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건이 정시온의 속내를 못 알아볼 리 없었다.단종건은 가볍게 웃으며 정시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마라. 지율이랑 강병주는 가족 같은 사이야. 네 아빠의 경쟁 상대로는 안 될 거다. 지금 네가 신경 쓸 사람은 강병주가 아니라, 지율이의 전남편이지.”몇 사람이 웃으며 한담을 이어 갔다.의외인 건, 늘 밝고 수다스러웠던 화야가 유난히 말이 없었다는 점이었다.화야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정기석도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오늘은 하지율의 음악회라 무대 위의 하지율이 너무 눈부셔 다른 데 마음을 쓸 겨를이 없었다.하지율은 짙은 와인빛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본래도 고운 얼굴에 디테일한 손길이 더해져, 숨 막힐 만큼 빛났다.‘여름밤의 별’을 손에 들고, 우아한 자태로 연주를 하자 그 사람에게 성스러운 광채가 입혀진 듯했다.그야말로 반짝이는 별, 그 자체라 시선을 뗄 수 없었다.객석의 고지후는 낯익으면서도 낯선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바로 그 순간, 고지후는 고윤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율은 원래부터 무대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그런 사람을 돌아오라고 하는 건 하지율의 재능을 짓밟는 짓이었다.고지후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앞으로는 하지율의 일을 전력으로 도와주겠다고 말이다.하지율이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하지율은 자신의 자작곡도 몇 곡 더 들려주었다.그 곡들이 모두 하지율 작곡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객석은 더 큰 놀라움으로 술렁였다.“왜 그렇게 듣기 좋은가 했는데, 역시 전부 하지율 자작곡이래!”“연주만 하는 게 아니라 작곡도 한다고? 믿기지 않네.”“이 정도면 연소영이 맞는 거지, 뭐!”“올해 국제 대회에서 약점이던 창작 부분도 채워졌네. 이러다 우승도 가능한 거 아니야?”“가능이 아니라, 우승 확정이지!”하지율이 의상 교체를 위해 퇴장하자, 특별 게스트인 심다희가 무대에 올랐다.심다희를 보자 손형서는 더욱 놀랐다.“심다희가 어떻게 하지율 음악회에? 업계에선 도도하기로 유명해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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