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하지율이 답하기도 전에 임채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지율 씨, 절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요.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고작 이런 이유로 원한을 품고 계신다면...”임채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제가 사과드릴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하지율에게 허리를 굽히며 용서를 빌었다.“지율 씨, 정말 죄송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임채아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 중인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하지율은 임채아를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채아는 계속 허리를 굽힌 채 하지율이 용서하지 않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기세를 보였다.시간이 흐를수록 고지후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그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마침내 하지율이 입을 열었다.“뭘 잘못했는데요?”임채아는 사슴 같은 눈망울을 글썽이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더니 고지후를 힐끔 보고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불치병에 걸린 몸으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요.”그녀는 이를 악문 채로 말을 이어갔다.“약을 어머님께 드린다면 다시는 지율 씨와 지후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 테니까 한 번만 도와주세요. 앞으로 제가 죽든 살든 지율 씨와 지후는...”임채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지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채아,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그러자 임채아는 눈물을 글썽였다.“어차피 난 오래 못 살아. 그러니까 남은 목숨으로 어머님의 건강이라도 바꾸고 싶어.”고지후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그런 재수 없는 말 하지 마.”임채아는 애써 밝은 미소를 지었지만 어느새 눈물은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청순가련한 그 모습은 모두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지율 씨만 허락해 준다면 뭐든 할게요.”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세상에, 저 여자는 어떻게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괴롭힐 수가 있지?”“약을 구해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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