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은 본성에 광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한 번 선을 넘으면 남도 다치고 자신도 망가지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정기석의 말을 듣는 동안, 하지율의 마음 한쪽이 미묘하게 불편해졌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주용화만은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그때, 정기석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정기석은 하지율에게 가볍게 양해를 구한 뒤, 한쪽으로 자리를 옮겨 전화를 받았다.정기석이 자리를 비우자, 주용화와 정시온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기석 씨랑 뭘 그렇게 재밌게 얘기했어요?”“별 얘기 아니에요. 이번 전시가 혹시 주씨 가문 쪽에서 연 게 아닐까 해서요. 기석 씨는 이렇게 대단한 작가들의 원작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건 주씨 가문뿐일 거라고 하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주용화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지율을 바라봤다.“주씨 가문 이야기가 궁금하면 나한테 묻지 그랬어요? 기석 씨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인데, 저보다 아는 것이 더 많을 리는 없잖아요...”하지율은 잠시 말을 고르며 생각했다.사실 주씨 가문에 대해 궁금해진 건, 주용화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지 알고 싶어서였다.하지만 정작 주용화에게 직접 묻자니 어딘가 조심스러웠다. 괜히 상처를 건드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하지율이 입을 열려던 찰나, 시야 끝에 낯익지만 이곳에 있을 리 없는 인물이 스쳤다.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혹시나 잘못 본 건가 싶어 눈을 크게 떴다.주용화는 내내 하지율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녀의 표정 변화를 놓칠 리 없었다.“지율 씨, 왜 그래요?”하지율이 망설이며 말했다.“저... 손형원을 본 것 같은데요.”손형원과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기에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하지율은 몸을 돌려 그쪽을 다시 바라봤다.전시장 안이 유독 한산해 적은 인파 속에서도 손형원의 모습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제야 그가 정말 손형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왜 하필 여기서...’그녀의 시선이 머무른 탓인지, 손형원이 천천히 몸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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