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형서는 임채아의 조건을 듣고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문제없습니다.”손씨 가문에겐 임채아 한 사람을 잠시 빼내는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임채아가 미소를 지었다.“손형서 씨, 뭘 알고 싶으신가요?”...삼십 분 뒤, 손형서는 흡족한 얼굴로 구치소를 나섰다.나가기 전 손형서가 말했다.“모레, 제 사람이 당신을 여기서 모셔 나갈 겁니다.”임채아는 상냥하게 웃었다.“감사합니다, 손형서 씨. 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오세요.”손형서가 떠나자, 임채아는 손형서의 등 뒤를 보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구체적인 기억이 희미하다고? 그렇다면 잘된 일이다.설령 손형서가 정말 화야가 찾는 그 사람이라 해도, 아니라고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화야에게 손형서가 사칭한다는 의심만 심어 주면, 임채아가 다시 신뢰를 얻을 수도 있다!물론 거짓말도 기술이다. 손형서가 바로 눈치챌 정도로 허술해선 안 된다.구치소 문을 나서며 연정미가 일렀다.“형서야, 임채아 말은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알아. 선은 지킬게.” 손형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을 하더라도 자잘한 부분에서만 할 거야.”연정미가 물었다.“아, 그런데 아까 화야가 누구인지는 왜 안 물었어?”손형서가 웃었다.“너무 일찍 알면 흥미가 없잖아. 내가 직접 화야의 정체를 벗겨 보고 싶어.”연정미가 고개를 저었다.“넌 참, 아직도 애 같다.”손형서가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맞다, 정미야. 얼마 안 있으면 우리 오빠가 가문 일을 정리하고 널 보러 온대. 좋은 그림을 한 폭 얻었다고, 같이 감상하자더라.”“좋지. 형원 오빠 본 지도 오래됐네.” 연정미가 미소 지었다....대회는 잠시 끝났지만, 하지율의 일정은 여전히 빽빽했다.음악회 준비, 그리고 각계와의 교류 연회까지, 숨 돌릴 틈이 없었다.짬이 나도 쉬지 못했다. 경영 쪽 기초 공부를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강병주의 말대로, 전문 경영인이 되지 않더라도 기본은 알아야 한다. 자칫하면 연씨 부자의 말에 휘둘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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