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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3화

Author: 초향
그 말을 들은 연재영의 얼굴에는 굴욕감이 떠올랐다.

연재영은 연씨 가문의 장남으로 어릴 때부터 후계자로 길러졌다.

연경 그룹에서든 연씨 가문에서든 연태훈 다음으로 강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었다.

하이현 쪽의 주주들조차 연재영에게는 어느 정도 양보해야 했다.

이전에는 하지율도 연경 그룹에서 절반가량의 지지를 얻었지만 의사 결정권이나 실제 집행 권한에서는 여전히 연재영이 우위에 있었다.

‘이제 와서 하지율의 눈치를 보며 움직여야 한다니...’

줄곧 연경 그룹의 실권을 쥐고 살아온 연재영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연재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정통 후계자였고 출생 때문에 뒷말이 따라붙는 사생아도 아니었다.

평소에도 연재영은 일 처리나 처신도 늘 당당하고 떳떳했다.

그런 자신이 굴욕을 참고 하지율의 밑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건 차라리 죽는 것보다 괴로운 일이었다.

연정미는 연재영의 표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

“오빠,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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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13화

    그 말을 들은 연재영의 얼굴에는 굴욕감이 떠올랐다.연재영은 연씨 가문의 장남으로 어릴 때부터 후계자로 길러졌다.연경 그룹에서든 연씨 가문에서든 연태훈 다음으로 강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었다.하이현 쪽의 주주들조차 연재영에게는 어느 정도 양보해야 했다.이전에는 하지율도 연경 그룹에서 절반가량의 지지를 얻었지만 의사 결정권이나 실제 집행 권한에서는 여전히 연재영이 우위에 있었다.‘이제 와서 하지율의 눈치를 보며 움직여야 한다니...’줄곧 연경 그룹의 실권을 쥐고 살아온 연재영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연재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정통 후계자였고 출생 때문에 뒷말이 따라붙는 사생아도 아니었다.평소에도 연재영은 일 처리나 처신도 늘 당당하고 떳떳했다.그런 자신이 굴욕을 참고 하지율의 밑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건 차라리 죽는 것보다 괴로운 일이었다.연정미는 연재영의 표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오빠,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조금만 참아.”그러자 연재영이 차갑게 말했다.“하지율은 석 달 뒤면 손형원의 지분까지 넘겨받아. 그때가 되면 더 손쓸 수 없을 텐데 앞으로도 계속 참고만 있으라는 거야?”그 말에 연정미는 오히려 웃으며 대답했다.“오빠, 주용화는 이미 하지율과 헤어졌어. 지금은 M국까지 떠났고 앞으로 하지율을 도와줄 일도 없을 거야. 주용화만 없으면 하지율이 빼앗아 간 걸 되찾는 건 어렵지 않아. 설령 형원 오빠의 지분을 넘겨받는다고 해도 손씨 가문이 얼마나 복잡한데... 하지율 같은 외부인이 쉽게 장악할 수 있겠어?”연정미는 불러온 배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세상에 영원한 적은 없어. 영원한 건 이익뿐이지. 예전에 하지율이랑 형원 오빠도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잖아. 그런데 결국 형원 오빠의 지분은 받기로 했잖아. 하지율이 그 지분을 받는 순간, 자연스럽게 손여준과는 반대편에 서게 돼. 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잖아. 우리는 손여준과 손잡으면 돼.”그 순간, 연재영이 미간을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12화

    연정미가 소식을 들었을 때는 연재영의 몸이 거의 다 회복된 뒤였다.그 사실을 알게 된 연정미는 낮게 웃으며 혼잣말했다.“아버지가 나한테까지 숨기셨네... 결국 나도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는 거군. 하지율만 경계하는 게 아니라 나도 똑같이 경계하고 있었네.”그러자 옆에 있던 단성훈이 말했다.“정미야, 내가 도울 일 있으면 뭐든 말해. 무슨 일이든 도와줄게.”그러다가 단성훈의 시선이 연정미의 아랫배로 향했고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리고 이 아이가 내 아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내 아이처럼 키울 거야.”연정미는 입꼬리만 살짝 올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손형원을 제외하면 단성훈이 자신에게 가장 진심인 사람인 건 맞았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단성훈은 능력이 부족했고 그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너무 적었다.손형원은 처음부터 입지가 불안정했지만 그래도 단성훈보다는 훨씬 나았다.연정미는 이제 와서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그때 형원 오빠와 완전히 선을 긋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그랬다면 연정미는 지금도 손형원을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하지율에게 틈을 내주지도 않았을 것이다.지금은 단보현마저 거의 몰락했고 예전의 손형원보다도 못한 처지가 됐다.심수현 역시 연정미에게 진심이기는 했다.하지만 심수현은 부모와 가족까지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연정미를 위해 가문 전체를 걸 정도는 아니었다.연정미는 단성훈의 능력이 성에 차지 않았지만 손형원의 일로 한 번 심하게 덴 만큼 이번에는 완전히 선을 긋지 않았다.“성훈 씨, 고마워.”단성훈은 진지하게 연정미를 바라봤다.“이제 재영 형님도 깨어났고 주용화도 하지율과 헤어진 뒤 M국을 떠난 것 같아. 주용화의 도움만 없으면 하지율 혼자서는 우리를 못 이겨.”그러자 연정미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의 연정미에게는 그나마 유일하게 좋은 소식이었다.연정미가 연재영을 만나러 갔을 때는 그의 몸도 거의 90퍼센트 이상 회복된 상태였다.연정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오빠, 몸은 좀 어때?”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11화

    손형원은 함우민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도록 하면서도 너무 쉽게 죽지는 않게 철저히 손을 써 두었다.과거 함우민이 사람을 시켜 손형서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던 만큼 함우민 역시 교도소 안에서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됐다.원래도 성형에 성별 정정 수술까지 받은 상태라 함우민은 교도소 안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존재였다.그 탓에 함우민은 하루도 편히 지내지 못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질병까지 얻었다.손형원이 사람을 괴롭히는 방식은 워낙 다양했다.그런 이야기를 듣자 유소린조차 혀를 내둘렀다.“이 정도면... 지율이가 한 건 정말 순한 편이었네.”하지율은 몸이 완전히 회복된 뒤에야 단종건의 허락을 받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하지율은 연씨 가문 본가거나 주용화와 함께 살던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그 집은 애초에 주용화가 매입할 당시부터 하지율 명의로 되어 있었다.유소린은 하지율이 그곳에 갔다가 추억 때문에 다시 힘들어질까 봐 직접 사람을 데리고 가서 모든 물건을 정리해 봉인해 두었다.한 방 가득 놓여 있는 아기용품을 발견했을 때는 유소린도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하지율이 병상에 누워 있던 동안 연재영도 의식을 되찾았다.연태훈은 직접 나서서 그 소식을 철저히 막았다.외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비밀리에 처리되었다.하지율도 계속 아픈 상태에서 겨우 일만 처리하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연상준이 몰래 소식을 전해 준 뒤에야 연재영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유소린은 그 소식을 듣자 마음이 급해졌다.“지율아, 연재영이 깨어났는데 연 회장님이 일부러 소식까지 막았다며? 아직 포기 안 한 거 아니야? 계속 연재영을 밀어주려는 거 아니야?”하지율은 마지막 계약서에 서명을 마친 뒤 유소린에게 넘기며 말했다.“반항하는 딸이랑 말 잘 듣는 아들이 있으면 말 잘 듣는 아들을 선택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게다가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내가 외부에서 들어온 침입자일 테야.”유소린은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연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10화

    함우민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여전히 당당하게 말했다.“제가 한 건 전부 지율 씨를 구하기 위해서였어요. 지율 씨가 계속 그 악마 같은 인간 곁에 있으면 앞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어요. 나중에는 여러분도 제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될 거예요!”그 말을 들은 유소린은 화가 치밀어 한 걸음 앞으로 나섰지만 하지율이 막아섰다.하지율은 함우민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함우민 씨, 제가 오늘 왜 직접 여기까지 왔는지 알아요?”그 순간, 함우민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지율 씨, 지금 아무리 화가 나 있어도... 그래도 지율 씨 마음속에는 아직 제 자리가 있는 거죠?”하지율은 바닥에 무릎 꿇은 함우민을 내려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오늘 직접 온 건 딱 하나 말해 주고 싶어서예요. 예전에 함우민 씨를 구해 준 걸 정말 후회해요. 그때 그냥 숲에서 죽게 내버려둬야 했어요. 함우민 씨 같은 사람은 지후 씨가 없었어도 화야 씨가 없었어도... 저는 절대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이렇게 함우민 씨를 보고 있는 순간순간이 역겨워요. 제 마음속에서 함우민 씨는 구더기만도 못해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죽게 두진 않을 테니까요. 이렇게 쉽게 죽게 해 주면 너무 편하잖아요.”하지율은 허리를 살짝 숙여 천천히 함우민과 눈을 맞추더니 말을 이었다.“앞으로 매일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느끼게 해 드릴게요.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후회하게 될 만큼요.”하지율은 다시 몸을 곧게 세웠다.“함우민 씨, 이제부터 좋은 날이 시작될 거예요.”말을 마친 하지율은 유소린을 바라봤다.“소린아, 가자.”그러자 유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나가기도 전에 뒤쪽 방에서 함우민의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하지만 하지율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유소린에게 말했다.“다시는 손발을 못 쓰게 만든 다음에 M국에서 경비가 가장 삼엄한 교도소로 보내. 따로 사람을 붙이면 아무래도 빈틈이 생길 수 있으니까. 교도소에 넣어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9화

    함우민을 체포한 건 나현우와 강원희가 직접 나섰다.주용화가 떠난 뒤, 유소린이 두 사람을 다시 불러들였다.애초에 하지율의 곁에서 믿고 쓸 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새 사람을 다시 키우자니 시간과 힘이 너무 많이 들었기에 하지율은 아예 두 사람을 다시 데려왔다.하지율은 유소린과 함께 함우민이 갇혀 있는 곳으로 향했다.하지율을 본 순간, 함우민의 눈이 번쩍 빛났다.함우민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지율 씨, 지율 씨! 드디어 저를 보러 왔군요.”함우민의 시선이 하지율의 아랫배로 향했다. 그 순간, 눈 깊숙이 서늘한 빛이 스쳤다.함우민은 걱정스러운 척 물었다.“지율 씨, 몸은 좀 괜찮아졌어요? 제가 요 며칠 얼마나 지율 씨의 몸을 걱정했는지 알아요?”함우민의 가식적인 모습에 유소린은 속이 뒤집힐 정도로 역겨웠다.함우민은 말 그대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이었다.유소린이 혐오스럽다는 듯 말했다.“여기서 역겨운 척 좀 그만해요. 함우민 씨가 지율이를 왜 그렇게 불러요? 듣기만 해도 기분 나쁘네요.”옆에 있던 강원희와 나현우는 곧바로 말뜻을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함우민의 뺨을 거칠게 몇 차례 후려쳤다.둘 다 싸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 손에 힘을 전혀 빼지 않았다.몇 번의 따귀만으로 함우민의 이가 몇 개나 빠져나갔다.함우민은 처참한 몰골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지만 두 눈만큼은 여전히 하지율에게 박혀 있었다.함우민은 뭔가에 홀린 듯 웃었다.“지율 씨, 제가 이런 일은 벌인 건 전부 지율 씨를 위해서였어요... 제가 아니었으면 지율 씨가 그렇게 쉽게 주용화한테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윈터를 대신한 것도 처음에는 그냥 지율 씨를 돕고 싶어서였어요. 지율 씨가 주용화의 병을 치료하고 싶어 했잖아요. 주용화가 지율 씨를 잊게 만들고 싶어 했고요. 그래서 제가 도와준 거예요. 그런데...”함우민의 얼굴이 그 순간 기괴하게 일그러졌다.“그런데 그 인간은 최면을 거부했잖아요. 끝까지 지율 씨를 붙잡고 결국 지율 씨를 죽게 만들려고 했어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8화

    “화야 씨는...”하지율은 휴대전화를 쥔 채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목소리를 냈다.“괜찮아요?”그러자 진소현이 대답했다.“보기에는 괜찮아 보여요.”하지율의 목소리는 어느새 잠겨 있었다.“무슨 다른 말은... 안 했나요?”진소현은 하지율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솔직하게 말했다.“왜 최면을 받았는지 물어봤어요. 저와 시온 오빠가 병세가 악화해서 치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고요. 김경환 씨와 유민재 씨도 미리 말을 맞춰 둬서 별다른 허점은 없었어요.”진소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최면이 막 끝난 상태니까 예전의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려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사실대로 말했어요. 기억을 되짚다 보면 최면 효과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요. 주용화 씨도 그 말을 듣고 더는 묻지 않았고요. 그리고 이후 흔적 정리는 시온 오빠와 유민재 씨, 김경환 씨가 전부 처리했어요. 이런 일을 처음 해 보는 것도 아니라 익숙한 편이라... 아마 문제는 없을 거예요.”하지율은 진소현의 뜻을 알아들었다.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주용화는 이제 거의 자신을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그때 진소현이 다시 말했다.“저와 시온 오빠는 당분간 L국에 머물 생각이에요. 주용화 씨가 잃어버린 2년여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려고요.”그 말에 하지율은 작게 대답했다.“네... 잘 부탁드릴게요.”진소현이 또 말했다.“주용화 씨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면 언제든 저한테 연락하세요.”하지율은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조심해서 가세요.”진소현도 알고 있었다.정말 필요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하지율은 앞으로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을 것이다.전화를 끊은 뒤, 하지율의 손등 위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일주일 뒤.하지율의 예상대로 함우민은 결국 붙잡혔다.하지율은 함우민이 의심이 많고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절대 안심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점을 이용해 유소린과 함께 연극을 꾸몄다.유소린이 비밀을 잘 숨기지 못한다는 건 주변 사람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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