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บทที่ 1751 - บทที่ 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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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1화

하지만 연정미와 손형서 모두 손형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게 없었다.그나마 손형서는 협조하는 편이었다. 매일 손형원이 몸을 숨겼을 만한 곳을 떠올리며 정보를 짜내려 했다.그러다 보니 자유를 제한당한 것 외에는 특별히 심한 고문을 받지는 않았다.반면 연정미는 달랐다.자신이 연씨 가문의 딸이자, 하지율의 언니라는 사실을 믿고 끝까지 모른다고 버텼다. 단서가 될 만한 말도 일절 꺼내지 않았다.처음에는 선을 넘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지율을 찾지 못했다는 초조함은 주용화를 미치게 했다.결국 그는 연정미에게서 답을 듣기 위해 더 극단적인 방법까지 쓰기 시작했다.연정미는 매일 머리에 전기 자극을 받으며 이른바 ‘치료’를 받아야 했다.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기억해 낼 때까지 반복됐다.그 과정에는 거짓 반응을 가려내는 검사도 함께 이어졌다.시간이 지날수록 연정미의 정신은 눈에 띄게 피폐해졌다.주용화는 무표정한 얼굴로 진소현을 한 번 바라본 뒤, 곧 한쪽에 서 있던 흰 가운 차림의 의사들에게 시선을 돌렸다.“들으셨죠?”주용화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분했다.“연정미 씨는 연씨 가문 사람이에요. 너무 오래 붙잡아 두는 건 문제가 됩니다. 며칠 더 드릴 테니 기억해 내도록 만드세요.”의사들은 모두 양손에 의료 장비를 들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한 의료 기구들이었다.주용화의 말을 들은 의사들의 얼굴 위로 식은땀이 번졌다.“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곧 의사들은 진소현조차 처음 보는 장비들을 꺼냈다. 그리고 다시 연정미를 향한 ‘치료’를 시작했다.“으악!”연정미의 비명은 메아리치듯 울려 퍼진 채 좀처럼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진소현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말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끝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주용화가 이렇게까지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건, 예전에 최면 치료를 받기 전이 마지막이었다.그 뒤로는 단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연정미의 고통스러운 비명은 삼십 분이 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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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2화

남시온은 거리낌 없이 비꼬았다.“연애하면 앞뒤 안 보는 스타일은 여전하네.”진소현은 받아주지 않고 바로 물었다.“오빠 쪽에서는 손형원 씨랑 하지율 씨 행방... 아직 못 찾았어?”남시온은 의자에 몸을 기대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못 찾았어.”진소현의 표정이 굳었다.“오빠, 조금만 진지하게 임해주면 안 돼? 용화 씨는 지금 M국에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지금 용화 씨한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은 우리밖에 없고.”남시온이 헛웃음을 쳤다.“그 자식은 나를 죽이려고 했는데, 내가 왜 도와줘야 해? 난 성인군자가 아니야.”진소현은 바로 받아쳤다.“오빠도 예전에 용화 씨를 죽이려고 했잖아. 서로 한 번씩 주고받은 셈 치고 유치한 소리 좀 그만해. 그 정도면 사이좋게 주고받은 거 아니야?”남시온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진소현을 한 번 쳐다보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주용화는 지금 다른 여자 찾겠다고 저 난리인데. 넌 그런 놈 도와서 사람까지 찾아주겠다고? 진소현, 너 진짜 바보냐?”잠시 침묵이 흘렀다.남시온이 툭 던지듯 말했다.“차라리 하지율이 돌아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건 어때? 오히려 네한테는 기회 아니야?”진소현은 무거운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하지율 씨를 못 찾게 되면... 용화 씨가 무너질지도 몰라.”남시온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진소현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듯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무슨 뜻이야?”진소현은 잠시 입술을 다문 뒤 조용히 답했다.“오늘 용화 씨를 직접 보고 왔어. 그런데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여. 내 생각에는... 용화 씨 병이 다시 시작된 것 같아.”남시온이 미간을 좁혔다.“반년 전 네가 직접 치료 방향 다시 잡아준 거 아니었어? 어느 정도 안정됐을 텐데, 자극 좀 받았다고 이렇게 빨리 다시 무너지진 않을 거 아니야.”진소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만약 그때 용화 씨 상태가 완전히 안정된 게 아니었는데도, 지율 씨 찾겠다고 무리해서 돌아온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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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3화

남시온은 입술을 꾹 다문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못마땅한 얼굴로 작게 중얼거렸다.“진짜 귀찮네. 주용화 혼자 연애하는데 왜 우리가 뒤에서 다 챙겨줘야 하는 거야. 생각할수록 짜증 나.”진소현은 그 말이 결국 도와주겠다는 뜻이라는 걸 알아챘다.그래서인지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역시 결정적인 순간에는 오빠가 용화 씨를 외면하지 않을 줄 알았어.”남시온은 괜히 시선을 피하며 툴툴댔다.“다 너 때문에 그러는 거야.”진소현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받아쳤다.“오빠는 마음이랑 입이 따로 노는 게 문제야. 그러니까 아직도 연애 못 하는 거고.”남시온이 눈을 부릅뜨며 바로 발끈했다.“야, 너까지 나 놀려?”진소현은 전혀 개의치 않은 얼굴로 태연하게 말했다.“나는 결혼도 해봤고, 용화 씨는 여자 친구도 있잖아. 오빠만 아직 만년 솔로인데, 그 정도면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어?”남시온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화를 내고 싶었지만 막상 반박하려고 하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잠시 입술만 달싹이던 남시온은 결국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의사는 조심스럽게 손형원의 상처를 소독한 뒤 약을 발랐다.손형원은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사 역시 묻지 않았다.이 정도 상처를 입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앉아 있는 건 분명 이상한 일이었지만, 굳이 이유를 알려고 하지는 않았다.하지율은 진료실 한쪽에 앉아 손형원의 치료 과정을 조용히 지켜봤다.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쳤다.‘고지후를 제외하면 지금껏 내가 직접 칼을 겨눈 사람은 전부 손형원이었어.’더 두려운 건 손형원의 반응이었다.매번 다쳤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넘어갔고, 심지어 피하려고조차 하지 않았다.‘설마 손형원에게 정말 이상한 취향이라도 있는 걸까. 고통을 즐긴다거나...’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하지율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생각해 보니 그 집착의 시작은 예전에 처음으로 손형원을 찔렀을 때부터였던 것 같기도 했다.‘설마 그때 괜한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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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4화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이제는 알 수밖에 없었다. 하지율은 자신이 주용화를 위해 했던 일들을 손형원이 전부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율의 눈빛이 조금씩 복잡해졌다.손형원은 하지율이 쉽게 믿지 못할 거로 생각한 듯 덧붙였다.“지율 씨, 저는 한 번 한 약속은 번복하지 않습니다. 이번 한 번만 믿어주셨으면 합니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믿고 말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하지율에게는 애초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으니까.“다른 조건은 없어요?”손형원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잠시 망설이던 손형원은 결국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꺼냈다.“가능하다면...”손형원이 하지율을 바라봤다.“그동안 제 상처를 직접 돌봐주셨으면 합니다.”하지율은 잠시 아무 말 없이 손형원을 바라봤다. 그러다 담담하게 물었다.“아직도 저를 믿으세요? 손형원 씨를 누구보다 증오하는 사람한테 몸을 맡겨도 괜찮겠냐는 뜻이에요. 제가 또 약에 손댈 수도 있잖아요. 지금 당장 죽이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몸을 망가뜨리면요? 그게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죠.”손형원이 조용히 말했다.“저 같은 사람은 끝이 정해져 있는 사람입니다. 그게 원수든 피를 나눈 가족이든... 저한테는 별 차이 없어요. 복수하고 싶다면 굳이 다른 방법을 찾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든 직접 하셔도 됩니다.”하지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하지율이 원하는 건 복수가 아니었다.지금 필요한 건 단 하나, 이곳에서 나가는 것이었다.다만 당장 떠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하지율의 시선이 손형원의 상처 위에 잠시 머물렀다.손형원의 상처가 회복돼야 헬기를 몰고 섬을 떠날 수 있었으니까.거기에 손형원이 원하는 생일 선물까지 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적어도 열흘, 길면 보름 정도는 더 머물러야 했다.그래도 석 달을 꼬박 채우는 것보다는 나았다.또 손형원을 자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방법을 꾸미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그렇게 하지율과 손형원은 각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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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5화

하지율은 문밖을 향해 들어와도 괜찮다고 말했다.문이 열리고 손형원이 고양이를 안은 채 안으로 들어왔다.손형원을 본 하지율의 표정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침대에서 쉬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하지율은 손형원의 상태를 한 번 훑어본 뒤 덧붙였다.“여기까지 왜 오셨어요?”손형원이 담담하게 답했다.“계속 누워 있으려니 답답해서요. 조금 움직이고 싶었습니다.”하지율이 고개를 들어 손형원을 바라봤다.“아직 상처 다 안 아물었어요. 움직이면 안 돼요. 상처 벌어지면 회복 기간 다시 길어져요. 손형원 씨 설마 저랑 말장난하려는 건 아니죠?”손형원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회복이 늦어지는 이유가 저 때문이라면... 지율 씨 책임으로 돌리지는 않겠습니다.”상처를 치료하거나 식사할 때를 제외하면 하지율은 거의 손형원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예전 같으면 보고 싶을 때 손형원이 직접 찾아가면 됐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다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하지율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그래도 헬기 조종에는 영향 줄 수밖에 없겠죠.”손형원은 하지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제가 움직일 수만 있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 약속대로 지율 씨 보내드리겠습니다.”손형원이 저렇게까지 말하자 하지율도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그녀는 다시 의자에 앉아 손에 쥐고 있던 윈드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손형원이 바로 앞에 서 있었지만, 없는 사람처럼 대했다.손형원은 조개를 다듬는 하지율의 옆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대충 준비할 줄 알았습니다.”하지율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제가 하루 만에 선물을 다 준비해도 손형원 씨가 회복돼야만 나갈 수 있잖아요. 대충 만들 수도 있죠.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득이 될 게 없더라고요. 괜히 성의 없다는 말 들으면 안 되잖아요? 다시 붙잡힐 이유를 제공하고 싶지 않아요.”잠시 후 그녀가 담담하게 덧붙였다.“어차피 지금은 시간도 많습니다. 할 일도 없고요.”하지율의 지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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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6화

손형원은 의미심장하게 하지율을 바라봤다.“좋아요.”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손형원을 진찰하러 왔다.의사는 웃으며 말했다.“하지율 씨가 이 기간 손 대표님을 정말 잘 돌봐 주셨네요. 손 대표님의 상처는 확실히 거의 다 아물었습니다.”그러다가 덧붙였다.“다만 아직은 격한 운동이나 무리한 행동은 피하셔야 합니다.”그 말에 하지율도 손형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색한 분위기를 느낀 의사는 가볍게 헛기침을 한 뒤, 적당한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났다.의사는 나가면서도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두 사람 분위기는 정말 이상했다.아무리 봐도 연인 사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의사가 나간 뒤, 하지율이 물었다.“선물은 전부 준비해 뒀어요. 생일은 언제 보내고 싶으세요?”손형원은 몇 초간 조용히 있다가 말했다.“사흘 뒤요.”하지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마음 같아서는 내일 바로 손형원의 생일을 챙기고 곧장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손형원이 이미 그렇게 말한 이상, 고작 이틀 사흘 차이로 굳이 다툴 필요는 없었다.그래서 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그 말만 남기고 하지율은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사흘 뒤.하지율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생일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다.하지율은 요리와 미적 감각만큼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직접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율은 손형원에게서 이미 생일이 한참 지났다는 말을 들었고 이번 생일은 말하자면 뒤늦게 챙기는 생일이었다.그렇다고 대충 넘길 생각도 없었다.하지율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한번 하겠다고 약속한 일은 후회하든 말든 대충 얼버무리는 법이 없었다.하지율은 그저 평범한 생일 이벤트를 기획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하지율은 집사와 도우미들에게 거실을 꾸미게 했다.손형원은 당연히 주용화와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생일 장식에도 특별한 의미를 많이 담지는 않았다.손형원한테 줄 선물도 거실 한쪽에 놓았다.선물들은 피라미드 모양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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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7화

“소원을 빌어보세요.”그러자 손형원은 눈앞의 촛불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어릴 때 빌었던 소원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손형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어차피 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을 테니 이번에는 지율 씨를 위해 빌겠습니다.”손형원이 고개를 들어 하지율을 바라봤다.촛불 아래 비친 두 눈은 전에 없이 맑고 부드러웠다.“지율 씨가 바라는 건 모두 손에 넣고 가는 길마다 평탄하며 만나는 모든 인연이 따뜻하기를 바랍니다.”하지율은 순간 멍하니 손형원을 바라봤다.눈앞의 남자는 마치 오랫동안 드리워져 있던 그늘이 걷힌 사람 같았다.평소의 음울함과 냉기가 사라지자 맑고 부드러운 분위기만 남아 있었다.그 순간 손형원의 모습은 순수하고 천진했던 린과 묘하게 겹쳐 보였다.마치 눈앞의 남자가 잔혹하고 냉혹한 손씨 가문 가주 손형원이 아니라 그림을 순수하게 사랑하던 화가 린인 것처럼 말이다.하지율은 자신도 모르게 잠시 넋을 잃었다.그러다가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야옹!”얼룩 고양이는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풍선을 쫓으며 놀고 있었다.촛불 아래 흔들리는 하지율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하지율은 ‘30’이라고 적힌 선물을 손형원에게 건넸다.“생일 축하해요.”손형원이 선물을 받아 들었다.“감사합니다.”하지율은 시선을 내리깔았다.“이제 밥 먹어요.”하지만 손형원은 하지율의 앞으로 걸어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지율 씨, 저와 춤 한 곡 추어주시겠습니까?”하지율은 눈앞에 내민 손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상한 익숙함을 느꼈다.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그런 익숙함의 정체를 떠올리기도 전에 손형원은 이미 하지율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하지율은 손형원과 몸이 닿는 게 싫었다.하지만 이제 곧 이곳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억지로 참고 있었다.손형원은 계속 떨리고 있는 하지율의 속눈썹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낮게 말했다.“갑자기 지율 씨를 보내드리기 싫어졌어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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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8화

한 시간쯤 뒤, 손형원은 모든 점검과 조정을 끝낸 뒤 헬기에 연료까지 가득 채웠다.그리고 하지율을 돌아보며 말했다.“이제 출발할게요.”말을 마친 손형원이 먼저 헬기에 올라탔고 하지율도 뒤따라 탑승했다.뒷좌석에 앉으려던 순간, 손형원이 하지율을 불러 세웠다.“앞에 앉으시죠.”어차피 곧 떠날 예정이었다.그래서 앞에 앉든 뒤에 앉든 하지율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다.하지율은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손형원은 헬기 계기판을 가리키며 간단하게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각 장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헬기를 어떻게 시동 거는지도 차근차근 알려줬다.하지만 손형원은 굳이 시간을 끌 생각은 없어 보였다.십여 분쯤 지나자 손형원은 곧바로 헬기를 띄웠다.“헬기는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기본 정도는 알아두는 게 나쁘지는 않죠.”손형원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정말 위험한 상황이 오면 최소한 한 번쯤은 직접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요.”하지율은 말없이 손형원을 바라봤다.하지율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는 바로 손형원 자신이었다.하지만 손형원의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만약 하지율이 헬기를 조종할 줄 알았다면 그때 정말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시도했을지도 몰랐다.손형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전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는 별로 소질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곳에서 나가신 뒤에 관심이 있으시면 전문 교관에게 제대로 배우시는 게 좋겠습니다.”예전에 주용화가 손형원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나은 법이다.하지만 손형원은 원래 누군가를 다정하게 이끌어주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애초에 자신부터가 악인인데 누군가에게 제대로 된 걸 가르칠 수 있을 리가 없었다.손형원이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였다.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걸 상대에게 건네주는 것이었다.헬기는 곧 섬의 하늘 위로 떠올랐다.하지율은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그제야 조금은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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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9화

사생아라고 해서 모두 불행하게 사는 건 아니었다.사생아 중에도 자기 삶을 잘 꾸려 가는 사람은 많았다.권세를 누리고 바람 한 점까지 뜻대로 부리듯 살며 심지어 가주 자리를 차지하는 이들도 있었다.손형원이 괴롭힘을 당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자신의 실력이 약했기 때문이다.이 세상은 애초부터 공평한 곳이 아니라 강자가 위에 서고 약자는 고개를 숙이는 곳이었다.적자생존은 본래 자연의 법칙이었다.하지율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형원이 다시 말했다.“그래도 지율 씨가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되도록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않겠습니다.”하지율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지율이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 않으면 그 무고한 사람들은 어쩌면 예전의 자신처럼 당하게 될지도 몰랐다.하지만 하지율은 알지도 못하는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 손형원과 더 얽힐 만큼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그러니 차라리 침묵하는 편이 나았다.하지율이 곧 떠날 예정이라 그런지 손형원은 평소보다 말이 많았다.손형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곳에 오기 전에 지분 양도 건은 이미 전부 준비해 뒀습니다. 지율 씨는 서명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바로 효력이 생길 겁니다. 나머지 절차는 제 비서가 처리할 겁니다.”하지율은 미간을 찌푸렸다.“손형원 씨의 물건은 받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손형원은 하지율을 바라봤다.“그러면 이 한 달은 지율 씨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낭비된 시간이 되는 겁니까?”하지율이 말했다.“손형원 씨 같은 법을 아예 무시하는 사람 손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뭘 더 바라겠습니까?”하지율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차가웠다.“제가 그 지분을 받으면 밖에서 저희 일을 어떻게 떠들어댈지 몰라요. 그때는 손형원 씨에게 납치되어 실종된 게 아니라 손형원 씨와 도망친 걸로 둔갑할 수도 있겠죠.”그러자 손형원이 대답했다.“남들이 어떻게 떠들든 그건 그들의 일입니다. 권력은 자기 손에 쥐고 있어야 진짜입니다. 굳이 그런 말들에 흔들릴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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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0화

그 결과 하지율이 첫 번째 수혜자가 된 셈이었다.그때 하지율이 문득 물었다.“예전에는 그렇게 연정미를 좋아했잖아요. 연정미를 위해서라면 뭐든 내놓을 수 있을 정도였고요. 그런데 왜 그때는 직접 지분을 넘기고 결혼하자고 하지 않았어요?”손형원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연정미가 좋아하는 건 강한 남자일 뿐입니다. 제가 지분을 넘기고 연정미가 자리를 굳힌 뒤 제가 쓸모없어지면 바로 저를 걷어찼을 겁니다.”손형원은 차분하게 덧붙였다.“게다가 당시 연정미의 능력으로는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을 겁니다. 손씨 가문 안의 늑대 같은 인간들에게 뼈도 못 추리고 뜯겼겠죠.”“...”손형원이 연정미를 그렇게 보고 있었다니 하지율로서는 꽤 의외였다.곧 떠난다는 생각 때문인지 하지율도 조금은 호기심이 생겼다.“저는 손형원 씨의 마음속에서는 연정미가 늘 완벽하고 가장 뛰어난 사람인 줄 알았어요.”그러자 손형원이 대답했다.“손씨 가문은 회색 사업이 많습니다. 대부분 지하 세력들과 맞닿아 있죠. 피를 묻히는 수단을 쓰지 않으면 아래의 사람들을 제압하기 어렵습니다. 연정미는 손에 피가 묻는 일을 절대 원하지 않아요. 그러니 더더욱 해낼 수 없었겠죠.”하지율이 물었다.“연정미가 못 하는 것을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손형원이 담담히 대답했다.“그때와 지금은 다르죠. 당시에는 반드시 수단을 써야 했지만 지금은 달라요. 예전의 적들은 이미 제가 전부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지율 씨도 다시 수단을 쓸 필요는 없죠. 그대로 자원을 가져다 쓰시면 됩니다.”하지율은 말문이 막혔다.‘이런 게 바로 앉아서 모든 걸 누리는 기분인 걸까?’하지율은 왜 연씨 가문 사람들이 손형원을 얕보면서도 끝내 놓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손형원은 주용화처럼 사람을 키우고 길을 닦아 주는 타입이 아니었다.누군가를 가르치지도 못했고 잘 가르칠 사람도 아니었다.가르칠 수 없다면 손형원은 그냥 주는 스타일이었고 확실히 그런 식으로 단순하고 거칠게 움직이는 사람이었다.하지율도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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