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491 - Chapter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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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엄마.”이때 작은 목소리가 하지율의 시선을 끌었다.고개를 돌려보니 어엿한 신사처럼 차려입은 고윤택이 서 있었다.하지율은 오랜만에 고윤택을 만나는 것이었다.예전의 하지율은 고윤택을 자기 목숨보다 더욱 아꼈다. 고윤택에게 무슨 일이 있기라도 하면 긴장해서 어쩔 줄 몰라 했으니까 말이다.게다가 하지율은 고윤택이 없으면 죽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보면 다른 사람 때문에 본인의 생을 마감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하지율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고윤택에게 인사했다.그리고 약간 의아해했다.‘어르신이 윤택이까지 초청한 건가?’어쩌면 하지율과 고윤택의 사이를 위해 고윤택을 부르고, 고윤택을 보호하기 위해 고 씨 일가를 부른 것일지도 몰랐다.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연회장 매니저가 그쪽을 주시하게 되었다.중년으로 보이는 매니저가 걸어와 물었다.“왜 이렇게 시끄러운 겁니까. 무슨 일이죠?”장하준이 하지율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여기 이 사람 초대장도 없으면서 몰래 들어왔어요! 오늘은 단종건 어르신의 생신 연회인데, 의도가 불분명한 사람을 들일 수는 없습니다. 얼른 내쫓아버려요!”매니저는 초대장도 없는 사람이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단씨 가문에서 내보낸 초대장은 여분이 없었다.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 모두 진입 시 초대장을 보여줘야 들어갈 수 있었다.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왔다고 해도 초대장이 없으면 들어오지 못한단 말이다.매니저가 하지율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초대장을 보여주세요.”하지율은 미간을 찌푸렸다.“죄송하지만 전 오늘 이곳에 공연을 하러 온 거예요. 손님이 아니라 초대장은 따로 갖고 있지 않습니다.”아까 하지율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다른 매니저였다.하지율은 지금 눈앞의 매니저를 처음 보았다. 아마도 단씨 가문 내부의 일을 관리하는 집사인 것 같았다.하지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채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임채아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비웃음 가득한 눈으로 얘기했다.“지율아,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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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고윤택은 많은 사람들이 하지율을 에워싸고 하지율을 내쫓아버리려고 한다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엄마!”고윤택이 이어서 얘기했다.“저번의 일을 채아 이모한테 사과하면 아빠가 엄마를 도와줄 거예요.”전에 임채아가 호수에 빠져 입원했다는 걸, 고윤택도 알고 있었다.고윤택이 병원에 임채아를 보러 갔을 때, 장하준은 하지율이 사람들 앞에서 임채아를 호수에 밀어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지후한테 물어봐도 똑같은 대답이었다.그 모습을 본 고윤택은 고지후가 하지율을 도와주지 않는 이유가 임채아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고윤택을 쳐다보았다.그 시선에 고윤택은 불안해졌다.하지율이 담담하게 얘기했다.“필요 없어.”하지율의 대답을 들은 고지후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잘생긴 얼굴에 가느다란 금이 가는 것만 같았다.하지율이 이 매니저에게 하지율은 고윤택의 엄마라고 얘기한다면, 혹은 고지후에게 와서 고윤택을 보기 위해 이곳에 들어온 것이라고 하면, 고지후는 하지율을 도와 이 상황을 해결해 줄 것이다.하지만 하지율은 그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지율 씨, 여기 있었어요? 한참 찾았네. 어? 고지후 씨?”커다란 그림자를 늘어뜨리며, 한 남자가 걸어왔다.“기막힌 우연이네.”정기석을 본 다른 사람들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정씨 가문은 손에 꼽히는 명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명문가에 속했다. 이곳에 초대받은 건 전혀 놀라울 일이 아니었다.매니저는 그런 정기석을 알아보고 얼른 인사했다.“정기석 씨.”정기석은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고 물었다.“무슨 일이죠?”매니저가 목소리를 낮춰 얘기했다.“아까 한 분이 얘기하길, 이 여자분이 초대장도 없이 연회장에 들어왔다고 하기에... 정기석 씨도 어르신이 어떤 분인지 아시잖습니까.”정기석은 가볍게 웃고 얘기했다.“이분은 오늘 저랑 같이 온 파트너예요.”장기석이 가볍게 장하준과 임채아를 훑어보았다.“초대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드릴까요?”그 말을 들은 매니저는 약간 어색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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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하지만 만약 공연이 형편없는 공연이라면 하지율이 실력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다만...오늘은 연씨 가문에서도 이 연회에 참석했다.단종건은 하지율이 연씨 가문 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연씨 가문 사람들은 집에서 쫓겨난 딸이 거지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휘황찬란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하지율과 유소린은 이 공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정기석은 아니었다.그래서 공연의 시간을 알아내고 단종건한테서 초대장을 받았다. 바로 아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었기 때문이다.고지후의 곁을 떠날 때, 누군가 정기석을 보고 눈을 반짝이면서 걸어왔다.“정기석 씨,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하지율은 그 사람이 정기석의 사업 파트너라는 것을 눈치챘다.“먼저 일 봐요. 전 준비하러 갈 게요.”정기석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따가 찾으러 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요.”“네.”하지율은 백스테이지로 걸어갔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공연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공연하는 사람은 그들밖에 없었기에 백스테이지의 복도는 아주 조용했다.정시온이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소리가 한방에서 들려왔다.선배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떠올린 하지율은 걱정스러운 듯 미간을 좁혔다.하지율은 직감적으로 강병주가 저번의 일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강병주에게 다른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하지율과 강병주는 어려서부터 함께 컸다. 하지율은 강병주를 친오빠처럼 대해왔다.하지율에게 있어 강병주는 세 명의 친오빠보다 더욱 중요한 사람이었다.생각에 잠겨있을 때, 하지율은 실수로 한 사람의 어깨에 부딪히고 말았다.하지율이 바로 사과했다.“죄송합니다.”하지만 상대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변은 시끄러웠지만 두 사람 사이만 조용했다.이상한 기운을 느낀 하지율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날카로운 턱선을 가진 남자가 하지율의 시야에 들어왔다.또렷한 이목구비, 높은 콧대.귀에 박힌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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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그 말에 하지율이 가볍게 대답했다.“미친놈.”단성훈은 장하준보다 더욱 짜증 나는 존재였다.장하준은 적어도 하지율을 향한 증오를 감추지 않았다.하지만 단성훈은 하지율을 증오하면서도 하지율에게 잘해주는 척한다.그리고 완벽한 연극을 설계해 하지율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썩어버린 하지율의 표정을 본 단성훈은 가볍게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아 했다.그에게 있어서 약자의 증오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하지율, 우리 할아버지는 아직 네 진짜 신분을 몰라서 너한테 속은 거야. 하지만 내가 있으니 이제 우리 할아버지를 속이는 건 어려울 거다.”하지율은 그런 단성훈을 보면서 얘기했다.“그럼 지금 당장 어르신한테 가서 내 얘기를 전해. 여기서 기다릴게.”단성훈이 하지율의 얼굴을 슥 쳐다보았다.하지율은 전혀 겁먹지 않았다.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실을 들켜도 단종건이 하지율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자신감인지.단성훈은 후자라고 생각했다.하지율과 단종건이 알고 지낸 지 거의 1년이 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보아하니 그동안 단종건을 잘 구워삶은 모양이었다.그렇지 않으면 단종건이 고작 하지율을 위해 이렇게 큰 공연을 만들 리가 없었으니까 말이다.단종건 앞에서 하지율의 신분을 밝히는 것은 아마 소용없는 일 같았다.단성훈은 바로 또 다른 생각을 했다.그는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사냥꾼처럼 하지율을 쳐다보았다.“하지율, 네가 할아버지를 구슬려서 네 편으로 만들면 내가 널 가만히 놔둘 줄 알았어?”하지율은 단성훈을 보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당연히 아니지. 너는 이것보다 더 한 짓을 하는 사람이니까 말이야.”단성훈의 얼굴에 웃음이 가셨다.하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들썩인 단성훈이 이어서 얘기했다.“좋은 말로 할 때 이곳을 떠나는 게 좋을 거야. 난 여자한테는 주먹을 쓰지 않거든.”단종건을 설득할 수 없다는 하지율이 제 발로 나가게 만들어야 한다.그해에 있었던 일처럼 말이다.오늘 공연에서 하지율이 사라진다면 공연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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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강병주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얘기했다.“10분밖에 남지 않았어. 난 곧 올라가야 해.”강병주는 유소린을 보면서 얘기했다.“합주와 지율이 독주는 뒤로 미뤄야겠어.”유소린은 생각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인 것은 공연 순서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하지율이 늦게 등장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차연지가 물었다.“만약 지율 씨가 끝까지 안 오면 어떡해요/”강병주는 침묵하더니 이어서 얘기했다.“그럼 우리끼리 해야지.”강병주는 얌전히 앉아 있는 정시온을 보면서 얘기했다.“시온아, 만약 오늘 지율이가 오지 않으면 네가 몇 곡 더 연주해. 할 수 있지?”정시온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네.”정시온은 하지율한테서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많은 곡을 배우게 되었다.그래서 몇 곡 더 연주하는 건 문제 없었다.강병주는 차연지를 보면서 얘기했다.“만약 지율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연지 씨도 몇 곡 더 연주해 주세요.”차연지가 고개를 끄덕였다.“네.”이번 공연은 공식적인 음악회는 아니지만 다들 진심으로 대하고 있었다.만약 하지율에게 정말 문제가 생겨서 하지율이 등장할 수 없다고 해도 이 공연을 잘 마무리해야 했다.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강병주와 유소린이 모든 계획을 조절했을 때는 이미 공연 시작 시각에 임박했다.사람들은 계속해서 하지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강병주는 시간을 확인하고 유소린에게 얘기했다.“나 먼저 올라갈게. 만약 지율이가 돌아오면 원래 계획대로 가자. 지율이가 돌아오지 못하면 우리끼리 이 공연을 마무리하고.”유소린이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강병주는 본인의 바이올린을 들고 천천히 등장했다.조명이 켜졌다.눈앞의 좌석에 앉아 있는 낯선 사람들의 얼굴을 본 강병주는 순간 멍해졌다.그리고 이번 공연이 하지율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공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무대 아래는 어르신들이 많긴 했지만 젊은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강병주는 고지후와 장하준 등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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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하지만 문을 연 사람을 보고 유소린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기석 씨?”정기석은 대기실을 둘러보다가 물었다.“지율 씨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거예요?”유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지율이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받지 않아요. 전화기는 꺼지지 않았어요.”유소린이 정기석을 보면서 물었다.“기석 씨는 이에 대해서 아는 거 없어요?”정기석이 진지하게 표정을 굳혔다. 이건 거의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일단 공연에 집중해요. CCTV 좀 확인하고 올게요.”떠나려는 데 작은 손이 정기석의 옷깃을 잡았다.“아빠, 지율 이모한테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죠?”정기석은 정시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그럼 약속해 줘요. 꼭 지율 이모를 찾아올 거라고.”“응, 아빠가 이렇게 약속할게.”정기석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말을 마친 정기석이 몸을 돌려 방문을 닫았다.대기실 속의 사람들은 닫힌 문을 보면서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관중석에 앉은 연정미는 당황해하는 강씨 가문 사람들을 보면서 눈을 반짝였다.그리고 물었다.“영주야, 무대 위에 저 사람, 아는 사람이야?”강영주는 약간 흠칫하더니 이내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응. 무대 위의 사람이 내... 친오빠거든.”연정미는 반짝이는 눈으로 이어서 물었다.“아저씨의... 사생아인 거야?”강영주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아버지가 오랜 시간을 들여서 겨우 찾아낸 거야. 오빠가 돌아와서 가업을 물려받았으면 하는 바램에서...”연정미의 눈빛이 약간 변했다.상류층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비밀이 가득했다.하지만 강수로의 일은 아주 유명했다.강수로는 사실 전에 한 일반인과 사귀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아주 불같은 사랑을 했다.강수로는 그 여자를 위해 가문과 연을 끊을 정도였다.하지만 가문을 저버린 사랑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가문의 보호에서 벗어난 강수로는 강씨 가문의 공격에 맞서 싸워야만 했다.강씨 가문에서는 강수로가 그 여자와 헤어질 수밖에 없게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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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유전자 검사 결과 그 아이는 강수로의 아들이었다.그 사실이 강수로의 아내를 미치게 만들었다.강수로의 아내는 강수로의 첫사랑을 죽이는 대신, 더욱 끔찍한 방법으로 그 아이를 죽여버렸다.강수로는 그 사건을 알고 아내와 철저히 연을 끊었다. 가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이혼했다.두 사람은 결국 부부에서 적이 되어버렸다.그렇게 두 사람이 싸우는 사이, 강수로의 첫사랑은 혼란스러운 틈을 타 다른 아이를 안고 몰래 사라져 버렸다.사실 그녀가 낳은 건 쌍둥이였다.일반인으로서 그들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녀는 몰래 도망가서 아이라도 지키고 싶었다.강수로와 강수로의 전처가 싸운 일은 너무 유명해서 연정미도 들은 바가 있었다.깅수로의 전처는 수단이 악랄하고 고약해서 아무도 강수로의 전처를 가까이하지 않았다.그것 때문에 강수로의 전처는 그녀의 가문에서 고개도 쳐들고 다니지 못했다.어느새 그녀의 악행이 모든 사람들한테 공개되었다. 결국 그녀의 가문에서도 그녀를 포기했다.강수로는 전처를 감옥에 보냈고 전처는 그곳에서 살다가 얼마 안 가 죽어버렸다.두 아이의 양육권은 모두 강수로에게 넘어왔다.강수로의 큰아들은 아주 훌륭한 사람이었다. 강수로도 그에게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유학을 마치면 돌아와서 가업을 물려받았으면 했다.하지만 전처가 너무 많은 죄를 지은 탓일까.큰아들은 귀국하던 날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강씨 가문에는 강영주만 남았다.강영주는 야망도 없고 그저 남은 생을 편하게 살고 싶은 재벌 2세였다.회사의 경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이렇게 되면 강씨 가문에는 후계자가 없었다.그러자 강수로는 문득 첫사랑이 떠올랐다.그 아이가 죽은 것은 알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첫사랑을 찾아갔다.알아본 결과 첫사랑은 몇 년 전 과로사로 돌아가고 아들만 홀로 남았다고 한다.강수로는 그제야 첫사랑이 쌍둥이를 낳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사실을 안 강수로는 아주 기뻐했다.강영주도 마찬가지였다.강영주는 경영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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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유소린은 이미 희망을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들어온 사람을 보고 놀라서 눈을 커다랗게 떴다.유소린이 다가가서 얘기했다.“지율아, 너 괜찮아?”“난 괜찮아. 문제가 좀 생겨서...”하지율이 다가가서 얘기했다.“늦어서 미안해. 공연에 큰 지장은 없지?”“괜찮아. 아직 여유가 있어.”유소린이 얼른 얘기했다.“지금 병주 선배랑 연지 씨랑 시온이가 합주 중이야. 이따가 인이어로 알려주면 돼. 너도 얼른 준비하고 합류해.”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유소린은 하지율과 함께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면서 하지율에게 아까 있은 일을 알려주었다.“아까 병주 선배가 연주를 마치고 내려와서 얘기했는데, 오늘의 공연이 단순한 공연은 아닌 것 같대. 관중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어르신인 것도 아니래.”유소린이 멈칫하더니 이어서 얘기했다.“낯선 사람들도 많다던데 특히... 연씨 가문 사람들도 거기에 있대. 네 아버지와 큰오빠, 그리고 그... 사생아까지.”하지율의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단성훈, 그리고 차연지의 전 남자 친구, 장하준과 고지후 등 사람들의 태도를 떠올린 하지율은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연씨 가문에 있을 때, 하지율은 단씨 가문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단종건을 그 단씨 가문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단종건은 아내를 잃은 후, 밖에 나서지 않아 연정미조차 단종건을 몇 번 만나보지 못했다.하지율은 거의 허물어져 가는 낡은 한의학 병원과 명문가인 단씨 가문을 연관 지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시간이 없었기에 유소린은 하지율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중요한 사실만 전해주었다.옷을 갈아입은 후 유소린은 시간이 조금 남은 것을 보고 물었다.“지율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갑자기 사라진 거야?”“단성훈을 만났어. 단성훈이... 단종건 어르신의 손자였대.”유소린이 놀라서 숨을 헉 들이켰다.“단성훈? 그 사람이 어르신의 손자라고?”그리고 바로 깨달았다.“그럼 너한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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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현성 선생님이 하지율의 공연을 본다면 아주 기뻐하겠어. 하지율을 제자로 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말이야. 하하하.”말을 마치자마자 어두워졌던 조명이 다시 밝아졌다.하지율이 우아한 예복 차림으로 무대에 섰다.부드러운 조명이 하지율을 비췄다. 하지율은 마치 어두운 밤에 빛나는 별과도 같았다.고지후는 미간을 약간 좁히고 그런 하지율을 유심히 지켜보았다.착각인지 아닌지는 몰랐으나, 주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뀐 것만 같았다.고윤택은 작은 입술로 중얼거렸다.“엄마... 정말 엄마다!”최혜은은 그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것도 아니고.”고윤영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내 착각인가? 하지율이 점점 더 예뻐지는 것 같은데...”임채아는 표정이 굳어버렸다.장하준도 마찬가지였다.다른 한편.다른 곳에 앉아 있던 문지아는 흥분해서 심다희의 손을 잡았다.“정말 지율이야! 지율이 공연을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지 않아?”옆의 남하연이 얘기했다.“지율이가 안 나오는 줄 알고 약간 실망할 뻔했는데, 역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지!”심다희는 웃으면서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 금빛 조명 아래의 하지율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회상에 빠졌다.“역시, 지율이는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예뻐...”...현성은 단종건의 초대를 받아 단종건의 옆에 앉았다.젊을 적, 단종건의 아내는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그래서 단종건은 현성과 꽤 오래 친구로 지냈다.현성의 나이와 지위를 생각하면 단종건의 옆자리에 앉는 것도 놀라울 일은 아니었다.강병주와 차연지의 연주를 보면서 현성은 단종건이 이렇게 실력 있는 사람을 초청했다는 것에 약간 놀랐다.그리고 정시온의 연주를 들으며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정시온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하지율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약간 굳어버렸다....연태훈은 무대 아래 앉아서 그 익숙한 실루엣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저 사람... 왜 이렇게 소영이처럼 생겼지? 정말 소영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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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하지율이 연주할 곡은 하지율이 작곡한 “백월광”이었다.부드러운 음악 소리가 조명을 타고 사람들의 마음속을 환하게 비춰주었다.마치 동그랗고 깨끗한 달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연회장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바이올린 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옅은 슬픔을 담아내고 있었다.너무 무겁지 않은, 하지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에 빠지게 하는 음률이었다.연태훈은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하지율을 보면서 문득 회상에 빠졌다.하지율의 실루엣이 기억 속의 그 실루엣과 겹쳐서 보였다.연태훈은 문득 하지율의 생모에게 설렜던 순간을 떠올렸다.바로 하이현이 무대 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순간이었다.열심히 집중해서 연주하던 모습이 어찌나 눈부시던지.어두운 밤하늘마저도 그녀를 뒤덮지 못할 정도였다.연태훈은 연씨 가문의 세 형제와 하지율에게 하이현이 얼마나 훌륭한 여자인지 얘기해주지 않았다.하이현은 음악적 재능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젊은 나이에 많은 업적을 이루었으니까 말이다.연태훈이 기억을 잃은 그 몇 년 동안, 하이현은 바이올린을 접고 연경 그룹의 일을 도맡았다.그리고 혼자만의 힘으로 회사를 위기에서 구출해 냈다.여자로서 혼자서 회사를 안정시킨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하이현은 혼자서 회사를 관리하면서 연태훈을 찾으며 또 세 아이까지 키웠다.연태훈이 연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 하이현은 미련 없이 그 자리를 연태훈에게 돌려주었다.그러다 나중에 연태훈은 기억을 회복한 뒤 결국 연정미의 어머니를 포기하지 못했다.사실 연태훈은 너무 자신만만하게 생각했었다. 연태훈은 하이현을 위해 목숨을 걸었었고, 두 사람에게는 아이가 세 명이나 있었으며, 하이현은 연경 그룹의 주식을 20%나 갖고 있었으니까 하이현은 연태훈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하이현은 미련 없이 연태훈을 떠나버렸다. 아무것도 갖지 않고 말이다.하이현이 떠난 뒤, 연태훈은 속으로 하이현을 미워했다.매정하게 연태훈과 아들들을 버린 하이현이 미웠다.그래서 하이현을 찾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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