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apítulo 2001 - Capítulo 2010

2029 Capítulos

제2001화

당시 하지율은 고양이가 실수로 무슨 약재라도 잘못 먹은 줄 알았다.‘그런데 설마 이럴줄이야...’하지율의 마음이 서늘하게 식었다.이 순간만큼은 함우민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강렬했다.차라리 함께 죽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하지만 지금 함우민에게 시간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하지율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부터 살려야 했다.여기는 단종건의 별장이니 아무리 함우민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감히 큰 소동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다.그때 하지율의 아랫배에 찢어질 듯한 통증이 몰아쳤고 식은땀이 하지율의 등을 흠뻑 적셨다.함우민은 처음에는 하지율을 뒤쫓으려 했다.하지만 이렇게 쫓아다니다가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가능성이 컸다.이미 단종건의 별장에서 하지율에게 약을 먹인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상태였다.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일이 들통난 뒤에는 빠져나가기 어려울 터였다.함우민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어차피 하지율의 아이는 살리기 어려울 것이니 목숨만 건지면 다시 기회는 있을 거고 나중에 얼마든지 하지율을 데려갈 수 있었다.함우민은 마지막으로 하지율을 바라본 뒤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모퉁이를 돌던 하지율은 누군가의 품에 그대로 부딪혔다.흐릿해진 시야 너머로 사람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였다.하지율은 의식마저 끊어질 듯 아득해지고 있었다.자신에게 부딪힌 사람이 하지율이라는 걸 알아본 손형원의 눈에 순간 반가움이 스쳤다.하지만 손형원은 곧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지율 씨, 왜 그래요? 얼굴이 너무 창백해 보여요.”지금의 하지율은 오직 정신력 하나로 간신히 의식을 붙잡고 있었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하지율은 쉼 없이 눈물을 흘렸고 본능적으로 손형원의 소매를 붙잡고 애원했다.“제 아이를... 살려 주세요.”그 순간, 손형원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손형원의 동공이 크게 수축했다.누군가 심장을 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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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2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하지율은 천천히 눈을 떴다.하지율은 마치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았다.그건 너무도 끔찍한 악몽이었다.“지율 씨, 깨어났어요?”그때 옆에서 맑고 부드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익숙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하지율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진소현 씨...”진소현은 하지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 눈에는 안타까움과 연민, 그리고 어렴풋한 죄책감까지 어려 있었다.“지율 씨, 지금 몸은 좀 어때요?”하지만 하지율은 본능적으로 손을 아랫배에 올리며 말했다.“아이는...”그러자 진소현은 하지율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아이는... 잃었어요.”그 순간, 하지율의 눈이 크게 뜨였다.“지금... 뭐라고 했어요?”진소현이 낮게 대답했다.“단 어르신의 말씀으로는 하지율 씨가 먹은 건 이미 약이라고 할 수도 없대요. 정확히는 독에 가까운 성분이었어요. 억지로 아이를 살렸다고 해도 기형이나 심각한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아주 높았고요. 하지율 씨도 최소 2년은 몸을 회복해야 해요. 그동안은 다시 임신하면 안 된대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아이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어요.”하지율의 얼굴에서 서서히 핏기가 사라졌고 눈에 남아 있던 빛도 꺼져 가는 촛불처럼 희미해졌다.진소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말했다.“단 어르신과 구현 씨는 주용화 씨가 이 사실을 알면 크게 자극받을까 봐 아직 알리지 않았어요. 하지율 씨가 직접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어요.”“제가... 직접 결정하라고요...”하지율은 그 말을 천천히 되뇌었다.진소현은 피 한 방울 없는 하지율의 얼굴을 바라보며 몇 번이나 말을 꺼내려다 멈췄다.진소현에게는 언제나 주용화의 안전과 이익이 가장 중요했다.하지만 아무리 냉정하게 판단하려 해도 방금 아이를 잃은 사람에게 다음 말을 꺼내는 건 너무 잔인했다.진소현이 말하지 않아도 하지율은 이미 알아차린 듯했다.하징류은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그러고 보니... 함우민이 한 말도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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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3화

“사랑하든 미워하든 이제 주용화 씨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어요.”하지율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구현 씨한테 준비해 달라고 해 주세요. 준비가 끝나면 알려 주시고요.”그러자 진소현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물었다.“하루 정도 쉬었다가 하는 게 어때요?”하지만 하지율은 고개를 저었다.그 짧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온몸의 힘을 다 써 버린 듯했다.하지율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고 힘이 없었다.“진소현 씨와 남시온 씨는... 제가 존재했다는 흔적을 전부 없애 주세요. 그리고 화야 씨의 비서 두 분도...”말을 하던 하지율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낮게 웃었다.“화야 씨가 동의한다면 굳이 우리가 몰래 할 필요도 없겠네요. 화야 씨가 알아서 전부 정리할 테니까요. 자기 손으로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없앨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요.”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좀처럼 감상에 젖는 일이 없는 진소현마저 마음 한구석이 아파져 왔다.하지율은 아이를 잃었고 이제는 주용화마저 떠나보내야 했다.진소현은 이 모든 충격을 하지율이 버텨 낼 수 있을지 걱정됐다.하지율은 몹시 지쳐 보였다.“일단 준비해 주세요. 저는 좀 쉴게요.”진소현은 조용히 방을 나갔다.임신한 뒤로 하지율의 몸은 계속 약했고 제대로 회복할 틈도 없었다.지금의 하지율은 그 어느 때보다도 허약해진 상태였다.하지율은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얼마나 지났을까.다시 눈을 떴을 때는 석양빛이 창문을 넘어 하지율의 몸 위로 길게 내려앉고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여전히 얼음장 속에 갇힌 듯 추운 느낌이 들었다.하지율은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아이조차 꿈에 나타나 마지막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그때 하지율은 무언가를 느낀 듯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주용화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아무 말 없이 하지율을 바라보는 주용화의 모습은 지나치게 평온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주용화를 본 순간, 하지율의 눈시울이 이유 없이 붉어졌다.하지만 하지율이 처음으로 꺼낸 말은 전혀 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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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4화

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하지율은 몸이 휘청거렸다.얼굴은 종잇장처럼 새하얬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진소현은 하지율을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무슨 말이라도 해 주고 싶었던 진소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주용화 씨가 최면을 받는다고 해도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실패할 가능성도... 여전히 꽤 높고요.”하지만 하지율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하지율은 마치 아무 말도 듣지 못한 사람 같았다.세 시간이 지났지만 최면실에서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예전이라면 이쯤 나왔을 주용화가 이번에는 한참이 지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하지율의 마음속에 문득 알 수 없는 예감이 피어올랐다.다섯 시간이 흐른 뒤에야 굳게 닫혀 있던 문이 마침내 열렸다.그러자 하지율과 진소현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훤칠한 남자가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왔고 표정은 무덤덤했다.오랜 시간 최면을 받은 탓인지 미간에는 옅은 피로가 어려 있었다.하지만 주용화는 예전처럼 방에서 나오자마자 하지율에게 다가오지 않았다.하지율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하지율의 곁을 지나쳤다.진소현이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주용화 씨.”그러자 주용화는 걸음을 멈추더니 천천히 진소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진소현 씨가 왜 여기에 있죠?”주용화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고 듣기 좋았다.진소현은 무의식적으로 하지율을 한번 바라봤다.“저는... 최면을 받는 동안 같이 와 있었어요.”진소현의 시선을 따라 주용화도 하지율을 바라봤다.검고 깊은 눈동자에는 손 닿을 수 없는 서늘함과 거리감만이 가득했다.예전처럼 부드럽고 한결같던 시선은 흔적도 없었고 고요하게 얼어붙은 호수처럼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주용화가 물었다.“친구분이세요?”그러자 진소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주용화는 하지율에게 별 관심이 없는 듯 대충 한번 훑어보고는 금세 시선을 거뒀고 아직 몸이 불편한지 미간을 누르며 말했다.“조금 피곤하네요. 먼저 돌아갈게요.”그러자 진소현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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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5화

하지율이 주용화한테 상처를 줄 때, 사실 자신도 함께 상처 입고 있었다.그런데도 하지율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다.아이를 잃고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 지금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할 때였다.하지만 하지율은 아픔을 억누른 채 정신을 다잡고 자기 손으로 주용화를 밀어내야 했다.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진소현 씨, 그동안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아마 앞으로는... 다시 볼 일이 없겠죠.”하지만 진소현은 말했다.“저와 시온 오빠의 사업은 계속 M국에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거고요. 지율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저와 시온 오빠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반드시 도와드릴게요.”하지율은 더 이상 인사를 주고받을 힘조차 없었기에 힘없이 말했다.“주용화 씨한테 가 보세요. 2년이 넘는 기억을 잃었으니 지금은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를 거예요.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이니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잘 아실 거고요. 저는 구현 씨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진소현은 잠시 망설였다.결국 주용화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그럼 먼저 가 볼게요.”그러고는 구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구현 선생님, 지율 씨를 잘 부탁드릴게요.”구현은 하지율에게 몹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하지율이 응급실로 옮겨진 뒤, 손형원은 곧바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했고 그제야 모든 게 윈터의 짓이라는 걸 알아냈다.구현은 윈터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다.병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김에 조금씩 가까워질 생각이었다.그런데 자신이 직접 늑대를 집 안으로 끌어들인 꼴이 되어 버렸다.자기가 자리를 뜨자마자 윈터가 하지율에게 손을 쓴 것이다.손형원은 구현이 하지율을 혼자 두고 자리를 비웠다는 걸 알고 거의 목을 조를 뻔했다.구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하지율을 위로했다.“지율 씨, 자책하지도 말고 너무 힘들어하지도 마세요. 그냥 이 아이가 아빠를 구하려고 잠깐 찾아왔다고 생각해요. 이제 해야 할 일을 다 끝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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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6화

단종건은 손형원을 흘겨봤다.“내가 있는데 지율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게 두겠어? 날 못 믿는 거야? 아니면 내 의술을 못 믿는 거야?”단종건 정도의 실력이라면 고열 하나 못 잡을 리 없었다.하지만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는 하지율을 보고 있자니 손형원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때 단종건이 말했다.“지율이는 당분간 여기서 몸을 좀 추슬러야 할 것 같아. 여기는 죄다 남자뿐이라 지율이를 돌보기가 불편해. 유소린한테 전화해서 와 달라고 해.”손형원은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손형원에게 전화가 왔을 때, 유소린은 잘못 걸려 온 전화인 줄 알았다.‘손형원이 나한테 전화를 다 한다니?’전화 너머로 손형원의 다소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지율 씨가 지금 고열이 안 떨어지고 의식도 없습니다. 옆에서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해요. 사람을 보냈으니 곧 집 앞에 도착할 겁니다. 그냥 차에 타면 됩니다.”유소린의 얼굴에 곧바로 경계심이 떠올랐다.“손형원 씨, 또 무슨 꿍꿍이 꾸미는 거 아니에요? 저를 납치하려는 거예요?”그때 전화 너머에서 작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화야 씨... 화야 씨...”유소린은 단번에 알아들었다.그건 하지율의 목소리였다.‘지율이가 정말 아픈 거야?’유소린이 더 물으려는 순간, 손형원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유소린은 옷을 갈아입을 틈도 없이 그대로 뛰쳐나갔다....사흘 뒤, 하지율은 마침내 열이 내리고 의식도 되찾았다.눈을 뜨자 눈이 퉁퉁 부은 유소린이 보였다.하지율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소린아... 또 신세 졌네.”하지율이 말을 하는 순간 유소린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떨어졌다.“지율아, 이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 너... 많이 아팠지?”하지율은 힘없이 대답했다.“난 괜찮아.”유소린은 물을 한 잔 따라 하지율을 조심스럽게 일으킨 뒤 조금씩 마시게 했다.잠시 망설이던 유소린이 결국 입을 열었다.“지금 손형원이 윈터를 찾고 있어. 지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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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7화

하지율의 얼굴은 여전히 병색이 짙었지만 눈빛에는 한층 날카로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하지율은 담담하게 말했다.“우선 함우민부터 잡아야 해. 내 아이를 죽였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직접 복수할 거야.”유소린이 말했다.“손형원 씨가 지금 사람을 풀어서 윈터를 찾고 있어. 하지만 아직 소식은 없어.”그러자 하지율이 입을 열었다.“함우민은 교활하고 변장에도 능해. 쉽게 잡힐 사람은 아니야. 겁도 없고 하는 짓도 극단적이고 미쳤지. 내 아이가 정말 잘못됐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M국을 떠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아마... 단 어르신의 별장 근처에서 내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커.”그 말에 유소린이 물었다.“지율아, 벌써 함우민을 끌어낼 방법을 생각한 거야?”하지율이 대답했다.“소린아, 나랑 연극 한 번만 해 줘.”그러고는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유소린에게 설명했다.유소린은 지치고 초췌한 하지율의 얼굴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지율아, 일단 몸부터 좀 쉬자. 몸이 회복된 다음에 해도 되잖아.”하지만 하지율은 고개를 저었다.“안 돼. 함우민은 워낙 조심스러워서 시간이 지나면 뭔가 눈치채고 도망갈 수도 있어. 이번에는 반드시 잡아야 해.”하지율뿐만 아니라 유소린도 함우민이 한 짓을 듣고 나서는 이를 갈 정도로 미워하고 있었다.하지율을 좋아한다는 말과 하지율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정작 하지율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줬는지 몰랐다.이번에도 함우민만 아니었다면 하지율은 아이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유소린은 결국 알겠다고 했다.그러다가 하지율의 얼굴에 다시 피곤한 기색이 떠오르자 서둘러 말했다.“지율아, 지금 몸이 너무 약해. 우선 푹 쉬어. 몸이 제일 중요해.”하지율도 겨우 이 정도 이야기했을 뿐인데 기운이 쭉 빠지는 걸 느꼈다.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유소린은 잠든 하지율을 바라보며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주용화가 최면을 받은 이야기는 차마 묻지 못했다.다만 구현과 단종건에게서 대략적인 상황만 들었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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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8화

“화야 씨는...”하지율은 휴대전화를 쥔 채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목소리를 냈다.“괜찮아요?”그러자 진소현이 대답했다.“보기에는 괜찮아 보여요.”하지율의 목소리는 어느새 잠겨 있었다.“무슨 다른 말은... 안 했나요?”진소현은 하지율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솔직하게 말했다.“왜 최면을 받았는지 물어봤어요. 저와 시온 오빠가 병세가 악화해서 치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고요. 김경환 씨와 유민재 씨도 미리 말을 맞춰 둬서 별다른 허점은 없었어요.”진소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최면이 막 끝난 상태니까 예전의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려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사실대로 말했어요. 기억을 되짚다 보면 최면 효과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요. 주용화 씨도 그 말을 듣고 더는 묻지 않았고요. 그리고 이후 흔적 정리는 시온 오빠와 유민재 씨, 김경환 씨가 전부 처리했어요. 이런 일을 처음 해 보는 것도 아니라 익숙한 편이라... 아마 문제는 없을 거예요.”하지율은 진소현의 뜻을 알아들었다.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주용화는 이제 거의 자신을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그때 진소현이 다시 말했다.“저와 시온 오빠는 당분간 L국에 머물 생각이에요. 주용화 씨가 잃어버린 2년여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려고요.”그 말에 하지율은 작게 대답했다.“네... 잘 부탁드릴게요.”진소현이 또 말했다.“주용화 씨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면 언제든 저한테 연락하세요.”하지율은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조심해서 가세요.”진소현도 알고 있었다.정말 필요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하지율은 앞으로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을 것이다.전화를 끊은 뒤, 하지율의 손등 위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일주일 뒤.하지율의 예상대로 함우민은 결국 붙잡혔다.하지율은 함우민이 의심이 많고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절대 안심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점을 이용해 유소린과 함께 연극을 꾸몄다.유소린이 비밀을 잘 숨기지 못한다는 건 주변 사람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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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9화

함우민을 체포한 건 나현우와 강원희가 직접 나섰다.주용화가 떠난 뒤, 유소린이 두 사람을 다시 불러들였다.애초에 하지율의 곁에서 믿고 쓸 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새 사람을 다시 키우자니 시간과 힘이 너무 많이 들었기에 하지율은 아예 두 사람을 다시 데려왔다.하지율은 유소린과 함께 함우민이 갇혀 있는 곳으로 향했다.하지율을 본 순간, 함우민의 눈이 번쩍 빛났다.함우민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지율 씨, 지율 씨! 드디어 저를 보러 왔군요.”함우민의 시선이 하지율의 아랫배로 향했다. 그 순간, 눈 깊숙이 서늘한 빛이 스쳤다.함우민은 걱정스러운 척 물었다.“지율 씨, 몸은 좀 괜찮아졌어요? 제가 요 며칠 얼마나 지율 씨의 몸을 걱정했는지 알아요?”함우민의 가식적인 모습에 유소린은 속이 뒤집힐 정도로 역겨웠다.함우민은 말 그대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이었다.유소린이 혐오스럽다는 듯 말했다.“여기서 역겨운 척 좀 그만해요. 함우민 씨가 지율이를 왜 그렇게 불러요? 듣기만 해도 기분 나쁘네요.”옆에 있던 강원희와 나현우는 곧바로 말뜻을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함우민의 뺨을 거칠게 몇 차례 후려쳤다.둘 다 싸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 손에 힘을 전혀 빼지 않았다.몇 번의 따귀만으로 함우민의 이가 몇 개나 빠져나갔다.함우민은 처참한 몰골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지만 두 눈만큼은 여전히 하지율에게 박혀 있었다.함우민은 뭔가에 홀린 듯 웃었다.“지율 씨, 제가 이런 일은 벌인 건 전부 지율 씨를 위해서였어요... 제가 아니었으면 지율 씨가 그렇게 쉽게 주용화한테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윈터를 대신한 것도 처음에는 그냥 지율 씨를 돕고 싶어서였어요. 지율 씨가 주용화의 병을 치료하고 싶어 했잖아요. 주용화가 지율 씨를 잊게 만들고 싶어 했고요. 그래서 제가 도와준 거예요. 그런데...”함우민의 얼굴이 그 순간 기괴하게 일그러졌다.“그런데 그 인간은 최면을 거부했잖아요. 끝까지 지율 씨를 붙잡고 결국 지율 씨를 죽게 만들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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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0화

함우민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여전히 당당하게 말했다.“제가 한 건 전부 지율 씨를 구하기 위해서였어요. 지율 씨가 계속 그 악마 같은 인간 곁에 있으면 앞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어요. 나중에는 여러분도 제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될 거예요!”그 말을 들은 유소린은 화가 치밀어 한 걸음 앞으로 나섰지만 하지율이 막아섰다.하지율은 함우민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함우민 씨, 제가 오늘 왜 직접 여기까지 왔는지 알아요?”그 순간, 함우민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지율 씨, 지금 아무리 화가 나 있어도... 그래도 지율 씨 마음속에는 아직 제 자리가 있는 거죠?”하지율은 바닥에 무릎 꿇은 함우민을 내려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오늘 직접 온 건 딱 하나 말해 주고 싶어서예요. 예전에 함우민 씨를 구해 준 걸 정말 후회해요. 그때 그냥 숲에서 죽게 내버려둬야 했어요. 함우민 씨 같은 사람은 지후 씨가 없었어도 화야 씨가 없었어도... 저는 절대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이렇게 함우민 씨를 보고 있는 순간순간이 역겨워요. 제 마음속에서 함우민 씨는 구더기만도 못해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죽게 두진 않을 테니까요. 이렇게 쉽게 죽게 해 주면 너무 편하잖아요.”하지율은 허리를 살짝 숙여 천천히 함우민과 눈을 맞추더니 말을 이었다.“앞으로 매일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느끼게 해 드릴게요.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후회하게 될 만큼요.”하지율은 다시 몸을 곧게 세웠다.“함우민 씨, 이제부터 좋은 날이 시작될 거예요.”말을 마친 하지율은 유소린을 바라봤다.“소린아, 가자.”그러자 유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나가기도 전에 뒤쪽 방에서 함우민의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하지만 하지율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유소린에게 말했다.“다시는 손발을 못 쓰게 만든 다음에 M국에서 경비가 가장 삼엄한 교도소로 보내. 따로 사람을 붙이면 아무래도 빈틈이 생길 수 있으니까. 교도소에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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