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화는 자신의 외투를 고윤택에게 씌워 주고, 본인은 비를 맞아 홀딱 젖어 있었다.고윤택도 빗물을 조금 맞긴 했지만, 주용화가 꼭 껴안아 줘서 그리 많이 젖지는 않았다.하지율이 다급히 달려와 아이를 살폈다.“윤택아, 다친 데 없지?”고윤택이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전 괜찮아요. 화야 아저씨가 외투를 저한테 씌워 줬어요. 덕분에 전 별일 없어요.”하지율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화야 씨, 감사합니다.”주용화는 소매로 얼굴의 빗물을 툭툭 훔치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전 하지율 씨의 비서 겸 경호원입니다. 아이를 지키는 것도 제가 해야 하는 일이죠.”그제야 하지율은, 자신이 휴게실로 돌아온 직후 화야 씨가 어디론가 사라졌던 걸 떠올렸다.무슨 재밌는 구경을 하러 간 줄만 알았는데...하지율은 다시 고윤택에게로 시선을 돌려 단호하게 얘기했다.“윤택아, 왜 혼자 뛰쳐나간 거야?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걱정시키는지 알기나 해?”하지율이 고윤택을 단속하자, 임채아가 언제나처럼 중재하는 척 나섰다.“하지율 씨, 윤택이는 아직 어려요. 그렇게 심하게 말씀하실 필요는...”하지만 임채아는 끝까지 말하지도 못했다. 하지율이 싸늘하게 임채아의 말을 잘랐기 때문이다. “제 아이 교육은 제 일이에요. 임채아 씨가 낄 자리는 아니죠. 어디서 감히 끼어들어요?”임채아는 잠깐 멍해졌지만, 금세 속으로 환히 웃었다.사람들 많은 데서 임채아에게 화를 내는 하지율이라니.이 모습으로 하지율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여론을 돌리기 딱 좋았다.임채아는 금세 눈가를 붉히고,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저는... 그저 윤택이가 원래 착한 아이니까, 갑자기 안 보인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뭘 잘못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하면 알아들을 거예요. 이렇게...”하지율의 눈빛이 깊고 차갑게 가라앉았다.“말로 해서 될 일이면, 왜 몇 번이나 몰래 뛰쳐나가겠어요?”하지율은 눈시울을 붉힌 임채아를 흘끗 보고 전혀 굽히지 않고 쏘아붙였다.“그렇게 남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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