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641 - Chapter 1650

1834 Chapters

제1641화

주용화는 애초에 왕궁의 지도를 손에 넣어 둔 상태였다.그래서 순찰차가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주용화의 실력이라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순찰차 한 대를 빼내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두 사람은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하지율의 손 상태로는 이런 차량을 직접 몰 수가 없었다.그래서 결국 운전은 주용화가 맡았다.하지율은 조수석에 앉아 총을 쥔 채, 옆에서 엄호를 담당했다.대략 30분쯤 달렸을 무렵, 주용화가 창밖을 한 번 훑어봤다.주용화의 눈동자에는 차갑고 날 선 빛이 스쳤고 어두운 눈빛은 한층 더 예리해졌다.그때 주용화가 낮게 말했다.“지율 씨, 놈들이 뒤에 따라붙었습니다.”하지율이 곧장 백미러를 확인하자 정말로 뒤쪽에서 여러 대의 차량이 추격해 오고 있었다.바로 그때, 차가 갑자기 급정거했다.하지율이 눈을 들어 보니 앞쪽 도로에는 이미 스파이크와 검문 차단선이 설치돼 있었다.그 순간, 맞은편에서도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우르르 튀어나왔다.그들은 무기를 들고 두 사람이 탄 차량을 향해 미친 듯이 총탄을 퍼부었다.하지만 한참 동안 총격을 쏟아부은 뒤에도 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유리창조차 금 하나 가지 않았다.하지율은 그걸 보고 저도 모르게 주용화를 한번 바라봤다.주용화는 하지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듯 말했다.“이건 아마 대장 전용 차량일 겁니다. 겉모양은 일반 차량이랑 다르지 않지만 방폭도 되고 방탄도 됩니다.”‘그래서였구나. 그 많은 차량 중에서 화야 씨가 하필 이 차를 골라 탄 이유가 말이야...’물론 하지율도 그대로 앉아서 총알받이가 될 생각은 없었다.하지율은 안전장치를 풀고 곧바로 대응 사격을 하려 했다.그런데 주용화가 먼저 하지율을 막았다.주용화가 낮게 말했다.“지율 씨, 일단 앉으세요.”그러자 하지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순간, 주용화는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타이어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자 차량은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그대로 회전했다.차가 순식간에 18
Read more

제1642화

주용화의 팔에 난 상처는 길고도 깊었다.제때 지혈하지 않으면 과다 출혈로 그대로 쇼크에 빠질 수도 있는 상태였다.‘그런데 이런 몸으로 적을 따로 끌어가겠다고?’하지율은 눈가가 붉어졌다.“주용화, 진짜 이렇게 죽고 싶은 거예요?”하지율이 이렇게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그만큼 하지율은 지금 정말 화가 난 상태였다.하지율은 주용화를 부축해 차에서 내리게 했다.이미 들켜버린 이상 하지율이 혼자 떠날 리가 없다는 걸 알았다.주용화도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차를 버리고 이동하려 했다.바로 그때였다.주용화의 시선이 먼 쪽을 향해 꽂혔다.그러자 하지율도 직감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역시나 또 다른 차량이 이쪽으로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었다.지금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주용화는 부상 상태였고 차량도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이대로 따라잡히면 두 사람 모두가 살아남기 어려웠다.하지율은 주변을 재빨리 살폈다.조금 전 충돌로 뒤집힌 차량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그중 몇 대는 기름이 새어 나와 바닥을 따라 길게 흘러내리고 있었다.마치 기다란 선처럼 이어진 기름 흔적을 보자 하지율은 눈빛이 번뜩였다.하지율은 다가오는 차량을 한 번 더 확인한 뒤, 곧바로 권총의 안전장치를 풀었다.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주용화가 손을 뻗어 하지율을 막았다.그러더니 주용화는 자연스럽게 총을 받았다.“지율 씨, 이건 제가 할게요.”주용화는 총을 들어 기름이 새고 있는 연료통을 정확히 겨눴다.“탕!”총성이 울렸다.“쾅!”굉장한 폭발과 함께 불길이 확 치솟았다.불길은 순식간에 몇 미터 높이까지 번져 올랐고 바닥에 흘러 있던 기름에도 불이 붙으면서 순식간에 거대한 화염 장벽이 만들어졌다.그렇게 되자 추격해 오던 차량의 진로가 완전히 차단되었다.불빛 속에서 주용화의 시선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불꽃이 일렁이는 가운데 주용화의 얼굴은 반쯤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잠시 위기가 가라앉자 하지율은 급히 주용화의 상처를 간단히 처치했고
Read more

제1643화

레일 국왕이 직접 지휘하진 못했지만 도시 전체에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였다.게다가 주용화와 하지율 쪽의 인력은 많지 않았다.그래서 처음에는 D국을 빠져나가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율도 역시 최악의 경우 끝까지 맞서 싸울 각오를 이미 하고 있었다.그런데 바로 그때였다.몇 사람은 헬기 위에서 D국 왕궁 쪽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걸 보게 됐다.그 광경을 본 유민재는 눈빛이 확 밝아졌다.“이슨은 아직 생사도 불확실한데 왕궁에까지 불이 났네요. 이러면 우리는 무사히 D국을 빠져나갈 수 있겠네요.”불길은 하늘로 치솟고 있었고 왕궁에 난 불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었다.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하지율은 저 불길이 얼마나 거센지 느낄 수 있었다.하지율은 유민재를 돌아봤다.“이 불도 유민재 씨 쪽에서 준비한 거예요?”시점이 너무 절묘했고 무엇보다 불이 난 곳이 하필 D국의 왕궁이었다.왕궁은 결코 쉽게 불이 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그러자 유민재는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저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하지율 씨를 찾으러 왔습니다. 이번에 데려온 인원도 많지 않았고 시간도 너무 촉박해서 따로 큰 판을 벌일 여유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D국 왕궁은 아무나 쉽게 숨어들 수 있는 곳도 아니었어요.”물론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면 유민재 쪽 사람도 왕궁 안으로 섞여 들어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그런 준비를 할 시간이 애초에 없었다.주용화는 하지율이 사고가 났다는 걸 알자마자 그대로 왕궁으로 향했다.그 말을 들은 하지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화야 씨 쪽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였을까?’노아일 리는 없었다.노아 가문은 레일 가문과 가까운 편이었고 노아도 하지율 때문에 왕궁에 불을 지를 사람도 아니었다.무엇보다 노아는 그런 짓을 벌일 성격이 아니었다.하지율은 끝내 누가 뒤에서 자신들을 도와준 건지 짐작할 수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쏘고 왕궁에 불까지 났으니 D국 국왕이 자신들과 주용화
Read more

제1644화

비서는 완전히 얼어붙었다.방금 한 말이 정말 손형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나 싶었다.한때 손형원은 욕망으로 들끓던 사람이었다.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낼 사람이었다.예전에 연정미는 강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했다.그 말을 들은 손형원은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가 가장 강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었다.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 사이에 손형원은 갑자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대표님이 하고 싶은 일이라... 그게 대체 뭘까? 설마 요즘처럼 매일 하지율을 감시하고 따라다니는 게... 정말 대표님이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까?’비서는 어떻게든 다시 손형원을 설득해 보려 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손형원이 입을 열었다.“해커를 붙여서 하지율이 왕궁 안에 있었을 때 CCTV 전부 빼 와.”비서는 잠시 말을 잃었다.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비서는 손형원이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손형원은 하루 종일 하지율만 쳐다보거나 하지율을 따라다녔다.하지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유난히 집요하게 알려고 들었다.그런데 정작 하지율을 직접 만나기만 하면 손형원은 사과도 화해도 없이 차갑게 비꼬기만 했다.이 정도면 정말로 거의 정신 상태가 이상한 사람 같았다....유민재는 정말 유능한 비서였다.모든 준비가 빈틈없이 진행됐다.몇 사람이 전용기에 오르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곧바로 주용화의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기 시작했다.그제야 하지율도 팽팽하게 조여 있던 긴장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멀리 의료진에게 둘러싸인 주용화를 바라보던 하지율은 문득 아까부터 놓치고 있던 한 가지를 떠올렸다.“유민재 씨, 그런데 어떻게 D국까지 오게 된 거예요?”유민재는 주용화가 왜 D국에 왔는지 알고 있었다.그리고 이번만큼은 굳이 자기 상사를 대신해 숨길 생각도 없었다.“대표님은 하지율 씨께 깜짝선물을 주려고 오신 겁니다.”유민재는 조심스럽게 주용화가 있는 쪽을 한번 흘끗 보고는 목소리를 낮췄다.“하지율 씨, 그런데
Read more

제1645화

연재영이 말을 이었다.“주용화는 우리 연씨 가문 사람들한테는 분명 어느 정도 선을 두고 있어.물론 그게 우리를 무서워해서는 아니지.”연재영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주용화는 하지율을 위로 올려 세워야 해. 그러려면 우리를 상대로 너무 극단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어.”연재영은 한 박자 쉬고 말을 이었다.“손형원이나 단보현을 상대할 때 썼던 방식도 우리한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뜻이야. 그래서 주용화는 결국 타이밍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 아니면 우리가 먼저 실수하기를 기다리겠지.”연상준은 곧바로 연재영의 말뜻을 알아들었다.“형 말은 당분간 우리가 먼저 함부로 움직이지 말자는 거야?”그러자 연재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주용화는 하지율을 명분 있게 세우려면 우리한테 과하게 손대면 안 돼. 그런데 또 아무 수를 쓰지 않고는 몇몇 계획을 성공시키기도 어렵지.”연재영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오히려 지금 우리가 주용화를 먼저 건드리면 아주 작은 실수 하나로도 역으로 틈을 내줄 가능성이 커.”연재영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당분간은 우리도 가만히 있어야 해. 대신 다른 사람들을 먼저 움직이게 해서 길을 좀 보자는 거지. 예를 들면 함우민, 그리고...”연재영은 시선을 연정미에게 돌리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손... 형... 원.”손형원의 이름이 나오자 연정미의 눈빛이 미세하게 가라앉았다.연재영이 말했다.“정미야, 너랑 손형서 사이는 예전 같지 않아. 게다가 손형서는 주용화한테 단단히 마음을 빼앗긴 상태야. 그러니 손형서가 하는 말도 전부 믿을 수는 없어.”연재영은 연정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너는 손형원을 한 번 직접 만나 봐야 해. 손형원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태도가 어떤지 직접 떠봐야 한다는 뜻이야.”연재영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만약 손형원이 정말 하지율한테 마음이 돌아섰다면 손형원을 이용해서 주용화를 견제하는 것도 충분히 쓸 만한 방법이 될 수 있어.”연정미의
Read more

제1646화

M국 공항.연재영에게서 손형원의 행적을 들은 뒤로 연정미는 벌써 세 시간째 그 자리에 서 있었다.손형원 역시 D국에 있었다.처음에는 D국 왕궁에 난 그 불이 주용화가 한 짓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사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그 불을 낸 사람은 손형원이었다.‘형원 오빠가 왜 불을 질렀을까?’예전 같았으면 연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 의심도 없이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손형원이 질투 때문에 이슨을 제거하려 했고 분노를 못 이겨 왕궁에 불까지 질렀다고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하지율과 주용화가 이슨을 죽이고 쫓기던 바로 그때 손형원이 왕궁에 불을 질렀다.이건 어떻게 봐도 질투가 아니라 하지율을 도와준 쪽에 더 가까웠다.연정미는 공항을 오르내리는 비행기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손형서가 말하기를 손형원은 하지율이 summer라는 사실을 안 뒤부터, 유난히 하지율에게 집착하고 있었고 심지어 좋아하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그런데 지난번에 만났을 때, 손형원은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그림을 다 없앴다고 말했었다.‘두 사람이 한 말 중에 대체 어느 쪽이 진짜일까...’원래라면 연정미는 손형원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최근 손형원이 보여 준 행동들은 도저히 예전의 손형원과는 맞지 않았다.결국 연정미는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손형원이 M국으로 돌아오면 직접 만나 물어보기로 했다.레일 가문을 떠올리자 연정미의 눈썹 사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연정미는 이번 일을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고 레일 남매를 한 번에 잡아낼 기회라고 믿었다.그런데 결과는 참담했다.이슨은 죽었고 레일 가문과는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었다.최근 들어 계속 하지율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카드 하나까지 날려 버린 셈이었다.연정미는 표정이 굳었다.예전에 연정미는 하지율을 전혀 눈에 두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하지율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있었다.그때 전화가 울렸다.연상준이었다.“손형원이 탄
Read more

제1647화

손형원은 뒤에 서 있던 비서를 돌아보며 말했다.“정미와 따로 할 이야기가 있어. 짐은 집으로 먼저 가져다 놔.”비서가 운전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다.비서는 짧게 대답한 뒤, 연정미에게도 공손히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오늘 손형원은 장갑을 끼고 있지 않았다.연정미는 손형원의 의수가 가까이서 보면 굉장히 눈에 띄고 어쩌면 섬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막상 가까이서 보니 의수 위를 덮은 인조 피부는 진짜 피부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피부색조차 손형원의 본래 피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얼핏 보면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손형원은 이미 그 의수에 완전히 익숙해진 듯했고 걸음걸이도 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보였다.아마 지난 반년 동안 손형원의 의수는 계속해서 개량을 거듭했을 것이다.요즘 기술 수준이라면 이런 의수도 진짜 팔처럼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다.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물건을 잡거나 심지어 운전하는 데에도 거의 지장이 없을 터였다.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가짜는 끝내 가짜일 뿐이었다.손형원은 차를 몰아 공항을 빠져나가며 입을 열었다.“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온 거지?”연정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손형서를 팔아넘겼다.“며칠 전에 형서를 만났어요. 그때 형서가 그러더라고요. 형원 오빠가... 하지율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요. 정말 그런가요?”손형원은 입술을 가볍게 다문 채 한참 침묵했다.그러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그건 내 사생활이야.”손형원은 아니라고 부정하지는 않았다.손형원 같은 사람에게 부정하지 않는 건 사실상 인정과 다르지 않았다.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연정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손형원은 정말 하지율을 좋아하게 된 거였다.‘하지율이 형원 오빠가 동경하던 summer였기 때문일까?’하지만 손형원은 예전에 분명 summer가 그렇게까지 중요한 존재는 아니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연정미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그런데 누구에게도 진심을 주지 않는 삶을 살아온 연정
Read more

제1648화

연정미가 더 말을 잇기도 전에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이 갑자기 차를 들이박았다.동시에 사이드미러가 총탄에 맞아 산산조각 났고 날카로운 파열음이 울렸다.연정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형원 오빠, 이게 무슨 일이에요?”손형원은 뒤쪽에서 번호판도 없이 달려드는 차량을 힐끗 보고 표정을 차갑게 굳혔다.누가 봐도 좋지 않은 의도를 품고 온 놈들이었다.손형원은 짧게 말했다.“일단 꽉 잡아.”그 순간, 총탄이 차체에 박히며 날카로운 금속음을 냈다.다행히 손형원이 몰고 있던 차 역시 특수 제작된 방탄 차량이었다.그래서 당장은 큰 위험 없이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을 자주 겪어 본 적 없는 연정미는 아무리 침착하려 해도 안색이 창백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연정미는 끝내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명문 가문에서 자란 사람답게 표정이 조금 일그러져 있을 뿐 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손형원은 추격을 피하며 동시에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습격받고 있어. 당장 여기로 사람 보내.”하지만 그 몇 초의 빈틈만으로도 뒤차들은 금세 따라붙으면서 그대로 손형원 차를 사방에서 충돌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손형원이 탄 차량은 곧바로 크게 흔들렸고 이리저리 밀려났다.몇 대는 아예 양옆으로 파고들어 포위하듯 몰아붙였다.연정미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숨을 삼켰다.“형원 오빠, 저 차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외국인이에요.”손형원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이쯤 되니 감히 M국까지 들어와 자기들을 쫓는 놈들이 누군지 대강 짐작이 갔다.손형원이 낮게 말했다.“아마 레일 국왕 쪽 사람들일 거야. 그래도 오래 버티진 못할 거야.”여긴 어디까지나 손형원의 세력이 닿는 곳이었으니 지원 인력은 곧 도착할 터였다.손형원은 이미 연정미에게 사랑 같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그런데도 이번 일은 결국 자기 때문에 연정미까지 엮인 꼴이었다.그래서 손형원은 짧게 말했다.“길어야 10분이야. 그 안에 내 부하들이 올 거야.”하지만 상대도 오래 끌면 불리
Read more

제1649화

“형원 오빠, 아버지랑 오빠 불러서 지원을 보내라 할게요.”연정미는 그렇게 말한 뒤, 차 문을 열고 곧장 뛰어내렸다.손형원은 연정미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상하게도 잠시 넋을 잃었다.그는 문득 하지율이 떠올랐다.만약 연정미 대신 하지율이었다면 절대 혼자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비행기 안에서 손형원은 하지율과 주용화가 왕궁을 빠져나오던 CCTV 영상을 보았다.지금 자신의 상황은 그때와 너무도 닮았었다.하지만 하지율은 주용화를 두고 도망치지 않았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지율은 한 번도 주용화를 버린 적이 없었다.그 순간, 손형원은 주용화는 선택지가 훨씬 많았음에도 왜 하필 하지율을 선택했는지 깨달았다.주용화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손형원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그저 우스울 만큼 초라한 동정심 한 조각뿐이었다.손형원은 차 안에 기대앉은 채, 점점 멀어지는 연정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연정미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손형원은 눈을 떼지 않았다.손형원은 이미 꽤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다리는 거의 감각이 없었고 혼자서는 차에서 내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조금만 더 자세히 봤다면 연정미도 그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다.하지만 연정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시선을 거두고 천장을 바라보는 손형원의 눈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악행을 저지른 자는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법이다.손형원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형원은 그 대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오히려 그런 업보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인과응보.손형원이 누군가를 어떻게 죽였다면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방식으로 죽게 될 것이다....하지만 손형원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죽지 않았다.대신 병원의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비서는 손형원이 깨어난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입니다. 대표님, 드디어 깨어나셨네요.”손형원의 상처는 이미 처치가 끝난 상태였고 생명에는
Read more

제1650화

비서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또 하지율이야? 눈 뜨면 하지율... 눈 감아도 하지율을 찾고 있네. 도대체 하지율이 뭐길래 저렇게 집착하는 걸까?’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비서는 휠체어를 가져와 손형원을 밀고 주용화의 병실 앞으로 갔다.문틈으로 보이는 장면에 손형원의 시선이 멈췄다.하지율이 주용화에게 직접 밥을 먹여주고 있었다.하지율의 눈빛에는 숨기지 못한 걱정과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주용화는 옅은 미소를 띤 채, 그저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식사가 끝나자 하지율은 티슈를 꺼내 조심스럽게 주용화의 입가를 닦아주었다.노골적인 스킨십은 아니었지만 그 둘 사이의 거리는 분명 예전보다 훨씬 가까워져 있었다.아니, 이전에 주용화가 입원했을 때보다도 더 사이가 좋아 보였다.손형원은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그 순간, 가슴 어딘가에서 은근한 통증이 번져왔다.손형원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 장면을 바라봤다.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욕망이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휠체어 손잡이를 움켜쥔 손형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손형원은 온몸의 힘을 다해 자신의 충동을 억눌렀다.지금 당장 병실로 들어가 주용화를 끌어내리고 주용화의 자리를 대신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았다.비서는 손형원의 눈빛이 점점 위험해지는 걸 보고, 침을 삼켰다.“대표님, 이제 가시죠. 더 있다가는 주용화한테 들킬 수도 있습니다.”주용화는 비록 몸이 다친 상태였지만 실력은 아예 차원이 달랐다.지금의 손형원으로는 상대가 될 수가 없었다.게다가 손형원은 다리까지 다친 상태였으니 주용화가 마음만 먹으면 손형원을 처리하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손형원은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서는 더 지체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휠체어를 돌려 손형원을 데리고 나왔다.손형원도 굳이 비서를 막지 않았다.그저 돌아가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눈빛을 숨기고 있었다.비서는 손형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
Read more
PREV
1
...
163164165166167
...
18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