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후가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장하준이 먼저 말했다.“절대 이대로 넘어가선 안 돼. 채아야, 네가 마음이 약하니까 사람들이 자꾸 널 만만하게 보는 거라고.”그 말에 하지율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웃었다. 그러자 장하준이 그녀를 노려보았다.“하지율, 왜 웃어?”하지율이 느긋하게 말했다.“겉으로만 보면 아주 순한 여우가 따로 없다니까...”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장하준이 말을 가로챘다.“지금 누굴 여우라는 거야?”이번에 하지율은 돌려 말하는 대신 직접 맞받아쳤다.“당연히 채아 씨지.”장하준은 또다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 할 뻔했다. 하지만 고지후와 고윤택 앞에서 때릴 수는 없었기에 고자질만 했다.“지후야, 쟤가 채아를 계단에서 밀어뜨린 바람에 채아는 수술실까지 실려 갔어. 이번에도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건 아니지?”하지율이 피식 웃었다.“장하준, 머리가 나쁜 건 그렇다 쳐도 이젠 귀까지 먹었어? 채아 씨가 언제 내가 밀었다고 했어?”뭐라 말하려던 장하준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렸다.“채아가 말하지 않아도 난 알아. 네가 민 게 틀림없어.”하지율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어떻게 알아? 초능력이라도 있어?”“하지율 너...”“그만들 해.”고지후가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하지율, 채아를 밀었어, 안 밀었어?”“내가 밀었는지 안 밀었는지는 채아 씨한테 물어보면 되잖아.”고지후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임채아를 쳐다보았다.“임채아, 지율이가 널 밀었어?”임채아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지더니 흐느끼면서 억지로 웃었다.“지율 씨가 아니라 내가 부주의해서...”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애매모호한 태도는 하지율이 밀었다는 걸 암시하는 듯했다.하지율이 속으로 비웃었다.‘나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는 동시에 순진한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세상에 그리 좋은 일이 어디 있어?’하지율이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민 게 아니라고 했으니 이만 가볼게.”장하준이 참지 못하고 성을 냈다.“어디 가? 확 그냥...”그런데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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