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91 - Chapter 200

235 Chapters

제191화

“시온아, 지율 씨, 여기.”하지율은 웃는 얼굴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요즘 달콤한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찔까 봐서 걱정이에요.”정기석은 바삭한 껍질을 깨물며 말했다.“여자는 살이 조금 쪄야 예뻐요. 너무 말라서 뼈만 남은 건 오히려 안 예쁘죠.”정시온은 호기심에 물었다.“지율 이모는 예전에 간식 안 먹었어요?”“응, 아이 낳고 나서는 거의 안 먹었어.”정시온은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깨달았다.“윤택 형이 유당 불내증이 있어서 지율 이모도 간식 안 먹은 건가요?”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고 정기석은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왜 그렇게 오랜 시간 참으면서 지냈어요? 고지후와 결혼한 지 5년이나 됐는데 지율 씨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던데요.”하지율은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했고 특히나 매운 건 더더욱 즐겨 먹었다.하지만 몇 년간 고지후와 고윤택의 건강을 위해 그녀가 만든 음식은 항상 담백하고 싱거웠다.“윤택이한테 먹지 말라고 한 건 나도 먹지 말아야죠. 아니면 무슨 자격으로 아이한테 먹지 말라고 하겠어요.”그때 애늙은이 정시온이 말을 꺼냈다.“지율 이모, 나랑 있을 때는 좋아하는 음식 마음껏 먹어도 돼요. 걱정하지 말아요. 나한테 먹지 말라고 하는 건 절대 안 먹을게요!”고윤택은 그 모습을 보고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가식적이야.”멀지 않은 곳에서 세 사람이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보며 고윤택은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판매대를 슬쩍 쳐다보고는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그도 먹고 싶었지만 유당 불내증이 있어서 이런 걸 먹으면 몸에 좋지 않았다.‘됐어, 먹지 말자.’고윤택은 억지로 참아냈다.하지만 임채아는 요즘 아이스크림이 다양한 첨가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안에 유당 불내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꼭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조금만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아니, 엄마가 정시온에게 먹지 말라고 한 건 정시온이 하나도 안 먹었어.’정시온보다 더 잘 참아야 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정시온에겐 질
Read more

제192화

“윤택이가 왜 사라져?”최혜은이 잔뜩 긴장한 어투로 물었다.“친구 생일파티에 안 갔어?”“위치 추적 시계와 전화를 모두 집에 두고 갔어요. 자기를 찾지 말라는 뜻이에요.”최혜은이 급히 물었다.“걔가 평소에 임채아를 제일 좋아했잖아. 임채아한테 물어봤어?”“아직 안 물어봤어요. 지금 바로 채아에게 전화할게요.”너무도 귀한 손자였기에 최혜은은 서둘러 말했다.“소식 들리면 알려줘. 됐어, 나도 윤영이랑 같이 찾아볼게.”전화를 끊은 후 고지후는 임채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임채아도 무척 놀랐다.“윤택이 여기 없어... 뭐? 사라졌다고?”임채아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긴장하기 시작했다.고윤택에게 정말 일이 생기면 고지후에게 접근할 수 없으니 그게 걱정스러웠다.어린애가 성인보다 통제하긴 훨씬 쉬우니까.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망설이며 말했다. “지후야, 혹시 하지율 씨가 데려간 건 아닐까?”고지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윤택이가 알아서 나간 거라고 했어. 데리러 오는 사람 없이.”임채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윤택이가 휴대폰과 위치 추적 시계를 모두 집에 두고 갔다는 건 자기 위치를 알려주기 싫다는 뜻이잖아. 우리를 만나러 오는 거면 그렇게 몰래 움직일 필요가 없지. 최근에 하지율 씨가 이혼하자고 했을 때 지후 너도 동의했다며? 이젠 물러날 곳이 없어서 이참에 윤택이 데려가 놓고 윤택이가 엄마 없이 못 산다는 걸 보여주려는 건 아닐까? 그러면 지후 네가 아이를 위해서 이혼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윤택이는 평소 주말이면 여사님 댁에서 지내는데 어제 거짓말까지 했던 걸 봐선 진작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 어쩌면 하지율 씨가 미리 연락해서 집 나가라고 한 걸 수도 있지.”고지후는 몇 초 동안 침묵한 후 말했다. “아닐 거야.”하지율이 단호하게 이혼을 요구하던 걸 생각하면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하지율이 정말로 이혼을 원한다는 예감마저 들었다.임채아는 심장이 철렁했다.줄곧 하지율을 믿지 않았던
Read more

제193화

첫 번째 이혼 소송과 두 번째 소송 사이에는 6개월의 간격이 필요하며, 조정 등 다양한 절차가 있어 완전히 이혼하려면 최소 2년이 걸렸다.결혼은 혼인신고만 하면 되는데 이혼은 참 어렵다.두 사람이 모두 이혼에 동의하더라도 이혼 조정 기간 30일이 또 있었다.전화 너머에서 몇 초 동안 침묵이 흘렀다.“하지율, 윤택이 거기 있어?”하지율은 미간을 찌푸렸다.“없어.”고지후가 다시 물었다. “윤택이가 너랑 같이 있지 않은 게 확실해?”하지율은 다소 짜증이 났다.“고지후,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윤택이가 사라졌어.”하지율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윤택이가 사라졌으면 찾아봐. 왜 나한테 전화해? 내가 갑자기 어디서 사람을 데려오기라도 해?”고지후의 목소리도 서늘했다.“놀라지도 않고 전혀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도 않네.”임채아의 말에 그도 내심 하지율에 대한 의심을 품었다.게다가 하지율은 전혀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고지후의 말뜻을 못 알아들을 리 없었던 하지율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걱정할 때 당신이랑 어머님은 괜한 걱정을 한다며 호들갑 떤다고 했잖아?”고지후는 몇 초 동안 침묵했다. “하지율, 지금은 예전 일 들출 때가 아니야.”“그래서?”“넌 윤택이 엄마야. 윤택이 데려가고 싶으면 나한테 말하면 돼. 몰래 그럴 필요는 없잖아.”하지율도 거침없이 대꾸했다.“그래, 나 윤택이 엄마야. 내가 애 데리고 나가고 싶으면 그러는 거지 몰래 숨길 필요가 있겠어? 차라리 임채아한테 물어봐. 윤택이가 그렇게 좋아하는데 몰래 찾아갔을 수도 있잖아.”“이미 물어봤는데 거기 없대.”“나도 말했어. 여기 없다고.”말을 마친 하지율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정시온이 조용히 물었다. “지율 이모, 윤택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윤택이 아빠가 전화 와서 윤택이가 사라졌다네.”정시온의 눈이 번쩍였다.“윤택 형이 왜 사라져요? 우리도 같이 찾아볼까요?”“됐어. 임채아나 만나러 갔겠지.”하지율은 무표정하게 말했
Read more

제194화

고지후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뭐라고?”전화기 너머로 부하가 다급하게 말했다.“도련님이 호수에 빠졌다가 지금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어요.”...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하지율의 기분을 고지후가 전화 한 통으로 다 망쳐버렸다.정시온이 어른스럽게 말했다.“지율 이모, 윤택 형이 사라졌다니까 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아니면 계속 놀아도 즐겁게 못 놀 것 같아요.”하지율의 눈동자가 촛불처럼 미세하게 흔들리자 정시온이 덧붙였다.“저랑 윤택 형은 유치원도 같이 다니고 평소에도 사이좋은 친구예요.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저도 속상할 것 같아요.”하지율은 복잡한 눈빛으로 정시온을 한 번 쳐다보았다.고윤택은 유치원에서 줄곧 정시온을 괴롭혔고 둘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그녀가 선생님에게 불려 간 것만 벌써 두 번이었다.그런데 정시온은 그것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채 고윤택이 자기 친구라고 말했다.어린아이가 이해심 깊은 모습이 안타까웠다.정기석도 거들었다.“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뭐가 됐든 아들이잖아요. 유치원에 있는 다른 애가 사라졌어도 같이 찾으러 다녔을 거예요.”정기석은 겉으로 무뚝뚝해 보여도 사실은 부드러운 사람이었다.정기석 같은 사람이기에 정시온도 얌전하고 속 깊은 아이로 성장한 걸지도 모르겠다.하지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일행이 출구로 향하던 중 정시온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며 넋을 잃었다.하지율은 아이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고개를 숙여 물었다. “시온아, 왜 그래?”정시온이 정신을 차리며 답했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빠, 지율 이모,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하지율이 물었다. “내가 같이 가줄까?”“아니요. 아니요. 혼자 갈 수 있어요.”정시온은 매우 독립적인 아이였기 때문에 이런 일 정도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해.”정시온이 막 가자마자 하지율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발신
Read more

제195화

“고지후 씨, 그건 내가 아니라 애한테 물어봐.”하지율의 목소리는 그에 대한 반감과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걸로 따지려고 전화한 거면 더 이상 당신 전화는 안 받아.”고지후의 목소리는 뼈까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거기서 기다려. 네가 강제로 윤택이를 데려간 거면 난 사람 보내서 널 제압할 수밖에 없어.”하지율은 고윤택이 놀이공원에 있다는 그의 말에 원래는 찾아보려 했었다.하지만 오만한 고지후의 말투에 하지율도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고지후 씨, 부탁할 거면 정중한 태도로 부탁해.”고지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부탁? 내가 지금 부탁하는 걸로 보여?”“부탁이 아니면 명령인가?”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하지율이 말을 꺼냈다.“당신이 뭔데, 내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해? 고지후 씨, 주제 파악 똑바로 해. 난 당신이 멋대로 부려 먹는 하녀가 아니야.”하지율은 다시 전화를 끊었다.다시 호수 옆의 벤치로 돌아온 하지율은 원래 자리에 기다리고 있던 정기석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정시온이 간 화장실은 호수 뒤쪽의 숲 근처에 있었다.하지율이 화장실 쪽으로 가려던 순간 문득 요란한 물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호수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이 놀라 소리쳤다.“사람이 빠졌어. 사람이 물에 빠졌어!”“세상에, 두 아이가 빠졌어. 다섯, 여섯살로 보이는 어린아이들 같은데!”“애 부모는 어디 간 거야?”“수영할 줄 아는 사람? 얼른 구해야지!”사람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를 들은 하지율은 표정이 굳어지며 급히 호숫가로 달려갔다.사람들의 사이로 하지율은 호수에서 허우적대는 정시온을 한눈에 발견했다.이런, 정시온은 수영할 줄 모른다!하지율의 표정이 확 바뀌며 그는 사람들을 밀어낸 뒤 망설임 없이 물에 뛰어들어 정시온을 구해냈다.물에 빠진 정시온은 이미 많은 물을 삼켰다.“시온아, 괜찮아?” 하지율은 초조한 표정으로 정시온의 가슴을 압박해 물을 토하게 했다.“콜록콜록!”정시온이 기침하며 물을 왈칵 토해냈다.흐릿하게 뜬 눈앞에 익숙하
Read more

제196화

고윤택은 어릴 적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아 수영 같은 생존 기술은 몇 살 때부터 이미 익혔고 유치원에서는 수영 수업이 필수 과목이었다.특정 상황에서는 수영이 아이의 생명을 지킬 수 있기에 학기 말에는 수영 대회도 열렸다.정시온이 아직 수영을 못 하는 이유는 지난해 우연히 바다에 빠진 사고로 인해 물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수영을 꼭 배워야 한다는 걸 알기에 기말이 다가오기 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수영을 배우기로 결심했다.하지율은 이를 듣고 정시온을 격려했다.고윤택은 놀라서 멈칫하며 호흡마저 흐트러졌다.그랬다. 하마터면 자신이 수영할 수 있다는 걸 잊을 뻔했다.조금 전 그는 일행을 따라가다가 정시온에게 들켰다.“형, 여기까지 따라올 줄은 몰랐네. 따라다녀 본 소감이 어때?”고윤택은 이미 정시온과 하지율의 다정한 모습에 화가 잔뜩 난 상태라 못된 말만 골라서 했다.“난 엄마 아들이야. 엄마가 아무리 너한테 잘해줘도 내 자리를 대체할 수는 없어! 난 엄마라고 부를 수 있지만 넌 지율 이모라고 불러야 하잖아. 이게 너랑 나의 차이야. 엄마가 지금은 화가 나서 나를 무시하는 거고 넌 그저 내 대체품이야. 내가 엄마한테 사과하고 애교만 부리면 엄마가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와서 널 무시할걸?”정시온의 동공이 움츠러들었다.고윤택을 도발하고 하지율이 몇 번 그의 편을 들어주긴 했어도 하지율에겐 고윤택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아이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서두를 건 없었다.충분한 시간이 지나 하지율에게 잘해주면 언젠가 그녀의 마음속에 고윤택보다 자신이 우선인 날이 올 테니까.하지만 그래도 어린아이라 어른만큼 침착하지는 못했다.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고윤택의 말을 들으니 급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아직 하지율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지 못했는데 고윤택이 정말로 찾아가서 애교를 부리면 정말로 하지율을 다시 빼앗길 수도 있었다.‘안 돼, 절대 지율 이모를 뺏길 수 없어!’고개를 돌린 아이는 옆에 있던 호수를 보고 문득 임
Read more

제197화

정시온은 실제로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긴 해도 아버지가 많은 심리치료사를 찾아준 덕분에 병은 거의 다 나았다.심지어 요 며칠 하지율에게 수영을 가르쳐달라고 할 생각이었다.고윤택은 호숫가에 서서 정시온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정시온이 일부러 넘어져 다쳤을 때 엄마가 걱정하던 표정을 떠올렸다.“흥, 불쌍한 척은 나도 해. 네가 뛰면 나도 뛰어!”엄마가 누구를 챙길지 지켜볼 생각으로 고윤택도 따라 뛰어내렸다.하지만 아이는 자신이 수영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지금 그는 당황하면서도 어색하게 자리에 서 있었다. 솟구치던 분노가 호숫물에 의해 그대로 휙 꺼져버린 듯했다.그때 정시온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지율의 관심을 끌었다.“지율 이모, 나 힘들어요.”하지율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했다. “시온아, 조금만 참아. 구급차가 곧 올 거야.”정시온은 작은 손으로 하지율의 소매를 힘껏 잡으며 그녀에게 의지했다.“지율 이모, 안 가면 안 돼요? 저 무서워요...”하지율은 즉시 정시온을 안아주며 말했다. “알았어, 이모 어디도 안 가. 네 곁에 있을 거야.”정시온이 안도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하지율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고윤택은 하지율의 품에 쓰러진 정시온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저 녀석 연기는 참 잘하네!’늘 다양한 방법으로 불쌍한 척하며 사람의 동정심을 유발했다.고윤택은 화가 났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연기하는 정시온을 보며 고윤택도 물러서지 않고 기절하는 척했다.‘약한 척하는 걸 누가 못해? 네가 하면 나도 해!’하지율은 고윤택도 쓰러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아직 어려서 수영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물에 빠졌을 때 부딪히거나 다쳤을 수도 있었다.정시온을 안은 채 고윤택의 상태를 확인하다 보니 다소 허둥지둥 바쁘게 움직였다.다행히 이때 정기석이 돌아와 하지율의 품에 있던 정시온을 데려갔고 하지율은 그제야 몸을 빼내어 고윤택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큰 문제는 없고 단순히 기절했다는 걸 알게 되
Read more

제198화

최혜은이 정말로 신고를 할 줄이야.그녀는 고개를 돌려 자리에 서서 의기양양하게 그녀를 바라보는 최혜은을 발견했다.하지율이 고윤영을 돌아보며 물었다.“안 말렸어요?”고윤영이 말을 더듬었다.“저... 제가 어떻게 말려요.”하지율이 임채아를 상대하는 모습을 본 후로 고윤영은 그녀를 보며 다소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새언니도 그렇게 무능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법 대단하기까지 했다.원래는 오빠와 임채아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임채아가 여우 같은 면이 있긴 해도 능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그게 아니면 어떻게 오빠의 잊지 못할 첫사랑이 됐겠나.고윤영도 고지후처럼 예술적 기질을 가진 여자를 좋아했다.처음에는 그녀도 악기, 바둑, 서예, 그림을 배웠지만 아쉽게도 타고난 재능이 없었다.최혜은은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왜, 이제야 겁이 나? 미리 말하는데 이미 늦었어. 감옥에서 반성이나 해. 바이올린을 아무리 잘 연주해도 무슨 소용이 있니? 누가 전과 있는 여자를 원하겠어.”하지율은 잠시 침묵한 후 고지후를 바라보았다.“여사님은 나이가 있어서 제정신이 아니라 쳐도 당신도 머리가 나빠? 그래서 이런 멍청한 짓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거야?”고지후도 내내 고윤택의 검사에 동행했고 최혜은이 말만 그렇게 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로 신고할 줄은 몰랐다.그가 미간을 찌푸렸다.“엄마, 어떻게 경찰을 불러요?”고지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혜은이 거칠게 말을 끊었다.“지후야, 넌 이번 일에서 빠져. 잘못을 저지르면 대가를 치러야지. 안 그럼 다음에 내 손자에게 또 어떤 나쁜 걸 가르칠지 모르잖아.”“멍청하기 그지없네요.”하지율이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고 경찰을 바라보았다.“죄송하지만 아이가 혼자 집을 나간 거고 전 데려간 적 없어요. 그리고...”하지율은 잠시 멈칫하다가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하게 전했다.“제 아들이에요. 세상 어떤 엄마가 아들을 납치해요?”경찰은 당황했다.“네? 아이 엄마라고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이자
Read more

제199화

최혜은이 더 말하려 했지만 고지후에게 제지당했다.“엄마, 윤택이 아직 병실에 혼자 있어요. 윤영이랑 애한테 가보세요.”최혜은은 여전히 화가 났지만 고지후가 이렇게 말하고 자신이 억지를 부리는 것도 맞았기에 하지율을 노려보고는 고윤택을 보러 가려고 했다.그때 하지율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잠깐만요.”모두가 그녀를 바라보자 하지율은 천천히 말을 꺼냈다.“저분은 제가 아이의 친엄마라는 걸 알면서도 허위 신고를 해서 제 인격과 명예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질서 관리법을 심각하게 위반했어요. 형사님, 이대로 넘어갈 순 없어요. 지금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만약 다음에 제가 중요한 공연을 할 때 또다시 허위 신고를 해서 방해하면 어떡해요?”“하지율 씨는 이 일에 대해 책임을 물으실 건가요?”최혜은이 허위 신고를 한 사실은 큰일이 될 수도, 작은 일이 될 수도 있었다.당사자가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추궁하길 원한다면 처벌을 내려야 했다.“네.”하지율은 차분히 말했다.“저를 모함한 행위에 대해 공개적인 사과를 원해요...”하지율의 말이 끝나기 전에 최혜은이 날카롭게 말을 끊었다.“하지율, 꿈도 꾸지 마!”하지율은 최혜은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협조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권리를 행사해 저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거예요.”이 상황을 본 경찰이 서둘러 말렸다.“여사님, 사과하세요. 이분이 공인이라면 지금 이 사태가 심각해지고 구속될 수도 있어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도 당사자가 합의하지 않으면 지는 건 뻔하고요.”최혜은은 하지율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말에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발끈하며 화를 냈다.“난 얘 시어머니예요! 나보고 얘한테 사과하라니... 절대 불가능해요. 절대!”하지율은 차분하게 말했다.“여사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저와 고지후 씨는 이혼 준비 중이고 이혼을 앞둔 이상 저희는 남이죠.”보다 못한 고지후가 나섰다.“하지율, 우리가 이혼하기 전까지 그래도 네 어머니야.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Read more

제200화

고지후의 표정이 굳어졌다.“하지율, 선 넘지 마!”하지율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당신 어머니가 아이를 납치했다고 날 모함한 건 선 넘은 행동이 아니야? 내가 이러는 게 싫으면 당신 어머니가 멍청한 짓을 못 하도록 말렸어야지. 마마보이처럼 옆에서 입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그녀는 최혜은의 사과를 원했다.더 이상 거듭 그녀를 함부로 모욕하는 행위를 참아주지 않을 거다.그토록 우습게 보던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한다니, 하지만 아무리 괴로워서 반드시 받아들여야만 했다.일을 크게 만들면 고씨 가문이나 고성 그룹에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최혜은은 막무가내로 굴긴 해도 이득을 가장 잘 따지는 사람이었다.오늘은 그녀가 손해를 봐야만 했다.그녀의 얼굴이 못나게 일그러지며 근육마저 덩달아 씰룩거렸다.이제야 더 이상 예전처럼 아무리 욕하고 괴롭혀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하지율이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깨달았다.앞으로 그녀는 더 이상 하지율에게 함부로 폭언이나 폭행을 행사할 수가 없었다.최혜은은 속으로 분노했다!고윤영은 최혜은이 이를 악무는 모습을 보고 충동적으로 행동할까 봐 서둘러 말렸다.“엄마, 오빠가 대신 사과하는 건 안 돼. 소문나면 엄마랑 오빠 체면 다 망가져. 그리고...”그녀는 하지율을 슬쩍 쳐다보았다.“하지율 씨는 윤택이 엄마잖아. 남들이 들으면 누구라도 엄마가 틀렸다고 할 거야.”최혜은도 당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하지율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기세등등하게 구는 하지율의 모습이 못내 탐탁지 않았다.경찰이 오면 하지율이 고윤택의 엄마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초조하게 만들어 자신에게 애원하며 사과하길 기대했다.하지율이 정중한 태도로 사과하면 마지못해 몇 마디 해명이라도 해줄 생각이었는데 하지율이 상황을 뒤집으니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깬 격이었다.어떻게 하지율에게 사과를 하겠나.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던 만만한 하지율이 지금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그녀는 정말로 일을 크게 벌일지도 모른다.
Read more
PREV
1
...
1819202122
...
2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