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이 웃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정시온이 대답했다.“윤택 형아와 관련된 일이에요.”고윤택의 이름을 듣자 하지율은 웃음을 거뒀지만 여전히 물었다.“윤택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어?”정시온이 말했다.“형아는 지율 이모가 아저씨랑 이혼한 소식을 알고 엄청 화를 냈어요. 정말 형아를 버린 게 맞는지 지율 이모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다고 했어요.”하지율은 아무 말도 하자 정시온이 계속해서 말했다.“아까 보니 윤택이 형아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더라고요. 아마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지율 이모, 형아도 안으로 들어오게 하면 안 될까요?”하지율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소린이 하지율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어머, 나도 윤택이를 오랫동안 못 봤어. 윤택이가 보고 싶었는데 잘 됐다. 내가 나가서 볼게.”하지율은 유소린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막지 않았다.몇 분 후, 유소린이 고윤택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자, 윤택아, 이쪽에 앉아.”유소린은 고윤택을 하지율의 왼쪽에 앉혔다. 정시온은 하지율의 오른쪽에 앉았다.하지율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윤택은 큰 변화가 없어 보였지만 예전보다 훨씬 말이 적었다.고윤택이 도착하자 분위기는 조금 어색해졌다.이때 정시온이 말을 꺼내며 조용한 분위기를 깨뜨렸다.“형아, 오늘은 지율 이모가 밥을 사주는 거니까 먹고 싶은 거 마음껏 시켜도 돼.”고윤택은 마치 작은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정시온을 보고 마음속에 불편한 감정이 일었다.고윤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입술을 삐죽이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정시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형아, 왜 그래? 내가 무슨 말을 잘못해서 형아를 화나게 했어?”이 장면은 어쩐지 익숙했다. 고윤택은 문득 예전에 그들 가족 세 명이 채아 이모와 함께 식사했을 때가 떠올랐다. 당시 채아 이모는 정시온처럼 엄마에게 먹고 싶은 거 마음껏 주문하라고 하며 부담가지지 말라고 말했다.그때는 채아 이모가 세심하게 엄마의 기분까지 챙겨주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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