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미는 몸을 돌려 하지율에게 미안한 듯 말했다.“죄송해요. 하지율 씨, 형원 오빠랑 따로 이야기할 게 있어서 먼저 가 볼게요.”하지율은 솔직히 연정미가 꼴 보기 싫은 손형원을 데리고 가 준다니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그래서 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손형원과 연정미가 자리를 뜬 뒤, 하지율은 결국 뒤뜰로 향했다.주용화가 자리를 비운 시간이 조금 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괜히 마음이 쓰였다.손형원의 말만 들어도 진소현이 만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율은 주용화의 실력을 믿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진소현이라는 사람을 가볍게 볼 생각도 없었다....뒤뜰은 고요하고 그윽했다.진소현은 옆에 선 남자를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용화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주용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진소현에게 말했다.“지율 씨와 랜스 가문이 손잡은 일은 저도 들었어요. 지율 씨한테 그렇게 큰 계약을 준 일은 정말 고마워요.”진소현은 남자의 아름답고 반듯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그렇게까지 말할 필요 없어요. 예전에 용화 씨의 도움이 없었으면 저도 가주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테니까요. 고작 계약 하나로는 그때 제가 받은 걸 만분의 일도 못 갚아요. 게다가 하지율 씨가 제 기준에 못 미쳤다면 애초에 손잡지도 않았을 거예요. 따지고 보면 저도 기회를 하나 준 것뿐이에요. 방금 용화 씨가 직접 사람들을 소개해 준 것처럼 그 기회를 어떻게 붙잡느냐는 결국 본인 몫이니까요.”주용화는 진소현의 호의를 굳이 밀어내지 않았고 그 대신 물었다.“그동안은 어땠어요?”진소현은 바닥에 드리운 나무 그림자를 내려다봤다.“늘 그렇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어요. 예전에는 가장 높은 권력을 손에 쥐면 제가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그 자리에 올라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주용화가 진소현을 돌아봤다.“후회해요?”진소현도 숨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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