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961 - Chapter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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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유소린은 바로 화가 났다.“지금 뭐라는 거예요? 지율이가 당신 삼촌을 엿 먹이려고 손을 망가뜨렸다는 뜻이에요? 당신 삼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아요?”단진서가 비웃었다.“고지후라는 전남편을 두고 정기석의 짝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 하지율이잖아요. 고지후와 정기석만 있다면 Z국에서 납치 사건을 계획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죠. 손을 망가뜨리는 거야 큰일도 아니니까요. 이렇게 해야 더 동정표를 얻을 수 있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어차피 세게 다쳐도 우리 할아버지가 다 치료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단진서의 시선은 하지율이 들고 있는 그 서류에 머물렀다. 그러자 그의 눈빛에 질투심이 어렸다.단진서는 단종건의 친손자다. 하지만 한 번도 단종건한테서 이런 것을 받아본 적이 없다.그런데 단종건은 피도 섞이지 않은 여자한테 이렇게 좋은 것을 주려고 하다니...단종건은 그제야 지금 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눈치챘다.가볍게 기침하며 단진서의 말을 끊은 단종건이 얘기했다.“진서야, 이 일은 지율이와 상관없다. 그러니 여기서 억지 부리지 마. 지율이 회복에 영향 주지 말고 얼른 떠나.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나설 테니.”단종건이 아무리 임원직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단아 그룹의 창시자로서 단진서에게 명령할 급이 됐다.단진서는 차갑게 하지율을 쳐다보더니 그대로 돌아섰다.단성훈이 단종건에게 얘기했다.“할아버지, 진서가 요즘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래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삼촌은 저희가 계속 찾아볼 테니까...”단성훈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단종건이 짜증스레 단성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얼른 가. 내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말고.”단성훈이 얼른 단진서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복도를 걸어가다가 하지율 병문안을 온 정기석을 마주했다.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정기석의 태도는 명확했기에 두 사람 앞에서 억지로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었다.병실에 도착한 정기석은 떠나려는 단종건을 발견했다.단종건은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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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손형원이 빨리 도망가지 않았다면 하지율은 더욱 오래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어쩌면 남은 손도 다 망가졌을지도 모른다.유소린은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주용화를 쳐다보았다.“화야 씨, 저랑 지율이한테 일이 생긴 건 어떻게 안 거예요?”주용화는 가장 먼 곳에 있던 사람이다. 그래서 유소린은 주용화가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주용화는 웃으면서 얘기했다.“지율 씨가 다치는 꿈을 꿨다면 믿으시겠나요?”유소린과 정기석, 심지어 하지율도 믿지 않는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유소린은 그런 주용화의 말에 맞장구치듯 말했다.“그럼 두 사람이 텔레파시라도 통하는 거 아니에요?”주용화는 그들이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더 얘기하지 않았다.유소린도 더 장난치지 않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런데 단보현은 왜 갑자기 실종된 걸까요?”정기석과 주용화는 아무 말 없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다가 이윽고 시선을 옮겼다.주용화가 얘기했다.“업보겠죠.”유소린이 대답했다.“솔직히 손형원 같은 미친 놈이 아니고서야 누가 단씨 가문 가주를 납치할 수 있겠어요.”하지만 그것도 유소린의 추측에 불과했다.정기석은 얼른 화제를 돌려 하지율의 손에 대해 물었다.“지율 씨, 지금 손은 어때요?”“어르신이 이제 재활에만 신경 쓰면 된다고 하셨어요. 언제든지 퇴원해도 된대요.”정기석이 말했다.“언제 퇴원하게요?”“요 며칠 사이에요.”정기석의 어두운 눈동자가 하지율의 얼굴에 닿았다.“지율 씨, 듣자 하니 연경 그룹에 들어간다면서요. 연씨 가문으로 돌아가기로 한 거예요?”“네.”“언제요?”“다음 주에요. 이번 주는 일단 돌아가서 S시의 물건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하지율은 잘생긴 정기석의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얘기했다.“앞으로 시간 되면 S시로 가서 시온이도 만날 거예요. 방학이 되면 제 쪽으로 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도 좋고요.”M국에 가야 하니 앞으로 정기석, 정시온과 만날 기회가 더 적을 것이다.정시온을 생각하면 하지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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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온몸의 피가 뜨겁게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이런 살인의 충동을 느껴본 건 오랜만이었다.“화야 씨, 화야 씨?”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시원한 시냇물처럼 주용화의 피를 식혀주었다.주용화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하지율이 주용화를 보면서 물었다.“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름을 불러도 못 들어요?”주용화는 그제야 정기석과 유소린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발견했다.아마도 떠나는 정기석을 배웅해 주러 유소린이 나간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닙니다.”하지율이 말했다.“어제 어르신한테 화야 씨 불면증에 대해 여쭤봤어요. 어르신이 얘기하시길, 화야 씨 불면증은 아마 심리적인 원인 같다고 하시던데...”하지율은 어떤 단어를 고를지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입을 열었다.“아마 그 원인을 해결하면 불면증도 같이 해결될 거예요.”하지율은 최대한 돌려서 얘기했다. 단종건은 하지율한테 아주 직설적으로 얘기했다.“이 자식은 마음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나는 몸의 병을 고치는 사람이지 마음의 병을 고치는 건 내 전문이 아니야.”하지율은 어떻게든 주용화의 불면증을 치료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사실 하지율은 주용화가 하지율의 곁에 남기로 한 원인이 바로 불면증 치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동안 하지율은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음악 치료법은 불면증을 치유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였다.하지만...하지율은 시선을 내려 본인의 손을 쳐다보고 약간 슬픈 기색을 드러냈다.하지율은 더 이상 바이올린을 켤 수가 없다.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증오가 다시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이토록 한 사람을 증오해 본 적은 처음이었다.고지후도, 임채아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증오는 사랑과 같이 사람의 감정을 크게 소모한다.하지만 손형원은 달랐다.손형원은 하지율의 희망을 완전히 짓밟아버렸으니까 말이다.주용화의 목소리가 하지율의 생각을 끊었다.“어려울 것 같네요.”하지율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감정을 추슬렀다.그리고 주용화의 표정에서 자조적인 비웃음과 본인을 향한 경멸을 읽어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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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이건 조금 선을 넘는 문제였다.하지만 하지율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아직은 없어요.”“그럼 앞으로는요?”“앞으로요?”하지율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앞으로의 일은 또 모르죠.”주용화가 또 물었다.“아이를 위해 고지후 씨랑 재결합하실 건가요?”하지율은 그 질문에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이때 마침 병실 문을 두드리려던 고지후는 그 말을 듣고 그대로 굳었다.이윽고 주용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도 5년 동안 같이 살았고 아이까지 있는데. 괜찮겠어요?”하지율의 대답이 곧바로 이어졌다.“아이를 위해서 억지로 재결합하는 건 아이한테도 좋지 않고 저한테도 좋지 않아요. 예전에는 윤택이 때문에 참고 살았어요. 나는 내가 가정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후 씨랑 윤택이는 그런 희생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희생한 만큼 억울했죠. 어쩌면 이것도 가스라이팅 아닐까요? 전 지금 삶이 마음에 들어요. 5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지만, 그마저도 새로운 경험이었으니까요.”주용화가 물었다.“그럼 여전히 고지후 씨를 사랑하시나요?”하지율이 재빨리 대답했다.“아니요.”병실 속의 주용화는 슬쩍 병실 문을 쳐다보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고지후는 병실로 들어가지 않고 몸 돌려 떠났다.이제 어떻게 하지율을 대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하지율이 고지후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진작 눈치챘다. 하지만 하지율의 입에서 확답을 들으니 심장이 세게 맞은 것처럼 아팠다.머릿속에는 하지율의 목소리만 맴돌았다.고지후는 겨우 웃음을 쥐어짜 냈다.‘다 내 업보지.’고지후는 갑자기 고윤택의 말이 떠올랐다.하지율이 예전으로 돌아왔으면 하면서도 지금의 하지율이 행복해 보여서 그럴 수가 없었다.지금의 하지율을 알지 못했더라면, 고지후가 과연 하지율을 이토록 원했을까?...어두운 지하실.단보현은 구석에 웅크린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온몸은 버석하게 말라버렸고 곳곳에 상처가 가득했다.채찍질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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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하지율과 함우민에 대한 증오심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버티기도 힘들었을 것이다.지하실에 들어온 함우민은 죽은 벌레처럼 늘어진 단보현을 쳐다보면서 아쉽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며칠 전 정기석이 얘기했다.단진서와 단성훈이 하지율한테 찾아가서 단보현을 풀어달라고 했다고 말이다.정기석이 얘기하지 않았지만, 그 뜻은 분명했다.단진서가 이미 이쪽까지 조사해 냈다는 걸 말이다.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 그러니 단진서가 언제 이곳으로 쳐들어올지는 모른다.함우민에게는 두 가지 선택뿐이다.단보현을 풀어주거나, 단보현을 죽이거나.이곳에 단보현을 데려올 때부터 함우민은 계획이 있었다.단보현을 죽이고 시체를 처리하면 누가 범인인지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단보현을 풀어주면 후환은 감당하기 어렵다.함우민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단보현을 쳐다보았다.아직 더 괴롭히고 싶은 생각이었는데...하지만 며칠 뒤면 하지율과 함께 M국으로 가야 한다. 그러니 이곳에 올 시간이 더 적어질 것이다. 지금 처리하는 게 좋은 선택이었다.함우민은 칼을 꺼내 바로 단보현을 죽이려고 했다.그동안 괴롭힘당하면서 이미 반 죽어있는 단보현은 함우민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단보현을 죽이려고 다가가던 그때, 눈을 감고 있던 단보현이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떴다.단보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함우민의 손을 확 잡더니 방향을 바꿔버렸다.함우민은 갑작스러운 습격에 그만 칼을 놓치고 말았다.칼을 다시 빼앗으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단보현은 단씨 가문의 가주로서 이런 것에 대비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 그래서 타이밍을 보고 바로 우세를 점한 것이다.칼을 손에 쥔 단보현은 바로 함우민의 심장을 찌르려고 했다.하지만 기력이 다해 그만 삐끗하고 말았다.심장을 찌르지는 못해도 함우민이 힘들게끔 만들었다.단보현은 더 싸우지 않고 바로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더 싸운다고 해도 시간만 지체되고 도망가기 어려울 것이다.함우민은 몸의 상처도 잊은 채 그런 단보현을 쫓아갔다.하지만 밖에 나오니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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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연씨 가문에 있어야 정보를 수집하기 쉬워져.”유소린은 바로 하지율의 뜻을 이해했다.연씨 가문에 붙어있어야 연경 그룹이 어떤 회사와 손을 잡았는지,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연경 그룹을 물려받을 결심을 했으니, 이제는 스스로 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유소린은 그걸 알았지만 여전히 하지율이 걱정되었다.“그럼 나는 연씨 가문 가정부로 들어갈까? 그럼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바로 널 챙겨줄 수 있잖아.”유소린은 연씨 가문 주변에 세를 맡으려고 했다.하지만 연씨 가문 저택은 아주 커서 그 주변에 다른 아파트는 없었다.아무리 가까운 곳이라고 해도 연씨 가문까지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하지율을 바로바로 도와줄 수 없었다.게다가 연씨 가문 저택은 개인 사유지라 쉽게 들어갈 수 없다.하지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소린아, 정말 괜찮아. 아무리 그래도 가족인데, 나한테 어쩌지 못할 거야.”하지율은 그렇게 말하면서 유소린을 안심시켰다....연씨 가문.연태훈은 작은 회의를 열어 하지율이 연씨 가문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설명했다.연상준과 연상진은 진작 알고 있었다는 듯 별로 놀라지 않았다.연태훈과 연재영이 Z국에서 오래 머물렀던 이유가 하지율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어지는 연태훈의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굳어버렸다.“그리고 지율이가 연경 그룹에서 일하게 될 거다.”연상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하지율이 연경 그룹에서 일한다고요? 바이올린밖에 켤 줄 모르는, 경영은 해본 적도 없는 여자가 뭘 할 수 있겠어요?”연상진도 말을 보탰다.“아버지, 형. 하지율이 뻔뻔하게 나오는 건 그렇다고 쳐도, 두 사람이 그런 하지율을 봐주는 건 더욱 안 되죠!”연재영이 얘기했다.“하지율이 납치당했다는 건 너희도 들어서 알 거야. 그것 때문에 손이 부러져서 다시는 바이올린을 잡지 못하게 됐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연경 그룹에 들어오고 싶은 거야.”연상준이 차갑게 대답했다.“반대입니다. 하지율이 저지른 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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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차라리 좋은 남자 몇 명 소개해 주고 하지율이 연애하게 만들면 회사에 들어오려는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어요.”연상준의 미간이 약간 풀어졌다.“듣자 하니 고지후가 재결합 생각도 있다고 하던데. 그리고 하지율 옆에 정기석도 있잖아? 두 사람도 진전이 없는걸. 고지후, 정기석보다 더 잘난 남자를 소개해 주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고지후는 사랑할 줄 잘 모르는 남자지만 적어도 미모와 몸매 그리고 실력과 권세가 있어서 신랑감으로는 아주 탁월했다.유일한 단점이라면 연씨 가문에 미치지 못하는 가문이라는 것이다.정기석도 비슷했다.연상준이 이어서 말했다.“하지율이 그런 사람들도 성에 차지 않는다면, 설마 가주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려고 그러는 건가? 그냥 결혼만 했던 사람이면 몰라. 다섯 살짜리 애도 있는 주제에 가주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건 그냥 꿈이잖아!”그 말에 다른 사람들은 다 입을 다물었다.연정미 같은 고귀한 사람만이 가주의 옆자리에 설 수 있다.하지율은 연정미보다 뛰어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이때 연정미가 갑자기 얘기했다.“남자를 소개해 주는 거지 굳이 결혼까지 가지 않아도 되잖아요. 하지율이 누군가를 마음에 들어 하면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리고 연애한다고 해서 꼭 결혼하는 건 아니잖아요.”연정미의 말에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일단은 하지율의 주의를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하지율이 연애에 빠져들기만 하면 남자 때문에 죽고 못 살 것이다.한참 지나서 연태훈이 말했다.“지율이가 연씨 가문으로 돌아오는 것을 축하하는 연회를 크게 열어. 그리고 거기에 많은 남자를 초대하는 거야. 지율이가 선택할 수 있게 말이야. 괜히 결혼하라고 등 떠밀지 말고 마음대로 하라고 해. 지율이가 돌아오면 다들 잘 해줘. 초기 지분 얘기는 일단 꺼내지 말고. 어차피 다 한 가족이잖아.”연재영이 연태훈에게 말했다.“하지율을 연경 그룹으로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하지율 편을 드는 사람들한테 하지율이 얼마나 쓸모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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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연씨 가문의 연회는 다른 명문가보다 더욱 화려했다.연회는 연씨 가문 저택의 마당에서 열렸다.주차장에는 수많은 스포츠카가 세워져 있어 마치 전시장에 온 것만 같았다.연태훈은 연씨 가문과 견줄만한 가문도 여럿 초대했다.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와주었다.사람들은 연회장으로 들어가면서 수군거렸다.“최근에 이렇게까지 성대한 연회는 없었잖아. 연태훈이 이 양딸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나 봐.”“양딸은 무슨. 친딸이야. 전에 기사 못 봤어? 연정미가 양딸이라잖아.”“에이, 거짓말. 연정미가 양딸이었으면 그렇게 당당하게 나올 수 있었겠어? 연씨 가문에서도 그 기사를 가만히 내버려뒀잖아.”“듣자 하니까 그 기사가 터진 곳이 Z국이라 누르지 못했다는 소문이 있던데.”“게다가 친딸은 Z국에서 왔잖아. 설마... 친딸이 내보낸 기사는 아니겠지?”“그럴 수도 있겠네. 그럼 이 친딸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 돌아오기 전에 이런 폭탄을 날리다니. 연정미가 사생아라는 것까지 터뜨려? 연씨 가문에서 연정미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모두가 다 알잖아. 좋은 남자한테 시집보내려고 예쁘게 가꾼 딸의 가치를 떨어뜨려놨으니...”“하지만 연정미가 정말 대단하다면 사생아라고 해도 큰 영향은 없을 거야.”“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신분의 차이는 나. 정실의 자식과 첩의 자식이 같을 수 있겠어?”연정미가 사생아라는 사건이 터지고 나서 연씨 가문에서 이런 연회를 열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사람들은 연정미가 어떤 표정으로 나타날지 궁금했다.그리고 연정미가 사생아라는 기사를 폭로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사를 하지율이 내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그 사건으로 이득을 볼 사람은 하지율 뿐이니까 말이다.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씨 가문에서 친딸을 공개하는 연회를 열었으니...대부분의 사람들은 구경하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연씨 가문은 항상 좋은 기사만 가득했는데, 지금 보니 다른 가문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연재영과 연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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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연상진의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 그러자 옆의 연재영이 연상진을 말렸다.“일부러 너를 자극하는 거야. 오늘 이 자리는 아주 중요한 자리니까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말고 현명하게 판단해.”연상진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겨우 진정했다.“넌 다른 곳에 가 있어. 이곳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오늘 연회에 참석한 사람이 많았기에 이런 곳에서 일이 터지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 쉬웠다.현재 연씨 가문은 더 이상 웃음거리를 만들면 안 됐다.연상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런 조롱을 참기 어려웠다.“정미한테 갈게.”연상진한테 이렇게 대할 정도라면 연정미 쪽은 더 심할 것이다.연재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연상진은 자리를 뜨면서 차갑게 중얼거렸다.“다 하지율 때문이야. 하지율이 그때 가출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런 시선을 받을 일도 없었는데.”연정미가 사생아라는 사실이 들통난 뒤, 연상진과 연상준은 얼마나 많은 조롱의 시선을 받았는지 모른다.이토록 창피한 건 처음이었다.이건 모두 다 하지율의 탓이다.하지율이 이기적으로 연정미의 일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연씨 가문도, 연경 그룹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연태훈과 연재영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하지율을 집에 데려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연정미는 손형서와 함께 있어서 그런 무례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연씨 가문이 주최한 연회이기도 하고, 아무리 연재영과 연상진 앞에서 연정미를 놀릴 수 있다고 해도, 다들 연정미 앞에서 직접 얘기하기는 무서웠기 때문이다.사생아라는 신분 덕분에 완벽해 보이던 연정미가 무너지긴 했지만 연정미는 여전히 제일가는 명문가 영애였다. 연정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연정미가 사생아라는 이유로 연정미를 멀리하지 않았다.연정미와 손형서가 연회장에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홱 쏠렸다.연정미는 제일가는 명문가 영애로서 아주 예뻤다. 그녀는 연태훈과 어머니의 모든 장점을 빼닮았다.오늘 연회장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연정미 이름만 들어보았지,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그들은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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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평소와 다른 시선이 몇 섞여 있었지만 연정미는 무시한 채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그러자 사람들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수군거렸다.“저 사람이 연정미라고요? 확실히 예쁘고 우아하네요. 등장하자마자 다른 사람들의 기를 싹 눌러버렸잖아요.”“그러니까 그 가주들이 다들 연정미를 좋아하지...”“확실히 외모만 놓고 보면 여기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겠네요.”“친딸이 질투심에 사생아라는 것을 폭로할 만도 해요. 연정미에게 오점을 남기지 않으면 연씨 가문에 들어오기 쉽지 않을 테니까요.”“연정미는 공부도 잘한다던데... 학교에서 꾸준히 1등이었대요.”“게다가 바이올린과 그림, 레이싱에도 재능이 있고 클라이밍이나 조향사 자격증도 있다고... 춤도 잘 추고 서예도 뛰어나대요.”“그러게요. 연정미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나 남자뿐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연정미를 좋아한대요. 제 친구는 연정미의 그림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아쉽지만 이번에 초대받지 못해서 연정미 씨랑 같이 사진 찍어오라고 했어요.”“저도 들은 적 있어요. 화가로서도 엄청 유명하다고 하던데요? 손씨 가문 가주가 그것 때문에 연정미를 좋아하게 된 거라고 해요. 게다가 레이싱 실력도 뛰어나서 단씨 가문 가주와 친해졌대요.”“Aurora의 이름은 여러 업계에서 유명하죠. 하지만 사실 이 바닥에서는 진짜 실력이 아닌 권력과 재력으로 승부 보기 때문에 다들 여태껏 연정미의 실력을 잘 보지 못했던 거죠.”“전에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오늘 꼭 친해져야겠어요.”심다희는 문지아와 남하연을 데리고 연회장에 오자마자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들었다.다들 연정미를 높게 평가하고 찬미했다.마치 오늘 연회의 주인공이 연정미인 것처럼 말이다.문지아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사람들 사이에 낀 연정미를 발견하고 물었다.“다희야, 우리 잘못 온 거 아니야? 오늘은 지율이가 주인공인데 왜 다들 연정미 얘기를 하는 거야?”남하연도 한마디 했다.“그러게, 왜 다들 연정미 곁에만 있는 거야?”심다희는 담담하게 그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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