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보현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정미랑은 상관없어. 내가 주씨 가문 가주를 건드린 건 사실 또 다른 사람 때문이야.”사람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쳐다봤다.“그게 누군데?”단보현은 또박또박 세 글자를 내뱉었다.“하지율.”하지율이라는 이름은 단씨 가문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았다. 단종건이 유독 아꼈던 것도 모자라 직접 나서서 뒤를 봐주기까지 했었으니까.친손주보다 더 챙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지율이 도움을 청했을 때, 단종건은 단씨 가문의 핵심 자원을 통째로 내어주기까지 했었다.그 일로 단씨 가문 내에서 원성이 자자했다.“주씨 가문 가주랑 하지율이 무슨 사이라도 된다는 거야? 둘이 접점이 없어 보이는데.”단보현이 피식 웃었다.“엮일 일 없다고 누가 그래?”그는 시선을 내리깔며 말했다.“내가 알아본 바로는... 하지율, 그 애가 바로 주씨 가문 가주의 첫사랑이었어. 주씨 가문 사람들, 감정 조절이 잘 안 돼서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집착하는 타입인 건 다들 알고 있잖아. 하지율이 우리를 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주씨 가문을 움직이는 건 시간문제겠지.”단보현의 말을 듣고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그래도 이상하잖아. 하지율은 아버지랑 그렇게 가까운데, 왜 우리 단씨 가문을 건드리려 하겠어?”단보현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욕심이 끝이 없는 거지. 단씨 가문 권력을 이미 맛본 사람이야. 그러니 그게 얼마나 큰 힘인지,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겠지.”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연씨 가문으로 돌아가서 지금은 실권까지 잡았잖아. 그 정도면 충분히 계산 빠른 사람이란 얘기야. 거기에 주씨 가문 가주를 등에 업었다면... 이용 안 할 이유가 있겠어?”순간,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사람들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설마 우리 단씨 가문까지 삼키겠다는 거야?”“야망이 너무 크잖아, 표독스러운 년!”“아버지가 그렇게까지 챙겨줬는데도, 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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