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원이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손님, 죄송합니다. 말이 너무 심했던 것 같네요. 영상을 지워주신다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았던 다른 직원도 급히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회사 규정상 출입은 안 되지만 로비에서 기다리실 수는 있어요.”소란은 피우러 온 게 아니었기에 하지율은 그들이 사과하자 핸드폰을 내려놓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이 흘러 어느새 창밖에는 어둠이 드리웠다.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고지후가 나타날까 봐 차마 어딜 가지도 못했다.하염없이 기다리던 그때, 둔탁한 발소리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고개를 들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장하준이다.장하준은 그녀가 혼자 로비 소파에 앉아 있는 걸 보고 물었다.“이 여자 뭐야?”두 프런트 직원은 장하준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들은 하지율에게 여전히 원망의 감정이 남아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대표님을 만나러 오신 분인데 회사 규정상 예약 없이는 들어가실 수 없어서...”다른 직원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사모님이라고 하셨어요. 그러기엔 대표님이 전화조차 받지 않더라고요.”장하준은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지으며 입가에 악의적인 미소를 띠고 하지율 앞으로 걸어갔다.“어머, 이게 누구야? 하지율? 아니다, 내가 말을 잘못했네.”장하준은 일부러 말을 고쳤다.“사모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모님이 왜 로비에 앉아 있을까?”하지율은 장하준의 추악하고 악독한 얼굴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말을 아낄수록 장하준은 더욱 건방지게 행동했다.“하지율, 내가 전에도 말했잖아. 지후 이제 그만 괴롭히라고. 꼭 이렇게 온갖 모욕을 받아야 속이 후련하니? 참...”장하준은 한껏 오바하며 말을 이었다.“부끄럽지도 않아? 낯 뜨겁지?”하지율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유소린. 당신이 한 짓이야?”장하준은 여러 번 그녀와 유소린 앞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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