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후가 왔다.하지율은 그를 흘끗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들어가자.”하지율은 그가 반드시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를 제외한 모든 일에 신경 쓰고 있었고 장하준의 양해각서도 그녀 손에 있으니 말이다.두 사람은 나란히 구청에 들어갔다.구청에는 혼인신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이혼 절차를 밟는 사람은 줄을 설 정도로 많았다.이혼하는 사람 중에는 쌀쌀한 얼굴로 덤덤하게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고 여전히 싸우며 서로를 질책하는 부부도 있었으며, 눈물을 흘리며 제발 이혼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부부도 있었다. 물론 빨리 해탈되고 싶어 안달이 난 부부도 있었다.두 사람이 구청에 들어서자마자 직원이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고 대표님, 안으로 들어오세요.”보아하니 고지후가 이미 안배를 마친 모양이다.역시 그가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방 안에는 두 사람을 위해 절차를 처리하는 직원도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옆에 있던 고지후가 입을 열었다.“하지율, 지금 후회한다고 말해도 늦지 않았어.”하지율은 쌀쌀하게 웃는 것으로 그의 말에 대답했다.고지후의 검은 눈이 어두워지며 차가운 빛이 떠올랐다.“나중에 후회할 때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탓하지 마.”하지율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지후 씨, 언제부터 잔소리가 많아진 거야? 장하준의 양해각서가 필요없어?”고지후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약 10분 후, 직원이 이혼 숙려기간에 관한 절차를 완료했다.“석 달 안에 이혼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만약 두 분께서 여전히 이혼하려 한다면 석 달 후에 다시 오시면 됩니다.”하지율은 서류를 받아 들고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방을 나서자 구청의 로비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뭐 이런 게 다 있어! 내가 휴가 전부터 여기서 며칠째 기다리고 있는데 번마다 당일의 예약이 다 찼다고 하네. 인터넷에서도 예약 못 하고, 현장에 와서도 예약 못 하고, 대체 언제 예약이 가능한 거야?”한 건장한 남자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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