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국.주용화가 병실에서 나왔을 때, 바깥은 이미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다.고윤택이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주용화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화야 삼촌, 이렇게 바로 가세요? 엄마 깨어나실 때까지 안 기다리세요?”주용화가 답했다.“아니. 삼촌이 큰 잘못을 해서 윤택이 엄마를 화나게 했거든. 지금 삼촌 얼굴 보면 더 속상해하실 거야. 회복에도 좋지 않고.”고윤택이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저도 전에 엄마를 화나게 한 적 있었어요... 그래도 엄마는 다 용서해 주셨어요. 삼촌도 용서해 주실 거예요.”주용화는 싱긋 웃으며 몸을 숙여 고윤택과 눈높이를 맞췄다.“응, 삼촌도 알아. 엄마한테는 화 풀릴 시간이 필요할 거야. 그러니까 그동안은... 윤택이가 대신 엄마 옆에서 잘 챙겨 줄 수 있겠어?”고윤택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잘 지켜드릴게요.”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지는 못했지만, 고윤택은 끝까지 믿고 있었다.‘화야 삼촌이 그런 사람일 리 없어. 나를 구하려고 목숨까지 걸었던 순간이, 거짓일 리 없잖아!’주용화가 덧붙였다.“어른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전부 말해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윤택이는 똑똑하니까...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거라 믿어.”몇 마디를 더 당부한 뒤, 주용화는 병실 문을 밀고 나갔다.문이 닫히는 순간 시선이 복도 한쪽에 서 있던 정기석에게 멈췄다.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주용화의 눈빛이 한층 깊어졌다. 그는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일부러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습니까?”정기석이 담담하게 답했다.“네.”주용화가 되물었다.“제가 올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정기석이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오늘 밤 지율 씨가 깨어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병원에 들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소린 씨가 내일 오라고 하더군요. 윤택이가 오늘은 꼭 혼자 지율 씨 곁을 지키겠다고 했다고요. 둘이서 할 얘기도 있다며 일부러 미리 잠까지 자뒀다더군요.”정기석의 입가에 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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