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의 구름과 안개 톤을 지금보다 색을 조금만 더 짙게, 그리고 더 부드럽게 눌러 주면 전체가 훨씬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거예요.]손형원은 순간 멈칫했다.이 그림은 손형원이 가주가 되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그날 손형원은 산 위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앉아 있었고, 결국 붓을 내려놓고 가주 자리를 두고 싸우기로 결심했다. 좋아하던 삶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그림을 그린 거였다.그런데 완성하고 나서도 어딘가 덜 완벽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손형원은 예전에 연정미와 이 그림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고, 연정미는 마음가짐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했다. 손형원도 끝내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정말 자신의 심경이 변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 왔다.며칠 전, 손형원은 연정미가 준 선물을 창고에 옮기다가 우연히 이 그림을 다시 발견했다. 그 순간 손형원의 머릿속에 summer가 떠올랐다. summer라면 이 그림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지금, summer는 손형원에게 정확히 그 지점을 짚어 줬다.손형원은 손이 불편해 직접 다시 칠하긴 어려웠지만, 요즘은 기술이 좋아 원화를 여러 장으로 떠내고 보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손형원은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 사람을 붙여 작업을 진행했다.두 시간 뒤, 새로 톤을 잡아 다시 칠해진 그림을 받아 든 손형원은 한참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summer는... 역시 summer네. 확실히 보통 화가랑은 달라.”손형원은 수정된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summer에게 보냈다.[조언 감사합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하지율은 그 사진을 확인하자, 저도 모르게 옅게 웃었다. 확실히 처음보다 훨씬 조화로웠다. 하지율은 답장을 보냈다.[별말씀을요. 도움이 됐다니 저도 기뻐요.]컴퓨터 앞에서 답장을 받은 손형원은 이상하게 멍해졌다.‘내게 도움이 됐다고, summer가 기뻐한다고?’손형원은 계산과 거래, 차가운 이해관계 속에서 너무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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