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591 - Chapter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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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1화

유소린이 말을 이었다.“아무리 그래도 한두 해 안에 이런 가문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단아 그룹은 진작 끝났겠지. ‘최상위 재벌가’라는 이름도 우스워지는 거고. 드라마에서도 그렇게는 안 써.”하지율이든 주용화든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연씨 가문, 강씨 가문, 심씨 가문, 단씨 가문, 손씨 가문처럼 뿌리가 깊은 가문들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이상, 설령 가주가 사망하더라도 그들을 파산으로 몰아넣기란 쉽지 않았다.게다가 이들 가문의 권력 구조는 복잡하게 분산되어 있었다.가주의 판단 하나로 모든 것이 좌우되지 않도록 의사 결정 권한 역시 한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는 구조였다.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상대를 무너뜨릴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분산해서 확보하는 게 현실적이야.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은 생각보다 많아. 애초에 단종건 회장님이 핵심 자원을 넘겨주지 않았다면...”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단아 그룹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끼어들 틈조차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시작도, 시련도 모두 단씨 가문 때문에 맞닥뜨린 거라고 볼 수 있어.”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지금 단계에서는 완전히 독립할 수 없으니까, 자회사 형태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맞아. 단아 그룹 명성을 등에 업고 시작하면 사업 확장도 빠르고 시장을 나눠 가지는 과정에서도 단종건 회장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어.”유소린이 물었다.“그 계획으로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은 잘 알겠어, 다만 리스크는?”하지율이 싱긋 웃었다.“단번에 판을 뒤집을 수는 없다는 거지. 상대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그림은 안 나와. 그 과정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유소린이 어깨를 으쓱했다.“답답하면 어때. 이득을 보면서 불평까지 하는 건 욕심이 지나친 거지. 단종건 회장님이 우리를 돕는 건, 옛 인연이 마음에 걸려서지 단씨 가문을 무너뜨리라고 도운 건 절대 아닐 거야.”단보현이 어떤 사람인지와는 별개로, 단종건이 하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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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2화

하지율은 잠깐 시선을 거둔 뒤,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그때, 하지율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유소린은 슬쩍 몸을 기울였다.“린 씨가 또 메시지 보낸 거야?”하지율의 신상이 유출된 뒤, 감춰두었던 개인 활동들도 세상에 드러난 상황이었다.그중 하나가 화가 ‘summer’라는 신분이었다.연씨 가문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았을 때의 표정은 유소린의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그들의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 그리고 뒤늦게 밀려오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 표정이 잊히지 않았다.그들이 하찮게 여기던 하지율이 여러 분야에서 이미 성과를 쌓아온 인물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특히 연정미의 반응이 그랬다.그녀는 한때 ‘summer’의 작품을 경매로 낙찰받은 적도 있었다.신상이 공개된 이후, 린은 종종 하지율에게 선물을 보내왔다.작품을 무료로 받은 데 대한 답례라는 이유였다.값비싼 물건은 아니었지만, 하나같이 정성이 담겨 있었다.직접 만든 물건도 적지 않았는데, 무엇보다 하지율의 취향을 정확히 짚고 있었다.그래서인지 거절하려 해도 쉽지 않았다.린이 보낸 선물을 볼 때마다 유소린은 감탄하곤 했다.“이 친구 보통 아닌데? 네 취향을 이렇게 정확히 안다고? 네 그림 좋아하는 이유가 있네. 너랑 꽤 잘 맞는 것 같아.”하지율이 휴대전화 화면을 내밀었다.“맞아. 린 씨야.”화면에는 버려진 길고양이 사진 한 장이 떠 있었다.유소린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이 길고양이 상태가 완전히 달라졌네. 털도 윤기 나고... 눈빛도 훨씬 또렷해졌어.”석 달 전, 유소린은 길가에서 어린 고양이 한 마리를 주웠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바쁜 탓에 직접 키울 여유는 없었다.그래서 SNS에 입양자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었다.그런데 글을 올린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린이 하지율에게 메시지로 고양이를 맡고 싶다고 했다.이후 린은 매일 고양이의 근황을 전해왔다.그 덕분에 하지율과 린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유소린이 말했다.“이 친구, 손재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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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3화

진소현의 미간이 깊게 좁혀졌다.그녀는 한숨을 삼키듯 말을 이었다.“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최면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최소 1년은 걸려. 그것도 완치가 아니라... 증상을 늦추는 수준에 그쳐. 다음 발작 시점을 미루는 정도일 뿐이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야.”이정인은 작게 혀를 찼다.“하... 역시 세상은 공평하네요.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인가 봐요.”진소현의 얼굴에 근심이 스쳤다.“그게 용화 씨의 유일한 결점이야. 그런데... 치명적이지.”이정인은 주용화에 대한 그녀의 걱정을 눈치채고 물었다.“그 정도예요? 설령 발작이 온다 해도, 주용화 씨 실력이면 웬만해서는 목숨까지 위험하진 않을 것 같은데요?”진소현이 고개를 저었다.“정인아, 꼭 피를 봐야만 목숨이 위험한 건 아니야. 예전의 용화 씨라면... 그 사람에게 치명적인 약점 따위는 없었을 거야. 하지만 이젠 아니야. 하지율 씨는... 그 사람의 갑옷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야.”...돌아오는 길, 유소린은 하지율이 줄곧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큰 프로젝트를 따낸 직후였지만 하지율의 얼굴에는 기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연씨 가문 쪽은 너무 신경 쓰지 마. 어차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차근차근히 해나가면 돼. 지금 상황만 보면 우리한테 불리할 건 없잖아.”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연정미가 등에 업고 있는 두 사람도 지금은 손이 묶인 상태야. 손형원은 아예 모습을 감추고 지내고 있고, 단보현은 자기 일 처리하기도 벅차. 당분간 연정미를 도울 여유 따위 없을 거야.”유소린이 말을 이어갔다.“연정미는 지금 완전히 눌려서 꼼짝도 못 하는 상태야. 연경 그룹을 장악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해. 시간만 벌면 우리 쪽이 훨씬 더 커질 수 있어. 저쪽이 다시 회복했을 때쯤이면, 그땐 우리를 어쩌지 못할 거야.”주용화가 하지율 곁에 머문 시간은 절대 짧지 않았다.그러나 1년이라는 시간으로 두 가문을 무너뜨리는 건 애초에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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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4화

문을 밀고 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시선이 동시에 하지율에게 꽂혔다.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정적이 내려앉았다.회의실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연경 그룹에 들어온 이후, 하지율은 이런 분위기를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시선을 천천히 옮기자, 표정이 복잡하게 굳어 있는 연태훈과 얼굴을 잔뜩 굳힌 채 앉아 있는 연재영, 그리고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연정미가 눈에 들어왔다.‘무슨 일이야... 오늘 온다는 그 고객이 대체 누구지?’그 생각과 함께, 하지율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그리고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희고 부드러운 인상의 남자가 하지율의 시야에 들어왔다.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는데, 낯설기는커녕 오히려 지나치게 익숙한 인상이었다.그 얼굴은 여전히 소년 같은 느낌을 지니고 있었다.하지율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내 손에 들고 있던 자료가 힘없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옆에 있던 비서가 급히 허리를 숙여 자료를 주웠다.남자는 마치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인사했다.“지율 씨, 오랜만입니다.”하지율은 겨우 호흡을 가다듬었다. 흔들리던 시선을 억지로 붙잡으며 답했다.“오랜만입니다...”연경 그룹이 이번에 끌어온 고객의 정체는 다름 아닌 주용화였다.연태훈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이었다.“지율아, 자리에 앉아라.”회의실 안을 훑자, 주용화 옆자리 하나만 비어 있었다.의도적으로 남겨둔 자리라는 게 분명했다.하지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한층 더 경직됐다. 사람들의 눈길이 하지율과 주용화,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얼굴 잘생긴 경호원’ 정도로 여겨졌던 남자가 주씨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을.연경 그룹의 주주들과 임원들 가운데 주용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그는 한때 하지율의 경호원으로 늘 하지율의 곁을 지키며 함께 드나들던 인물이었다.게다가 그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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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5화

주용화는 상대의 체면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실을 공개석상에서 그대로 짚어냈다.그 한마디에 연재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연정미의 눈동자 깊은 곳에도 스치듯 굴욕이 번졌다.주용화는 여전히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는 태도였다.연태훈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마저 옅어졌다.처음 주씨 가문에서 협력 의향서를 보내왔을 때, 연태훈은 적잖이 놀랐다.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주용화의 진짜 신분을 몰랐다.연재영이 주씨 가문에 사과하러 갔다가 겸사겸사 프로젝트까지 따온 줄로만 알았다.그때까지만 해도 주씨 가문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 뿐만 아니라, 이처럼 규모가 큰 조건까지 내걸었다는 것이 놀라웠다.주씨 가문을 둘러싼 소문이 아무리 껄끄럽다 해도 연태훈의 입장에서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이익이 워낙 컸기 때문이었다.연태훈은 이 협상이 연재영의 성과라고 판단했고 자연스럽게 그에게 전권을 맡겼다.그러나 주씨 가문 측에서 가주가 직접 다음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연경 그룹 내부는 순식간에 긴장 상태에 들어갔고 주요 주주들은 미리 일정을 비워두기까지 했다.그러나 단 한 사람, 하지율만 제외된 채였다.연태훈을 따르는 주주들이 모여 논의하는 협력 건에 한해서 하지율은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부 규정 때문이었다.연재영 역시 그 암묵적인 규정에 힘입어 이번 협력을 연정미에게 맡겼고 연정미가 회의를 주관하도록 지시했다.하지만 주용화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회의실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다.몇몇 주주들은 그가 자리를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주용화가 착석할 때까지 착각한 게 아닌가 싶었다.담당자의 설명이 이어진 뒤에야 그가 정말 주씨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그야말로 대놓고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연태훈을 지지하던 주주들이든, 하이현을 따르던 주주들이든, 모두의 체면이 산산이 부서졌다.하지율의 옆에서 주용화의 낮은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조금이라도 상황을 파악하고 계셨다면, 이런 자리가 이토록 민망한 자리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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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6화

주용화는 돌아오자마자 하지율에게 거대한 규모의 계약을 안겨주었다.그 규모는 과거 손형원 때보다도 훨씬 컸다.이런 공식적인 자리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 역시 하지율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분명했다.동시에 연씨 가문 형제자매들을 노골적으로 짓밟으며 체면조차 남겨주지 않았다.그가 ‘화야’라는 이름의 경호원이든, 주씨 가문의 가주 주용화이든 본질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떠난 뒤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자리에서도 그는 여전히 하지율을 위해 최대의 이익과 가치를 만들어냈다.연정미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꾹 다문 입술과 테이블 아래에서 꽉 쥔 두 손이 그녀가 불안에 떨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었다.하지율은 이번 협력의 세부 내용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자료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회의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위기감조차 보이지 않은 채, 끝까지 안정적으로 회의를 이끌었다.주용화는 옆에 앉은 하지율을 바라봤다.차분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이 설명하기 어려운 만족감이 마음 깊이 차올랐다.‘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성장했구나. 더 이상 내가 나설 필요도, 가르칠 것도 없을 것 같네...’그때 하지율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주용화의 아련한 시선을 느낀 탓이었다.하지만 그 반응은 찰나에 불과했다. 그녀는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두 시간이 지나고 회의는 마무리됐다.연재영, 연상준, 연정미 세 사람은 무표정한 얼굴로 회의실을 빠져나갔다.연태훈 측 주주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반면 하이현 측 주주들은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민성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지율을 한 번 바라본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이 이사를 비롯한 몇몇 인물들도 하지율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연정미가 그동안 쥐고 있던 유일한 우위마저 이번 일로 완전히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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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7화

연상준이 이를 악문 채 말했다.“결국 주용화의 목적은 하나 아닙니까. 연경 그룹 모든 주주들 앞에서 하지율의 위상만 끌어올리고 저희를 짓밟아 연씨 가문 사람들 체면을 완전히 구기려는 겁니다.”연상준이 눈을 부릅떴다. 목소리는 이를 악문 사이로 짜내듯 흘러나왔다.“그런 사람을 저희가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이대로 두면 3년이든 5년이든 시간문제입니다. 그때쯤이면 연경 그룹은 더 이상 연씨 가문의 기업이 아닐 겁니다. 그냥 하지율이 이끄는 기업으로 바뀌게 되겠죠.”“쾅!”연태훈이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상준아, 그게 무슨 말이냐? 지율이도 네 동생이다. 너희와 똑같이 연경 그룹을 물려받을 권리가 있단 말이다!”연상준이 비웃듯 웃었다.“아버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예전에 어머니를 회사에서 내쫓고 지분까지 빼앗으신 이유가 뭡니까? 아버지에게 연경 그룹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씨 가문 기업이었잖습니까. 다른 성씨로 넘어가는 건 애초에 생각도 안 하셨고요.”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연재영과 연정미 역시 말을 잃었다.연상준이 이 자리에서 그것도 연태훈 앞에서 하이현을 언급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이현은 이미 연씨 가문에서 지워진 이름이었지만, 연태훈에게도, 연경 그룹 남매들에게도, 그리고 연경 그룹 전체에도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존재였다.연태훈의 손이 떨렸다. 연상준을 향해 뻗은 손끝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렸고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었다.연정미가 재빨리 다가가 연태훈을 부축했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럽게 말했다.“아버지, 상준 오빠가 요즘 하지율한테 프로젝트 몇 건 뺏겨서 예민한 상태예요. 마음이 상해서 그런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아버지를 겨냥해서 한 말은 아닙니다.”말을 마치며 연재영에게 눈짓을 보냈다.연상준을 먼저 데리고 나가라는 뜻이었다.연재영이 이를 알아듣고 연상준을 밖으로 밀어냈다.두 사람이 나간 뒤에야 연정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율이 최근 반년 동안 성장세가 너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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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8화

연상준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하지율이 무슨 짓을 하든, 주용화는 결국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무조건 편들 거라는 걸.연상준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었다.“주용화 씨, 저희는 이미 당신 정체를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알아챈 걸 하지율이 몰랐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다 알면서 모른 척했을 뿐입니다.”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왜 계속 곁에 두고, 그렇게까지 챙겼겠습니까. 전부 이용하려고 그런 겁니다. 주용화 씨를 이용해 우리와 맞서게 만들고, 또 우리를 이용해 당신 정체까지 드러나게 한 거죠.”말을 멈춘 연상준의 시선이 깊어졌다.“임채아가 왜 그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손형원에게 잡혔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고지후와 하지율이 미리 꾸며놓은 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지후는 하지율에게 빚진 게 있다면서 아직도 용서를 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율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사람입니다.”연상준의 입꼬리가 더 비틀렸다.“그리고 주용화 씨가 연경 그룹에서 자리를 잡게 도와주고 나니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래서 우리를 앞세워 당신을 쫓아내고 그 뒤에는 피해자인 척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계속 연락을 흘린 거죠.”연상준은 무언가 떠올린 듯 말을 이었다.“아직 모르셨습니까? 당신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경호원 두 명을 새로 들였습니다. 정기석과는 여러 차례 열애설이 났었고 고지후와 함우민도 자주 연경 그룹에 드나들고 있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뒤, 낮게 덧붙였다.“주용화 씨... 당신은 그저 하지율의 어장 속 물고기일 뿐입니다.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도구일 뿐입니다. 하지율이 얼마나 냉정한 사람인지 몰랐죠? 누구에게도 진심 같은 건 없을 겁니다!”연상준은 알고 있었다. 주용화 같은 사람에게는 하지율의 실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하지만 하지율이 그에게 진심이었는지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는 것도.주용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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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9화

‘빌어먹을! 주씨 가문 사람들 중에 정상인 놈은 하나도 없다니까.’연재영은 알고 있었다. 주용화가 일부러 연상준을 상대해 주며 가지고 놀고 있다는 것을.‘우리는 상대가 안 돼.’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그만하시죠. 더 상대할 필요 없겠네요.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주용화가 끝까지 빈틈을 보이지 않자, 연상준 역시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결국 아무 말도 덧붙이지 못한 채, 연재영과 함께 자리를 떴다.두 사람은 연재영의 사무실로 돌아가 연정미를 기다렸다.약 30분쯤 지나자, 연정미가 도착했다.연상준이 먼저 물었다.“어땠어? 아버지는 뭐라고 하셨어?”연정미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우리가 숨긴 일에 대해서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으셨어. 그래도 초기 지분 문제는... 아버지한테도 쉽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야. 쉽게 하지율 쪽으로 기울지는 않으실 거야.”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그런데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하지율의 능력이나 수완은 꽤 높이 평가하고 계셔. 그래서 나도... 좀 우려돼.”연재영이 고개를 들었다.“정미야, 무슨 뜻이야?”연정미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하지율이 결심만 하면... 초기 지분을 협상 카드로 내세워 연경 그룹 후계자 자리를 요구할 수도 있어. 그러면... 아버지가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어.”연정미는 시선을 들어 연재영을 바라봤다.“예전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셨으니까 후계자로 고려하지 않으셨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 연경 그룹에 돌아온 지 1년 남짓한 시간 만에 자리 잡았고 성과도 확실하게 보여줬어. 게다가 지금은 하지율을 지지하는 주주들이 큰오빠를 지지하는 세력 못지않아.”그녀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하지율이 요구를 꺼내면 아버지도 고민할 수밖에 없어.”연정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그리고 만약 하지율이 후계자가 되면... 돌려놨던 초기 지분도 결국 하지율 손에 다시 들어가게 돼. 결국 아무것도 잃지 않고 후계자 자리까지 가져가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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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연정미가 담담히 말했다.“그래서 서로 싸우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야 저희가 틈을 타 이익을 챙길 수 있으니까요. 이용당하는 문제라면...”연정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연상진처럼 앞에서 대신 부딪쳐 줄 사람이 없어졌으니까, 결국 저를 내세울 수밖에 없죠. 하지율을 견제하려면요.”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큰오빠도 알아요. 제가 여자라 판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는 거. 그래서 연경 그룹에서 자리를 주고, 거기서 얌전히 일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길 바라는 거죠... 물론 지금은 저도 그 기회가 필요하고요.”연씨 가문이 연정미를 이렇게까지 밀어주는 건, 단순히 정략결혼에 써먹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그들이 원하는 건 그녀가 가진 가치를 끝까지 끌어내는 것이었다. 정략결혼은 그중에서도 가장 수익이 낮은 선택지에 불과했다.연정미의 뛰어난 사교 능력은 이미 가문 사람들에게 충분히 입증돼 있었다.그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이익이 얼마나 큰지,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그래서 반대 의견을 누르면서까지 그녀를 연경 그룹에 들여보냈다.물론, 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그 비중이 크지 않을 뿐이었다.연정미 역시 마찬가지였다.이용당하는 것 자체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주용화가 돌아온 것 역시 그녀에게 손해는 아니었다.그가 돌아와 계속 하지율을 돕는다면 하지율과 연씨 가문은 더 크게 충돌할 테니까.그 틈에서 연정미는 이익을 챙기려 했다.반대로 주용화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하지율은 힘이 약해지고 고립될 터였다.‘어느 쪽이든, 판만 흔들리면 결국 기회를 잡는 건 나야. 다만...’연정미의 눈빛이 깊어졌다.‘하지율만 없었어도 이렇게까지 돌아갈 필요는 없었을 텐데.’손형원과 단보현의 도움을 받아 훨씬 빠르게 연경 그룹에서 입지를 굳혔을 것이다.손형원 역시 지금처럼 입지가 흔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단보현 또한 하지율과 시장을 두고 경쟁하느라 신경 쓰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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