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651 - Chapter 660

819 Chapters

제651화

고윤택이 얼른 얘기했다.“엄마, 내가 응원할게요.”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매정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태도였다.하지율이 떠난 뒤, 고지후는 그제야 주용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고지후는 전부터 주용화를 발견했었다.주용화는 말을 하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지만 이 화려한 외모는 숨길 수 없는 법이었다.고지후가 주용화 앞으로 다가가 주용화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위협적이고 위압감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당신, 뭐 하는 사람입니까?”주용화를 몇 번 봤을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율이 이렇게 약해빠진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를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용화는 너무 자주 나타났다. 고지후는 어느새 그런 주용화가 눈에 거슬렸다.정기석도 이 정도로 하지율을 따라다니지는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는 거의 번마다 하지율을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경매장에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왔으니 그렇다고 쳐도, 하지율이 시합에 참여하면서 주용화만 데리고 왔을 줄은 몰랐다.고지후의 날카로운 시선이 주용화에게 닿았다.하지율의 곁에 남을 수 있는 걸 보면 심상치 않은 사람임이 분명했다.하지만 고지후는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모를 이 남자가 하지율의 곁에 있는 것이 다른 의도 때문인 것만 같았다.만약 일반인이었다면 진작 고지후의 기운에 눌렸을 것이다.하지만 주용화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듯 웃는 표정을 지었다.“저는 화야라고 해요. 지금은 하지율 씨의 비서 겸 경호원을 맡고 있어요. 나무가 크면 그늘도 크잖아요. 하지율 씨가 너무 잘나가니 질투하는 사람이 많아서, 안전이 걱정되어서요.”주용화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고지후 씨의 친구인 장하준 씨도 그중 한명이고요. 지율 씨는 곧 음악회를 열 건데, 만약 또 다치기라도 한다면 안 되잖아요.”주용화의 말에 고지후는 아무 반박도 할 수 없었다.고지후는 주용화를 노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경고 섞인 말을 건넸다.“하지율이 알려주지 않았어요? 훌륭한 비서는 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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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연정미는 한눈에 고지후와, 그의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을 알아봤다.손형서가 팔로 연정미를 콕 찔렀다.“어느 사람 말하는 거야? 고지후 씨 친구, 함우민 씨?”“아니, 그 옆에 있는 다른 사람.”연정미의 시선이 단정한 이목구비를 지닌 한 남자에게 닿았다. 그 남자를 힐끔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고지후, 함우민, 그리고 주용화. 세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었다. 외모도 기품도, 쉽게 시선을 떼기 어려웠다.“저 사람은 잘 모르겠어. 그런데 하지율 옆에서 본 적은 있어.”연정미가 낮게 말했다. “지난번 경매장에서도 함께 왔던 걸로 기억해. 아마 하지율 지인일 거야.”손형서는 여전히 주용화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특별한 사람 같아.”연정미가 고개를 돌려 손형서를 보면서 웃고 물었다.“흥미가 생겼어?”손형서는 가식을 떨지 않았다.“응, 솔직히 좀 끌려.”뜻밖의 대답에 연정미는 잠깐 놀라 다시 한번 주용화를 훑어봤다. 남자의 외모는 확실히 뛰어났다. 연씨 가문 삼 형제를 옆에 세워도 전혀 밀리지 않을 얼굴이었다.심지어 고지후나 함우민 곁에서도 존재감이 꺾이지 않았다. 손형서의 시선을 끌 만도 할 비주얼이었다.“역시 잘생긴 남자가 취향이구나?”연정미가 능청스레 웃었다. 연정미가 말하는 잘생긴 남자는 보통 잘생긴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비주얼 점수가 적어도 95점은 되어야 했다.두 사람은 모두 명문가 아가씨다. 구애하는 이들이 바닷속 물고기만큼 많았고, 그중에는 준수한 외모에 능력까지 갖춘 이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손형서는 모조리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오늘 손형서가 가문이나 배경도 알지 못하는 잘생긴 남자한테 흥미를 보이다니, 연정미로서는 의외였다.연정미 본인은 외모 기준이 그리 높지 않았다. 대충 85점이면 충분했다. 대신 가문과 능력은 필수였다. 연정미는 빛만 좋은 개살구는 사절이었다.연정미에게 남자는 무조건 권력과 실력을 쥐고 있어야 하고 연정미의 야심을 채워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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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각국 참가자들도 다른 나라의 우승자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지후는 크게 놀라지 않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정미 이모!” 고윤택이 반짝이는 눈으로 연정미를 올려다봤다. 그 눈에는 동경이 가득했다.“저도 암벽이랑 패러글라이딩 배우고 싶어요!”연정미가 쪼그려 앉아 아이와 눈높이를 맞췄다.“안 돼, 윤택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 위험한 운동은 하면 안 돼.” 그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아내 부드럽게 덧붙였다. “며칠 뒤 방학하면, 이모가 스케이트 태워 줄까?”“이모 스케이트도 타요?” 고윤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옆에서 손형서가 웃으며 거들었다.“맞아, 정미 이모는 못 하는 게 없어. 스케이트, 스키는 기본이고 양궁에 승마까지...”“저도 승마 배우고 싶어요!” 고윤택이 눈을 반짝였다.“그럼 윤택이가 건강부터 잘 챙겨.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이모가 승마하는데 데려갈게.”“네! 건강 잘 챙길게요.” 고윤택이 고개를 끄덕였다.연정미가 빙긋 웃었다.“저녁에 약선 요리도 부탁해서 끓여 보낼게.”고윤택의 표정이 잠깐 흔들리더니 이윽고 고개를 툭 떨구고 얘기했다.“엄마가 해 준 게 먹고 싶은데... 엄마가 너무 바빠요.”위로할 말을 찾던 연정미는 결국 조용히 한숨을 쉬고, 고윤택을 가볍게 안아 주었다. 그제야 몸을 일으켜 고지후 곁의 함우민과 주용화를 바라봤다.“고지후 씨, 이 두 분은...?”“여기는 함우민. 제 절친입니다.” 고지후가 소개했다.함우민이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안녕하세요, 연정미 씨.”“함우민 씨, 반갑습니다.” 연정미도 공손히 인사를 받았다. 이어 주용화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이분은...?”고지후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짧게 답했다.“잘 모르는 사람입니다.”주용화가 미소를 띠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주용화라고 합니다. 하지율 씨의 비서 겸 경호를 맡고 있어요.”비서.그 말을 들은 연정미의 눈동자에 잠깐 미묘한 빛이 스쳤다. 그리고 손형서를 곁눈질로 한 번 보고, 다시 품위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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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하지율은 객석을 바라보다가 고윤택이 연정미 곁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잠시 멈칫한 그때, 옆에서 달콤하고 얇은, 기쁨을 잔뜩 머금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지후야, 윤택아, 내 경기 보러 온 거야?”새하얀 원피스 자락이 시야를 스쳐 지나갔다. 임채아가 하지율 곁을 쓱 지나, 고윤택을 와락 끌어안았다.“윤택아, 채아 이모 오랜만이지? 이모 보고 싶었어?”스케이트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팔렸던 고윤택은 깜짝 놀라 굳었다. 그리고 느닷없는 포옹에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채아 이모, 언제 오셨어요?”예선은 여러 조로 나뉘어 치러지고, 모두가 하지율이 속한 조로 몰려와 있었다. 정작 임채아가 어느 조였는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못했다.임채아는 개의치 않고 환하게 웃었다.“방금 막 끝났어. 딱 너랑 네 아빠가 보이길래.”그리고 더 들뜬 목소리로 유혹을 던졌다.“윤택아, 이모가 맛있는 거 사 줄까? 이따가 이모랑 음료수 먹으러 갈래?”아이들에게 있어서 디저트와 음료수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도 같았다.먹지 못하게 할수록 더욱 먹고 싶으니까 말이다.고윤택이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고윤택이 고개를 끄덕이려고 할 때, 연정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임채아 씨, 윤택이는 유당불내증이에요. 밀크티나 아이스크림 같은 건 대부분 안 됩니다.”임채아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그제야 연정미의 존재를 의식한 듯 머쓱하게 웃었다.“연정미 씨, 걱정하지 마세요. 알레르기 있는 건 최대한 피해서...”하지만 다 말하기도 전에 연정미가 차갑게 말을 잘랐다.“임채아 씨, 윤택이는 위장이 약해요. 찬 걸 많이 먹으면 설사하고, 결국 체력에도 무리가 갑니다.”그리고 이번엔 고지후를 바라봤다.“고지후 씨, 고지후 씨가 아버지니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모로서는 도저히 못 본 체할 수가 없네요. 어릴 때부터 몸을 잘 지켜 줘야 커서도 고생을 덜 합니다. 전 나중에 윤택이가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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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하지율은 크게 놀라지 않고 그저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엄마.” 고윤택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따가 정미 이모가 스포츠 클럽 가서 공도 치고 승마도 한대요. 우리도 같이 가면 안 돼요?”연정미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동자가 동경으로 가득 차 반짝였다. 임채아를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눈빛이었다.고윤택이 임채아를 좋아하는 건 임채아가 뭐든 들어주고 하지율이 못 하게 한 것도 하게 해 줬기 때문이다. 고윤택의 몸 상태가 어떻든, 임채아는 그저 고윤택의 즐거움이 최우선이었다.하지만 연정미는 달랐다. 고윤택에게 해로운 건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윤택이 연정미를 좋아하고, 심지어 우러러보게 만든다. 고작 며칠 같이 지냈을 뿐인데 이 정도다. 이건 임채아도 못 한 일이다.하지율이 말했다. “윤택이만 다녀와. 엄마는 이따가 연습해야 해.”말이 떨어지자 막 달아오른 분위기가 찬물 끼얹은 듯 식었다.고윤택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엄마가 안 가면, 저도 안 갈래요.”하지율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가고 싶으면 정미 이모랑 가. 엄마는 신경 쓰지 말고.”고윤택은 고개를 저었다. “아빠랑 약속했어요.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있기로.”그러곤 슬쩍 하지율의 눈치를 보며 낮게 덧붙였다. “우리 오래 못 봤잖아요. 오늘 주말이라 수업도 없고... 엄마랑 조금만 더 같이 있으면 안 돼요?”작은 얼굴에 조심스러운 기대가 어렸다. 하지율이 오래 집에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뜸해지자, 고윤택은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하지율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말이다.이제 더 잘하지 않으면, 정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고윤택을 감쌌다.게다가 고윤영도 고윤택한테 하지율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고, 최혜은도 예전처럼 하지율을 깎아내리지 않는다.기대 가득한 눈을 마주하자 하지율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그때 옆에서 손형서가 입을 열었다. “하지율 씨, 아이랑 오랜만에 만나신 것 같은데, 같이 가시죠. 운동을 많이 하는 게 아이의 심신건강에 좋아요.”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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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임채아 씨,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예요?”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주용화에게 쏠렸다. 이어서 주용화가 덧붙였다.“같이 가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나보고 대신 말 꺼내달라고 그러는 거죠?”임채아의 미소가 금세 굳었다.‘왜 사실대로 얘기하는 거야.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제정신이야?’임채아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여기서 성질을 낼 수도 없었다. 오늘은 주용화도, 고지후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겠다고 생각한 임채아는 곧장 가장 말이 잘 통하는 고윤택에게 시선을 돌렸다.“윤택아, 이모도 같이 가면 안 될까? 이모도 사격 좀 하거든. 우리 한번 겨뤄볼래?”요즘 사격 연습 중인 고윤택은 눈이 반짝였다.“좋아요!”하지율은 임채아를 옆눈질로 한 번 흘겨보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여럿이 움직이는 자리에 임채아 한 사람 더 낀다고 달라질 건 없다. 오히려 고지후가 그 영상을 보고 난 뒤 임채아를 어떻게 대하는지 지켜볼 기회였다.그리하여 그들은 S시 최대 규모의 스포츠 클럽으로 향했다.하지율, 고지후, 주용화가 한 차에 탔고 고지후와 함우민이 한 차.연정미와 손형서가 한 차에 탔다.임채아는 그들을 둘러보더니 하지율의 차 옆에 와서 섰다.“윤택아, 이모랑 같이 타자, 응?”고윤택이 하지율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율이 막지 않자 고윤택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임채아의 눈빛에 아쉬움이 스쳤다. 하지율이 사람들 앞에서 임채아를 몰아붙여 주면 더 좋을 텐데.그러면 혹시라도 고지후가 다시 임채아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으니까.운전석에는 주용화, 조수석에는 하지율, 뒷좌석에는 임채아와 고윤택이 나란히 앉았다.스포츠 클럽으로 가는 길, 임채아가 고윤택의 근황을 묻자 하지율도 자연스레 고윤택의 일상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정미 이모가 재미있는 곳에 많이 데려가 줬어요. 사격이랑 양궁도 가르쳐 주셨고요... 정미 이모 진짜 대단해요. 못 하는 게 없어요. 제가 어려워하던 숙제도 가르쳐 주셨어요. 외할아버지는 제 건강 상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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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맞아요. 정미 이모는 정말 대단해요. 바이올린도 잘 켜고, 익스트림 스포츠도 잘하고, 레이싱도... 정미 이모가 차 모는 모습이 진짜 멋있어요!”임채아가 그 말을 듣고 얼른 끼어들었다.“윤택아, 너는 몸이 약하잖니. 그런 격한 운동은 절대 안 돼. 특히 레이싱은 아주 위험해.”고윤택이 곧장 대답했다.“정미 이모가 그런 건 시키지 않아요. 차도 안 태워 주셨어요. 옆에서 구경만 하라고 했어요. 건강부터 먼저 챙겨야 그 운동을 할 수 있대요.”연정미처럼 되고 싶은 고윤택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꼭 건강해져서 연정미처럼 강해질 거라고.임채아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아이의 호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더 대단하고 더 매력적인 대상이 나타나면 예전에 좋아하던 건 금세 잊히는 법이다.연정미는 임채아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러니 고윤택의 시선을 빼앗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이렇게 되면 고윤택을 이용해 고지후에게 다가가려던 계획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임채아의 시선이 핸들을 잡은 채 묵묵히 앞만 보던 주용화를 스쳤다.그래도 아직 주용화가 있다. 하지만 주용화는 예측 불가한 시한폭탄이다.도와줄 때도 있지만, 모든 판단 기준이 본인 기분이라 장하준을 조종하는 것보다 천배는 어려웠다. ...다른 차에서는 고지후가 운전대를 잡고, 함우민이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지후야, 왜 임채아 씨는 네 차에 안 태웠어? 내가 일부러 조수석 비워 뒀는데.” 함우민이 슬쩍 물었다.고지후는 묘하게 불편해졌다.“내가 임채아 전용 기사야? 왜 꼭 내 차에 태워야 하지?”함우민의 눈빛이 잔잔히 흔들렸다.“둘이 뭐 다퉜어? 너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내가... 예전에는 어땠는데?” 고지후가 되물었다.함우민이 잠시 생각하다가 솔직히 말했다.“뭐든 임채아 씨가 먼저였지. 하지율 씨나 윤택이는 항상 임채아 씨 뒤였고.”고지후가 갑자기 물었다.“내가 예전에... 많이 심했어?”갑작스러운 질문에 함우민이 약간 멍해졌다.그동안 고지후는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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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함우민이 한숨을 내쉬었다.“하준이가 성격이 급한 건 맞지만, 의리 하나는 확실해. 그렇지 않으면 널 위해 사람들을 유인하지 않았을 거잖아. 임채아 씨가 제때 도와주지 않았으면 하준이는 지금 살아 있지도 못했을 거고. 하준이는 우리랑 같이 큰 애야. 우리가 안 챙기면 누가 챙기겠어? 단보현 씨한테 제대로 밟혀서 집안 무너지는 걸 눈 뜨고 지켜보라고?”고지후는 말이 없었다.함우민이 이어서 말했다.“하지만 네 말도 맞아. 하준이가 너무 제멋대로인 건 사실이니까, 이번에 좀 크게 혼나 보고 정신 차리는 것도 나쁘진 않지. 하지만... 그 단보현이라는 사람도 좋은 인간은 아니야. 오늘 아침 뉴스 봤지? 경매장에서 단보현 씨가 하지율 씨를 괴롭히던 영상이 터졌더라.”함우민은 백미러 너머로 고지후의 표정을 살폈다.“하지율 씨를 괴롭혀 놓고는 또 와서 선을 봤다잖아. 지후야, 혹시 단보현 씨가 하지율 씨를 일부러 자극해서 관심 끌려는 거 아닐까?”그 뉴스는 고지후도 봤다. 요즘 고지후는 하지율 관련 소식은 진태환에게 수시로 체크시키고 있었다. 하지율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얼른 도와주기 위해서였다.고지후는 단보현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 영상을 확인하고 나서는 더욱 단보현이 싫었다.여자한테 손을 올리는 남자라니, 본성부터 글러 먹었다.고지후가 고개를 들어 백미러로 함우민을 쳐다보았다.“우민아, 너... 하지율이랑 꽤 친해 보이더라. 언제 그렇게 가까워졌어?”함우민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답했다.“가깝다기보단, 윤택이 일로 얘기할 일이 좀 있었지. 그리고 하준이가 선을 넘을 때가 많아서 내가 말린 것도 있고.”그러다 함우민이 화제를 돌렸다.“근데 하지율 씨 옆에 있는 그 비서, 화야라고 했나? 왠지 수상해.”고지후의 길고 하얀 손가락이 핸들을 더 꽉 쥐었다.“왜 그렇게 생각해?”“오늘도 네 앞에서 노골적으로 도발하던데? 그런 얼굴이면 연예인 해도 먹고살 사람인데 굳이 비서를 택했을까? 하지율 씨가 네 전처고, 단종건 어르신하고도 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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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고윤택이 예전의 기억을 되짚었다.예전에 고지후가 임채아의 소원을 들어준다며, 하지율에게 해주기로 했던 결혼식을 임채아에게 넘겨준 적이 있었다. 임채아가 고윤택의 손을 잡고 예식장 입장을 할 때, 몇몇이 임채아를 고윤택의 엄마로 착각했고, 그 일로 하지율이 크게 화가 났다.그래서 고윤택의 작은 머릿속에는 이런 오해는 엄마를 화나게 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었다.그런데 방금 전 다른 사람이 엄마로 오해받았을 때, 하지율은 그다지 화내지 않았다.고윤택은 요즘 승마에 푹 빠져 있었다.이런 명문가 아이들이라면 네다섯 살부터 승마 수업을 시작하는 게 보통이지만, 고윤택은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아 격한 운동을 미뤄왔다.안에 들어가자, 하지율, 임채아, 연정미, 손형서는 여자 탈의실로, 고지후, 고윤택, 함우민, 그리고 주용화는 함께 남자 탈의실로 향했다.남자들은 모두 수려하고 여자들은 모두 아름다우니 줄지어 서 있기만 해도 시선이 절로 붙들렸다.옷을 갈아입은 지 얼마 안 돼, 하지율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건 것은 강병주였다. 하지율은 한쪽 구석 조용한 곳을 찾아 전화를 받았다.남자 탈의실.주용화가 승마복으로 갈아입고 나왔을 때, 문 앞에 고지후가 홀로 서 있었다.함우민과 고윤택은 이미 먼저 나가 있었다.주용화는 고지후를 한 번 훑어보고 곧바로 알아챘다. ‘일부러 기다린 거구나.’“고지후 씨, 저한테 볼일 있으세요?”검은 눈동자가 주용화를 훑었다. 마치 상대를 탐색하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값을 불러요.”주용화가 가볍게 웃었다.“제가 값을 부르면, 감당은 가능하시고요?”고지후가 미간을 좁혔다.주용화가 바보처럼 모르는 척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감당 못 할 건 없어요. 줄 마음이 없을 뿐이지.”“그럼 먼저 조건부터요.” 주용화가 눈썹을 까딱였다.“원하시는 걸 듣고 가격을 매겨야죠.”고지후의 시선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하지율 곁을 떠나요. 돈이든, 집이든, 차든 원하는 대로 줄 테니까.”“제가 200억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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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고지후가 코웃음을 쳤다.“남자가 제 몸뚱어리 팔아 여자 환심이나 사는 주제에,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잘난 척까지 하다니. 혼자서 남자 망신 다 시키네요.”주용화는 화도 내지 않고 고지후를 보면서 얘기했다.“하지율 씨가 고지후 씨를 선택했던 것도 얼굴 때문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둘은 다 같은 부류예요. 다 얼굴로 먹고사는 건데, 누가 누굴 무시하겠어요?”그리고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고지후 씨, 질투는 거두시죠. 보기 좋지 않아요. 당신보다 젊고, 체력 좋은 남자가 하지율 씨 눈앞에 있으니 거슬리는 거죠? 저랑 신경전 벌일 시간에 운동 좀 하고, 관리도 좀 하세요. 고지후 씨가 지금 날 밀어낸다고 해도 세상에는 남자가 수없이 많거든요. 설마 온 세상의 남자를 다 없앨 거예요?”고지후는 자기가 낮잡아보던 남자한테 이런 도발을 당했다는 것에 당황하기도 하고 또 어이없기도 했다.“당신이 이러는 거, 하지율도 알고 있어?”주용화는 태연했다. “당연히 모르죠, 알게 할 생각도 없고요.”주용화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전 하지율 씨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거든요. 별로인 모습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나 보이면 되고.”고지후는 제멋대로인 사람을 여럿 봐왔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는 보통 좋은 집안이나 배경이 있었다. 예를 들면 장하준이나 단보현 같은 사람이었다.하지만 주용화 같은 사람은 처음이었다.마치 하지율만 믿고 기세등등해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여자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남자라니. 얼마나 뻔뻔한 남자여야 그럴 수 있는 거지?고지후가 입꼬리를 차갑게 올렸다.“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요. 당신 같은 남자, 세상에 널렸으니까. 하지만 하지율의 아이의 아버지는 지금 나 하나뿐이거든. 나도, 하지율도, 너를 아주 손쉽게 치워버릴 수 있어.”주용화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귀가 움찔거렸다.이윽고 주용화가 바로 말투를 바꿨다.“고지후 씨, 저는 가진 거 없는 평범한 인간이에요. 고지후 씨가 마음만 먹으면 저를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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