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그녀의 가녀린 몸은 금방이라도 차주헌의 품속으로 쓰러질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주헌 씨, 나 좀 불편해... 먼저 집에 데려다줄 수 있어?”차주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임서율을 향해 돌아섰다.“내가 수진 씨 먼저 데려다주고 올게. 당신 수액 언제쯤 끝나? 끝나면 다시 데리러 올게.”임서율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지우가 이따가 오기로 했어. 요즘 걔가 좀 기분이 안 좋아서 내가 곁에 있어 줘야 할 것 같아.”차주헌은 말없이 그녀의 두 눈을 응시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 당신 맘대로 해.”그는 강수진과 함께 병실을 나서려다 문 앞에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부원장을 향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병원 간호사들이 다 이런 태도라면 하루빨리 병원 문을 닫는 게 낫겠군요.”부원장은 순간 온몸에 전류가 흐른 듯 긴장으로 굳었다.“차 대표님, 하 대표님. 두 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런 사람은 우리 병원에서도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차주헌은 싸늘한 시선을 거두고 강수진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그제야 부원장은 참았던 숨을 가쁘게 내쉬며 간호사를 향해 싸늘히 말했다.“내일부터 병원에 나오지 마.”간호사는 울상을 지으며 절박하게 매달렸다.“부원장님,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부원장은 냉정하게 등을 돌리며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내가 널 감싸줄 수 있을 것 같아? 전에 다른 간호사들이 경고한 걸 귓등으로 들었지? 이번엔 상대를 잘못 만난 거야. 나도 방법이 없다.”부원장은 서둘러 하도원에게 다시 허리를 깊이 숙이며 사과를 건넸다.“하 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간호사는 부원장에게 끌려 병실 밖으로 나갔고 병실은 다시 고요해졌다.임서율은 긴장이 풀린 듯 한숨을 내쉬며 곁눈질로 하도원의 손등을 슬쩍 바라보았다.“하 대표님, 주삿바늘은 괜찮아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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