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아는 그 말에 얼굴이 빨개졌다가 창백해졌다.“선생님, 오해하셨어요... 저, 저는 점심을 못 먹어서 지후와 함께 밥을 먹으러 나가려던 것뿐이에요...”단종건은 냉정하게 말했다.“한 시간만 줄게. 한 시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오늘 두 시간 늦게 퇴근할 거야. 두 시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네 시간 늦게 퇴근해.”고지후가 눈살을 찌푸렸다.“선생님, 요구가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규칙이 없으면 안 돼. 너도 회사의 대표인데 직원이 지각하거나 조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어?”고지후가 말했다.“하지만 채아는 선생님의 직원이 아니잖아요.”단종건이 쌀쌀하게 웃었다.“난 지금 돈도 받지 않고 채아의 불치병을 치료해주는데 며칠 허드렛일을 하는 것도 힘들어? 스스로도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최선을 다해 구해주길 바라지 마.”고지후는 할 말을 잃었다.임채아는 목구멍에 솜털이 막힌 것처럼 답답해졌다. 그녀는 지금 이 늙다리와 싸우며 고지후에게 이 사람이 사기꾼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이 늙은이가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참아야 했다. 지금 싸우면 그녀의 거짓말이 들통날 테니까.‘하지율, 분명 하지율이 이 늙다리와 함께 나를 괴롭히는 거야.’이 생각에 임채아는 하지율에 대한 증오가 한층 더 깊어졌다.고지후가 임채아를 바라보았다.“채아야, 넌 나와 함께 검사받으러 갈 거야? 아니면 여기에 남을 거야?”고지후도 바보가 아니니 임채아 손에 난 상처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병원에 갈 필요도 없을뿐더러 치료할 필요도 없었다.이미 상처가 다 아물었기 때문이다.임채아는 이 기회를 빌려 도망치려 했지만 단종건이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떠날 수 없었다.이곳에서 반나절을 보냈는데 지금 떠나면 또 하루를 보충해야 하니 전혀 이득이 없었다.그녀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아니야, 지후 너는 돌아가 봐. 나는... 괜찮아.”고지후는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돌아가서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여기서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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