너로 데려갈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정기석도 가능했고, 강병주도 가능했다.그런데 하지율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주용화에게로 내려앉았다.주용화는 어차피 하지율의 수행 보디가드라 함께 갈 수밖에 없었다.예전에 하지율이 정기석과 연회에 참석했을 때도 주용화는 혼자 구석에 서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하지율은 어차피 누구를 파트너로 데려가든 주용화가 동행한다면, 차라리 주용화를 파트너로 세우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이미 곁에 있는 사람을 두고 굳이 정기석에게 부탁해 시간을 빼앗을 이유도 없었다.무엇보다 주용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하지율과 함께했고, 외모나 분위기만 봐도 재벌 가문의 자제들 사이에 세워 놔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 눈에 띄었다.그 생각이 정리되자, 하지율이 먼저 물었다.“화야 씨, 앞으로는... 화야 씨가 제 파트너 해 주면 안 돼요?”그러자 주용화의 눈에 빛이 스쳤다.“지율 씨, 앞으로... 매번 저를 지율 씨의 파트너로 데려가겠다는 거예요?”“네. 연회 갈 때마다 그때그때 파트너를 찾는 것도 번거롭고요. 어차피 화야 씨는 늘 저랑 같이 가잖아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화야 씨가 제 파트너 해 주면 좋겠어요. 괜찮겠어요?”그러자 주용화가 입꼬리를 올렸다.“당연하죠.”약속이 정해지자 주용화는 눈에 띄게 기분이 좋아진 얼굴로 사무실을 나갔다....심씨 가문은 연씨 가문과 중요한 협력 관계이자 혼담까지 오간 상대였다.심씨 가문 회장님의 생신 잔치에는 연씨 가문 모두가 참석해야 했다.하지율은 연태훈에게서 이번 생신 잔치에서 연재영과 심다희의 약혼 날짜가 공식 발표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그리고 금세 심 회장님의 생신 잔치 당일이 되었다.몇몇 대가문 가운데 원로로 남은 인물은 이제 단종건과 심 회장님 정도뿐이었다.심 회장님은 명망이 높았고 그 명성만큼이나 최상류층 인사들이 죄다 이 자리에 모였다.그날 밤, 하지율은 연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연회장에 도착했다.홀 안은 사람들로 빼곡했고 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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