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하지율이 일을 하고 있을 때 유소린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지율아, 고지후 씨가 네 몸이 회복됐다는 얘기 듣고 한번 만나고 싶대.”유소린은 하지율의 안색을 살피며 덧붙였다.“고지후 씨도 M국에 온 지 좀 됐어. 한번 만나 볼래?”하지율이 단종건의 집에서 요양하는 동안, 유소린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고지후도 몇 번이나 찾아오고 싶다고 했지만 그때마다 하지율이 거절했다.결국 고지후는 일단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그러다가 최근 유소린에게서 하지율이 다시 연경 그룹에 출근하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 M국으로 날아온 것이다.주용화의 일로 고지후에게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하지율도 이번에는 만나기로 했다.“알았어. 만나자.”...하지율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는 고지후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이 다가가 말했다.“미안해. 오래 기다렸지?”고지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빼 주었다.“예전에는 늘 네가 날 기다렸잖아. 이제부터는 내가 널 기다릴게.”하지율은 그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사람처럼 고맙다고만 말한 뒤 맞은편에 앉았다.“한동안 계속 아파서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했네. 그동안 많이 도와줘서 고마워. 참, 윤택이는 잘 지내?”그러자 고지후가 대답했다.“잘 지내. 이번에 나 올 때도 널 보러 오겠다고 계속 졸랐어. 아직 네 몸이 완전히 괜찮은지 걱정돼서 이번에는 안 데려왔어. 윤택이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말해. 바로 데려올게.”그러자 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왔다.두 사람이 각자 음식을 주문한 뒤, 고지후는 여전히 창백한 하지율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낮게 물었다.“지율아, 주용화 씨는 정말... 최면에 성공한 거야?”하지율은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고지후는 원래 남을 위로하는 데 능한 사람이 아니었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겨우 말을 꺼냈다.“주용화 씨가 네 마음속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건 나도 알아. 그래도 사람은 결국 앞날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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