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471 - Chapter 480

514 Chapters

제471화

그 장면을 본 장하준은 약간 멍해졌다. 그리고 입술을 비죽 내밀더니 얘기했다.“하지율 정말 대단한 여자네. 우리가 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짓을 하는 건지. 내가 봤을 때는 일부러 물에 빠져서 네 관심을 끌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수영할 줄 모르는 척하면서 네가 인공호흡 해주기를 바라는 거지. 정말 이 여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네.”고지후는 문득 하지율이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도 할 줄 모른다는 것이 떠올랐다.고지후가 뛰어들어 하지율을 구해주려고 하던 때, 하지율이 물 위로 떠 올라 빠르게 올라왔다. 고지후 뿐만이 아니라 다리 위에 서 있던 임채아도 놀라서 멍하니 서 있었다.장하준은 하지율이 수영할 줄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하지율이 뭍에 올라오자 고지후와 장하준이 하지율 앞으로 다가왔다.고지후가 하지율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하지율은 그런 고지후의 손을 보지도 못한 체하면서 무표정으로 올라왔다.임채아는 항상 다친 뒤 불쌍한 척하면서 하지율을 탓하고 동정심을 얻었다.하지만 이렇게 대담하게 하지율을 물에 빠뜨릴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임채아는 조심스러운 사람이니 이렇게 직접적으로 상대를 건드렸다가 증거를 잡히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임채아는 걱정 어린 얼굴로 하지율 앞에 나타났다.“지윤 씨, 조심 좀 하지 그랬어요. 어쩌다 갑자기 물에 빠진 거예요?”하지율은 시선을 돌려 가식 가득한 임채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내가 조심하지 않아서 물에 빠진 거라고요?”임채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지율 씨가 실수로 빠진 거잖아요? 설마 빠지고 싶어서 빠진 거였어요?”마치 말실수를 의식한 듯, 임채아가 손으로 입을 막고 조심스레 물었다.마치 하지율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말이다.“지율 씨, 내가 얘기했잖아요. 나랑 지후는 그저 친구일 뿐이라고요. 지율 씨가 윤택이 엄마라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에요. 그러니 그렇게 몸 상해가면서... 이럴 필요 없어요. 내가 너무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윤택이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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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최혜은은 그 일을 알고 하지율을 걱정하기는커녕, 오히려 하지율이 일을 크게 만들었다고 혼냈었다.고지후는 그때 하지율을 물에 빠뜨린 사람을 찾아냈다.다만 최혜은의 생신 연회에 참가할 만한 사람이라면 고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명문가였기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었다. 그저 무미건조한 사과를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람에게 진심 없는 사과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었다.고지후는 그들한테 하지율의 영상을 지우라고 하고 더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율이 물을 무서워하는 건 어릴 때 어머니랑 배를 탔다가 바다에 빠졌었기 때문이다.그 뒤로는 공부 때문에 바쁘고 호수나 강이 거의 없는 도시에서 살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그 일이 있고 난 뒤 하지율은 반년의 시간 동안 수영을 배우면서 물 공포증을 극복해 냈다.장하준은 짜증스럽게 물었다.“하지율, 물에 일부러 뛰어들고 이 순간을 기다린 거지?”하지율이 담담하게 고개를 들었다.“일부러 뛰어들었다고?”장하준은 미간을 좁히고 말했다.“네가 일부러 뛰어내린 게 아니면, 채아가 널 밀기라도 했다는 거야?”“맞아. 채아 씨가 나를 밀었어.”장하준은 마치 똥 씹은 것 같은 표정으로 하지율을 쳐다보더니 이내 손가락질하면서 얘기했다.“아, 알겠다! 호수에 빠진 건 지후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일 뿐만이 아니라 채아를 모함하려고... 완전 일석이조네. 하지율, 그런 수작 좀 그만 부려!”장하준은 이런 하지율의 수단을 눈치챈 본인이 천재라고 생각했다.찬 바람이 불자 온몸이 젖은 하지율은 저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고지후는 정장 외투를 벗어서 하지율의 몸 위에 걸쳐주었다.“율아, 채아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야. 네가 오해한 게 아닐까?”하지율을 차갑게 얘기했다.“그렇게 부르지 마. 더러우니까.”고지후는 하지율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춥지 않아? 얼른 돌아가서 옷부터 갈아입자. 이건 다음에 얘기하고.”하지만 장하준은 불난 집에 기름 붓듯이 얘기했다.“지후의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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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하지율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지후를 바라보았다.“고지후, 경고했지. 네 첫사랑이 내 앞에서 헛짓거리하게 두지 말라고. 네가 네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날뛰게 만든다면 나는 그 개를 때릴 수밖에 없어.”하지율은 고지후의 눈을 똑바로 보고 얘기했다.“나는 개 주인이 누구인지 관심도 없거든.”공기가 조용해졌다.모든 소리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고지후가 멍해 있을 때 임채아의 비명이 이 고요함을 깨뜨렸다.“지후야, 살려워!”임채아는 호수에 빠진 채 열심히 발악하면서 뭍에 있는 고지후를 향해 손을 뻗었다.“지후야, 살려워. 얼른... 난 수영할 줄 모른단 말이야!”장하준이 정신을 차렸다. 하지율에게 뺨을 맞은 건 벌써 잊어버린 채, 임채아를 구하려고 호수로 달려가는 순간, 하지율은 그런 장하준의 엉덩이를 발로 차버렸다.장하준은 그대로 호수에 같이 빠지고 말았다.풍덩.그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장하준은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하지율을 쳐다보았다.“하지율, 너...”하지만 임채아의 비명이 가까이에서 들려왔다.“악! 살려줘!”장하준은 하지율을 노려보고 얼른 임채아가 있는 곳으로 수영해 갔다.하지율은 무표정으로 그들을 돌아보고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고지후는 그런 하지율의 손목을 홱 잡았다.“하지율, 채아는 수영할 줄 몰라. 게다가 몸 상태도 좋지 않단 말이야. 네 행동 때문에 채아는 죽을 뻔했어.”하지율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럼 채아 씨는 왜 나를 물에 빠뜨렸을 것 같아? 장난으로?”멈칫한 하지율이 이어서 얘기했다.“나는 뒤끝 없는 편이야. 복수는 바로 하는 편이니까.”고지후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얘기했다.“하지율, 네 행동은 고의 살인이야.”하지율은 웃으면서 박수 쳤다.“그 말 참 재미있네. 임채아는 내가 물을 무서워한다는 걸 알면서 날 호수로 밀어버렸어. 그건 고의 살인이 아니야? 난 그저 임채아한테 내가 당했던 것을 돌려주는 것뿐이야.”하지율이 가볍게 웃었다.“너는 사랑에 눈이 멀어서 임채아가 항상 피해자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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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고지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실수로 빠진 것일 수도 있잖아.”하지율은 원래 고지후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 순간 고지후가 임채아의 무죄를 위해 얼마나 뻔뻔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그럼 네 말은, 내가 실수로 빠진 것인지, 아니면 등 떠밀려 빠진 것인지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거야?”고지후는 하지율을 보면서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네가 실수로 떨어질 때, 채아가 널 잡아주려고 했다가 오해를 산 것일 수도 있잖아. 위급한 상황일수록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으니까.”그 순간 하지율은 고지후의 추리 능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임채아의 무죄를 위해서 고지후는 이렇게 억지스러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그동안 장하준이 임채아를 구해서 데려왔다.물에 빠진 시간이 길지 않기에 의식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뭍에 올라온 임채아는 온몸을 떨면서 눈물을 흘렸다.“지후야, 지율 씨가 너희가 보는 앞에서 나를 호수로 밀어버렸어. 정말...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야?”장하준은 젖은 얼굴을 닦으면서 얘기했다.“오늘 이 살인자를 꼭 감옥에 보내버릴 거야!”하지율은 담담하게 그 자리에 서서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장하준이 차갑게 웃었다.“어디 한번 해 봐. 경찰서에 끌려가면 울고불고해도 늦었으니까.”임채아가 고지후를 향해 얘기했다.“지후야, 예전에는 너랑 윤택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지율 씨의 수모를 꾹 참았는데, 이번에는 나를 죽이려고 하다니...”임채아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지후야, 너도 봤지? 난 이제 더 이상 못 참겠어. 이제는 물러서지 않을 거야.”고지후는 눈물범벅이 된 임채아를 보면서 얘기했다.“채아야, 네 음악회가 곧인데 논란을 만드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임채아는 놀란 눈으로 고지후를 보면서 물었다.“지후야, 논란을 만든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는 거야?”고지후의 눈에 후회가 비쳤다.“내가... 사과하라고 할게.”하지만 임채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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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임채아가 고지후와 장하준을 보낼 때부터, 하지율은 임채아가 쓸데없는 짓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래서 핸드폰에서 음성 녹음을 켰다.예전에, 임채아가 하지율에게 전화를 걸어오라고 할 때부터, 하지율은 임채아가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최근 들어 임채아는 많은 것을 하지율에게 빼앗겼다.작업실도 그렇고, 작곡 일도 있었다. 또한 200억의 대가를 치르기도 했으니까.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임채아는 결국 이기지 못했다.하지율은 고지후의 200억을 손에 넣고 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그러니 밑질 것도 없었다.예전이라면 누군가가 큰돈을 들여 작업실을 인수하려고 한다면 바로 동의했을 것이다.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다.하지만 그 상대가 임채아와 고지후라면 말이 달랐다.하지율은 두 사람이 손쉽게 원하는 것을 갖게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율은 임채아가 하지율에게 수단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진작 준비하고 있었다.임채아의 수단은 아주 질 높은 수단은 아니지만, 임채아는 그래도 총명한 여자였다.직접 움직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했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이번에 임채아가 하지율을 호수로 밀어 넣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CCTV가 고장 났다고 해도 목격자가 있으면 큰일이니까 말이다.만약 들통난다면 임채아의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이다.하지만 임채아가 이런 짓을 했다는 건, 임채아의 인내심이 다 닳았다는 뜻이기도 하다.사람은 마음이 급할수록 판단력이 흐려진다.하지만...하지율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핸드폰을 보면서 약간 걱정했다.핸드폰에 물이 들어가는 건 생각하지 못한 변수였다.아까 시도해 봤지만 전원이 켜지지 않았다.그래서 임채아와의 대화를 녹음했지만 지금 당장 임채아의 만행을 까밝힐 수가 없었다.하지율은 초조해하지 않았다.어차피 핸드폰을 복구하면 그 녹음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하지율이 임채아의 얼굴을 슥 쳐다보았다.임채아는 이미 겁을 먹었다. 그런 임채아를 가볍게 협박하는 것쯤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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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고지후는 약간 어두워진 눈동자로 임채아를 쳐다보았다.임채아는 고지후를 쳐다보지 않고 겨우 억지웃음을 지었다.눈물로 젖은 눈동자는 임채아의 감정을 더 깊숙이 숨겨주고 있었다.고지후는 표정이 약간 굳었다.‘이건 임채아가 속이 찔릴 때마다 하는 행동이다. 설마... 이 일이 정말...’장하준은 임채아의 말을 듣고 뭐라 하고 싶었지만 고지후가 끼어들었다.“됐어. 지금 다 젖었으니 밖에 있으면 감기에 걸리기 딱 맞아. 일단 돌아가서 얘기해.”장하준은 고지후가 임채아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 줄 알았다.고개를 돌린 장하준이 하지율에게 얘기했다.“넌 끝장이야.”이윽고 장하준은 임채아를 안고 떠났다.그 모습을 보면서 하지율은 바로 몸을 돌렸다.고지후가 하지율의 앞을 막아서서 얘기했다.“너도 옷부터 갈아입어.”“괜찮아.”하지율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젖은 옷을 입고 가면 감기에 걸릴 거야.”익숙한 말투에 하지율을 약간 의아해했다.임채아가 돌아오기 전까지, 하지율과 고지후는 사랑은 없지만 서로 존중하는 사이였다.고지후는 하지율을 차갑게 대하지 않았고 가끔 걱정해 주기도 했다.어느 한번 고윤택의 하굣길에 비가 쏟아졌었다.하지율은 고윤택이 비를 맞지 않기를 바랐기에 고윤택을 지키느라 온몸이 다 젖었다.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출장을 끝내고 돌아온 고지후가 서 있었다.그는 온몸이 다 젖은 하지율을 보면서 얘기했었다.“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해. 옷도 갈아입고. 감기 걸리겠어.”그때 하지율은 걱정해 주는 고지후 때문에 마음이 설렜다.하지만 지금은 아무 감정도 없었다. 그저 우습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하지율이 차갑게 대답했다.“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잖아.”말을 마친 하지율이 고지후를 떼어내려고 했다.“지율아.”고지후가 하지율을 불러세웠다.하지율이 고개를 들고 가볍게 웃었다.“돌아가서 녹음을 틀기를 바라는 거야?”고지후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윽고 하지율의 행동을 막으려는 듯 손을 뻗었다.하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하지율은 고지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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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고지후에게 그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여태까지 발악해 온 것이니까 말이다.장하준은...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오히려 발목만 잡게 될 것이다.하지율은 장하준이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함우민이 장하준을 지켜봐 주고 있지 않은가.고지후와 장하준을 제외하면, 임채아를 도와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하지율의 곁에는 정기석, 강병주, 심다희 등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임채아가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러나 하지율의 마음속에는 이유 모를 먹구름이 몰려있었다.어딘가 찝찝했지만 또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바람이 불자 하지율은 추워서 저도 모르게 기침을 했다.저녁의 바람은 평소보다 많이 추웠다.얼른 돌아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이 기간에 감기에 걸리면 안 되니까 말이다.입구까지 걸어간 하지율이 차를 부르려는데 검은 세단이 하지율의 앞에 멈춰 섰다.익숙한 차 번호가 하지율의 눈에 들어왔다.차 문이 열리고 키 큰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지율 씨, 왜 그래요?”정기석은 쫄딱 젖은 하지율을 발견하고 얼른 다가왔다.“시온이가 알려줬어요. 오늘 밤 공연이 있다고요. 마침 이 주변에 있어서 보러 온 건데...”하지율은 오늘 밤 리허설 때문에 정시온을 일찍 집에 데려다주었다.정시온은 어디서 리허설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리고 공연 당일에 보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하지율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정시온에게 주소를 알려주었다.하지율이 뭐라고 하려고 할 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가 다가왔다.“하지율 씨.”고지후의 비서인 진태환이었다.진태환이 웃으면서 다가왔다.“하지율 씨, 아까 대표님이 얘기하시길 실수로 호수에 빠지셨다면서요. 감기에 걸리실 수도 있으니 얼른 제 차로 모셔다드리죠.”진태환의 차는 이 근처에 있었다. 원래 고지후를 먼저 데려다주려고 했지만 고지후가 전화를 걸어 먼저 하지율을 데려다주라고 했다.하지율은 고지후 곁의 사람은 싫어하지만 진태환만은 꽤 믿었다.고지후랑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진태환은 하지율을 돕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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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채아야.”전화기 너머에서 그 남자의 깔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요즘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던데.”임채아는 약간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꽤... 괜찮은 편이에요.”그러자 남자가 피식 웃었다.“요즘 하지율한테 너무 많이 지는 거 아니야?”하지율 생각에 임채아는 이를 꽉 깨물었다.임채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상대가 이어서 물었다.“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돼?”임채아는 저도 모르게 도움을 거절했다.“괜찮아요. 내가 해결할 수 있어요.”그러자 남자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그래? 정말 해결할 수 있겠어?”“네...”남자가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하지만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하지율의 핸드폰 속 녹음이 네 약점이 될 것 같은데. 그 녹음을 고지후가 듣게 된다면, 고지후가 여전히 네 편에 서 줄까? 그리고 그 녹음을 네 팬들이 듣는다면, 팬들이 여전히 너를 좋아할까? 음악회가 눈앞인데, 사람들이 그걸 듣게 된다면 뭐라고 생각할 것 같아?”임채아의 호흡이 떨려왔다.하지율이 핸드폰을 꺼내 들 때, 임채아는 하지율이 녹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다.하지만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그 대가는 임채아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니까.지금 보면 모험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바로 들켜버렸을 것이다.지금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녹음을 처리해야 했다.고지후를 찾아가면 안 된다. 그렇다면 임채아를 도와줄 수 있는 건 장하준뿐이다.남자는 임채아의 생각을 읽은 듯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채아야, 설마 장하준의 도움을 받으려는 건 아니지? 그런 멍청한 친구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발목을 잡는 거야.”임채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하준의 마음이 임채아에게 있다는 것은 알지만 장하준이 멍청하다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남자는 화제를 돌렸다.“걱정하지 마. 그 녹음은 너한테 불리하잖아. 일단 사람을 시켜서 그 녹음을 지우게 했어. 그러니 너한테 위협이 되지 않을 거야. 그 녹음은 정기석 손에서 사라지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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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원래는 그저 하지율을 이 무대에서 걷어차 버리고 싶었지만, 지금 고지후와 하지율의 관계를 보면 점점 참을 수가 없었다.어찌 되었든 일단 하지율을 처리하고 봐야 했다.멍해있는 임채아의 귓가에 주용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난 이미 모든 일을 처리했어. 그러니 한동안은 S시에 남아서 너를 도울 거야. 채아야, 바이올린에 집중해. 남자에게 집중하지 말고. 지금 네 실력은 내가 너를 처음 봤을 때보다 많이 형편없어졌어. 남자 따위, 네가 갖고 싶다면 다 가져다줄 수 있어. 그런데 왜 다른 남자도 아니고 하필 고지후인 거야? 결혼한 것도 모자라 애까지 있는 남자를 왜 좋아하는 거야?”임채아는 몇 번이나 주용화의 이 질문을 받았었다. 하지만 임채아는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겁이 났다.주용화는 정말 임채아에게 너무 잘해주었다. 임채아의 요구는 거의 다 들어주었으니까 말이다.사람을 죽여달라고 해도 주용화는 망설이지 않고 들어주었다.처음에는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주용화가 사람을 착각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하지만 어느새 임채아는 주용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일단 정신이 이상한 것은 둘째 친다고 해도, 정서 불안정이 가장 큰 문제였다.왜 임채아에게 이렇게 잘 해주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주용화가 얘기한 바로는, 우연히 뒷마당에서 임채아가 연주하는 “백월광”을 들었다고 한다. 주용화는 그 곡을 듣고 삶의 희망을 되찾았고 그래서 임채아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이었다.만약 주용화가 임채아를 좋아해서 이러는 것이라면 이해가 되기라도 하지.주용화가 임채아와 고지후를 도와주는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니었다.임채아를 향한 주용화의 마음이 대체 어떤 감정인 것인지, 임채아는 알 수 없었다.그리고 주용화의 수단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된 뒤부터는 주용화가 두려워졌다.주용화는 너무 무서운 사람이다.그러니 “백월광”을 연주한 사람이 임채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 임채아를 죽일지도 몰랐다.임채아는 뒷마당에서 “백월광”을 연주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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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하긴, 정상인이라면 연주 하나를 듣겠다고 이런 짓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알아갈수록 주용화는 점점 이상한 사람 같았다.간단하게 얘기하면 사이코패스 그 자체였다.부드럽게 웃고 있다가도 차갑게 사람을 죽여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그리고 그런 주용화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거짓말이었다.그러니 임채아가 주용화를 속였다는 것을 안다면 임채아를 죽여버릴 것이다.천사 같은 외모를 하고 있어도 임채아는 그런 주용화를 보면서 온몸이 바르르 떨릴 정도로 두려웠다.애정 결핍이 있는 사이코패스를 누가 사랑해 주겠는가.주용화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이후, 임채아는 빠른 속도로 귀국했다.고지후는 결혼도 했고 애도 있지만 적어도 정상인이니까.그래서 주용화에게 들키고도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고지후와 결혼해야만 했다....연씨 가문.연재영은 초청장을 들고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연태훈은 서재에 앉아 조심스럽게 액자를 닦고 있었다.연재영은 그 액자 속의 사진을 쳐다보았다.사진 속에는 하이현이 있었다.“무슨 일이야?”연태훈은 고개도 들지 않고 추억에 빠진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연재영은 시선을 돌리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단종건 어르신께서 초청장을 보내셨습니다. 이번 달 말에 어르신의 생신 연회에 참석하라고 말입니다.”연태훈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단종건 어르신... 오랜만이네. 어르신과 내 아버지는 전우셨어. 그러니 안 갈 수가 없지.”“S시에서 열린다고 합니다.”연재영이 말을 이었다.“연소영도 S시에 있습니다.”연태훈은 액자를 옆으로 두고 얘기했다.“그럼 마침 소영이도 데리고 가야겠네.”그러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연태훈이 고개를 들었다.“우리 손주한테 줄 선물은 준비했어?”연재영이 머뭇거리다가 물었다.“아버지, 정말 고윤택에게 5%의 주식을 넘길 겁니까?”연태훈이 말했다.“윤택이는 내 손자야. 연씨 가문의 첫 아이이기도 하지. 그러니 주식을 나눠주는 건 당연한 거야.”최근 들어 연태훈은 천천히 내려놓기 시작했다.연재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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