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851 - Chapter 859

주용화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임채아는 순간 멍해졌다.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구석에 작은 희망이 싹텄다.“용화 씨, 난 고지후 때문에 감옥에까지 갇혔는데, 왜 내 전화도 안 받고, 구하러 오지도 않았어요?”주용화가 불현듯 웃었다.“내가 왜 안 갔는지는 채아, 네가 제일 잘 알지 않아?”임채아는 시선이 잠깐 흔들렸지만 애써 침착한 척했다.“저... 저는 모르겠어요...”주용화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채아야, 내가 찾는 사람이 네가 아니라는 건 진작 알았어.”임채아의 손끝이 그대로 굳었다.‘역시 그것 때문이었구나...’임채아는 감정이 격해졌다.“손형서, 그 사람이죠?!”주용화가 조금 놀란 눈빛을 보였다.“어떻게 알았어?”임채아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 여자가 절 찾아왔어요! 용화 씨, 그 사람은 당신이 찾는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맞아요! 그 여자는 가짜 귀걸이 빼고는 아무것도 몰라요. 어느 뒷마당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는지, 연주한 시간이 언제였는지도 전혀 모르죠! 감옥까지 들이닥쳐서 저를 떠보더니 일부러 저인 척하려고 했어요!”한꺼번에 많은 말을 쏟아내다 보니 입안이 바짝 말랐다.그래도 멈출 수 없었다. 멈추면 주용화가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것 같았다.임채아의 말을 들은 주용화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그래?”임채아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해요.”그러면서 손형서와 연정미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모조리 주용화에게 들려주었다.물론 자신이 가짜라는 것 쏙 빼고 말이다.임채아는 안다. 주용화가 이미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지금 이 말들을 믿어 줄지조차 미지수다.하지만 상관없다.설령 믿지 않는다 해도 손형서가 주용화의 마음을 얻도록 두지는 않을 것이다.주용화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임채아의 심장도 그만큼 조여 들었다.‘내 말을 얼마나 믿었을까. 반이나 믿었을까, 십분의 일쯤일까?’잠시 후, 주용화가 입을 열었다.“솔직히 처음에 손형서가 날 찾아왔을 때 나도 믿지 않았어. 그런

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잠깐 멍했다.“임채아 손이 망가졌다고?”유소린이 고개를 돌려 하지율을 보더니 꼭 남 일 구경하듯 말했다.“응. 임채아가 누구한테 밉보였는지 모르겠는데, 아예 손을 못 쓰게 만들어 버렸대.정말 무섭지 않아? 임채아가 제일 아끼는 게 뭔지 딱 알고, 그걸 그대로 부숴 버린 거야. 이제는 다시는 바이올린 못 켜게 말이야. 이 얘기가 벌써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어. 사람들은 동정하기는커녕, 다들 자업자득이라고 하더라. 아픈 척한 벌 받았다고.”바이올린을 하는 사람으로서 하지율은 취미와 커리어가 동시에 무너지는 게 어떤 기분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임채아의 실력이 하지율만큼은 아닐지라도, 현성 대가의 제자로 들어간 정도니 결코 평범한 실력은 아니라는 뜻이다.그런데 그런 임채아의 손이 망가졌다니...아마 이보다 더 잔혹한 보복은 없을 것이다.주용화가 물었다.“회복 가능성은요?”유소린이 말했다.“손가락이 없어졌는데 무슨 회복이에요. 완전히 불가능하지.”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한 업보이긴 하네.”유소린이 웃었다.“그렇지 뭐. 임채아는 너한테 별의별 나쁜 짓을 다 했잖아. 우리는 법을 지키느라 별로 뭘 하지도 못했고.”잠시 수다를 떨던 유소린이 문득 떠올랐다는 듯 물었다.“맞다, 화야 씨, 요즘 왜 그렇게 비밀이 많아요? 맨날 뭐 하느라 바빴는데요?”그리고 입가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며 물었다.“설마... 여자 친구 생긴 건 아니죠?”“아니에요.” 주용화가 대답했다. “그냥 재미있는 일을 하나 겪었어요.”유소린이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무슨 일인데요?”주용화가 몇 초 생각하더니 적당한 말을 골랐다.“글쎄요... 정의를 참지 않고 해로운 걸 좀 치워 준 정도랄까요?”그 말에 하지율과 유소린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연주회가 가까워질수록 하지율은 점점 더 바빠졌다.사실상 하지율 커리어에서 첫 번째 공식 음악회였다.임채아의 음악회가 취소된 뒤로 하지율 공연의 표는 완

연정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말도 안 돼. 내가 그 사람한테 마음이 있었으면, 애초에 그 기회를 너한테 넘기지도 않았을 거야.”손형서가 환히 웃었다.“그렇지. 널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 가문의 가주들이잖아... 그러니 너한텐 흔하디흔한 신분이지.”그러다 손형서는 무엇이 떠오른 듯 말했다.“정미야, 우리 오빠가 그 자리에 앉은 것도 다 너를 위해서야. 오빠는 너만 바라보잖아. 네 야망과 사업까지도 지지해 주는 사람이야. 하지만 단보현 오빠는... 요즘 단씨 가문 스캔들이 너무 많잖아. 네 아버지도 단씨 가문에 불만이 많은 눈치고. 그러니 널 정략결혼으로 보낼 가능성은 낮아. 차라리 네가 우리 오빠랑 이어지면, 나중에 내 올케가 되는 거고, 주씨 가문의 힘도 보탤 수 있어. 넌 내 올케이자 내 베프잖아. 그러니 내가 널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어? 알다시피 난 사업 쪽은 전혀 아는 게 없어. 앞으로 손씨 가문도, 연씨 가문도 네가 마음껏 손댈 수 있게 될 거야.”연정미가 장난스럽게 웃었다.“형서야,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꽂혔네. 네가 누굴 두고 미래를 그려 본 적이 있었나?”손형서는 시선을 내리깔고 미소 지었다.“원래 내 취향이었고, 이젠 가문도 나랑 맞으니 우리 사이를 가로막을 건 없어.”연정미가 가볍게 웃었다.“그건 인정해.”손형서는 잠시 연정미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 연정미에게 질투나 후회의 기색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오랜 베프로서, 손형서는 연정미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연정미가 마음먹고 점찍은 남자는 절대로 연정미한테서 벗어날 수 없다.연정미가 진짜로 손형서의 라이벌이 되면,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안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다른 쪽 좌석에서는 고지후와 고윤택이 공연 시작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윤택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엄마가 음악회를 연다고 들었어요... 엄마는 채아 이모보다 더 대단하네요.”고지후는 텅 빈 무대를 바라보다가 숨이 턱 막혔

하지만 화야를 어디서 봤었는지, 단종건은 도무지 떠올릴 수 없었다.얼굴이 저토록 출중한 사내라면 기억에 선명해야 마땅한데 말이다.결국 단종건은 나이 탓이라며 스스로를 타이르며 고개를 저었다.그때 어둑한 무대에서 가느다란 선율이 피어올랐다.음악이 시작되자 무대 조명도 서서히 밝아지고 한 줄기 스포트라이트가 한 여인의 어깨 위에 곧게 떨어졌다.이어서 우아한 멜로디가 공연장 구석구석을 채웠다.정시온이 퍼뜩 고개를 들며 외쳤다.“지율 이모가 작곡한 그 ‘백월광’이에요!”정기석은 하지율 손에 쥔 바이올린을 알아보고 미소 지었다.“‘여름밤의 별’이네.”단종건도 고개를 끄덕였다.“지율이가 ‘여름밤의 별’로 연주한 건 참 오랜만이네.”정기석이 거들었다.“‘여름밤의 별’은 지율 씨에게 각별한 악기죠.”곧 속삭임이 잦아들고 모두가 연주에만 귀를 기울였다.하지율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 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향연이었다.테크닉도, 감정 전달도, 하지율은 이미 프로 중에서도 프로였다.화야도 하지율의 연주를 여러 번 들어 왔다.그는 하지율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 걸 무척 좋아했다.오랫동안 불면에 시달렸지만, 하지율의 연주만 들으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금세 풀리고 곧 잠에 들 수 있었다.평소에도 밤이 오면 유소린이 정리해 준 하지율의 연주 모음을 틀고 잠에 들었다.그래도 화야는 언제나 라이브를 더 좋아했다.어떤 곡이든 다 좋았고, 예전처럼 “백월광”만 편애하지도 않았다.그 이유를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아마 그저 하지율의 바이올린 실력이 너무 탁월해서일 것이다.여태까지 주용화가 봐 온 모든 사람보다 말이다.최근 들어 주용화의 고질병은 한동안 모습을 감췄고 감정도 예전만큼 요동치지 않았다.아마 매일같이 하지율의 연주를 들은 덕분일 것이다.그래서 주용화는 하지율의 손을 무엇보다 아꼈고 누구든 하지율의 손을 망쳐 하지율이 다시는 바이올린을 잡지 못하게 만드는 일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무대 위에서 우아하게 바이올린을 켜는 여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