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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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재영아, 아직도 너희 셋을 버리고 간 네 엄마가 미운 것이냐?”연재영이 그대로 우뚝 멈춰 섰다.연태훈을 등지고 있었기에 연태훈은 연재영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어머님도 본인의 생각이 있으셨겠죠. 그리고 지금은... 이제는 안 계시니까.”연태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네 엄마가 떠날 때 소영이를 임신 중이었다는 건 나도 몰랐어. 그렇지 않았으면 떠나지 못하게 막았을 텐데 말이야. 됐어. 이제 와서 얘기해도 소용없는 일이야. 솔직히 얘기하면 그때는 화가 나서 소영이를 내쫓았는데, 지금은 후회해. 어차피 남자 일이라면... 걔가 원하는대로 해주면 되지. 어차피 정미도 단성훈을 좋아하지 않잖아. 그래...”연태훈은 무언가 떠오른 듯 말을 이었다.“단성훈이 단종건 어르신의 손자지? 이번에 단종건 어르신의 생신 연회에서 볼 수 있겠군. 단성훈한테 얘기해.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꼭 소영이를 책임지라고.”연재영은 참지 못하고 연태훈을 마주 보고 얘기했다.“하지만 소영이는 이미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어요.”“이혼했잖아.”연태훈이 미간을 좁히고 얘기했다.“설마 정미랑 단성훈이 결혼하길 바라는 거야?”연재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단씨 가문과 연씨 가문은 체급이 맞는 두 가문이었다.하지만 단성훈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빼어난 사람은 아니었기에 연정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연정미는 명문가 아가씨 중에서도 으뜸이니까 말이다.그러니 평범한 남자는 연정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단성훈과 연소영을 놓고 본다면 단성훈이 아까웠다. 연소영이 미혼이라고 해도 단성훈이 아까울 정도인데, 지금 연소영은 이혼도 했고 애까지 있다.연재영은 더 말하지 않았다.감정이라는 건 억지로 강박해 봤자 잘되지 않는다. 그러니 더 얘기해봤자 소용없었다....하지율은 정기석의 전화를 받았다.“지율 씨, 핸드폰은 정상적으로 복구되었어요. 하지만 핸드폰에서 녹음 파일은 보이지 않던데요?”하지율이 깜짝 놀랐다.“네?”“정말 녹음한 거 맞아요?”“맞아요.”하지율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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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이튿날.하지율, 정시온, 강병주 등 사람들은 공연장에 일찍 모였다.안으로 들어가자 유소린이 화려한 공연장 내부를 보면서 감탄을 터뜨렸다.“그동안 매니저 일을 하면서 이렇게 화려한 공연장은 처음이야. 가난이 내 상상력을 제한 했다니... 이게 정말 부자들의 삶이구나!”하지율도 주변을 돌아보았다.연씨 가문에서 몇 년 동안 살았었지만 그때는 학교를 다닐 때여서 이런 프라이빗 클럽에 드나들지 않았기에 이렇게 호화로운 공연장은 처음이었다.공연장은 크지 않았다. 그저 천 명 정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대형 음악회나 콘서트를 주최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소규모 공연을 하기에는 딱 적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기석이 왔다.유소린이 약간 놀라서 물었다.“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정기석이 미소를 지었다.“일찍 와야죠.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돕게요.”그의 시선은 하지율이 들고 있는 바이올린을 향했다.“오늘은 ‘여름밤의 별’을 갖고 오지 않은 거예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여름밤의 별’은 관리받으러 갔어요, 이건 제가 평소에 사용하는 바이올린이에요.”하지율은 하이현이 남겨준 바이올린을 아주 아꼈기에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오늘은 ‘여름밤의 별’로 연주하고 싶었지만 며칠 전 현에 문제가 생겨 관리를 받으러 간 것이다.‘여름밤의 별’은 음색이 다른 바이올린보다 많이 독특했다.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바로 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장기석이 고개를 끄덕이고 하지율을 향해 얘기했다.“지율 씨, 그 녹음 파일. 알아봤는데 어떤 해커가 해킹해서 삭제한 것 같아요. 하지만 아는 해커 친구한테 부착했으니 곧 녹음 파일을 복구할 수 있을 거예요. 시간이 걸리겠지만요.”정기석은 약간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지율 씨, 정말 미안해요.”하지율은 고개를 저으며 정기석을 탓하지 않았다.“기석 씨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부탁했어도 지워졌을 거예요. 그 녹음이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테니까요.”하지율은 잘 알고 있었다.정기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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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그들은 이번 연회를 위해 피부과, 헤어 샵, 메이크업 샵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바삐 돌아챘다.고윤영은 흥분해서 얘기했다.“들어보니까 오늘 심다희 뿐만이 아니라 1등인 연정미도 온대! 심다희와 연정미는 내 우상과도 다름없는 사람들인데, 오늘 꼭 사인을 받을 거야!”평소였다면 최혜은은 고윤영에게 행동거지를 조심하라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만큼은 뭐라고 하지 않았다.이번에 단종건의 생신 연회에 초대받은 가문은 다 고씨 가문보다 대단한 가문들이었다.고윤영이 그곳에서 사교를 통해 높은 인맥을 쌓는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이었다.최혜은은 거울 앞에서 연신 확인하면서 고윤영에게 얘기했다.“연씨 가문의 세 도련님을 잘 봐둬. 그쪽은 가문도 좋고 능력도 훌륭한 사람들이란 말이야. 만약 연씨 가문에 시집간다면 그것만큼 호사로운 일도 없어. 하지만 연씨 가문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단씨 가문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듣자 하니 단성훈과 단진서, 다 여자 친구가 없다고 하니까 날이야. 기회를 잘 잡아야 해.”고윤영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팍 식었다.고윤영은 남자한테 관심이 없었다. 그저 그녀의 우상인 연정미와 심다희에게만 관심이 있었다.두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 아니겠는가.하지만 고윤영은 최혜은의 말에 토를 달 수 없었다. 눈을 굴리던 최혜은이 갑자기 말했다.“연씨 가문의 가주인 연태훈도 이 연회에 온대. 엄마가 만약 연씨 가문 가주와 친해지면 제가 연씨 가문 도련님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지 않을까? 그런데 너무 강하게 밀고 나가지 마. 엄마는 성격이 급한 게 문제니까. 남자들은 부드러운 여자를 좋아하잖아?”최혜은은 저도 모르게 거울 속의 본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거울 속의 최혜은은 젊은 편은 아니지만 기품 있었다.다른 아줌마처럼 몸매가 망가진 것도 아니고 비율 또한 완벽했다.하지만 기가 세고 진지한 태도 때문에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였다.게다가 이 나이가 되도록 두 번이나 감정 문제로 실패했으니 남자한테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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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문 앞의 차는 기다란 리무진이었다.문을 열자 안에는 고지후, 임채아, 고윤택이 앉아 있었다.고윤택은 최혜은과 고은영을 보고 예의를 지켜 인사를 건넸다.“할머니, 고모, 안녕하세요.”최혜은은 가볍게 대답하고 임채아를 쳐다보았다.오늘 임채아는 우아한 드레스를 입어서 그 연약한 아름다움이 한 층 강조되었다.최혜은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물었다.“어르신의 생신 연회에 채아는 왜 데려가는 거야?”고지후는 담담하게 얘기했다.“초청장에 채아를 데리고 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최혜은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채아를? 단씨 가문과 채아 사이가 어떤 사이길래?”임채아가 대답했다.“아마도 제가 현성 님의 제자가 되어서 저를 초청한 것 같아요.”그 말을 들은 최혜은의 표정이 환해졌다.임채아를 며느리로 들이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하지만 그건 고지후가 하지율과 재혼하려는 상황에서의 일이다.최근 들어 고지후는 하지율을 언급하지 않았다. 최혜은은 고지후가 드디어 그 여자를 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최혜은은 또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만약 고지후가 급이 맞는 명문가 아가씨를 데려온다면 임채아와 결혼시킬 필요는 없었다.임채아는 하지율보다 훌륭했지만 다른 명문가 아가씨와 비교한다면 그럭저럭이었다.어쩌면 고지후에게 아이가 있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 명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이 연회가 바로 고지후에게는 기회였다.연정미나 심다희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단씨 가문에는 적정 연령의 아가씨가 몇 있으니 만나보는 것도 괜찮았다.그리고 정 없으면 임채아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임채아는 현성의 제자이자 또 마지막 제자이니 가문이 너무 나쁜 것만 아니면 꽤 괜찮은 선택지였다.최혜은이 물었다.“현성 님도 오셔?”임채아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도 오세요.”최혜은은 그제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고윤택을 바라보았다.“윤택아, 요즘 공부는 어때? 어려운 거 있어?”고윤택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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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최혜은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고지후가 최혜은의 말을 끊었다.“엄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최혜은이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내가 틀린 말 했어? 너희가 이혼한 뒤에, 하지율이 윤택이 보러 한 번이라도 왔니?”고지후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그래도 하지율이 윤택이 엄마라는 사실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겁니다.”최혜은이 뭐라고 더 얘기하려는데 고윤영이 끼어들었다.“엄마, 그만해. 지금은 연회가 더 중요해.”그 말에 최혜은은 차갑게 코웃음 치고 더 얘기하지 않았다....검은색 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차 안에는 연씨 가문의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상준이랑 상진이는 못 올 겁니다. 두 사람은 연씨 가문에서 소영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연태훈은 두 사람의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연정미를 보면서 관심 어린 시선을 보냈다.“정미야, 괜찮니?”연정미의 미간 사이 주름에 피곤함이 가득했다.연정미가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연태훈이 얘기했다.“시합이 있는 줄 알았으면 부르지 않았을 텐데. 어르신의 생신 연회는 나랑 네 오빠가 갈 테니까.”연정미가 웃었다.“이번에 S시에 온 건 소영이를 데리러 가기 위함이잖아요. 저랑 소영이는 작은 오해가 있어요. 그걸 제대로 풀지 못할까 봐 따라온 거예요. 게다가 듣자 하니 오늘 현성 님도 참석하신다고 하던데, 저도 현성 님을 만나 뵙고 싶어요.”연태훈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연태훈은 먼저 단종건의 생신 연회에 참석한 후 하지율을 만나러 가자고 했다.하지율의 신분은 아직 조금 애매했기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하기가 어려웠다.그 생각에 연태훈이 연정미에게 물었다.“넌 지금 단성훈을 어떻게 생각해.”연정미는 연재영한테서 연태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었었다.“전 그저 아는 오빠로 봐요. 사적인 마음은 없어요.”연태훈은 그런 연정미를 보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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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어쩌면 누군가는 하지율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이 좋을 것이다.하지만 연정미는 달랐다.연정미는 야심 있고, 목표가 있는 여자였다.연정미는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그리고 연태훈의 모든 요구를 다 잘 해낼 자신도 있었다.지금 사회는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사실 평등하지 않은 것이 너무 많았다.여자로서, 연경 그룹에 들어간다면 다른 명문가들의 후계자한테 무시를 당할 것이다.하지만 다른 명문가 아가씨들과 교류하기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예전에 들은 바에 따르면, 연태훈이 기억을 잃은 그 몇 년 동안, 연경 그룹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이현은 명문가 아가씨들을 통해 인맥을 쌓아 그룹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한다.상류층에서 여자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연태훈이 연정미를 연경 그룹에 들이지 않은 것은, 연정미가 외부에서 인맥을 넓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지금 이 시대에는 능력보다 인맥이 더욱 중요했다.연소영을 데리러 오려고 S시에 왔다고 하지만, 사실은 단종건의 생신 연회에서 더 많은 인맥을 넓히기 위해 따라온 것이었다.연정미는 상류층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였으니 인기가 많았다.인맥은 넓으면 넓을수록 좋지 않은가.심씨 가문, 주씨 가문, 단씨 가문, 강씨 가문.모두 연정미가 공략해야 하는 가문이다.하지만 하지율은...아무리 피가 섞인 자매라고 해도, 연정미는 하지율이 본인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친해지기도 쉽지 않았다.연정미는 한 번도 하지율을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하지율이 주식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연정미는 하지율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두 사람은 출발점이 달랐다.하지율이 이제 와서 아무리 노력해 봤자 연정미의 위치까지 올라오지 못할 것이다.그동안 연정미가 쌓은 인맥은 하지율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하지율은 연정미의 위치를 위협할 수 없다.연정미는 연상진과 연상준에게 하지율한테 적대심을 품지 말라고 자주 얘기했다.그건 연정미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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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단성훈은 아무렇게 연기를 뿜어내고 나근나근하게 얘기했다.“손녀로 들였으면 한 가족이 되니까 우리랑 결혼시킬 수 없잖아. 제자로 들이면 오히려 일석이조라서 좋은 거지. 하지만 그 여자가 정말 할아버지가 말한 대로 좋은 여자인지는 모르겠어. 할아버지의 신분을 알고 일부러 접근한 것일 수도 있잖아. 너는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단성훈이 대답했다.“나는 후자.”그 말을 들은 단진서가 단성훈을 바라보았다.“왜 갑자기 눈치가 빨라졌지? 너답지 않게 말이야.”단성훈이 부드럽게 얘기했다.“내가 진보하지 않았더라면 연정미 옆에 친구로 남을 자격도 없을 테니까 말이야.”단진서가 혀를 찼다.“아직도 연정미를 잊지 못한 거야? 하지만 연정미는 너한테 관심도 없어 보이던데.”“관심 없으면 없는 거지. 괜찮아. 내가 연정미한테 어울리지 않는 건 사실이니까. 멀리서 연정미를 지켜만 봐도 괜찮아.”단진서가 웃으면서 얘기했다.“그것 참 대단한 사랑이네. 그렇게 마음 넓은 남자는 오랜만이야. 하지만...”거기까지 얘기한 단진서가 고개를 돌렸다.“연정미랑 이어질 수 없다는 걸 알면, 왜 연정미의 여동생과 헤어진 거야? 이름이 뭐였지. 흠... 연... 연소영이었나? 아무리 사생아라고 해도 단씨 가문과 급이 맞는 건 연씨 가문 뿐이야. 게다가 너한테 아주 잘해줬잖아. 요즘 시대에 물심양면으로 잘해주는 여자를 찾기 얼마나 힘든지 알아?”연소영을 언급하자 단성훈의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기분이 확 식어서 공격적인 말투로 단진서를 향해 얘기했다.“네 그 여자 친구는 네가 교통사고를 당해 눈이 보이지 않을 때도 널 아주 열심히 간호했어. 네가 가장 힘든 시기를 겪을 때 같이 있어 줬다고. 그래서 다들 그 사람이 너랑 결혼하기를 바랐는데. 하지만 너는 결국 그 여자가 널 필요로 할 때 도망친 첫사랑을 잊지 못해서 그 여자를 놓쳐버렸지만 말이야. 네가 양심이 있었다면 그런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단진서는 미간을 좁힌 채 물었다.“나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 게 아니야.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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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단진서는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얼른 화제를 돌려버렸다.“이런 얘기를 할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그 여자가 어떤 목적으로 할아버지한테 접근한 건지나 알아봐.”그 말에 단성훈은 더 얘기하지 않았다....백스테이지.하지율은 단종건의 전화를 받았다.“지율아, 오늘 내 친구들이 많이 왔어. 너무 바빠서 네 쪽으로 가지는 못할 것 같아. 그저 전에 확인했던 대로 공연을 시작하면 돼. 공연이 끝나면 너한테 내 친구들을 소개해 주마.”전화를 받은 하지율은 전화기 너머에서 끊이지 않는 대화 소리를 들었다.“네. 먼저 일 보세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전화를 끊은 후 하지율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준비를 시작했다.“선배가 먼저 독주로 시작해요.”강병주는 아주 유명했다. 어르신들은 강병주를 모를 수도 있었지만 강병주가 독주로 서문을 연다면 이 공연을 더욱 빛내줄 수 있을 것이다.강병주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요즘 들어 강병주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리허설할 때도 실수하곤 했다.그건 강병주에게 있어 거의 없던 일이다.설마 저번의 일 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차연지가 들어왔다.하지율은 이번 공연에 차연지를 불렀다.하지율과 강병주는 모두 바이올리니스트고 정시온도 바이올린을 켰다.똑같은 악기는 귀를 피곤하게 만들지도 몰랐다.그래서 차연지의 피아노를 더해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단종건은 그런 하지율의 말을 듣고 바로 허락했다. 그래서 무대 위에 피아노도 마련해 주었다.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이지만 하지율에게는 공식적인 첫 공연이었다.하지윤은 이번 음악회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으니까 말이다.차연지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본 하지율이 물었다.“연지 씨,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차연지가 정신을 차린 뒤 천천히 얘기했다.“나... 내 전 남자 친구를 본 것 같아요...”유소린이 그 말을 듣고 의아해했다.“잘못 본 거 아니에요?”이번 공연의 관중은 거의 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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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유소린이 생각하다가 얘기했다.“단진서가 어르신의 먼 친척일 수도... 아니면 단진서가 본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왔을 수도 있죠.”단진서는 정말 단종건의 친척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하지율이 넌지시 물었다.“연지 씨, 공연하는 거, 괜찮겠어요?”차연지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걱정하지 마요. 절대 영향받지 않도록 할게요.”하지율은 명목상으로는 차연지의 상사다. 하지만 그들은 평소에 친구처럼 지냈다.하지율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연회 시작 한 시간 전.장하준은 부모님과 함께 연회장에 도착했다.초청장을 내밀 때, 장현우는 긴장한 표정으로 경비원을 쳐다보았다. 명문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단씨 가문에서 장씨 가문에 초청장을 보내줄 줄은 몰랐다.초청장에는 꼭 장하준과 같이 오라고 적혀 있었다.장현우는 그게 장난인 줄 알고 직접 전화 연결을 해서 이게 실제 상황이라는 것을 증명받았다.진짜 단씨 가문에서 그들을 초청한 것이다.장현우는 그동안 많은 일을 겪어왔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 긴장되었다.장씨 가문은 단씨 가문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경비원은 초청장을 체크하고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안으로 들어가시죠.”장현우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돌렸다.연회장이 들어가자 이미연은 그제야 시름을 내려놓았다.평소에는 기품 있고 우아하던 그녀도 지금은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다른 사람의 신경을 건드릴까 봐 걱정하면서 말이다.이미연이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우리 가문은 단씨 가문과 아무 사이도 아닌데, 왜 초청받은 거지?”장하준은 의기양양해서 얘기했다.“들어보니까 지후와 채아도 초청받았다고 해요. 단종건 어르신은 S시에서 고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지후를 초청한 거죠. 채아는...”장하준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얘기했다.“채아는 현성 님의 제자예요. 그러니 평범한 명문가 아가씨보다 훨씬 지위가 높죠.”연회장에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대부분이 처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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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의아함이 들었지만 하지율은 장하준과 쓸데없는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시선 한번 준 뒤 몸 돌려 떠나려고 했다.장하준은 하지율이 겁을 먹었다고 생각하고 하지율의 길을 막고 말했다.“내 말이 맞지? 너 여기 몰래 들어온 거지?”하지율을 만난 장하준은 마치 자신만만해진 수탉처럼 가슴을 내밀고 물었다. 장현우가 절대 사고 치지 말라고 당부했던 것은 다 잊은 지 오래였다.장하준이 높은 소리로 얘기했다.“여기 관리자 없나요? 초청장도 없는 사람이 몰래 연회에 들어왔습니다! 이 여자를 얼른 내쫓아야 해요!”고지후와 임채아는 들어오자마자 장하준의 목소리를 들었다.고윤택은 하지율을 보는 순간 표정이 환해졌다.“엄마!”바로 하지율 쪽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최혜은이 그런 고윤택을 잡았다.“윤택아, 오늘 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할머니가 알려줬지? 규칙을 지켜야지.”고윤택은 멍해 있다가 고개를 숙이고 최혜은 옆에 섰다.임채아는 이곳에서 하지율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그리고 무언가를 떠올린 듯 얘기했다.“지후야, 지율 씨가 이곳에 온 건 너 때문일 지도 모르겠어. 아니면 현성 선생님을 뵈러 온 것일지도 몰라. 일단 가보자.”“응.”고지후는 그렇게 대답한 뒤 최혜은을 향해 얘기했다.“저랑 채아는 먼저 가보겠습니다.”고윤택이 끼어들었다.“아빠, 저도 데려가요.”고지후는 고윤택이 오랜만에 하지율을 만난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가자.”최혜은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최혜은은 뭐라고 얘기하려고 했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오늘 연회는 아주 중요했다. 하지율 때문에 이미지를 망칠 수는 없었다.하지율이 떠나려는데 뒤에서 임채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지율아, 선생님은 더 이상 제자를 받지 않아. 네가 이렇게 할수록 선생님은 더욱 난감해지셔.”하지율이 고개를 돌리자 임채아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고윤택의 손을 잡고 고지후의 옆에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행복한 세 식구 같아 보였다.하지율이 얘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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