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손형원이 갑자기 이성을 잃고 하지율을 납치해 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지난번 하지율이 납치됐을 때도 연정미는 누명을 쓸 뻔했던 적이 있었다.그리고 이번에도 손형원이 하지율을 데려가자, 연정미는 또다시 납치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다.하지율이 사라진 순간, 연정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됐다.연정미가 입을 열었다.“주용화 씨, 하지율 씨 납치 건은 저와 아무 관련 없습니다. 저도 아는 게 없다고요.”주용화가 입꼬리를 올렸지만, 그 미소에는 온기가 없었다. 살기를 띤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제 인내심을 시험하시는 겁니까? 아는 대로 당장 말씀하시죠. 지율 씨가 어디 있습니까.”잠시 말을 멈춘 주용화가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덧붙였다.“지율 씨가 무사하다면, 지율 씨 얼굴 봐서라도 연정미 씨 목숨은 살려드리겠습니다.”주용화의 눈빛은 지나치게 차갑고 음침했다. 삼각지대에서 살아 돌아온 연정미조차 등줄기가 서늘해졌고 본능적으로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주용화는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정말 아는 게 없다니까요! 으악...”연정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용화가 손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잡았다.그는 한 손으로 연정미를 그대로 들어 올렸다.연정미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반면 주용화의 눈은 점점 붉게 충혈되어 갔다.그가 내뿜는 압도적인 기세에 연정미는 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지율 씨... 어디 있습니까!”그동안 주용화는 연정미를 이용하거나 궁지로 몰아넣은 적은 있어도, 직접 그녀에게 손을 댄 적은 없었다.그렇기에 연정미는 그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주용화에게 목이 거칠게 붙잡힌 순간, 연정미는 죽음이 눈앞까지 다가왔을 때의 공포가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그 공포는 예전에 짐승에게 잡아먹힐 뻔했던 순간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연정미도 더는 평정을 유지하지 못했다. 얼굴에는 눈에 띄게 공포가 번져갔다.“저... 저는 정말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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