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881 - Chapter 890

1156 Chapters

제881화

하지율이 분석했다.“연정미는 최고의 영애로 어릴 때부터 연씨 가문에서 컸고, 나는 뒤늦게 인정받아 들어갔어. 상식적으로 보면 사람들이 둘 중 한 명을 사생아라고 의심한다면 나지, 연정미라고 하진 않을 거야. 게다가 아까 그 셋은 나보고 불륜녀의 딸이라고 단정하고, 내가 연씨 가문에 들어가려고 일부러 소문을 냈다고까지 말했어.”연씨 사람들이 흘렸다면 굳이 이렇게 대놓고 하지율을 겨냥해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지금 하지율은 연씨 가문에 들어갈 예정이고, 연태훈도 겉으로는 자상한 아버지의 태도를 유지하며 서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말이다.무엇보다 하지율 손에는 아직 초기 지분이 있다.애매한 소문만 흘려 사람들로 하여금 추측하게 만들면 충분하다. 굳이 이렇게까지 수를 둘 이유가 없다.유소린이 고개를 갸웃했다.“그럼 누가 퍼뜨렸을까? 연정미? 단씨 가문 쪽?”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연정미나 단씨 가문은 가능성이 낮아. 연정미는 가만히 있어도 연씨 가문에서 알아서 명예 세탁을 해 줄 거야. 굳이 직접 손댈 이유가 없어. 단보현이랑 단성훈은 연정미 눈치만 봐. 연정미가 말하지 않으면 멋대로 움직이지 않아.”그동안 단씨 가문과 틀어진 일들이 있어도 단씨 가문에서 이런 식의 싸움을 먼저 건 적은 없었다.이번에만 갑자기 판을 뒤집을 이유도 빈약하다.유소린의 눈이 번뜩였다.“혹시 연정미가 다친 일 때문에, 단씨 가문 쪽이 복수하려고?”하지율은 또 고개를 저었다.“임채아 쪽 증거는 이미 연씨 가문에 넘겼어. 단보현도 알 거고. 연정미가 그걸 일부러 오해하게 만들지는 않을 거야. 너무 쉽게 들통나니까. 그 애는 임채아랑 달라.”유소린이 관자놀이를 눌렀다.“그럼 대체 누구야? 우리랑 앙금 있는 사람 중에, 우리가 간과한 누가 남았나?”하지율이 먼 곳을 보았다.“조급해할 필요 없어. 곧 꼬리가 잡힐 거야.”“그럼 우리 아무것도 안 할 거야?”“지금 저쪽은 어둠 속에 있고 우리는 밝은 데 있어. 표적을 특정하지 못하면 움직일수록 손해야. 단보현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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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그날 밤, 하지율은 연태훈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연태훈은 통화하면서, 소문을 자신이 낸 게 아니며, 자기도 자세한 정황을 잘 모른다고 했다.그리고 나중에 하지율을 공개하는 석상에서 직접 해명하겠다고도 덧붙였다.하지만 그 말에도 하지율의 마음엔 아무 파문도 일지 않았다.루머가 퍼진 이상, 연태훈이 뒤늦은 해명을 해봤자 괜히 이슈몰이만 하는 것이 된다. 지금쯤 연태훈은 오히려 이 소문을 좋게 여기고 있을지도 몰랐다....하지율이 사생아라는 말이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더 폭발적인 뉴스가 국내와 해외를 뒤흔들었다.[충격! 진짜 사생아는 하지율이 아니라 연정미였다!][연정미의 이미지에 강한 타격, 사실 알고 보니 상간녀의 딸?][연태훈과 어부 여자, 그리고 하이현 사이의 사랑과 전쟁!]앞선 하지율 사생아 설과 달리, 연정미 사생아 설에는 강력한 증거가 주렁주렁 붙어있었다.게다가 연태훈이 젊을 때 기억을 잃고 수년간 실종됐던 일까지 줄줄이 끄집어냈다.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와 제보가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하지율이 사생아라는 화제와 연정미가 사생아라는 화제는 애초에 급부터 달랐다.연정미는 줄곧 명실상부한 명문가 아가씨였다.행동 하나하나가 주목받았고, 흠결이나 실수는 단 하나도 없었다.연정미 본인도 워낙 뛰어나 수많은 상류층 영애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누구도 뭐라고 할 핑곗거리를 찾지 못했다.연정미는 주어진 타이틀에 아주 알맞은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완벽해 보이던 연정미의 옥에 티가 바로 사생아라는 사실이었다니.연정미를 사랑하는 팬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상류층 사람들도 이 소식에 크게 술렁였다. 사실 연정미의 실력으로는 사생아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덮어버릴 수 있다.다만 전에 쌓아놓은 이미지가 너무 완벽했기에 연정미를 밟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던 이들이 이때다 싶어서 우르르 달려들었다.온라인은 순식간에 수많은 비난으로 가득 찼다.“와, 하늘이 내린 여신인 연정미가 사생아라니? 그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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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연태훈은 끝내 하이현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대외적으로는 하이현이 난산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알릴 수밖에 없었다.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하이현과 연태훈이 혼인할 때 성대한 예식은 올렸지만 현장에 언론은 초대하지 않았다.결혼식의 전 과정과 세부는 전부 비공개였고, 누가 감히 말을 새어나가게 하지도 못했다.조용한 것을 좋아하던 하이현은은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 말고는, 자신이 연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언론도 연태훈의 아내를 언급할 때는 늘 연씨 가문 사모님’이라 불렀다.세월이 흐르자, 하이현이라는 이름 자체를 아는 이가 거의 사라졌다.그 뒤 하이현이 Z국에서 이름을 알렸지만, 연씨 일가는 먼 M국에 있었기에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수년을 수색하고도 성과가 없자, 연태훈은 사람들을 거둬들였다. 더 몰아붙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연태훈은 생각했다. 아이가 셋이나 있으니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올 거라고.하지만 뜻밖에도 다시 날아든 하이현의 소식은, 딸을 연씨 가문의 딸로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부탁이었다.하이현이 연씨 가문 사모님이었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연태훈, 틈만 나면 고인인 부인을 내세워 일편단심인 척하더니 재혼도 안 하고 지냈잖아. 완전 지고지순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버리고 진작 딴 살림 차린 쓰레기였네!”“본인은 기억 잃고 다른 여자랑 유유자적하고 있을 때 하이현은 혼자서 회사 책임지고 애를 키웠는데. 그런데 돌아와서는 사생아를 친딸로 둔갑시켜? 양심이 있긴 한 거야?”“연정미도 웃기네! 얼마 전 하지율 사생아라며 인터넷에서 별별 욕 다 먹을 때, 입 꾹 다물고 한마디도 안 했잖아!”“연씨 가문에 아들 셋 있다며? 그쪽도 하지율 편 들어준 적 없던데... 설마 셋 다 불륜녀 쪽 출신?”“연씨 가문, 진짜 이상한 집안이구나.”“연정미, 네 엄마는 남의 남편을 빼앗고, 너는 남의 아버지를 빼앗았지. 당장 하지율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높은 곳에 설수록 떨어질 때 더 아프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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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지독한 냄새의 침 한 점이 늘 깔끔함을 중시하던 연정미의 얼굴에 튀었다.연정미는 그대로 굳었다. 온몸의 피가 한순간에 얼어붙은 듯, 마치 설원 한 가운데 내던져진 느낌이었다. 이를 꽉 깨물지 않으려 해도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그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사방에서 쏟아지는 업신여김과 멸시의 눈빛이었다.대회 출전자들 사이의 소문은 빠르게 번진다. 하물며 연정미처럼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이라면 더더욱.여기저기 둘, 셋씩 모여 수군대는 사이, 차가운 시선들이 송곳처럼 연정미의 살결을 찔렀다.작게 오가는 말들이 연정미의 귀를 때렸다.“세상에, 진짜 사생아였어? 난 연씨 가문의 금지옥엽인 줄 알았는데.”“요즘 사생아가 새삼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대놓고 나대는 사생아는 처음 보네.”“다들 들키지 않으려 숨기기에 바쁘지. 근데 연정미는 제일의 명문가 영애라며 사람들 앞에서 늘 고개 빳빳이 들고 다녔잖아.”“명문가 영애? 웃기지 마. 사생아 출신인 명문가 영애는 한 번도 못 들어봤으니까.”“그 엄마도 진짜 뻔뻔하지. 구해준 다음에 숨겨 놨으니까 말이야. 연정미 팬들은 또 변명하더라, 연태훈이 기억을 잃어서, 그 엄마는 연태훈이 유부남인지 몰랐다고. 그때 전국에서 연태훈을 찾고 있었어. TV, 라디오, 인터넷, 신문, 심지어 우리 아파트 출입구에까지 전단이 붙었는데, 몰랐다는 말을 누가 믿어?”“나도 예전 기사 좀 찾아봤거든. 연태훈 꽤 쓰레기더라. 젊을 때 그 무슨 첫사랑이랑 붙어 다니는 사진 가득 나왔어. 그런데 정작 하이현과 찍힌 사진은 한 장도 없어. 그때 기자들이 한껏 부추겼잖아, 연태훈과 아내는 정략결혼이라 감정은 없고 연태훈의 첫사랑이 진짜 사랑이라고. 불쌍한 연인들이 갈라섰네 뭐네 하면서 말이야.”“어디서 많이 본 꼴이지. 고지후랑 임채아잖아. 다를 바가 없네. 고지후도 결혼했다고 하더니, 배우자를 공개하지 않았잖아. 나중에 하지율이랑 갈라서고 나서야, 다들 아, 아내가 하지율이었구나 한 거지.”“연정미 팔자도 참 좋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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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곧이어 터져 나온 건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폭소였다.“하하하! 지금 꼴 좀 봐, 웃겨 죽겠네!”“무슨 여신이야? 딱 봐도 어부의 딸 같은데?”“빨리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야지.”연정미는 평생 이런 암흑 같은 추락을 겪어 본 적이 없었다.사람들은 연정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사생아라는 낙인 하나로 연정미를 욕하고 조롱했다.어떻게 대회장 밖으로 걸어 나왔는지조차 기억이 흐릿했다.문을 막 나서는 순간, 단보현과 단성훈이 헐레벌떡 뛰어왔다.엉망으로 젖고 더러워진 연정미의 모습을 보자 두 사람은 잠시 멍해졌다.뒤이어 정신을 차리는 즉시 치밀어 오른 건, 이성을 태워 버릴 만큼의 분노와 사무치는 안타까움이었다.단보현은 이를 악물었다. “분명 하지율이야.”하지율 관련 소동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연정미가 사생아라는 폭로가 터졌다.딱 봐도 하지율의 작전이었다.단성훈이 연정미를 부축하며 무슨 말을 건네려는 찰나, 연정미의 몸이 푹 꺾이며 그대로 실신했다....연정미가 사생아라는 소문은 상류 사회 전체를 뒤집었다.연정미는 원래 제일 뛰어난 명문가 영애에, 각 가문이 앞다투어 청혼하는 존재였다.이미지 관리가 완벽했던 연정미가, 알고 보니 사생아라니.사생아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적잖은 가문들이, 황급히 선 긋기에 나섰다.연경 그룹 주가도 급락했다.연재영은 그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딱 벌렸다.연재영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얼른 연태훈을 찾아갔다.연태훈은 그 시각, 하이현의 지난 자료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리고 보고를 듣자마자 얼어붙었다.“방금 뭐라고 했지?”연재영의 낯빛은 잿빛이었다. “연정미가 사생아라는 사실이 어디선가 통째로 터졌습니다. 아버지가 옛날 기억을 잃었던 얘기까지 파헤쳐졌고요. 지금 밖에선 연정미와 아버지를 동시에 욕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연경 그룹 비상회의가 열렸고, 연정미를 그룹에서 제외하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연태훈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대체 어떻게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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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가족 내부에 아무리 불화가 있고 갈등이 심해도, 보통 그것을 공개해서 웃음거리로 만들지는 않는다.손씨 가문처럼 사생아가 많은 가문도 평소에는 죽어라 싸우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는 않는다.집안의 일을 밖에까지 흘릴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이런 일을 흘려봤자 웃음거리만 될 것이다.그것도 개인이 아닌, 가문 전체가 싸잡혀서 비웃음을 당한다.지금 하지율은 이 사건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만들어서 연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아 놓았다.연태훈, 연정미, 연재영 형제, 그리고 하지율과 하이현까지도,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안줏거리로 씹힐 것이다.만약 이게 정말 하지율의 복수 방식이라면, 멍청하기 그지없는 것이다.연태훈이 차갑게 얘기했다.“조금이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걸 보니 큰일은 못 하겠어. 최근들어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본 거였군.”연태훈의 분노는 곧 깊은 실망으로 변했다.“내가 너무 과대평가했어. 하이현은커녕 연정미만도 못해.”연재영은 하지율의 행동이 멍청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화풀이 하고 연정미를 끌어내리는 것 외에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연재영이 차갑게 웃었다.“하지율은 정말 멍청하고 말도 안 듣네요. 하지만 잘 됐습니다. 연경 그룹의 임원들이 이 소식을 알게 되면 충동적인 하지율을 임원으로 올리자는 말을 하지 못할 겁니다.”이 세상은 이해득실이 아주 중요하다.하지율의 유치한 복수 방식은 연정미와 그들에게 잠깐의 골치 아픈 일을 몰고 올 것이다.하지만 하지율은 본인의 초기 지분이 곧 락이 해제된다는 걸 까먹은 모양이었다.연경 그룹에 들어가기도 전에 연경 그룹의 이익을 해친 사람이니, 임원들이 그런 하지율을 지지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중립을 지키던 사람들도 이제는 연태훈의 편에 서려고 할 것이다.결국 하지율은 감정에 눈이 멀어 이익을 놓치게 된 거다.연재영은 어두운 표정의 연태훈을 보면서 말했다.“일단 하지율을 이렇게 두죠. 이 일이 지나고 다시 연경 그룹에 들어오고 싶어 해도 대부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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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단성훈의 미간에 근심이 어렸다.“삼촌, 손형원은 미친개예요. 그 사람을 부르면 무슨 큰일이 벌어질지 몰라요.”한때 아무도 관심 없던 사생아에 불과하던 손형원이 지금은 손씨 가문의 가주가 됐다. 손형원이 써 온 수단의 잔혹함은, 같은 남자인 단성훈이 들어도 속이 서늘해질 정도였다.단보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연정미 일은 상대가 분명히 준비를 하고 터뜨린 거야. 소문을 덮기는커녕 지금은 더 빨리 퍼지고 있지. 우리 단씨 가문이든, 연씨 가문이든 해결이 어려워. 이대로면 연정미는 완전히 무너질 거야. 차라리 손형원과 손을 잡고, 이번 고비부터 넘기게 해 주는 게 나아.”단성훈은 여전히 망설였다. “하지만 손형원의 수법은 너무 잔인해서...”단성훈에게도 약간의 생각은 있었지만, 단보현만큼은 마음을 독하게 먹지 못했다.단성훈이 보기에는, 하지율이 사생아라는 사실이 폭로됐기에 하지율이 반격을 택한 것도 그럴 수 있다고 여겼다.단성훈과 단진서, 그리고 삼촌인 단보현까지 모두 하지율에게 한 번씩 당한 적이 있었다.단성훈은 하지율이 앙갚음을 반드시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연정미 쪽을 두둔하더라도, 하지율과 연정미가 서로 폭로전을 벌이는 건 어디까지나 자매 사이의 문제다.여기에 잔혹한 손형원이 끼어들면, 일이 커지기 쉽다.바로 그때,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급히 둘 앞으로 달려왔다.“큰일입니다! 연정미 씨가 입원했다는 소식이 어떻게 새어 나갔는지, 지금 병원 아래층에 기자들이 잔뜩 몰려 있습니다. 너무 많이 와서 병원 경호팀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방금 아래층에서 연락이 왔는데, 벌써 위층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합니다!”이미 경찰에 신고는 했지만 출동에는 시간이 필요했다.그런데 사람들이 지금 당장 올라오고 있으니, 병원 쪽에서는 막을 도리가 없었다.단보현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러나 단씨 가문의 가주답게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2억을 줄 테니, 3분 안에 연정미와 체형이 비슷한 간호사를 하나 찾아서 시간을 좀 벌어.”의사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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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망원경을 내려놓은 함우민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 지시를 이어 갔다. “연정미를 욕하는 댓글부대 그대로 굴려. 절대 멈추지 마. 참가 선수 몇 명 매수해. 연정미가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바로 사람 보내서 손봐.”사생아가 뭐라고, 감히 하지율의 자리를 넘보려 하다니.하지율은 착해서 피가 섞인 사람에게 쉽게 손을 쓰지 못한다.하지만 함우민은 결코 봐주지 않는다.여기는 J시다. 연정미가 함우민의 영역에 나타났으니,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뼛속 깊이 새겨줄 생각이었다....손형원과 손형서가 도착했을 때, 눈앞에는 연정미를 둘러싸고 별별 물건을 던지는 사람들이 보였다.게다가 멈추지 않고 험한 말을 뱉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정신을 차린 연정미는 더는 쓰러지지 않았다.그저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머리카락에 표정이 가려져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단보현과 단성훈도 몸을 쓰는 편이지만, 단성훈은 연정미를 업고 있고 단보현은 혼자였다.흥분한 사람들도 연정미에게로 가까이 들이닥치지는 않고 거리를 유지한 채 물건을 던지고 있었다.단보현은 함부로 움직일 수 없어 그저 가끔 몸으로 막아 주었지만 그것 또한 역부족이었다.손형원의 눈에 핏발이 섰다.성큼 나아간 손형원은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아, 막 연정미에게 물건을 던지려던 한 사람을 향해 그대로 비수를 내던졌다.“악!”그 사람의 손등이 비수에 꿰뚫려서 피가 쏟아졌다.피를 본 사람들 사이로 술렁임과 공포가 번졌다.손형원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손형원은 피를 흘리는 자에게 성큼 다가가 그대로 끝장을 내려고 했다. 그 순간 단보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막아섰다.핏발 선 두 눈으로, 손형원이 단보현을 노려보았다.그 시선에 단보현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손형원은 살기가 어린 눈으로 낮게 쏘아붙였다.“넌 일을 키우기 싫겠지. 난 안 그래.”단보현이 목소리를 낮췄다. “연정미가 여기 있어. 연정미 앞에서 이런 꼴을 보이고 싶어? 게다가 이들이 이렇게 빨리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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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하는 짓이 생각보다 빈틈없네. 머리도 잘 썼고. 연정미가 이렇게 크게 당한 게 이해가 되는군.”단보현이 대답했다. “이제 알겠지. 연정미에 관한 소문은 온라인에서 도무지 덮을 수가 없어. 지금은 연정미만 욕먹는 게 아니라 연씨 가문까지 같이 욕먹고 있어.”손형원은 하지율을 잘 알지 못했고, 하지율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손형서에게서 들은 것뿐이었다.손형원이 물었다. “하지율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단보현이 답했다. “반격이 목적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명분 없는 신분으로 연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겠지.”단보현은 연태훈이 하지율을 집으로 데려오려 한다는 계획을 간단히 설명했다.“지금 하지율 뒤에는 고지후와 정기석이 붙어 있어. 게다가 여긴 Z국이야. 네가 그녀한테 시비를 거는 건 쉽지 않을 거다.”손형원이 단보현을 쳐다보았다.“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연정미가 계속 당하게 놔두자고?”단보현이 말했다. “네가 고지후와 정기석 손에서 하지율을 빼내 올 수 있겠어? 내 알기로는, 지금 하지율 곁에는 정기석의 사람들까지 암암리에 붙어 지키고 있어.”손형원의 입매에 서늘한 미소가 스쳤다.“하고자 하면 못 할 일은 없지.”두 사람이 말을 나누고 있을 때, 손형서가 걸어 나왔다.“정미 옷은 이미 갈아입혔어.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됐고. 가서 봐도 돼.”연정미가 깨어났다는 말을 들은 단보현은 곧장 손형원을 뒤로하고 방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손형원도 따라가려 했는데 손형서가 앞을 막아섰다.“오빠, 할 말이 있어.”손형원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손형서는 연정미가 있는 방 쪽을 흘끗 보았다.손형원이 눈짓으로 알아차렸다. “따라와.”손형원은 손형서를 자신의 서재로 데려갔다.서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는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점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그림이었다.손형서는 곧 떠올렸다. “오빠, 이 그림... 오빠가 낙찰받았어?”눈앞의 작품은 지난번 손형서가 연정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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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손형서는 벽에 걸린 그림들을 한 번 훑어보았다.놀랍게도 그 몇 점 모두의 서명이 summer였다.그중 두 점은 손씨 가문에 있을 때, 손형원의 서재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생각해 보니, 벌써 몇 해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작품들이었다.손형서는 그림에는 밝지 않았다. 그때도 그냥 스쳐 지나가듯 보기만 하고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런데 이번에 손형원의 서재에서 자신과 연정미가 경매장에서 보았던 ‘밤의 빛깔’을 다시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손형원이 손씨 가문에 걸어 두었던 그림까지 몽땅 가져왔다는 사실이 의외였다.그만큼 이 그림들을 각별히 아낀다는 뜻이었다.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나오자, 평소 말수가 적은 손형원도 드물게 말이 많아졌다.손형원을 뒤덮었던 차가운 기운도 한층 가라앉은 듯했다.“처음 summer의 그림을 봤을 때, 이 사람이 언젠가 분명 큰일을 해낼 거라고 느꼈다. 그때 summer는 신인 화가였고, 작품값도 그리 비싸지 않았지. 난 그때 손씨 가문의 가주가 아니었고, 손에 쥔 돈도 많지 않아서, 이름난 거장들의 작품은 엄두도 못 냈다.”그림을 좋아하면 수집을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다.손형원도 예외가 아니었다.하지만 손씨 가문 사람이라고 해도 전혀 중시 받지 못했고, 온갖 억압을 견디며 살아야 했기에 삶은 평범한 이들보다도 못했다.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은 도저히 살 수 없었고, 살 수 있는 것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때 운 좋게도 마음에 쏙 드는데 값도 괜찮은 작품을 만나서, 바로 샀다.”그 뒤로 summer가 그림을 내면, 손형원은 으레 가장 먼저 사들였다.그러다 세력 다툼이 본격화하면서 한동안은 그림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가주 자리에 제대로 오르고 나서야 다시 사람을 사방으로 보내 summer의 작품을 수소문했다.하지만 summer의 작품은 바깥에 풀린 수가 많지 않았고, 새 작품 소식도 몇 해째 들리지 않았다.이야기를 들은 손형서는 마침내 깨달았다.손형원이 summer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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